안규철의 질문들 (양장)

안규철의 질문들 (양장)

$19.00
Description
『안규철의 질문들』은, 미술가 안규철이 지난 40여 년 동안 던져온 질문들이 담긴 책이다. 미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와 현실을 향해 던져진 그 질문들은 지금껏 그가 미술을 해온 기반이자, 미술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죽은 언어의 잔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2023년 늦가을, 안규철은 새로운 노트를 꺼내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과거를 돌아보고, 해온 질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그 질문들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묻기 시작한다. 이 책은 2024년 초여름까지, 그가 적은 두 권의 노트를 정리해 엮은 결과물이다.

미술가로서 그가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아마도 1980년대 중반 ‘현실과 발언’에 참여하며 선보인 미니어처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유행하던 기념비적 조각의 흐름을 거스르는 작업을 통해 그는 미술이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독일 유학 시절을 거쳐 1990년대 미술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망치나 구두, 책상이나 의자 같은 일상 사물을 통해 우리 삶에 내재한 이면을 파헤치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관객이 스스로 질문을 발견하고 확장해 나가는 건축적 작업을 선보이는 한편, 끊임없이 실패를 자초하는 퍼포먼스로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렇게 그는 지난 40년 동안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고,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지금껏 자신이 던졌던 질문이 정말 필요한 질문이었는지 묻고, 그로 인해 하지 않았던 질문은 무엇인지 묻고, 어쩌면 더 절실한 질문을 회피해 온 것은 아니었는지 묻는다. 번번이 우리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는 세상에서 “불타버린 존재의 집. 유효 기간이 지난 인간의 언어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브레이크 없는 재앙으로의 질주. 미사일과 탱크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 그는 묻는다. “죽은 언어의 잔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무엇을 하기에 나는 예술가인가? 무엇을 하기에 나는 인간인가?
자신이 던져온 질문들을 좇아가는 이 회고적이고 성찰적인 작업은 그러나, 그가 해온 다른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다. 그 질문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종국에 무엇이 될지 모르는 채로 쓰는,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붙잡는 지푸라기 같은 글, 그러나 그렇게 모은 지푸라기가 둥지가 되고 그 궤적이 나의 집이 되는 그런 글,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는 짧은 모험,” “90퍼센트는 헛수고인, 그런데도 끊을 수 없는 습관 같은, 살아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자기 삶의 주인이어야만 할 수 있는 순수한 낭비의 순간들.” 아무것도 아닌 글들이 모여 모든 것이 되는 글.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며, 다가오는 전시를 준비하며, 그날그날 떠오르는 단상들을 적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매일 써 내려간 이 기록은, 어쩌면 미술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지식인이자 인간으로서 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일런지 모른다.
저자

안규철

저자:안규철
미술가.서울대학교미술대학을졸업하고,『계간미술』에서기자로일했다.1980년대중반‘현실과발언’에참여한그는당시의기념비적조각흐름을거스르는미니어처작업을선보였으며,1987년유학을떠나슈투트가르트국립미술학교에서수학중이던1992년에첫개인전을열며미술가로서본격적인활동을시작했다.1995년귀국후『사물들의사이』,『49개의방』,『모든것이면서아무것도아닌것』,『안보이는사랑의나라』,『사물의뒷모습』,『안규철의질문들』등의개인전을비롯해여러국내외기획전과비엔날레에서일상사물과공간에내재한삶의이면을드러내는작업을발표하는한편,1997년부터2020년까지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에서학생들을가르쳤다.저서로『그림없는미술관』,『그남자의가방』,『아홉마리금붕어와먼곳의물』,『사물의뒷모습』등이,역서로『몸짓들:현상학시론』,『진실의색:미술분야의다큐멘터리즘』등이있다.

목차


I
II
III
IV
V
VI
VII

출판사 서평

『안규철의질문들』은,미술가안규철이지난40여년동안던져온질문들이담긴책이다.미술에대해,세상에대해,삶에대해,그리고무엇보다시대와현실을향해던져진그질문들은지금껏그가미술을해온기반이자,미술을하는이유이기도하다.

죽은언어의잔해속에서나는무엇을하고있나?
2023년늦가을,안규철은새로운노트를꺼내글을써내려가기시작한다.그동안자신이걸어온과거를돌아보고,해온질문들을하나하나되짚어보고,그질문들이여전히유효한것인지묻기시작한다.이책은2024년초여름까지,그가적은두권의노트를정리해엮은결과물이다.

미술가로서그가던진첫번째질문은아마도1980년대중반‘현실과발언’에참여하며선보인미니어처작업에서찾아볼수있을것이다.당시유행하던기념비적조각의흐름을거스르는작업을통해그는미술이과연무엇이어야하는지질문을던지기시작했다.독일유학시절을거쳐1990년대미술가로서본격적인활동을시작한이후에는망치나구두,책상이나의자같은일상사물을통해우리삶에내재한이면을파헤치는질문을던지기시작했다.2000년대들어서는관객이스스로질문을발견하고확장해나가는건축적작업을선보이는한편,끊임없이실패를자초하는퍼포먼스로세상의모순과부조리를드러내는질문을던져왔다.그렇게그는지난40년동안쉬지않고질문을던졌고,여전히질문을던진다.지금껏자신이던졌던질문이정말필요한질문이었는지묻고,그로인해하지않았던질문은무엇인지묻고,어쩌면더절실한질문을회피해온것은아니었는지묻는다.번번이우리의믿음과기대를저버리는세상에서“불타버린존재의집.유효기간이지난인간의언어로는더이상아무것도변화시킬수없는,브레이크없는재앙으로의질주.미사일과탱크가주인이된세상에서”그는묻는다.“죽은언어의잔해속에서나는무엇을하고있나?”

무엇을하기에나는예술가인가?무엇을하기에나는인간인가?
자신이던져온질문들을좇아가는이회고적이고성찰적인작업은그러나,그가해온다른작업들과마찬가지로실패를자초하는일이다.그질문은끝이없기때문이다.그럼에도그는쓰기를멈추지않는다.종국에무엇이될지모르는채로쓰는,“허우적거리며필사적으로붙잡는지푸라기같은글,그러나그렇게모은지푸라기가둥지가되고그궤적이나의집이되는그런글,결국은집으로돌아오는것으로끝나는짧은모험,”“90퍼센트는헛수고인,그런데도끊을수없는습관같은,살아있어야만할수있는,자기삶의주인이어야만할수있는순수한낭비의순간들.”아무것도아닌글들이모여모든것이되는글.새로운작업을구상하며,다가오는전시를준비하며,그날그날떠오르는단상들을적으며,그리고무엇보다그동안자신이걸어온길을돌아보며매일써내려간이기록은,어쩌면미술가이기이전에한사람의지식인이자인간으로서그가우리에게던지는질문일런지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