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메이커 (책 제작자 18인의 생애로 읽는 책의 500년 변천사)

북메이커 (책 제작자 18인의 생애로 읽는 책의 500년 변천사)

$35.00
Description
근대 초 인쇄·제본·제지업자와 활자 디자이너부터
책마니아와 장인, 소규모 독립 출판물 제작자까지
책을 문명 한가운데로 가져온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
이 책은 책과 그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1490년대에 네덜란드 이민자 윈킨 드워드가 만든 인쇄 초창기의 책에서 시작해, 2020년대에 뉴욕의 블랙매스 출판사가 만들어낸 소규모 독립 간행물에 이르는 장구한 제책의 과정을 살펴본다. 우리는 종이 제작과 제본, 활판 인쇄와 오려 붙인 성경, 유료 대여 도서관과 소규모 독립 출판사, 거대한 책과 저렴한 낱장 시집, 열정적인 수집가와 매주 새 책을 펴내는 출판사 등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형태의 책과 인쇄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고군분투한 18인의의 생애를 실감 나게 들여다볼 것이다.
‘책과 사람’만큼이나 중요한 연결 고리는 ‘책과 시간’이다. 책은 결코 시간이 지날수록 품질이 더 향상되는 성격의 물건이 아니다. 책과 시간의 그 복잡다단하고 때로 회귀적인 관계는 이 책이 다루는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컨텐츠의 시대를 맞은 종이책이 나아갈 길까지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애덤스미스

저자:애덤스미스(AdamSmyth)
옥스퍼드대학베일리얼칼리지교수.영문학과책의문화사를가르치고있다.주로16세기이후텍스트와물성을가진인쇄물사이의관계에대해연구해왔다.옥스퍼드셔의어느헛간을기반으로하는소규모독립인쇄집단인39스텝스프레스(39StepsPress)의공동창립자다.인쇄·제책에관한학술지《인스크립션》공동창립자이자공동편집자이고,라우틀리지(Routledge)출판사의‘근대초기문화자료읽기’시리즈공동편집자다.
지은책으로《근대초기영국의텍스트자료》,《근대초기영국의자서전》,《근대초기영국의책역사》(공저),《책의요소들》(공저),《이익과즐거움:영국의인쇄잡지,1640∼1682》등이있다.

역자:이종인
1954년서울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영문과를졸업했다.전업번역가로서30여년동안200여권을우리말로옮겼다.성균관대학교전문번역가양성과정겸임교수를역임했다.지은책으로《문학을위해죽다》,《번역은글쓰기다》,《전문번역가로가는길》,《지하철헌화가》,《살면서마주한고전》등이있고,옮긴책으로축약번역한에드워드기번의《로마제국쇠망사》를비롯해《로마와페르시아》,《피렌체사람들이야기》,《도미니언》,《벤저민프랭클린자서전》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장인쇄|윈킨드워드
2장제본|윌리엄와일드구스
3장오려붙이기|메리콜레트,애나콜레트
4장활자|존배스커빌,세라이브스
5장비도서인쇄물|벤저민프랭클린
6장종이|니콜라-루이로베르
7장별쇄|샬럿서덜랜드,알렉산더서덜랜드
8장대여|찰스에드워드무디
9장시대를거스른책들|토머스코브던-샌더슨
10장소규모독립출판|낸시커나드
11장진,DIY,상자책,예술가책|로라그레이스포드,크레이그앳킨슨,필리스존슨,조지머추너스,유수프하산

맺음말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도판·인용출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책이나아갈길은그장구한발자취에서찾을수있다

작금의디지털·온라인시대에책의향방,그리고디지털과인쇄의관계는출판계는물론이고컨텐츠산업계의주요한화두다.레거시미디어와뉴미디어간의그변화·충돌·보완하는관계를대변하기때문이다.그를전망하는좋은방편은과거의유사한사례,즉매체의형태가변모했던다른시대를되돌아보는것이다.가령15∼16세기의활판인쇄술도입초창기에수고본(手稿本)과인쇄물은어떤관계를맺었을까?
《북메이커》는구텐베르크의활판인쇄술직후인1490년대에런던에서활동했던네덜란드이민자윈킨드워드가만들어낸인쇄초창기의수많은책에서시작해,2020년대에뉴욕의블랙매스출판사가만들고있는소규모독립간행물에이르는장구한제책의과정을살펴본다.제책의필수요소인종이·활자제작,인쇄,제본을비롯해수없이많은비도서인쇄물,대중적독자층확대에크게기여한유료대여도서관,숱한자료를오려내고재배치하고붙여탄생한세상에단하나뿐인책마니아의거대한책,나아가제책공정이자동화되고심지어디지털화되어가는시대적변화에맞서제각기나름의방식으로‘책의본령’을지켜내고자하는다양한유형의독립출판물까지,가히책의500여년변천사가한눈에보인다.

