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황제 (반양장)

바다의 황제 (반양장)

$30.00
Description
“그는 세계를 정복하고 싶었고, 바다는 마침 그 중간에 있었다.”
칭기스 칸 이래 가장 위대한 정복자, 쿠빌라이 칸
역사의 무대를 육지에서 바다로 옮기다
유목 제국 몽골과 바다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들린다. 그러나 몽골인의 최고 통치자를 일컫는 칭호 ‘달라이 칸’, 즉 ‘바다의 황제’를 현실로 만든 유일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칭기스 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이다. 그는 불가능해 보였던 남송 정벌을 성공해내면서 제국이 바다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식 제도를 비롯해 적국과 피정복민의 기술·문화를 수용하고 외국인도 등용하며 제국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했고, 이를 바탕으로 상업 기반의 재정 체계를 마련하고 수군을 육성해 새로운 전략을 펼쳤다. 그에게 바다는 끝이 아니라, 정복 사업을 완성해가는 또 하나의 무대였다.
세계적인 몽골사 권위자 잭 웨더포드는 새로운 해양 질서를 일구어가는 과정으로서 쿠빌라이 칸의 일대기를 그린다. 쿠빌라이 칸은 사할린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해상 무역망을 장악했고, 그가 세운 원나라는 이후 세계사 속 해양 제국들의 표본이 되었다. 쿠빌라이 칸은 유목 제국의 경계를 최초로 넘어선 지도자이자 새로운 제국의 첫 설계자였다. 더불어 고려의 역사, 신안 난파선, 일본 정벌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색다른 맥락에서 만나는 재미도 있다.
저자

잭웨더포드

저자:잭웨더포드
미국매칼리스터대학교인류학석좌교수.중세역사학자이븐칼둔의전통을이어나가고자세계사속부족민에대해연구해왔다.1990년대부터칭기스칸과몽골제국이동서문명교류에끼친영향에주목하기시작했다.1998년에서구학자로는최초로칭기스칸의고향부르칸칼둔산을방문한이래20년넘게몽골제국연구에전념했고,몽골에서몽골학자들과위대한정복자의발자취를찾아다녔다.이러한현장연구를바탕으로한그의저서들은몽골과그유산에대한기존의이해를근본적으로바꿨다고평가받는다.이러한공로를인정받아2006년에외국인에게수여하는몽골최고의훈장인북극성훈장,2010년에몽골대통령훈장을받았고,2022년에는외국인최초로몽골최고훈장인칭기스칸훈장을받았다.
대표작《칭기스칸,잠든유럽을깨우다》는20여개언어로번역출간되어30만부이상판매되었고,한국에서도칭기스칸관련책가운데가장많은독자가찾았다.그외에한국에번역소개된책으로《칭기스칸의딸들,제국을경영하다》,《칭기스칸,신앞에평등한제국을꿈꾸다》등이있다.

역자:이재황
서울대학교동양사학과에서공부하고,한국방송(KBS),내외경제(현헤럴드경제),중앙일보등에서기자로일했다.역사와언어,문자등에관심을가지고공부하고있다.《한자의재발견》,《기발한한자사전》,《가장빨리외워지는한자책》등을썼으며,조선왕조실록을재편집하고우리말로옮겨《태조·정종본기》,《태종본기》(전3권)를펴냈고,정인보의《양명학연론》교주본을냈다.《실크로드세계사》로제58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수상했으며,그밖에《몽골제국,실크로드의개척자들》,《아시아500년해양사》,《지중해세계사》,《기후변화세계사》,《중세인들》등의영문서와《맹자》,《순자》등동양고전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들어가며:중국의해양황금시대
프롤로그:마르코폴로의여행

1부쿠빌라이:자격없는황족
1장몽골인들의남하
2장먼지속에그대로
3장두대륙의형제들
4장뭉케의대칸즉위와몽골의전쟁재개
5장태평양에서지중해까지의전쟁
6장쿠빌라이의기지개

2부바다로나간쿠빌라이
7장중국의강해장성
8장자금조달로시작된군비경쟁
9장쿠빌라이의공격용수군건설
10장대원,거대한시작
11장일본앞바다의혼돈
12장범람전의타락
13장대송의대단원
14장나라없는수군

3부바다의실크로드
15장일본상공의검은바람
16장시장,돈,살인
17장밀림에서사라지고해상에서떠돌고
18장베트남대신이집트로
19장몽골공주와호랑이
20장쿠빌라이시대의종말

4부쿠빌라이이후의고요와쇠락
21장철인과연꽃
22장정복에서상업으로
23장이윤과쾌락,시와허영의항구들
24장썩어가는배,가라앉는화폐
25장바다에서철수하는중국
26장늑대는우중에온다
27장엠프러스오브차이나호의출항

