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다 큰 교사가 울고 있어요 (선생님이 된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여기 다 큰 교사가 울고 있어요 (선생님이 된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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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두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학교, 학생, 교사, 교육에 대한 퇴직 선생님의 편지!
몇 번의 기간제 교사 근무, 공립과 사립학교에서의 경험, 정교사가 되고 나서 바라본 것까지 10여 년의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쓴 퇴직 교사의 학교 에세이이다. 학생과 학교를 너무 사랑했지만 교단을 등져야 했던 선생님으로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공존하는 학교에서의 일들을 담담히 서술하면서 제자가 부디 더 좋은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솔직한 이야기와 조언들을 담아냈다.

학교를 나온 뒤에야, 바깥사람이 되어서야 진짜 우리 학교를 마주했다는 저자는 여전히 현장을 지키고 있는 동료들의 시리고 아픈 말 속에 담긴 그들의 고민은 얼핏 새것 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낡고 오래되었기에 낯설지 않았음을 고백하면서, 그와 동시에 모든 문제는 학교가 중심이 되어서 해결되기를 갈망한다.

애제자에게, 같은 전공을 공부하는 학우에게, 교단에 선 동료 교사에게, 아니, 그 무엇보다 친구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게 되어 버린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통해 비단 교육 현장뿐 아니라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비릿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모든 어른이(어른+어린이)들과 함께 위로를 나눌 수 있는 글이 되면 좋겠다는 희망도 슬쩍 담았다.
저자

홍지이

저자:홍지이
10여년간교사로일하며틈나는대로학교바깥을기웃거렸다.기회를틈타새로운문을열고드나들며몇권의책을엮었고,종종신문과잡지의지면을빌려글을실었다.결국교문을박차고나와셀프졸업을선언한뒤,뜬금없이유기견을가족으로맞이했고,몇차례임시보호활동도했다.동물구조단체에서가족을기다리는개들을세상에소개하는글을쓰기도했다.
어린‘친구’인제자들과는낮에는커피를,밤에는술한잔을기울이며우리가함께건너온세상과앞으로의삶에대해이야기나누는것을좋아한다.
『사랑은분명강아지모양일거야』를썼다.

목차

프롤로그_친애하는나의어린친구에게

1너희들이있었다
2홍선생으로불리던날들
3풍경이란서있는곳마다다르게보이기마련이지요
4우리가모은마음이여기에
5다시교문앞에서면

에필로그_받는사람:끝까지걸어가는우리들에게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첫해는그야말로사력을다했던것같아.길지않은경력을가진20대의햇병아리교사라는본모습을감추기위해.너역시같은단발머리여도어딘가어설픈뒷덜미를숨길수없는중학생티를갓벗어난고등학교신입생이었잖아.
-p.5

사실난누구보다3월을미워해.누군가내게제일돌아가고싶지않은인생의한순간을묻는다면,어느해인지는관계없고무조건교사로서3월첫평일의학교,새학기아이들앞에섰을때라고할거야.환대와긴장의선율이만들어내는오묘한불협화음에맞춰,춤을춰야하는무희가된것같았거든.아냐.무희보다는칼춤추다펄쩍뛰어작두에올라탄무당의처지와더어울린달까.
-p.15

중견교사가되어서도3월울렁증은쉬이사그라들지않더라.학생수가많았던시절엔한해입학생이300명이넘을때도있었어.거기에새로부임하는교사들까지하면한달내내낯선얼굴이복도이곳저곳을둥실둥실떠다녀.
-p.16

언젠가네가칭찬하는것보다몇배나더어려운게꾸짖는거라고말했던게떠올라.아이들을어떻게해야잘혼내는건지여전히잘모르겠다며.그러게.잘혼낸다는건뭘까.타인이듣기싫을것이분명한말을하는게교사라고뭐쉽겠니.
-p.32

사실너도알고있지?어른으로서,교사로서학생의석연찮은행동을발견했을때선택할수있는또하나의옵션.혼내지않기.외면하기혹은모른척하기의다른표현이잖아.그래도우리아직은포기하지말고,아이들을바라보자.
-p.39

판단하고정의내리고결정하고답을내려주는능력있는교사100명도필요하지만,늘한자리에서서진심어린응원과칭찬을할준비를하고있는교사1명도귀한것같아.이게나의결론이야.너도그랬으면좋겠다.
-p.51



나는떠났지만여전히일선현장에있는너의마음은때때로벌판에선기분일거야.열지도닫지도못한마음의작은틈새사이로들어오는찬바람을내내맞으며.매일겨울일것같은그곳에서…
-p.103

학교에서수완과처세와눈치라는건언제나등뒤에찰싹붙이거나주머니속에잘넣고다녀야하는덕목이더구나.이것중하나라도놓치는일이발생하면수완,처세,눈치가가진원래의미의세계관확장이일어나.
-p.132

학교에있을땐저견고한카르텔안에서벗어나본적이없었어.기간제교사일때받았던상처를누구에게돌려주진않았지만,특별히질서를거스르려하지않고묵묵히따를수밖에없는순간엔늘빠짐없이치욕스러웠어.
-p.138

퇴직을하신선생님을보내드렸던그자리에서는눈가가빨개지도록울었지만,지금의나라면눈가가아니라양손바닥이빨개지도록우렁찬박수를쳐드리고싶어.슬프지만,힘들지만,두렵지만,아프지만,버겁지만끈기있게버텨주셔서감사하다고.귀한자리를채워주셔서감사하다고.
-p.218

얼마전부터세간을들썩이게한뉴스의중심에학교와교사가서있는일이많아졌어.전국각지의학교에서벌어지는일은비슷한듯다른양상으로전개되곤했어.
-p.238

어느날.엄마가이런말을하셨어.
“지이야,네가학교를그만두어다행이다.”
나의동료들이,당신이경외하는교사들이바스러지는모습을보시는게무척힘드셨나봐.마음이너무아파.내가교사였던시간은우리부모님의자랑이었는데,만약내가지금까지교사를하고있었다면난부모님의자랑이아니라걱정이되었을까.수많은교사들의부모님들은예전과달리가슴앓이하시며상상해본적없는일들을떠올리고계실까.
-p.239

그래.난,학교가세상의중심이되면좋겠어.모두다학교를최애로여기고사랑하고아껴주면좋겠어.물론교육제도와방식등대한민국교육의문제점을외면하면안돼.학교와교육의문제에대해말하자면밤을새도모자라.무비판적수용은사랑이될수없어.
-p.255

소중한나의벗이올해는학교에서이루고싶은그꿈을꼭이룰수있기를,간절히바랍니다.
-p.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