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과 차이, 공명과 불협 (동아시아 여성음악가의 사운드, 퍼포먼스, 이미지)

모방과 차이, 공명과 불협 (동아시아 여성음악가의 사운드, 퍼포먼스, 이미지)

$18.00
Description
엔카에서 트로트, 댄스뮤직에서 록까지
‘그녀들의 이야기(Her+Story)’가 들려주는
동아시아 대중음악의 숨겨진 지층
이 책은 한국, 중국, 일본의 여성음악가들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대중음악 무대를 섬세하고도 알기 쉽게 청취하며, 아시아 대중음악의 ‘사이’를 포착한 비평서다. 엔카·트로트에서 중화권 시대곡, 레뷰와 댄스뮤직, 록까지 장르를 횡단하며 이미자, 김완선, 자우림, 덩리쥔, 미소라 히바리 등 대표적 아티스트뿐 아니라 주변의 실행자들을 함께 읽어낸다. 이를 통해 장르의 문법과 무대의 시각화 속에서 여성(성)의 목소리가 어떻게 형성·변형되었는지를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모방과 혼성’ 그리고 ‘공명과 불협’의 미시적 역학을 드러낸다.
저자는 동아시아 대중음악을 ‘모방’이나 단순한 파생물로 환원하지 않고, 익숙함과 낯섦· 전통과 서구가 만나는 ‘사이’에서 생성되는 문화적 실천으로 재구성한다. 아시아 대중음악의 혼종성은 단순한 섞임이 아니라 교섭과 갈등, 착종과 협상의 과정임을 강조하며, 이 ‘사이’에 주목하는 비평적 전환을 제안한 것이다. 또한 여성음악가와 ‘여성성’이라는 분석 축을 통해 장르의 문법, 무대 연출, 수용의 순환을 정밀하게 읽어낸다. 서로 다른 음악 장르에서 여성의 목소리와 몸이 어떻게 구성·변형되었는지를 장르 내부와 외부를 넘나들며 추적함으로써, 젠더 담론과 음악 연구를 결합한 실증적·비평적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

송화숙

저자:송화숙
서울대학교작곡과이론전공(현음악학과)을졸업했고베를린공과대학교에서음악학/문화학석사학위,훔볼트대학교에서음악학박사학위를받았다.음악학의다양한주제를탐구하면서,특히대중성,미디어,젠더등에집중하고있다.현재전북대학교예술문화연구소연구원으로강의,연구,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다.전북대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이화여자대학교등에출강했고《르몽드디플로마크》등여러매체에서대중음악에관한글을썼다.
함께지은책으로『독재자의노래』,함께옮긴책으로『대중음악이론』,『페미닌엔딩』이있으며,「근대적사운드스케이프의형성」,「이죽일놈의사랑:발라드의성정치학」,「신체의타자화,타자화된신체」등의논문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1장시대의우울과여성음악가:미소라히바리와이미자
1.근대의풍경
2.전후아시아의기억과정서:눈물과엘레지

2장여성음악가의음악적발화와정치적굴절
1.상하이모던과시대곡
2.님은누구이며누가님을노래하는가:〈하일군재래〉

3장여성성의시각화와무대위의여성들
1.근대적공간구성과낯선여성의신체
2.다카라즈카가극단
3.명월가무단
4.배구자악극단

4장아시아의마돈나들
1.여성적혹은비남성적카리스마
2.‘한국의마돈나’김완선
3.‘QueenofDancePop’차이이린

5장VoiceofPower,PowerofVoice
1.록대팝:‘디스코데몰리션나이트’
2.일본여성록밴드,쇼넨나이프
3.자우림,더원더랜드

나가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엔카에서트로트,댄스뮤직에서록까지
‘그녀들의이야기(Her+Story)’가들려주는
동아시아대중음악의숨겨진지층

이책은한국,중국,일본의여성음악가들을중심으로동아시아대중음악무대를섬세하고도알기쉽게청취하며,아시아대중음악의‘사이’를포착한비평서다.엔카·트로트에서중화권시대곡,레뷰와댄스뮤직,록까지장르를횡단하며이미자,김완선,자우림,덩리쥔,미소라히바리등대표적아티스트뿐아니라주변의실행자들을함께읽어낸다.이를통해장르의문법과무대의시각화속에서여성(성)의목소리가어떻게형성·변형되었는지를추적하고,그과정에서나타난‘모방과혼성’그리고‘공명과불협’의미시적역학을드러낸다.
저자는동아시아대중음악을‘모방’이나단순한파생물로환원하지않고,익숙함과낯섦·전통과서구가만나는‘사이’에서생성되는문화적실천으로재구성한다.아시아대중음악의혼종성은단순한섞임이아니라교섭과갈등,착종과협상의과정임을강조하며,이‘사이’에주목하는비평적전환을제안한것이다.또한여성음악가와‘여성성’이라는분석축을통해장르의문법,무대연출,수용의순환을정밀하게읽어낸다.서로다른음악장르에서여성의목소리와몸이어떻게구성·변형되었는지를장르내부와외부를넘나들며추적함으로써,젠더담론과음악연구를결합한실증적·비평적통찰을제공한다.