에필로그:역사는총아를허락하지않는다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유목제국의한계를뛰어넘으며
말대신배로새로운제국을설계한쿠빌라이칸

1271년,마르코폴로는아버지와함께원나라의수도대도(베이징)로향했다.배를타고인도양을건너려했지만,기술과인프라가부족했던당시로서는불가능한일이었다.결국3년에걸쳐육로를통해중국으로들어가야했다.그들은칭기스칸이창안한획기적인역참제도를이용했다.칭기스칸은이제도로동방과서방을하나의통신·수송체계로통합했지만,이는육로에국한되었다.그리고20여년뒤인1292년,마르코폴로는중국남해안에서페르시아만까지2년간중국의최첨단정크선을타고고국베네치아로돌아갔다.그사이세계는분명히바뀌어있었다.말위에서아시아전역을누비던유목제국은이제해로를통해세계를장악하고있었다.
이책《바다의황제》는바로그획기적인변화를이끌어낸인물,쿠빌라이칸에관한이야기다.칭기스칸의손자이자원나라의창건자인그는유목제국의후계자이면서도인류역사상최초로해양제국을설계한지도자였다.또한몽골에서최고통치자를일컫는칭호‘달라이칸’,즉‘바다의황제’를현실로만든유일한인물이었다.

세계적인몽골사권위자잭웨더포드
쿠빌라이칸에게서새로운세계질서를발견하다

“이책은내가쓰려고했던것과다르다.20년동안몽골제국의성장을연구한뒤나는내가그쇠락이야기라고예상한것을시작했다.나는먼저쿠빌라이칸이일본과자바의해상에서패배하고베트남의육지와바다에서패배한것을살폈다.그러나자료를더깊이파고들수록서술되기를기다리는다른이야기가있음을발견했다.그것은쇠락의이야기이기는커녕,중국과세계의이례적인상업및문화발전의한세기를여는것이었다.”-〈감사의말〉에서

잭웨더포드는대표작《칭기스칸,잠든유럽을깨우다》를비롯해《칭기스칸의딸들,제국을경영하다》,《칭기스칸,신앞에평등한제국을꿈꾸다》등으로잘알려진세계적인몽골사권위자다.그동안칭기스칸과몽골제국이세계사를어떻게바꿔왔는지에천착해온그는이번책에서쿠빌라이칸의일대기와그의업적을통해사뭇다른몽골제국을그린다.
일반적으로원나라시기부터몽골의쇠락이시작되었다고인식한다.저자본인조차도이책을몽골의내리막을쓰기위한기획으로시작했다.그러나연구가깊어질수록,이시기가오히려새로운세계질서의출발점이었음을깨닫게되었다고저자는밝힌다.유목제국의확장이끝난시점이아니라제국의방향성이바뀐분기점,즉유목제국이해양제국으로나아간역사적전환기였다는사실이점점드러났다는것이다.이러한발상의전환으로그동안육지에국한된유목제국으로만여겨지던몽골제국과원나라의또다른모습을펼쳐낸다.더불어우리에게익숙한고려의역사,신안난파선,일본정벌등의이야기를색다른맥락에서풀어낸다.

몽골인답지않았던쿠빌라이
유목의전통바깥에서형성된리더십

이책은쿠빌라이칸의일대기를따라그가이루어낸역사적전환의의미를밝힌다.우선그의몽골인답지않은기질과남달랐던성장과정에주목하며,그가최종승자가되어몽골을새롭게혁신할수있었던요인을구석구석발견한다.쿠빌라이는어린시절대칸이될자질이부족하다고여겨졌다.어머니를닮아피부가까무잡잡해겉모습부터여느몽골인들과사뭇달랐다.잔혹하고무(武)를숭상하며전투에나가명성을드높이고싶어했던또래들과달리,학문을공부하고토론하기를즐겼다.무엇보다그는역사에서교훈을얻는법을알았다.
이러한면모를알아본어머니소르콕타니는쿠빌라이에게몽골전통과는다른방식의교육을시도했다.즉중국식교육을시키고,도시계획과행정,철학과종교를익히게했다.그리고솔선수범해바이칼호를거쳐북극으로여행을떠나기도했다.소르콕타니가보여준혜안과모범은쿠빌라이가장차중국을점령하고바다로나아가는데중요한기반이되었다.
쿠빌라이는44세가되던1259년,마침내기지개를켜기시작한다.그토록잘따르던형뭉케대칸이사망하자그는제위경쟁에나서지않고뭉케의마지막지시사항이었던남송정복에집착했다.하지만정치적안목이뛰어난아내차부이가적극적으로제위경쟁에나서도록독려했고,결국쿠빌라이는대칸이되어원나라를세운뒤마침내형제들과의권력투쟁에서최후의승자가된다.이후쿠빌라이칸은그동안쌓아온다양한경험과관점을바탕으로자신만의제국을설계해나가기시작한다.

