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 매혹의 정치 (현대적 주체성의 구성과 한국 대중영화 1919-1979 | 반양장)

영화, 그 매혹의 정치 (현대적 주체성의 구성과 한국 대중영화 1919-1979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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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식민지 시기, 1950-60년대 황금기, 유신시대까지
매혹과 선전의 한국 대중영화 계보학
이 책은 한국의 대중영화와 영화 문화가 근대 대중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어왔는지 살펴보며,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까지 ‘매혹’과 ‘선전성’이 강한 영화들을 중심으로 영화와 국가의 통치성 사이를 추적한다. ‘매혹’이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관객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거나 창출하는 것이었다면, ‘선전’은 이를 통해 국가가 전달하는 메시지였다. 영화는 대중을 유혹하면서도 ‘국민화’에 복무했다. 또한 인기 있는 대중문화라면 그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영화의 일부로 만들었다. 연극, 악극, 무대, 쇼, 무용, 대중소설, 수필, 외국의 영화, 라디오 드라마 등 시대마다 떠오르는 매체들에서 주목받았던 많은 요소가 영화의 일부를 이루었다.
한국의 이러한 영화 문화는 식민 지배와 박정희 독재라는 폭압적인 체제 안에서 약 반세기를 지속했다. 관객을 매혹하던 다양한 것들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넘어 자율적으로 성장하기 힘들었다. 태생적으로 가난했던 제3세계 국가이자 식민주의, 전쟁, 독재와 같은 정치체 아래에서 생산될 수밖에 없었던 조선/한국 영화의 조건은 이 ‘매혹’에 덧붙여진 선전과 정치적 메시지를 만나게 하는 강력한 배경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한국의 역사와 영화의 역사가 겹치는 순간에 영화가 어떻게 대중과 조우하여 어떤 정치를 만들어냈는지 탐구한다.
저자

김청강

저자:김청강
한양대학교연극영화학과교수.1998년연세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2010년미국일리노이대학교어바나-샴페인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미국콜로라도대학교볼더캠퍼스,한양대학교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가르치고연구했다.한국영화와동아시아대중문화,젠더와섹슈얼리티를가로지르는학제적연구를이어오고있다.냉전기동아시아의정치문화,선전영화의미학,퀴어시네마,기억의정치등다양한주제를연구하고있다.
저서로《ReFocus:TheFilmsofKimKi-young》(2023,책임편집),《ReFocus:TheFilmsofYimSoon-rye》(2023,공저),《QueerKorea》(2020,공저),《RediscoveringKoreanCinema》(2019,공저)등이있고,한국어공저서로《성스러운국민》(2017),《고아,족보없는자》(2015)외다수가있다.주요논문으로“AnimatingtheTrauma:ColonialAtrocitiesandtheUseofNewMediainContemporarySouthKoreanMuseums”(《Positions:AsiaCritique》,2023),〈김기영감독의제국체험과식민지적무의식:김기영영화의포스트-콜로니얼리티연구〉(《동아시아문화연구》,2023),“ViciousDesire:TheInsectWomanofKimKi-youngandImamuraSh?hei”(《InternationalJournalofKoreanHistory》,2021)등이있다.

목차

시작하며

서론

1장영화의‘매혹’과식민지의선전영화
1.식민지적통치성과조선의초기영화
2.매혹의선전영화:〈근로의끝에는가난이없다〉와〈미몽〉
3.제국속으로:투어리즘,어트랙션,악극
4.‘국민’을위한파시스트‘스펙터클’

2장반공-엔터테인먼트의탄생
1.해방과영화,식민정치의유산들
2.‘냉전’문화산업의형성
3.임화수와한국연예주식회사,그리고폭력의기업화
4.반공-엔터테인먼트의탄생

3장악극,할리우드를만나다:탈식민과냉전사이
1.파시스트엔터테인먼트의흔적,악극
2.악극에서영화로
3.부인된것들:신파성,식민지적감성,패배주의
4.1950년대‘매혹의영화’:‘시각적쇼맨십’과과도함의미학
5.‘비정치성’의정치성:밝고명랑한자유‘대한민국’만들기

4장규격화된시각장과‘코드화된’민주주의
1.‘질서’있는혁명?:4·19,5·16,그리고냉전민주주의
2.민간영화윤리위원회라는‘형식적’민주주의
3.‘규격화된시각장’과영화의‘리얼리티’
4.‘코드화’된민주주의

