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

$25.00
Description
미국이 가르치는 것과 가르치지 않는 것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자국사의 이면
《위대한 공화국》, 《미국의 승리》…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되는 미국사 교과서들은 1000쪽 가까운 분량에 미국 역사의 훌륭한 면모를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사의 전부일까? 이 책 《미국인은 배우지 않는 불편한 미국사》는 역사 교과서 18종을 분석해 미국 역사교육계에서 가르치지 않는 진정한 역사를 보여준다.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아메리카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사 전체에 걸쳐, 유럽인의 정착을 도운 원주민의 역할, 남북전쟁의 명분이었던 노예제 폐지 논쟁, 건국부터 이어져온 인종 갈등, 빈부격차와 사회계급 문제,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 자행한 여러 전쟁과 공작 등 교과서가 외면하거나 미화한 사건·인물을 정직하게 서술한다.
역사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던 저자 제임스 로웬은 자신의 체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역사교육이 왜곡되는 방식도 추적한다. ‘영웅화’, ‘자민족 중심주의’, ‘인종주의’ 등 승자의 시선으로 ‘기분 좋은’ 역사만을 나열하는 현실을 꼬집고 이렇게 서술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요인을 함께 비판한다. 이런 역사 대신 불편한 진실도 포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역사 관련 논쟁이 끊이지 않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방식도 함께 알려주는 이 책은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진실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준다.
이 책의 원작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Lies My Teacher Told Me)》은 1995년 출간된 이후 200만 부 넘게 판매되며 미국 역사교육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미도서상 최초 수상 만화가 네이트 파월은 원작의 문제의식을 강렬하게 시각화하고 내용을 요령 있게 각색하여 이 현대 고전을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원작 초판 출간 이후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이 책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저자

JamesW.Loewen

JamesW.Loewen
미국의진보적역사교육운동을대표하는학자.하버드대학에서사회학석사·박사학위를받았고,버몬트대학사회학과명예교수와미국가톨릭대학사회학과방문교수를지냈다.《선생님이가르쳐준거짓말:당신의미국사교과서는모두잘못되었다》로미국사교과서에드러나지않은진실을폭로하며전세계수백만독자에게새로운역사적시각을일깨웠다.이외에지은책으로《미국의거짓말》,《일몰마을》등10여권이있으며,미국도서상,올리버크롬웰콕스상,구스타브마이어우수도서상등을받았다.2021년지병으로타계했다.

목차

들어가며|무언가단단히잘못되었다

1장|역사로빚어진장애:영웅만들기의과정
2장|1493년:크리스토퍼콜럼버스의진정한의미
3장|최초의추수감사절
4장|붉은눈
5장|바람과함께사라지다:미국역사교과서에서사라진인종주의
6장|존브라운과에이브러햄링컨:미국역사교과서에서사라진반인종주의
7장|기회의땅
8장|빅브라더를보다:교과서에서는연방정부를어떻게가르치는가
9장|나쁜것은보지말것:베트남전쟁외면하기
10장|기억의구멍속으로:사라진최신현대사
11장|역사와미래
12장|이렇게역사를가르쳐도괜찮을까?

나오며|미래가기다리고있다:그리고미래에대비해무엇을해야하는가

삽화가의말

출판사 서평

콜럼버스에서아메리카의역사가출발했을까?
교과서에빠진부분을채워넣은정직한미국사

이책《미국인은배우지않는불편한미국사》는미국의역사교과서들이자국의훌륭한역사를담고자어떤진실을감췄는지,어떻게역사적사실을교묘하게왜곡했는지를실증적으로파고들며상식을파괴한다.대표사례로콜럼버스가있다.미국은1492년콜럼버스가아메리카대륙을발견하면서본격적으로역사가시작되었다고생각하기쉽지만,실제로아메리카에는오래전부터아프리카,북유럽,아시아등에서많은사람이건너갔고,아메리카원주민들이대서양을통해유럽에가기도했다.아메리카에사람이살기시작한것은기원전7만년에서1만년사이부터이며1492년당시아메리카의추산인구는1억명으로,7천만명이었던유럽보다많았다.이에저자는콜럼버스가아메리카를처음발견한사람이아니라마지막으로발견한사람이라고바로잡는다.또한콜럼버스의역사적의미는1493년두번째항해이후착취적공물제도와원주민학살등으로백인이다른인종을지배하기시작했고,이를통해근대세계를불러왔다는데에서찾아야한다며미국사를시작부터되돌아보게한다.
미국사교과서에서는미국인의조상인영국이주민의정착과건국과정에기여한원주민의역할도지워버렸다.영국인들은진보한기술로정착지를문명화하기는커녕아메리카원주민에게서식량을얻고기술을배우거나,유럽에서들어온전염병으로초토화된원주민의땅을차지하는방식으로살아남을수있었다.미국의최대명절로여겨지는‘추수감사절’도영국이주민이아닌원주민의전통에서유래했다.원주민의문화와제도는미국의연방체계나민주주의성립에영향을미칠정도로높은수준이었지만,교과서에서는오히려미국의영토확장과정에서원주민이백인의문화에적응하지못해불가피하게쫓겨난듯이서술한다.이책은교과서에서시종일관미국인의역사를정당화하기위해축소하고지워버린역사들을들추어내미국사를다시써내려간다.