몽골의체제를근본적으로변화시켜
불가능해보였던남송정복을성공하다

“전쟁의새날이밝았고,쿠빌라이는결연히승리의의지를다졌다.아직어떻게해야할지는몰랐지만,어떻게하면안되는지는알았다.”-7장〈중국의강해장성〉에서

쿠빌라이칸이경쟁자들을물리친뒤가장먼저마주한과제는남송정복이었다.장강을천연방어선삼아오랫동안버텨온남송을무너뜨리기위해선기존의기병중심전략으로는한계가뚜렷했다.장강을건너남송을공격하려면강력한수군이필요했다.대규모수군을건설했으나훈련이부족하고커다란강에적합한배를쓰지않았던금나라의실패사례를교훈삼아쿠빌라이칸은전면적인체제개혁에나선다.고려기술자들에게배를만들게하고,남송에서수군,무기,의학등관련지식을광범위하게받아들이며수군을새로편성했다.
무엇보다도수군건설을위한재정기반을마련하기위해근본적인혁신을이룬다.기존의조공중심재정을상업기반으로전환해안정적인세원을확보했고,지폐를발행해통화시스템을효율화하며행정제도를정비했다.이는몽골의전통을고집하지않고남송,아라비아등외국출신전문가를비롯해다양한인재를적극등용했기에가능한결과였다.결국그는불가능해보였던남송정복을성공해내고중국대륙전체를통일한다.바야흐로몽골이바다로나아가기시작한것이다.

역사의무대를바다로옮기고
해양제국의모형을창조하다

“이제바다를장악하는나라가상업을장악하게되었다.중국은세계에서가장강력한제국이되었고,쿠빌라이칸은그뒤에나오는해양국가들의모형을창조했다.”-23장〈이윤과쾌락,시와허영의항구들〉에서

쿠빌라이칸은남송을정복한뒤일본,베트남,자바등을침공해영토확장을꾀했지만,기후와낯선자연환경등여러악조건탓에실패하고만다.저자가이시기를몽골쇠락의시작으로여겨왔던것도이때문이었다.하지만이러한실패를겪었을지언정그의배들은여전히바다를장악하고있었다.쿠빌라이칸은자신이건설한역사상최대의해상함대를바탕으로사할린에서호르무즈에이르는방대한해로를통제했고,이는곧할아버지칭기스칸이창안한몽골의육상우편체계를해상으로확장한다는그의비전을실현했음을의미한다.
이책에서강조하는쿠빌라이칸의진정한업적은해양실크로드를열고,그에맞는국가체계를확립함으로써세계최초의해양제국을정립했다는것이다.그가이룩한재정·해운개혁으로상업과무역이크게촉진되면서도자기,향신료,보석,산업원료같은상품이남부의주요항구들로운송돼세계의상인들에게팔리고외국으로수출되었다.무역망이급속하게확장되고배의크기와투자규모가커지면서제공되는상품도매우다양해졌다.또한공장식생산체제가조직되고전문화되면서책,미술품,비단,차,도자기와같은고급상품이대중소비품으로바뀌었다.이모든변화는강력한함대를운용해전체해로의안전을보장하지않으면이루어질수없었다.이렇게쿠빌라이칸은역사의무대를육지에서바다로옮겨놓았고,그의제국은이후역사에등장하는해양제국의모형이되었다.

쿠빌라이칸의교훈을잊은근대기중국

책의마지막4부는쿠빌라이칸이후그가일군해양제국이빠르게쇠락하는과정을보여준다.쿠빌라이칸의후계자들은부패하고향락에빠져위기를자초했고,급기야100여년만에명나라가새롭게중국을정복하면서내몽골지역으로쫓겨나게된다.명나라는바다에서철수했고,상업을억압하며나라의문을걸어잠궜다.영락제때정화가대규모함대를이끌고아프리카까지원정을떠나기도했지만,이는잠시뿐이었다.명나라의뒤를이은청나라때도이러한기조는계속되었다.이렇게중국은바다를지배하는자가세계패권을쥔다는쿠빌라이칸의교훈을망각하고만다.
16세기이후신항로를개척한포르투갈,에스파냐,네덜란드,영국등서구제국들이빠르게태평양으로침투해왔고,마침내19세기에아편전쟁에서패배하면서중국은패권을완전히내놓을수밖에없었다.그리고중국이다시바다로나와세계패권을다투기까지100년이넘게걸렸다.이러한역사는해양의중요성을다시한번일깨울뿐더러,쿠빌라이칸의선구자적면모를더욱부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