5장전쟁의‘오락화’,그안의젠더정치
1.문화냉전과만들어진남성성
2.국가를위한몸:‘커나가는’남성신체의계보
3.강한군대의꿈:이미지와현실사이의남성들
4.‘강한남자’스펙터클
5.불안한남성성:〈남정임여군에가다〉

6장망각의영화들:‘아시아-태평양전쟁’이라는‘흉터’지우기
1.부재하는공식역사와감정적과거청산
2.식민지적무의식,그리고노스텔지어
3.속할곳이없는사람들의‘흉터’지우기
4.망각의정치:“영원히영원히잊어주십시오”

7장유신시대,‘국책’이라는‘말더듬이’영화

맺으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식민지시기,1950-60년대황금기,유신시대까지
매혹과선전의한국대중영화계보학

이책은한국의대중영화와영화문화가근대대중과어떤영향을주고받으며형성되어왔는지살펴보며,20세기초반부터1970년대까지‘매혹’과‘선전성’이강한영화들을중심으로영화와국가의통치성사이를추적한다.‘매혹’이자본주의적방식으로관객들의욕망을충족시키거나창출하는것이었다면,‘선전’은이를통해국가가전달하는메시지였다.영화는대중을유혹하면서도‘국민화’에복무했다.또한인기있는대중문화라면그무엇이든적극적으로차용하여영화의일부로만들었다.연극,악극,무대,쇼,무용,대중소설,수필,외국의영화,라디오드라마등시대마다떠오르는매체들에서주목받았던많은요소가영화의일부를이루었다.
한국의이러한영화문화는식민지배와박정희독재라는폭압적인체제안에서약반세기를지속했다.관객을매혹하던다양한것들은국가이데올로기를넘어자율적으로성장하기힘들었다.태생적으로가난했던제3세계국가이자식민주의,전쟁,독재와같은정치체아래에서생산될수밖에없었던조선/한국영화의조건은이‘매혹’에덧붙여진선전과정치적메시지를만나게하는강력한배경이었다.이책은이러한한국의역사와영화의역사가겹치는순간에영화가어떻게대중과조우하여어떤정치를만들어냈는지탐구한다.

매혹의파편이자정치적선전도구로서의영화

1919년부터‘조선영화’가제작되기시작하며자국영화라고부를만한것이영화로제작되기시작했으나식민지상황에서식민정치가개입되지않은영화는없었다.그최초부터일제의자본,기술,인력과의긴밀한관계혹은간섭속에서태어났기때문이다.
해방이후에도남한영화는뉴스영화,문화영화,극영화의형태로분화·발전했지만,한국전쟁으로인한물자부족,박정희정권의군사주의독재를거치면서자본주의적이거나자유주의적인형태의영화제작은사실상불가능했다.남한의영화는극영화라할지라도국가가제시하는‘우수영화’의기준을맞추어영화를제작함으로써자본을조달할필요성이있었고,국가가정한검열의기준을맞추고자일정한‘교육과계몽’의사회적역할을수행했다.
이런제작조건속에서탄생한많은조선/한국영화는영화를통해매체적‘즐거움’을소비하는관객의욕망을충족시키면서도,이와함께영화의중간에노골적정치메시지를전달하는구도를오랫동안지속해왔다.지금은영화상영전에상품의광고를접하는것에익숙한시대지만,오랫동안한국에서는영화상영의앞뒤에이어진〈대한뉴스〉나문화영화를봐야했다.대중이원하던‘매혹’의끝에‘선전’이자리하는‘산만한’관람형태는한국의관객에게는오랫동안자연스러운관람형태였던것이다.
물론모든한국영화가이런선전적형태를띠고있거나순전한매체적‘몰입’이가능한극영화가부재했다는뜻은아니다.특히1950-60년대황금기에이르러서는할리우드식영화제작이영화만들기의모델로여겨지면서이와같은영화관람의‘산만함’은현격히줄어든순수하게‘재미와감동’을추구한극영화,혹은예술성을추구하는영화들도생산되었다.그러나비록이런영화라할지라도불안정한형태의비균질성이드러난다는점은유의할만하다.
요컨대한국의많은대중영화는일정한시각적관계망을통해관객에게직접적으로내비칠수있는미학적·오락적속성을필요로했다.그리고이러한매혹을수반하지않고는영화의이데올로기의전달또한불가능했다.대중영화는개별작품이가진내러티브뿐만아니라영화텍스트가‘산만하게’전시하는매혹의파편들을통해관객을‘집중’시켜일정한‘주체성’을형성하고자했다.