구텐베르크이후인쇄·제본·제지업자와활자디자이너부터
책마니아와장인,소규모독립출판물제작자까지
책을문명한가운데로가져온이들에게바치는헌사

“물질적책이해주는한가지일은,세상속의물질이라는그중량감을통해그책을만든제작자들에대해뭔가말해주는것이다.”-〈맺음말〉에서

옥스퍼드대학에서영문학과책의문화사를가르치고있는저자애덤스미스교수는지난500여년사이에책이지금과같은형태가되는데일조한18인에관한자료를샅샅히찾아내어생생한다큐멘터리를만들어냈다.우리는그들의그치열했던생애를들여다보며때로감동받고때로실소하면서,자연스럽게책만들기가어떤시행착오와변천의과정을거쳤는지이해하게된다.저자는이책이“문명의핵심인기술로서의책,그리고그것을문명한가운데로가져온사람들의좌충우돌하고특색있는삶에대한헌사”라고밝혔다.

여러세부공정묘사에서저자의필력은더욱빛을발한다.근대기의인쇄,제본,제지등여러수작업은지금의우리로서는생소한일이지만,저자의상세한묘사를읽다보면마치작업자들이일을하는모습을실제로눈앞에서보는듯하다.이는소규모독립인쇄집단인39스텝스프레스(39StepsPress)의공동창립자이기도한저자가수작업인쇄·제책공정을직접수행한경험에서우러나오는생동감이다.

책은어떻게지금과같아졌을까?
북메이커18인의치열한생애

“공백면이라는말은종이의워터마크나섬유나결이나불완전성등을배제하는표현이다.종이위에글을쓴다는것은이미있던무언가를비집고들어가는것,기존질서를뒤흔드는것을의미한다.그것은결코시작이아니다.종이에새겨진역사는중국,중동,북아프리카,유럽,기타많은지역에서수세기에걸쳐사용,개발,정제되어온역사다.”-6장〈종이〉에서

《북메이커》는책이지금과같은형태가되는데중대한기여를했거나하고있는18인의전기적초상화를통해책의역사를돌아본다.목차는15세기말부터21세기까지연대순이지만,크게네가지유형으로묶을수있다.

첫째,제책공정의필수요소인종이·활자제작,인쇄,제본이다.지금은모두자동화·디지털화되어있는이작업들이제각기장대한역사를거치면서어떤시행착오를겪었는지,근대기에그구체적인작업과정은어떠했는지,변천사에서각주인공은어떤역할을수행했는지다룬다.세세하게묘사된공정절차를따라가다보면눈앞에16∼17세기작업장이선명하게펼쳐진다.지금과다른당대의분위기는생소한만큼흥미롭다.이를테면18세기까지책은제본된형태보다는인쇄지묶음의상태로유통되는경우가많았는데,그를구입한독자는필요할경우직접제본소에갖고가서제본을의뢰했다.특히20세기이후본격적으로서양인쇄술을도입한우리에게이책은그전사(前事)를제대로이해할좋은기회를제공한다.

둘째,이미제작된책과인쇄물을해체하고모으고재배치해새로운책으로만든사례다.성경의여러권을종합해하나의거대한통합본‘하모니’성경을만들어낸콜레트자매(3장〈오려붙이기〉),전기역사서에등장하는인물들의초상화를수집해원본텍스트와함께붙여,결코완결되지않는책을만들어간‘책마니아’들(7장〈별쇄〉)이그런경우다.이들은제각기세상에서단하나뿐인책을만들었지만,그뒤켠에는그를위해오려지고서버려진수많은책의편린이존재했다.그렇지만지금과달리근대기의도서문화에서는책에변형을가하는일이아주흔한것이었고,심지어페이지를오리거나여백에메모하는등독자가적극적으로활용하라는문구가적힌책들도있었다.

