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을 읽다

해질녘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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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경균 시인은 『사랑으로 일어나라』라는 디카시집과 『지금 여기에』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정 시인의 시들은 일상의 풍경과 자연물에서 길어 올린 서정적 통찰을 담고 있다. 또한 계절의 변화와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따스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시적 형상화해 놓고 있다. 시인은 치유와 위로라는 핵심 주제 아래, 어린 시절 어머니의 민간요법이 주는 포근함부터 나목과 낙조를 바라보며 느끼는 삶의 관조까지 폭넓은 감성을 섬세하게 이미지로 그려놓고 있다. 특히 고난을 견디는 동백이나 인연의 소중함을 담은 5ㆍ18의 주먹밥 등 생명력 넘치는 상징물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인은 자연에 투영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을 정갈한 시어로 빚어내어, 독자로 하여금 과거의 그리움을 현재의 희망으로 승화시키도록 돕고 있다.

또한 곳곳에 배치된 감각적 이미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낯설게 하기, 감동으로 이끄는 깨달음과 전율 등을 만날 수 있어, 시를 읽어가는 재미를 주고 있다.
저자

정경균

■등단
-계간《하나로선사상과문학》수필신인상(2021)
-계간《동산문학》시,디카시신인상(2022)
-계간《동산문학》시조신인상(2024)

■문단경력
-하나로선사상과문학작가회운영위원
-광주광역시문인·시인협회회원
-한국예술인협회원로회원
-한실문예창작반회원(박덕은교수지도)
-향그런문학회회장(박덕은교수지도)
-효령문학회회원

■수상
-최우수자원봉사상(광산구정신건강복지센터)
-효령나눔천사봉사상(광주복지재단효령복지타운)
-시〈상사화〉영광불갑사수상(2024)
-시〈오월의아침〉무등일보수상
-시〈감자꽃〉꽃다리문학상수상(2026)

■저서
-디카시집『사랑으로일어서라』(2022)
-시집『지금여기에』(2023)
-시집『해질녘을읽다』(2026)

■주요이력
-광주함광교회전도사(1975-1979)
-송정중앙교회부목사(1982-1986)
-대촌중앙교회목사(원로목사)(1986-2009)
-광신대학교헬라어강사(1982-2009)
-송정중앙교회협동목사출석(2025-현재)

목차

시인의말 05
축시_문학박사박덕은 06
축사_효령노인건강타운본부장정경남 08
격려사_수필가김대자 10


제1부해질녘을읽다
해질녘을읽다 18
시詩를만나다 20
시창작 21
시인의경종 22
마음의감기 23
겨우살이 24
차茶 25
거울 26
산책길 27
새들의아침노래 28
구름 29
아파트경비원의애환 30
노화의굴레 31
살면서배우는사랑 32
은행잎 33
너와나목장 34
낙엽 35
가을여정餘情 36
백발白髮 37
새소리 38
감사 39
장애물 40
탁상시계 41
바람 42
황포돛배 43


제2부나이든호박
나이든호박 46
울엄마 47
스톤테라피 48
빈자리 50
고향집 51
부모님의유산 52
고향마을 53
3박4일 54
고하도가는길 55
세뱃돈 56
마을축제 57
운일암반일암 58
중복날 59
수국축제 60
운동회 61
자갈치시장 62
김장김치 63
해운대 64
행복 65
낙뢰 66
한음회마당 67
인정미 68
유치원 69
파크골프 70
전국노래자랑 71


제3부때를아는나무
때를아는나무 74
선인장 75
동백 76
동백꽃 77
최선의가치 78
향나무 79
유채꽃 80
떠날때 81
뽕나무 82
겨울꽃 83
나목 84
숲쟁이 86
봄의전령 87
사랑 88
식물의기도 89
지리산천년송 90
연리지 91
은행나무 92
자귀나무꽃 93
매화 94
식목일 95
제비꽃 96
꽃무릇 97
석류 98
접시꽃 99
감자꽃 100


제4부나의생일
나의생일 102
쪽파씨 103
만호정挽湖亭 104
어떤만남 105
잠자리 106
이끼 107
꽃비 108
물의향연 109
식영정 110
김삿갓 111
송강정 112
운림산방 113
명사십리 114
백두산 115
일송정 116
홍범도 117
소쇄원 118
백호문학관 120
순천만국가정원을보고 122
괴산호수 124
농다리 125
채만식문학관 126
세종수목원 128
정남진 129
장흥토요시장 130
종소리카페 132