영화의정치,‘국민만들기’

국가가호명하는대상은각정치적국면마다달랐지만,그방식은유사했다.이책은통상1945년을기점으로역사를나누는방법을넘어‘트랜스-전쟁’의관점을채택하여폭압적일수밖에없는전쟁과같은삶을살아냈던식민지와독재아래만들어진영화들을분석한다.그과정에서일제하식민지인을‘국민’으로포용했던문화적방식이해방이후의국민만들기에얼마나큰영향을주었는지살필수있다.관객을극장으로이끌었던다양한매혹의기제들은때로는일본의‘신민’으로,때로는반공적‘국민’으로때로는민주주의적‘시민’으로국가의정치안에서유동했음을살펴볼수있다.그러나1970년대가되면,영화매체의쇠락과함께더이상반세기를지속했던이와같은‘비균질’의문법은관객에게매혹으로작동하지않았음도확인할수있다.

책의내용

1장영화의‘매혹’과식민지의선전영화
20세기조선에도착한‘영화’가어떤방식으로조선의관객을매혹했는지상호미디어적관점에서살펴본다.영화제작의역사가시작되기전영화에열광하던‘감상의시기’는조선인관객들의‘취향’이형성된시기였다.이시기에쌓인영화관람의취향은선전영화의제작에도반영되기시작했다.조선의자본주의적근대화를위해제작한선전영화〈근로의끝에는가난이없다〉와〈미몽〉은이른바선전영화가‘조선의관객’을매혹하기위해어떤상호미디어성을구현했는지예시한다.이를통해식민지적통치성이어떻게조선사회에작동했는지분석한다.또한자본주의와식민화가전쟁을통해확산되던1930년대에가장근대적이고대중적인공연인악극단이어떻게자본주의적방식으로발전하며영화와상호적관계를맺었는지살펴본다.그러나전쟁이가속화된1930년대말에이르러서는악극공연은나치나이탈리아와‘협력’적공연형식을만들어내게되고이후에는노골적인선전에동원된다.악극단의매혹적인공연들이녹아들어간‘조선식파시즘영화’에는조선인을‘제국의신민’으로호명하는제국의정치가강력하게작동되었지만,이러한미디어적배치가관객에게얼마나설득력을갖추었는지는의문으로남는다.

2장반공-엔터테인먼트의탄생
해방이후냉전적국제구도속에서남한의영화제도와문화가어떻게군국주의적이고파시즘적일제의정치를바탕으로군사주의적냉전문화의형성으로이어지는지살펴본다.해방이되자마자영화계의중심적담론은‘국가’중심의영화제작으로모였는데,이는파시즘적영화제작체제하에서의영화제작경험을탈식민적으로전유한것이었다.더나아가식민지하일제의제국주의적선전을주도했던악극의선명한이데올로기적메시지전달과이를이용한영화제작은반공영화에전유되어,대한민국의반공적국민화에기여했다.이승만의하수인역할을자처했던정치깡패임화수가설립한‘한국연예주식회사’는악극을기반으로하고인기있었던코미디언의코미디를통한‘반공-엔터테인먼트’를만들어냈다.이러한행보는일제하선전영화가‘신민화’에복무했던것과마찬가지로반공적국민화라는이데올로기에영화가복무했던역사를되풀이한것이었다.

3장악극,할리우드를만나다:탈식민과냉전사이
한국전쟁이후의‘오락’적산업이어떻게‘할리우드화’되며냉전적방식으로전유되었는지를살펴본다.특히과거의식민지악극무대에서적극적으로활동했던세대가어떻게새로운‘미국적’세대혹은문화로교체되며관객을매혹했는지살펴본다.이과정에서‘식민지적과거문화’를떠올리게하는‘신파’와같은영화들은부인되고,‘냉전’의맥락에서재활성화되기쉬운‘밝고즐거운’악극공연들이선택적으로영화화되어냉전상황에적합한영화로선택되었는지밝힌다.당대최고의스타였던김시스터즈가‘어트랙션’으로등장하는〈청춘쌍곡선〉,〈오부자〉등의영화는이러한변화를예시하는영화다.이영화들은초기영화가드러내는카메라의“쇼맨십”을과장되게보여주며관객을영화관으로이끌었다.동시에과거의식민지적악극의아이콘을냉전적상황으로차용,변형함으로써변화한냉전적지형도안에서풍요롭고행복한미국처럼한국의모습을과장되게그려냈다.그러나이러한‘할리우드화’된영화들또한한국의현실을완전히봉합할수없었으며,전쟁과가난이휩쓸었던한국의모습이돌출되어나오기도했다.