인종차별,빈부격차,정부의비밀공작…
파면팔수록끝없이드러나는은폐된진실들

미국사교과서에서숨기는또다른주제로는인종차별이있다.미국사대부분은백인의미국이흑인의미국을지배해온역사라고해도지나치지않지만,교과서는이문제에서교묘하게백인의논리를정당화해왔다.토머스제퍼슨같은위인이흑인노예를소유했다거나미국산업발전의원동력이억압적인흑인노예노동이었다는사실은감춘다.그리고남북전쟁의계기인남부연합의분리독립이유가노예제폐지에반대해서였음이분명하지만,관세,내수산업발전,농업과공업의분리,‘주의권리’보장등다른곳에서원인을찾는다.
나아가이러한인종차별을극복하려했던‘반인종주의’의노력도지워버린다.노예해방운동의선구자였던존브라운은미치광이로취급하고,링컨에대해서는그가노예제폐지에적극적이지않았지만단순히남북전쟁종식이라는정치적목적때문에이를내세운듯이묘사한다.링컨의유명한편지에서“내게다른무엇보다중요한목적은연방을구하는일이지,노예제를유지하거나망가뜨리는것이아닙니다”라는문장만가르칠뿐뒤이어나오는“다만제가자주밝혔듯이,개인적인바람을바꿀생각은없습니다.어디에서나모든이들이자유로워야한다는바람말입니다”라는문장은삭제하는식이다.
교과서는사회계급간의격차또한별로다루지않는다.미국은여전히중산층의나라이며평등,계층이동의가능성,정치적참여등이보장되었다는사실만밋밋하게서술하고,미국의이민사를설명하면서조지프퓰리처와앤드루카네기처럼엄청나게성공한백인이민자만강조하며미국을‘기회의나라’로꾸민다.그러나상위1퍼센트가부의40퍼센트를좌지우지하는심각한불평등문제,혹독한이민자차별,각종파업을비롯한노동운동에는눈을감는다.
아울러미국정부는국민에게봉사하는이상적기구로묘사될뿐그들이국민을위하는척국내외에서저지른범죄행위는은폐된다.해외의각종문제에적극개입하며‘국제적으로좋은친구’를표방하지만실상은패권을행사하고다국적기업진출이나저임금노동력착취,심지어전쟁으로이익을취하고있다는사실은가려진다.베트남전쟁참전의빌미가된‘통킹만사건’도미국정부의조작이었으며,이라크전쟁때에도이라크가‘대량살상무기’를보유하고있다는명분으로침공했으나그증거를발견하지못했다.미국정부는미국내에서도국민들몰래각종공작꾸몄다.교과서들은그러한사례중에서널리알려진‘워터게이트’사건만을다룰뿐,FBI를동원해인권운동을조직적으로방해하는등민주주의를위축시킨일들은언급하지않는다.


진보만을가르치는‘기분좋은’자국사가아닌
정직하고포괄적인역사를향해

“교과서의낙관적이고행복한결말은역사의희망사항일뿐이다.…과거와미래의연결고리를그저묻어버리는한,우리는학생들이이렇게결론내려도비난할수없다.‘역사공부는나의삶,그리고나의미래와아무관련이없다.’”─11장〈역사와미래〉에서

이렇게교과서가진실을가리고편향된내용만을담게된이유에대해저자는‘백인우월주의’,‘영웅화’,‘자민족중심주의’,‘인종주의’등승자의시선으로‘기분좋은’역사만을나열한탓이라고비판한다.학생들에게자국사가끊임없이진보해왔다고긍정적으로가르침으로써앞으로더좋은세상을만들어가고풍족한삶을즐기게되리라는관념을주입시키는것이미국역사교육의목적이라는것이다.이렇게역사를서술하지않으면‘좌익’으로몰릴수있는분위기와,편의를위해전문성과권위있는저술가가아닌프리랜서작가에게교과서를집필하게해전문성이결여되는등의현실이역사교과서의서술문제를더욱키우고있다.이렇게실제와어긋난교육으로인해오히려학생들은수동적인태도를보이게되었고,점점진보관념에의심을품기시작했다.결국학생들은역사에흥미를잃게된다.
그렇다고미국역사의과오만부각하고비판적인내용만가르치자는것은물론아니다.어두운진실도포괄하는정직한역사를가르쳐야한다는것이핵심이다.이를통해거짓정보가난무하는오늘날,누구나논쟁과증거를통해사실여부를면밀히따지는능력을배양해야한다고강조한다.나아가이를기반으로교육방식도바뀌어야한다고제안한다.단순히사실을나열하기보다,역사가학생개개인의삶에어떻게영향을미치는지보여줘야한다는것이다.예를들어영감을얻을만한인물이나사건을통해감정을자극한다거나,인종차별을실제로체험해보게한다거나,다루는주제를줄이고특정주제를깊이탐구하게하는방법등을제시한다.저자는이러한변화를통해학생들을지식으로무장시키고스스로판단할수있는능력을길러준다면상황이점점나아질거라는희망적인메시지를던진다.


역사에서무엇을어떻게가르칠것인가?

특정사상이나권력이진실을뒤틀고국민에게‘바람직한’역사관을강요하는현실은우리에게도남의일같지않다.국정교과서파동,뉴라이트논쟁,중국과일본의역사왜곡문제등역사관련갈등또한여전히끊임없이일어나고있다.같은내용을두고도누군가는지나친자학사관이라고,누군가는‘국뽕’사관이라고극단적인반응을보이는만큼상황은복잡하다.
이런맥락에서미국역사교육의편향을고발하고그대안을모색하는이책은우리에게도큰의미를지닌다.역사에대한해석이엇갈리고검증되지않은정보에많이노출될수록,진실을가려내고비판적으로사고하는시민개개인의능력은더욱중요해진다.그리고그역량은민주주의를지키는원동력이된다.이책은역사교육을통해그런힘을스스로키우는지침을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