셋째,인쇄물과단행본의폭발적인대중화에기여한사람들이다.미국건국의아버지로알려진벤저민프랭클린(5장〈비도서인쇄물〉)은본격적으로정치활동을하기전에인쇄업자였다.특히단행본보다비도서인쇄물을많이발행했는데지폐,신문,연감이대표적이었다.프랭클린은발행인으로서혹은무명독자를가장해신문과연감에자신의글을많이실었다.그리고찰스에드워드무디(8장〈대여〉)는아마존창업자제프베이조스이전에독서문화를가장크게혁신한인물이다.그는19세기에영국제국전역에걸쳐네트워크를형성한저렴한정기구독대여도서관을운영했는데,이에따라대중독자층(특히여성)의규모가대단히커졌다.

넷째,후반부에서는19세기말부터21세기까지,상업화·자동화·디지털화되는주류출판문화에맞서제각기나름의신념과방식으로책을만든소규모독립출판가를다룬다.자신의활자가자동인쇄기에쓰일것을우려해노년에활자를모두강물에던져버린토머스코브던-샌더슨(9장〈시대를거스른책들〉)의극단적인사례에이어,주류출판사들에게서상업적인이유로출판을거절당한작가들을발굴해작품을펴낸낸시커나드의아워스출판사를비롯한독립출판사들(10장〈소규모독립출판〉)이등장한다.마지막으로20세기후반부터2020년대까지,다양한형태의간행물을만드는독립출판가5인이소개된다(11장〈진,DIY,상자책,예술가책〉).

책은결코시간이지날수록더나아지는존재가아니다
발전된기술을거부하고명작을만들어낸장인정신

“영어단어래디컬(radical)은‘뿌리’를가리키는라틴어라딕스(radix)에서온것이다.그것은과거에뿌리를둔것에대한관심을드러내는한편,현대적의미에서보자면새로운것에대한점증하는관심을가리킨다.이책에서다루는인쇄된책들은이런이중적의미에서래디컬하다.”-〈머리말〉에서

《북메이커》는책의500년변천사를다루지만기계적인힘이변화를촉진한다는기술결정론적서술이나발명의연대기가아니다.윈킨드워드에서유수프하산에이르기까지연대적으로구성되어있으나,제책술의발달을단선적으로서술하지는않는다.책은시간이지날수록품질이더향상되는성격의물건이아니며,역사가곧향상의과정혹은세련화의과정이라는진보적역사인식도통하지않는다.연대적인접성(어떤사물을다음시대의해당사물과비교하여설명하는것)이언제나비교의가장좋은기준은아닌것이다.

최초로인쇄된성경에구텐베르크가사용한종이(수려한포도송이워터마크가박힌)의그시간을물리치는품질은후대의현대적산업공정도따라가지못한다.1890년대에윌리엄모리스가운영했던켈름스콧출판사에서,책은이미지나가버린지오래인중세의수고본사양에맞추어제작되었다.모리스가만들어낸책들은어느한시대에속하는것이아니라여러역사적시대사이를왕복한다.20세기초의토머스코브던-샌더슨의도브스출판사에서,그들이사용한활자는1470년대베네치아사람인니콜라스젠슨의활자꼴을그대로모방한것이었다.도브스출판사의책들은의도적으로시대를거스른작품이었고시대적흐름에영합하기를거부했다.로라그레이스포드가런던의재개발사업에맞서2000년대초에펴낸《야만적메시아》는오려붙이기방식으로제작되었는데,이는1630년대에자매메리콜레트와애나콜레트가오려붙이기방식으로편찬한하모니성경에서자연스럽게영감을얻은것이다.

이처럼《북메이커》에서‘책과사람’만큼이나중요한연결고리는‘책과시간’이다.이책을관통하는중요한주제중하나는책이시간에대해복잡하고심층적이며때로는회귀적인관계를맺고있다는것이다.이러한장구하고역동적이면서다층적인흐름을따라가다보면책이라는물리적인존재가과연무엇인지에대해근원적인질문을갖게되며,나아가책의향방도전망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