4장규격화된시각장과‘코드화된’민주주의
1960년에이승만독재정권을무너뜨린4·19는한국사회가‘민주주의적’사회로변화하고자하는열망이증폭되었던사건이었다.그러나약1년후인1961년5·16을기점으로한국은또다른독재체제가형성되었고,민주화가이루어진1987년이전까지유지되었다.이장은‘짧은1년간의민주주의’의시간으로여겨지는4·19이후의영화들의시각장을살펴본다.4·19시기이루어진절차적민주주의의진전,그리고영화속에서이상적인근대도시의매혹적인시각장은한국의‘리얼리즘’을드러낸것이라고여겨졌으며‘민주주의적인것’들이‘발전된한국상’으로인식되는감각을생성했다.그러나이와같은‘민주주의적시민’에대한‘환상적인’상상이박정희독재체제에까지이어진다는점은아이러니하다.이러한표상은박정희가주창한발전주의에기반한‘한국적민주주의’국가관과배치되지않으며,박정희의‘한국적민주주의’라는이율배반적개념을받치는중요한지지대역할을했다.이장에서는1960년대초반4·19직후생산된서울을배경으로한‘중산층가족’영화들을중심으로어떻게민주주의가시청각적으로코드화되고,발전되고안정된서울이라는평균화·규범화된시각장을만들어냈는지살핀다.

5장전쟁의‘오락화’,그안의젠더정치
영화의시각장을통해‘적합한’국민에대한‘선별’이어떤방식으로이루어지는지살펴본다.아시아-태평양전쟁과한국전쟁하에활성화된전시문화는‘씩씩한남성상’과이를보조하는여성상을만들어냄으로써‘국민화’의성별성이자연스러운감각으로생성되었다.해방이후의영화에등장하는‘성장하는’한국남성의이미지는이제식민지의‘어린이’에서독립투사나국가영웅이라는‘남성어른’으로자라나는흥미로운과정을보여준다.또한1950-60년대훈련소영화와전쟁영화에나타나는영화의코드들은일제하군국주의적상황에서국가를위해자신을희생한다는자기희생적파시즘문화를재활성화시키며박정희군사주의정부의군사주의적국가관에복무한다.그러나이러한남성성은1960년대말북한의도발에도쉽게무너질수밖에없는불안한것이었다.〈남정임여군에가다〉와같은B급코미디영화에는‘성전도’된형태로여성과남성을재현하는데,이영화에서여성은국가의주체로부름을받는‘주체’로호명됨과동시에남성성은무력화시키는이중성을보인다.

6장망각의영화들:‘아시아-태평양전쟁’이라는‘흉터’지우기
‘민주주의국민’이라는새로운국민에대한상상이식민과거를지워내는방식에대해탐구한다.냉전하에일본과새로운‘우방’관계를맺게된정치적상황은,대중영화를통해일본과의과거를정리하고새로운방식으로한국민의주체성을구성하는방식을만들어냈다.〈청춘극장〉,〈현해탄은알고있다〉,〈돌아온사나이〉같은영화는‘아시아-태평양전쟁’에얽힌기억을아련한청춘의노스탤지어로그려낸다는점에서식민지에대한‘청산’되지않은감정들이드러난다.그러나종국에는‘아시아-태평양전쟁’의기억은‘흉터’로재현되며완전히잊히기를강요받는다.1960년대의영화가이러한‘대중기억’을만들어내는것은,일본에협력했던‘중간적’위치에살았던주체들의모호함을삭제하고오롯이대한민국의주체로소환하기위한‘정치적인것’이었다.

7장유신시대,‘국책’이라는‘말더듬이’영화
1970년대는유신과긴급조치의발동을통해법적“예외상태”가상례화된시기였다.이시기는텔레비전보급을통해영화관객이줄어들었을뿐만아니라1972년박정희정부의유신선포이후국가는‘국책영화’라는이름으로국민을위한선전영화를만들기시작했다.‘국책영화’라는이름으로영화가만들어지면서‘자유주의적통치술’마저그자리를상실한시기였다.이장은1970년대한국의국책영화들이국가의주변부적인물들을규율하여‘적합한국민’을만들어내고자했던역사를살펴본다.국가의균등발전에대한불만을잠재우고자시작된‘새마을운동’의일환으로만들어진‘새마을영화’는국가의주변부적인위치에있던여성,어린이를적극적으로국가안으로호출하여마을을이끄는지도자격으로위상을격상시켰다.국책영화〈아내들의행진〉과〈수녀〉는도시의교육이어떻게농촌의무지몽매한사람들을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