제5부참아름답게도꽃이진다
참아름답게도꽃이진다 134
학동노인정 136
효령노인복지타운 137
꿀벌1 138
꿀벌2 139
지도자 140
완연한봄 141
제비 142
숲정이 143
불덩이폭염 144
가뭄에 145
기후변화 146
지구 147
주먹밥 148
5·18 149
아버지의눈물 150
최후 151
새로운시작 152
애꾸눈할머니 153
품위品位있는죽음 154
팽목항 155
조도등대 156
묵은해보내면서 157
2023년마침표 158

평설_정경균시인의제3시집출간을축하하며 159
-시인박덕은(문학박사,문학평론가,前전남대교수)

출판사 서평

정경균시인의제3시집
출간을축하하며

박덕은

정경균시인은전남나주시봉황면덕용산자락철애부락에서아버지정남환씨와어머니홍기님씨사이에서4남2녀중둘째아들도태어났다.
궁핍한가정에서자라난그는봉황초등학교를다녔고,중·고등학교로진학하여졸업했다.군복무를마치고곧바로신학교에입학하여,신앙생활의초석을깔았다.
대학재학중에지인의소개로지금의아내를만나결혼하여슬하에2남1녀를두었다.첫째아들은서울에서사업,둘째아들가족은미국에서한의원운영,딸가족은한의사로각각살아가고있다.
한동안광주함광교회교육전도사로활동했다.서울소재총회신학대학원을졸업한뒤목사가된그는송정중앙교회에서부목사로5년간사역한뒤,대촌중앙교회로옮겨24년간담임목사로사역하다가퇴직했다.한때광신대학교헬라어강사를맡기도했다.지금은대촌중앙교회의원로목사로한가로운여생을보내면서,나주시노안면오정리즐거운요양병원원목으로예배인도를하고있다.
지금까지나주즐거운요양병원에서노인들을상대로원예프로그램을진행했으며,광산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장애인을상대로원예프로그램을진행한바있다.
한실문예창작(지도교수박덕은)에서꾸준히시창작훈련을받았으며,계간지《동산문학》시신인문학상,계간지《하나로선사상과문학》수필신인문학상,계간지《동산문학》디카시신인문학상등으로문단데뷔하여,현재작가활동을활발히하고있다.
문학활동으로는광주광역시문인협회회원,광주광역시시인협회회원,한국예술인협회회원,《하나로선사상과문학》작가회회원,《동산문학작가회》회원,효령문학회원,향그런문학회회장,한실문예창작회원등으로활약하고있다.
봉사상으로는자원봉사상(광주광역시광산구정신건강복지센터),최우수자원봉사상(광주광역시광산구정신건강복지센터),효령나눔천사봉사상(광주복지재단효령노인복지타운)등을수상했다.
문학상수상으로는광주매일신문주최제9회무등산문학백일장대회에서운문부분일반부에서최우수상,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문학상,꽃다리문학상특선을수상한바있다.
저서로는디카시집『사랑으로일어나라』,시집『지금여기에』가있다.
자,그러면지금부터정경균시인의시세계를향긋이탐색해보기로하자.

슬픔과통증으로몸을키우는
질병도자신의핏줄에대한집착이있어
아픈치레를어렸을때많이해
엄마는자식등에업고
배아프면된장풀어
마시게하여잠잠하게한뒤

검정솥에밥안치고
불의생각이치밀하고확고하다는
아궁이에손바닥만한돌
넣어놓고불때
밥을다하고나면
불맛이입에맞아뜨끈뜨끈한뚝심으로뭉친
따뜻한돌
수건에싸배위에올려놓고