‘사이(間)’를듣는비평

이책은동아시아대중음악을서구의모방물로소비하는오래된습관을걷어내고,전통과서구,익숙함과낯섦이충돌·교차하는경계의공간에서만들어지는실천으로재배치한다.분석의단위는음원만이아니다.의상과안무,포즈,카메라의운용이소리와어떻게맞물려새로운감각을생성하는지추적하며,소리-몸-이미지의상호작용을세밀하게복원한다.이를통해혼종성은단순한섞임이아니라교섭·갈등·착종·협상의과정이라는점이드러나고,바로그경계에서동아시아대중음악고유의미감과리듬,정동이탄생하는과정을설명한다.
동시에저자는분석의초점을‘여성음악가’와‘여성성’이라는축에놓는다.장르의문법,무대의시각화,대중의수용이서로영향을주고받는역동속에서여성의목소리와몸이어떻게구성되고변형되는지,장르내부와외부를넘나드는사례로보여준다.결과적으로이책은엔카·트로트에서중화권시대곡,레뷰와댄스뮤직,록에이르는넓은장르지형을가로지르며‘사이’에주목하는비평적전환을제안하고,이후의K-팝담론을넘어지역의고유성을읽어내는새로운틀을제공한다.

시대의우울과두아이콘:미소라히바리,이미자

전후동아시아의감정사는두명의아이콘을통해선명하게드러난다.일본의미소라히바리와한국의이미자는패전과전쟁,산업화와방송체제재편이라는거대한격변속에서개인의목소리를국민적서사로확장했다.창법과호흡,장단과선율관습같은미세한음성기술은시대의정동을담는그릇이되었고,두가수의목소리는상처와희망,불안과낙관을매개하는공적언어로작동했다.특히미소라히바리는가수이자배우로1950년대부터1970년대까지150편이넘는영화에출연하며,스크린에서구축된이미지와무대위퍼포먼스를결합해전후일본의상징적페르소나를확고히했다.
시각적페르소나의형성또한중요하다.의상과헤어,조명과홍보사진은레코드회사와방송,영화산업의상호작용속에서고정되며,대중은그이미지를통해자신의감정을대리적으로호명받는다.이러한과정은개별가수가단지스타로소비되는단계를넘어사회적기호가되는경로를보여준다.전후일본과한국의‘엘레지’와‘눈물’의기억을귀로만이아니라눈으로도청취하게하는분석은,한목소리가시대의공명판이되는조건을구체적으로설명한다.

음악적발화와정치적굴절:상하이모던에서리샹란까지

국제도시상하이는재즈,폭스트로트,라틴리듬이중국적선율과결합하는실험의무대였다.이책은‘시대곡’이라불린노래들이어떻게하이브리드편곡을통해새로운청취경험을만들었는지,그리고그음악이전쟁과식민,선전의그물속에서어떤굴절을겪었는지보여준다.음반사·영화사·라디오가엮인매체네트워크와검열은여성가수의경력에직접적인흔적을남겼고,한곡의유통경로는동시에정치적맥락과광고·포스터·신문연재같은시각·텍스트자료를통해재프레이밍되었다.
리샹란(야마구치요시코)은이복합성을응축한대표적사례다.중국이름과일본식발음,영어이름,결혼후의이름까지이어지는다중의명명과일본·중국·만주국을가로지르는국적의경계는,그녀의커리어와이미지자체를다층화했다.상하이에서의체포와재판,국적확인과추방,이후활동무대의변화는개인의삶과공적표상의간극을극적으로보여준다.그녀가남긴시대곡의성공은음악이외교·선전·연예의경계를넘나드는통로였음을방증하고,동시에청중의팬덤과여론이얼마나빠르게프레이밍을바꾸는지드러낸다.

여성성의시각화:무대위의‘몸’과응시의정치학

다카라즈카,명월가무단,배구자악극단등여성공연집단의역사는,근대공연장이해방과규율이협상되는공간이었음을증명한다.합창과군무,행진과라인포메이션같은집단미장센은여성성을단체·국가·도시의상징으로배치했고,치마폭·하이힐·장갑·깃장식같은코스튬테크놀로지는단정·노출·품위의경계를재조정했다.객석의시선과촬영카메라,중계화면과스틸컷이만들어내는다층적응시는관객의욕망과불안을동시에관리하며,공연은규율의장치이자미학의실험실로기능했다.
그렇다고이것이일방의통제만을뜻하는것은아니다.선발과합숙,발성·댄스훈련으로대표되는엄격한노동장치는역설적으로기술·자율성·연대를낳았고,여성의몸은검열의대상이면서도새로운공연언어의생산자라는이중적지위를획득했다.이책은소리와몸,시각의상호작용을통해여성성의형성과변형을추적하며,장르문법과무대시각화,수용의순환을한데묶어보여준다.동아시아대중음악의‘사이’를포착한이시선은,오늘의공연현장을읽는강력한분석도구가된다.

‘마돈나들’과록의여성성:김완선·차이이린·쇼넨나이프·자우림

이책은또한댄스팝과록을횡단하며비남성적카리스마의계보를동시대적으로재정렬한다.김완선에서이효리,보아(BoA)로이어지는흐름은섹슈얼리티를통제·연출·전복하는자기주체적퍼포먼스가메시지·안무·무대디자인과결합해해방의감각을증폭하는방법을보여준다.차이이린은글로벌트렌드와로컬상징을세밀하게혼합하여여성-몸-춤의통념을비틀고,음악·스타일·브랜드·커뮤니티를연결하는전략적플랫폼을구축한다.이런미학은단지무대위제스처가아니라,팬덤이참여하는커뮤니케이션구조를통해현실의행동양식과가치의변화를촉발한다.
한편쇼넨나이프와자우림은‘프론트맨’중심으로전개돼온록의서사를‘프론트우먼/프론트퍼슨’으로갱신한다.클럽·레이블·페스티벌·차트가얽힌이중생태에서이들은사운드와이미지,노동과브랜딩을스스로설계하며산업의논리와예술적자율성사이의균형을찾아간다.SNS와숏폼,월드투어가일상화한지금,이책이제시하는여성아티스트의모델은스타일링과내러티브,팬커뮤니티를통합설계하는실천으로읽힌다.이로써책은동아시아대중음악의장르지형에서여성실행자들이어떻게공명과불협의역학을주도해왔는지총체적으로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