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전집 3: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소설 (양장본 Hardcover)

사드 전집 3: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소설 (양장본 Hardcover)

$53.40
Description
사드와 관련하여 내 관심의 지향점은 그가 펼쳐 보인 위반의 제스처도 니체적 메시지도 아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글쓰기의 문제이며, 글쓰기를 통해 극단적인 에로티슴의 구조를 완성한 한 작가이자 인간의 집요한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사드는 에로티슴의 수식을 다루는 위대한 수사학자다. - 롤랑 바르트

사드의 꿈은 실제 행위보다 텍스트 작성을 통해 그 정점에 도달했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만이 실재한다는 것을 안다. 나를 둘러싼 세계를 비틀고 해체하고 파괴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문학의 출발점이다. 에로티슴은 자식을 낳지 않는다. 에로티슴은 정신의 순수한 운동이며, 세상을 가로지르면서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순수한 창조적 움직임이다. - 알랭 로브그리예

사드를 텍스트로 바라보고 사드의 글쓰기에 주목하는 ‘사드 전집’ 3권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소설』(성귀수 옮김)은 한국어로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알린과 발쿠르 및 그들 주변의 인물들이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장편소설로, 인물들의 뒤얽힌 정념과 사연이 겹겹의 여행기 속에서 철학적 견해들과 뒤섞이며 “비장한 철학적 드라마”(해설)를 그려 간다. 책의 자료로는 작가 알랭 로브그리예가 사드의 “문학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 주는 글
「문학의 역설」과, “여행과 낯선 세계”에 대한 사드의 해석을 인류학적으로 읽어 내는 민족학자 파스칼 디비의 글 「민족학적 직관」을 수록했다. 표지 그림은 사드 전집 1권과 2권에 (월터 와튼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던 카를 나브로의 작품으로, 서신 교환과 여행기가 뒤섞인 글의 특징뿐만 아니라 다른 생각을 반영해 나가는 언어 자체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저자

D.A.F.드사드

MarquisDeSadehasshockedforgenerations,wassentencedtodeath,hisbookswerecensored,artists,authorsaswellaspsychologistshavedealtwithhiswork.DeSadewritingsbecamethesymboloftheforbiddenworldwide,thepersonifiedperversion.

목차

작가에대하여사드전집에대하여

해설
비장한철학적드라마
알린과발쿠르혹은철학소설편집자의말
일러두기편지I-IV
편지V(발쿠르의이야기)
편지VI-XV
편지XVI(소피의이야기)
편지XVII-XXXIV
편지XXXV(생빌과레오노르의이야기)
편지XXXVI-XXXVII
편지XXXVIII(생빌과레오노르의뒤이은이야기)
편지XXXIX-LXXII
편집자주

자료
문학의역설/알랭로브그리예
민족학적직관/파스칼디비

출판사 서평

서간체와여행기

사드가『소돔120일혹은방탕주의학교』집필이후역시감옥에수감된채완성한『알린과발쿠르혹은철학소설』은총72통의편지로구성되어있다.친구데테르빌이남자주인공발쿠르에게보내는편지는여러사람의서신교환을거쳐발쿠르가데테르빌에게보내는편지로맺어진다.작가는가상의편집자를내세워권두에‘편집자의말’과‘일러두기’를싣는한편,권말의‘편집자주’를통해등장인물들의이후행보를정리해둔다.

편지글은대개수신자를특정하며,답장이예비된다.나의생각과글에대한상대방의생각과글을기대하게되는틀아래,작가는인물마다의관점과감정을다각도로드러내고때로는숨기며이야기를세밀히직조해나간다.여자주인공알린의아버지를위시한복잡한가족관계,알린과발쿠르로대표되는연인들의사랑을훼방하는적나라하고뒤틀린욕망과그에따른조작,그러면서거듭되는삶의역경이서서히비극으로향한다.한편지난한역경속에서인물들이직간접적으로겪게된우여곡절이편지속여행기로삽입되어펼쳐지는데,특히남편생빌과아내레오노르의엇갈린여정은적잖은분량으로기술되면서소설의구성상중요한두축이된다.인간의욕정에무방비로노출된인물들은예기치않게방랑하는가운데세계의다종다양한면모를두루접하게되고,여러방향의견해에눈뜨게되면서철학적인간으로성장해간다.

철학소설

사드는시대의혼란과광기의중심에서눈을뜨고글을썼다.-성귀수

『알린과발쿠르혹은철학소설』은사드가처음으로자신의이름을명기하고발표한작품이다.이소설이출간된1795년은프랑스대혁명시기와맞물린다.조판과정중(사형제도에반발하는등의이유로)혁명반동세력의혐의를뒤집어쓴사드는출판업자와함께구속되었고,출판업자는처형된다.이후구사일생으로풀려나출판업자부인의도움을받아소설을출판하기까지,사드는작가로서각고의노력을기울였다.명분을잃은혁명의살육극속에서가까스로잠시빛을보았다가몇년후사드의정신병원강제수용과함께유통이금지되고사드사후에는폐기처분조치에처해진이책을두고,한국어판번역가성귀수는“윤리적문제를떠나사회체제와관련한전복적주장과과격한이론을담고있다는점이야말로주된단죄의원인이아니었나추정”하며,“격동의시대기류를내면화하여인간본성을가혹하리만치파고드는언어의진도(震度)가느껴진다”고쓴다.

서로를찾는과정속에서의도치않게세계곳곳을누비게되는인물들은우연히만나게되는사람들각자의기준과논리에,또한생존투쟁의한가운데에거듭해놓인다.종교,법과처벌,결혼제도,식습관등에대해다른관점에서논하는논쟁은그동안선악을가르고금기를구분해온일반적인편견과습관에질문을던지고,가치의상대성에대해다시금생각해보게끔한다.
한편인간의행동양식을둘러싼이러한상대성에천착하면서영혼이육체라는물질에종속하며영혼을원소들의결합이낳은결과물로여기는18세기기계론적유물론과극단적으로대비되는여자주인공알린은,사랑과영혼을두고초자연적이고절대적인신념을끝까지지켜가며영적인존재로남는다.그리고사드는이영적인존재를철저히희생자로그려내며“사드적”인세계를이루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