정성스런관심으로한참지나면
한자세만고집했던아픔의방식무너지고
유순한꽃불의감정이정착한
아픈배가스르르나았던기억

이미세상떠났지만
간절함으로새로운계절열망하는
경건한처방전의말씀같은
엄마손은약손
더욱그리워진다.
-「스톤테라피」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어린시절복통을앓을때어머니가아궁이에서달군돌을배위에얹어주던치유의기억을서정적으로그려내고있다.스톤테라피(Stonetherapy)는돌을이용해뭉친근육을풀어주고피부속노폐물을배출하는기능이있다.스톤테라피는우리나라와고대중국,인도,그리스등에서전해내려온치료법이다.스톤테라피는피부표면을자극하는온열치료의일종이다.가령복부에뜨겁게데운큰돌을얹으면복부압력과체지방에눌려경직됐던내장기관이자극을받아기능이향상된다.그와같은스톤테라피는화자의어린시절의기억을떠올리게한다.잔병치레가잦았던그당시를「슬픔과통증으로몸을키우는/질병도자신의핏줄에대한집착이있어/아픈치레를어렸을때많이」했다고토로한다.그런화자를엄마는등에업기도하고된장풀어마시게한뒤스톤테라피를해준다.먼저엄마는「검정솥에밥안치고/불의생각이치밀하고확고하다는/아궁이에손바닥만한돌/넣어놓고불」을땐다.아궁이에나뭇가지를넣으며돌을따뜻하게만든다.밥이다될무렵「불맛이입에맞아뜨끈뜨끈한뚝심으로뭉친/따뜻한돌」을꺼내수건으로감싼다.엄마는그돌을화자의배위에올려놓는다.돌과함께엄마의기도와정성도올려놓는다.엄마의정성스런관심덕분인지「한자세만고집했던아픔의방식무너지고/유순한꽃불의감정이정착한/아픈배가스르르」낫는다.화자는아궁이에서돌을데우고배위에돌을올리는약손같은엄마의손을그리워한다.엄마의손은「간절함으로새로운계절열망하는/경건한처방전의말씀」이라며추억한다.시적화자는고통에집착하던질병의기운이따스한돌의온기와어머니의정성을통해유순한생명력으로변화하는과정을섬세하게묘사해놓고있다.이시는투박한민간요법속에담긴숭고한모성애를‘경건한처방법’에비유하면서,이제는곁에없는어머니에대한간절한그리움을담아내는데성공하고있다.

감기만걸려도불편한데
몸에감기마음에우울함
생각의내용사고
정신기능이저하되어

일상생활의악영향미친상태
감정이나신체상태또행동에
변화일으켜심각하게힘들어
개인의약함이나의지로퇴치할수없어

거대한파도는
몸죽일수는있어도
정신만은죽일수없다는의지로
어두운터널을이겨내고

잘먹고잘자고눈부릅뜨고
아침에뜨는햇볕받으며
겨울지나따스한봄날에
잠잠히꽃피울봄아씨미소보기를.
-「마음의감기」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우울증을단순한의지부족이아닌일상의기능을저하시키는질병인‘마음의감기’로정의하면서그심각성을일깨워주고있다.우울증은‘마음의감기’로불릴만큼누구나걸릴수있는흔한질환이지만,단순기분저하가아닌2주이상의욕저하,수면과식욕문제등이지속되는위험한상태이다.부정적인감정이범람하는우울은울창해낮과밤어디에도따스한빛은들어서지못한다.그런상태를시적화자는「생각의내용사고/정신기능이저하되어」간다고말하고있다.긍정의방향으로오전과오후가흘러가야하는데그렇지못하고정신기능이저하된다고한다.정신이올곧게바로서야내일로가는길목에서넘어지지않을텐데마음의우울함이발목을잡고있어자꾸만넘어진다.우울은쉽게번지는마음의파문을일으켜감정의가장자리까지우울로깃들게한다.우울은주저앉고싶은자책을낳고,나에게서너에게로가는관계의다리를끊어스스로를음울한감옥안에가둔다.그울적의감옥을탈옥해야하는데말처럼쉽지않다.우울은우울을복제하는힘으로아침에서저녁으로,다시저녁에서밤으로내달려끝도없는우울의바닥으로떨어진다.화자는그와같은상황을「일상생활의악영향미친상태/감정이나신체상태또행동에/변화일으켜심각하게힘들어/개인의약함이나의지로퇴치할수없」다고말하고있다.맞다,자신의힘으로는일어서기힘든게우울증이다.우울증에는뼛속까지파고든우울의유전자가있어좀처럼우울의대물림에서벗어나기힘들다.마음을떠도는우울의유전자들이뿌리내리지않도록경계해야하는데그게어디말처럼쉬운가.이지점에서시적화자는이런제안을한다.「거대한파도는/몸죽일수는있어도/정신만은죽일수없다는의지로/어두운터널을이겨내」자고말한다.생각해보면,어떤상황에서도우리의정신은우리가지킬수있다.어느누구도어떤상황도우리의정신을함부로망가뜨릴수없다.그런관점에서세상을바라보면된다.그런의지로나아가면된다.「잘먹고잘자고눈부릅뜨고/아침에뜨는햇볕받으며」살다보면어느덧「겨울지나따스한봄날에/잠잠히꽃피울봄아씨미소」를볼수있다.시적화자는어두운터널속에갇힌것같은고통의상태를묘사하면서도,정신적인강인함을바탕으로이를극복해내려는굳은의지를강조하고있다.시의후반부는규칙적인생활과햇볕이라는구체적인치유방법을제시하며,혹독한겨울을지나희망찬봄의미소를되찾기를바라는따스한위로와격려를건네고있다.결국이시는마음이병을앓는이들이스스로를돌보며생명력회복의단계로나아가도록돕는치유의메시지를담아내고있다.

