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안규철의 질문들』은, 미술가 안규철이 지난 40여 년 동안 던져온 질문들이 담긴 책이다. 미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와 현실을 향해 던져진 그 질문들은 지금껏 그가 미술을 해온 기반이자, 미술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죽은 언어의 잔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2023년 늦가을, 안규철은 새로운 노트를 꺼내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과거를 돌아보고, 해온 질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그 질문들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묻기 시작한다. 이 책은 2024년 초여름까지, 그가 적은 두 권의 노트를 정리해 엮은 결과물이다.
미술가로서 그가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아마도 1980년대 중반 ‘현실과 발언’에 참여하며 선보인 미니어처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유행하던 기념비적 조각의 흐름을 거스르는 작업을 통해 그는 미술이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독일 유학 시절을 거쳐 1990년대 미술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망치나 구두, 책상이나 의자 같은 일상 사물을 통해 우리 삶에 내재한 이면을 파헤치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관객이 스스로 질문을 발견하고 확장해 나가는 건축적 작업을 선보이는 한편, 끊임없이 실패를 자초하는 퍼포먼스로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렇게 그는 지난 40년 동안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고,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지금껏 자신이 던졌던 질문이 정말 필요한 질문이었는지 묻고, 그로 인해 하지 않았던 질문은 무엇인지 묻고, 어쩌면 더 절실한 질문을 회피해 온 것은 아니었는지 묻는다. 번번이 우리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는 세상에서 “불타버린 존재의 집. 유효 기간이 지난 인간의 언어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브레이크 없는 재앙으로의 질주. 미사일과 탱크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 그는 묻는다. “죽은 언어의 잔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무엇을 하기에 나는 예술가인가? 무엇을 하기에 나는 인간인가?
자신이 던져온 질문들을 좇아가는 이 회고적이고 성찰적인 작업은 그러나, 그가 해온 다른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다. 그 질문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종국에 무엇이 될지 모르는 채로 쓰는,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붙잡는 지푸라기 같은 글, 그러나 그렇게 모은 지푸라기가 둥지가 되고 그 궤적이 나의 집이 되는 그런 글,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는 짧은 모험,” “90퍼센트는 헛수고인, 그런데도 끊을 수 없는 습관 같은, 살아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자기 삶의 주인이어야만 할 수 있는 순수한 낭비의 순간들.” 아무것도 아닌 글들이 모여 모든 것이 되는 글.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며, 다가오는 전시를 준비하며, 그날그날 떠오르는 단상들을 적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매일 써 내려간 이 기록은, 어쩌면 미술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지식인이자 인간으로서 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일런지 모른다.
죽은 언어의 잔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2023년 늦가을, 안규철은 새로운 노트를 꺼내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과거를 돌아보고, 해온 질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그 질문들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묻기 시작한다. 이 책은 2024년 초여름까지, 그가 적은 두 권의 노트를 정리해 엮은 결과물이다.
미술가로서 그가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아마도 1980년대 중반 ‘현실과 발언’에 참여하며 선보인 미니어처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유행하던 기념비적 조각의 흐름을 거스르는 작업을 통해 그는 미술이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독일 유학 시절을 거쳐 1990년대 미술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망치나 구두, 책상이나 의자 같은 일상 사물을 통해 우리 삶에 내재한 이면을 파헤치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관객이 스스로 질문을 발견하고 확장해 나가는 건축적 작업을 선보이는 한편, 끊임없이 실패를 자초하는 퍼포먼스로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렇게 그는 지난 40년 동안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고,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지금껏 자신이 던졌던 질문이 정말 필요한 질문이었는지 묻고, 그로 인해 하지 않았던 질문은 무엇인지 묻고, 어쩌면 더 절실한 질문을 회피해 온 것은 아니었는지 묻는다. 번번이 우리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는 세상에서 “불타버린 존재의 집. 유효 기간이 지난 인간의 언어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브레이크 없는 재앙으로의 질주. 미사일과 탱크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 그는 묻는다. “죽은 언어의 잔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무엇을 하기에 나는 예술가인가? 무엇을 하기에 나는 인간인가?
자신이 던져온 질문들을 좇아가는 이 회고적이고 성찰적인 작업은 그러나, 그가 해온 다른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다. 그 질문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종국에 무엇이 될지 모르는 채로 쓰는,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붙잡는 지푸라기 같은 글, 그러나 그렇게 모은 지푸라기가 둥지가 되고 그 궤적이 나의 집이 되는 그런 글,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는 짧은 모험,” “90퍼센트는 헛수고인, 그런데도 끊을 수 없는 습관 같은, 살아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자기 삶의 주인이어야만 할 수 있는 순수한 낭비의 순간들.” 아무것도 아닌 글들이 모여 모든 것이 되는 글.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며, 다가오는 전시를 준비하며, 그날그날 떠오르는 단상들을 적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매일 써 내려간 이 기록은, 어쩌면 미술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지식인이자 인간으로서 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일런지 모른다.
안규철의 질문들 (양장)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