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 톡, 촉

틱, 톡, 촉

$27.00
Description
『틱, 톡, 촉』은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약 300년간 서양 음악사를 관통하며 동시대 음악에서 맞춰지지 않은 채 남겨진 조각들을 찾는 ‘악보들’ 여섯 번째 책이다. 서양 음악의 역사에서 노래의 선율과 다른 선이 형성되는 장면을 포착했던 『비정량 프렐류드』, 서로 다른 것이 어떻게 한 음악 안에서 양립할 수 있는지 살핀 『판타지아』, 노래하며 노래하지 않는 음악의 변주를 관찰했던 『리토르넬로』, 하나로 수렴되지 않고 분화하는 여러 점들을 따라간 『멜로디 과잉』, 그리고 노래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구성의 언어로서 서양음악을 읽었던 『모티프』에 이어, 『틱, 톡, 촉』은 그 자체로서 자기 충족적인 음악을 만들어낸 음형들의 움직임을 좇는다.
저자

오민,문석민,신예슬

예술가.시간을둘러싼물질과사유의경계및상호작용을연구한다.주로미술,음악,무용의교차점,그리고시간기반설치와라이브퍼포먼스가만나는접점에서신체가시간을감각하고운용하고소비하고또발생시키는방식을주시한다.『포스트텍스처』,『토마』(공저),『부재자,참석자,초청자』,『스코어스코어』등을출간했다.

목차

총론
노래하는음악,노래하지않는음악

서문
틱,톡,촉,또는망치두드리는소리

프랑수아쿠프랭
틱,톡,촉,또는망치두드리는소리

요한제바스티안바흐
평균율클라비어곡집1권,프렐류드와푸가C장조,BWV846

프레데리크프랑수아쇼팽
연습곡,Op.10,No.1
프렐류드,Op.28,No.16

프란츠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No.5‘도깨비불’

클로드드뷔시
연습곡,L.136,No.6‘여덟손가락을위하여’

세르게이프로코피예프
토카타,Op.11

출판사 서평

지금-여기에서관찰되는음악의동시대성
‘악보들’의출발점은지금-여기의음악이다.현재우리가마주한음악이가진동시대성이란무엇이며그것은어떤모습인가.예컨대“동시대음악실험에서‘멜로디’라고부를수있을만한선이사라지고,‘음향’이라고부를수있을만한덩어리가그자리를대체한현상”은어디에서시작되었고,그이유는무엇인가.

‘악보들’은이를추적하는과정에서서양음악사에서지속적으로마주치는두경향의운동,즉음악의조건을극복하려는움직임과,반대로먼곳으로향하는운동을우리신체와맞닿은‘노래’라는틀로바라본다.“흥미롭게도이두가지운동성은서로충돌하면서도협력한다.때때로간단히분리해내기어려운상태로뒤얽힌다.하지만서양음악사의흐름에서특정경향이더강하게또는독특하게운동하는순간들이도래했고,‘악보들’은그순간들을포착”한다.시간에따라변화하며움직이는음악의움직임을관찰하고,그흔적이구체적으로담긴악보를통해긴여정을이어간다.

틱,톡,촉,또는망치두드리는소리
오래전부터음악의구심점이되었던선율과달리음형은꽤긴시간독립적인음악의재료로쓰이거나홀로자기충족적인음악을만들기어려운것으로여겨졌다.그러나선율이없는상태에서도몇몇작곡가들은충분히아름다운음악을만들어냈다.「틱,톡,촉,또는망치두드리는소리」는프랑수아쿠프랭이남긴클라브생모음곡에포함된곡이다.3도간격의음형이위아래로계속튀어오르는듯한이곡에서중심을이루는것은부서진화음을연주하는듯한특유의리듬이다.“드뷔시의연습곡「여덟손가락을위하여」또한음형이도드라진작품으로이곡에서는화성이아닌음계가곡의주요음형으로쓰인다.이곡에서음계의기준점은마디마다,때론박자마다달라진다.”이와달리“기준음에단단히닻을내려놓고,그로부터때로는가깝게,때로는멀리튀어오르며어떤식으로든되돌아오는움직임을”만들어내는프로코피예프의「토카타」는이와대척점에있는곡이다.

음악의역사에서선율은많은경우주요한자리를지켰고,그밖의요소들은부수적인것으로여겨졌다.그러나더많은실험이이뤄진곳은중요하지않다고여겨진부분이었다.현재까지발견된가장오래된프렐류드가수록된『일레보르크타블라투어』(1448)로부터프로코피예프의「토카타」(1912)사이에는“머나먼거리가있지만여기엔어떤유사성이있는데,그건바로노래가아닌그주변,중심으로부터멀리떨어진것들로새로운움직임을만들어보려는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