전성기내달린초록의자세와
청춘을달군적극과맹목으로
무성했던나뭇잎
철다지나고
옷다벗어
앙상한겨울나무로서있다

내리쬐는수직의화법으로
한낮을건넌햇볕도
해질녘주름으로폭삭,늙어가기에
저무는노을빛바라보며
오늘도외롭게
깊은생각에젖어든다

스크럼짜는푸른연대의다정과시원함으로
그늘농사까지넉넉하게짓는
잎이무성했을때는
몰랐었다
계절이지나고보니
그때가아름다웠던것을

열정과사랑의방향모색하기위해
막무가내로말문이터진
젊음의여름날
같이웃고울었던인연들
그날이그립다.
-「나목」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계절의변화속에서잎을모두떨궈낸겨울나무의고독을통해,인간의생애와지나간세월에대한성찰을우아하게그려내고있다.나목裸木은잎이지고가지만앙상히남은나무를뜻한다.「철다지나고/옷다벗어/앙상한겨울나무로서있」기까지나무에게는어떤일이일어났을까.한때나무는「전성기내달린초록의자세와/청춘을달군적극과맹목으로/무성했던나뭇잎」으로푸르렀을것이다.시적화자는무성한나뭇잎에자신의꽃시절과전성기의기억을오버랩시키고있다.시는이렇듯기억의심층으로들어가켜켜이쌓여있는그시절의생각과감정들을캐내야한다.겨울로들어서서나이든나목처럼햇볕도나이가들어노을빛이된것일까.화자는노을빛에대한사색을이렇게표현하고있다.「내리쬐는수직의화법으로/한낮을건넌햇볕도/해질녘주름으로폭삭,늙어가기에」저물고있는것이라고한다.재미있는해석이다.노을도늙어간다고생각하니나목의처지가위로가된다.화자는여름날의기억을떠올린다.「스크럼짜는푸른연대의다정과시원함으로/그늘농사까지넉넉하게짓는/잎이무성했을때」를추억하며그시절이아름다웠음을회상한다.우리는그시절이훌쩍지난후에야그시절이좋았음을안다.돌아보면그늘농사도다아름다웠음을뒤늦게깨닫는다.바쁘게뛰어다녔던그날이「열정과사랑의방향모색하기위해/막무가내로말문이터진/젊음의여름날」이었기에더더욱그리운것이다.시각적으로는화려했던여름날의무성한초록과대비되는앙상한나목의형상을제시하여,뜨거웠던청춘의열정이사그라든노년의쓸쓸함을효과적으로드러내고있다.시적화자는풍성했던시절에는미처깨닫지못했던인연의소중함과과거의아름다움을뒤늦게반추하며,깊은사색에잠긴채그리움을고백하고있다.결국이시는만물이저물어가는자연의섭리를수용하면서도,치열하게사랑하고연대했던젊은날의생명력을향한애틋한향수를담아내고있다.
겨울에입고먹고지낼
몸단속나선다
마스크쓰지않으면
죄인취급받는기분

누군지얼굴반을가려
알아볼수없고
전화기에들려오는소리
정확하지않고
맨날그소리가그소리

차라리벗는게나을까
쓰는게나을까
안경을밀착해써도안면가리고
김서려캄캄하고

모자까지눌러쓰니
지나면서인사만
누구인지분간이안되니
차라리따스한봄날기다린다.
-「겨우살이」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추운겨울날마스크와방한용품으로얼굴을가려야만하는현대인의소외감과소통의단절을감각적인이미지로묘사해놓고있다.겨우살이는참나무,밤나무등에기생하며겨울에도푸른잎을유지하는반기생식물이다.그런데시의내용은그렇지가않다.시적화자는왜시제를겨우살이로했을까.겨우살아간다는의미와우리의몸에기생하는마스크를통해추측할수있다.시제부터궁금증을갖게한다.시적화자는겨울을준비하며「겨울에입고먹고지낼/몸단속」을한다.시적화자는사랑의온기를나누며추운겨울을견디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