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성장 육아 일기 (자폐 스펙트럼 아이와 엄마의 느리지만 단단한 성장의 기록)

저속 성장 육아 일기 (자폐 스펙트럼 아이와 엄마의 느리지만 단단한 성장의 기록)

$19.00
Description
“받아들이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성장 일기
“우리 아이는 자폐가 있어요.”
이 한 문장을 편안하게 말하기까지 8년이 걸렸다. 아이의 발달은 멈춘 듯 보였고, 세상의 시선은 차가웠다. 엄마는 그러나 울음을 삼키며 매일 다시 시작했다. 이 책은 자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겪는 그 끝없는 ‘Day 1’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아이를 정상으로 만들려는 싸움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다시 “낳는” 과정을 담담히 고백한다. 비교와 절망 속에서도, 내 아이의 존재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배우는 엄마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중요한 것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는 말한다. “받아들인 건 잘 모르겠지만, 적응한 건 확실하다.” 아이의 요란한 팔짓도, 외계어 같은 말도, 돌쟁이 장난감도 이제는 모두 사랑스럽다.
『저속 성장 육아 일기』는 ‘받아들임’이 아니라 ‘적응’을 이야기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여전히 흔들리면서도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오늘도 가볍게 웃으며 증명해 보인다.
저자

정진희

저자:정진희
“자폐아이의엄마로살아가야하는운명은피할수없는나의길이다.주어진운명에서의미를찾는유일한방법은지금의인생에의미를부여하는것뿐이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아들과의일상을담은유튜브채널‘지니스펙트럼’을운영하고있다.중앙대학교식품영양학과를졸업한뒤영양사,요리강사,스피닝강사로일하며활기차고유머러스한성격으로살아왔다.그러나하나뿐인아들의장애진단앞에서무너지고,때로는아이를원망하기도했다.소통이쉽지않은아이,세상의시선을한몸에받는아이와의하루하루를기록하며,삶의본질과진정한사랑의의미를다시배워나가고있다.

유튜브@jinnyspectrum인스타그램@jinny_spectrum

목차

프롤로그.‘우리아이는자폐가있어요’이말을못해서

[만남]
두번째출산
-비교의늪
모래로된아이
-나의발달느림보친구들
내마음의텔레비전은흑백이었다
-다행과덕분

[성장]
태풍이치는바다에서발견한것
-아이의감각에반응하는법
오늘이첫날이야
-훈육의기술
아이는너에게기회를주고있는거야
-슬픔도사유재산이다
월정사전나무숲
-배움의목적

[배움]
우리들은자란다
-아이에대한자부심
우리가서로를못믿지는말자
-특수학교지원하기
치료보다중요한것은
-뭐하나는천재라던데
누가좀가르쳐줬더라면
-자주듣는질문들

[마음]
우리들의안전지대
-엄마는아이의반사판이다
허구한날보니까못알아보지
-잊고있던Z축을찾아서
노선을이탈했습니다
-이용하면안되냐?

[가족]
나는지금호시절입니다
-용서해줘
보이지않는경계
-나에게복이되는사람
내구성테스트
-결심보다행동
생각이달라도함께걸어나간다
-상어가되지않도록

에필로그.가장후회하는네가지,가장고마웠던네가지

출판사 서평

속도보다방향,의지보다태도.
유쾌한엄마의특별한육아에서발견하는삶의자세.

받아들이는대신적응하고,버티는대신웃는다.정상에가까워지려애쓰던엄마는아이에게적응하며다시태어난다.
이이야기는자폐스펙트럼아이를‘극복의대상’이아니라‘다른속도로살아가는존재’로바라보는시선에서시작된다.
진단직후그는끝없는비교와죄책감속에서자신을탓했고,치료실을전전하며아이의‘부족함’을채우려애썼다.
그과정에서지쳐울기도했고,세상의시선에상처받기도했다.
그러나시간이지나면서깨달았다.아이의속도를끌어올리려는싸움보다그속도를제대로이해하는것이더중요하다는것을.
그래야아이와나,그리고가족이행복해질수있다는것을.
그의이야기에는‘극복’이나‘희생’이없다.
대신솔직함과일상이있다.
고통스러운하루속에서도위로가되어주는이웃에게감사하고,
조금씩성장해가는아이의변화를놓치지않으며진심으로기뻐한다.
슬프지만웃을수있고,힘들지만살아갈수있는이유는다시오지않을지금이순간의소중함을알고있기때문이다.
『저속성장육아일기』는자폐아이를키우는엄마의이야기를넘어,한사람이세상과다시연결되어가는성장의기록이다.
이책은사람이사람을,그리고세상을어떻게대할것인가를묻는다.
그리고우리에게필요한건의지가아니라태도라고답한다.

책속에서

내아이의장애를적극적으로알리면그걸보는누군가도자기아이의장애를공개할마음이생길지도모른다.그런이야기가많아지면외로운부모들의삶이조금은가벼워질것같았다.더많은사람들이발달장애,자폐스펙트럼장애에대해알게된다면,로건이같은아이들이살아갈세상은좀더편안한곳이될것이다.
[프롤로그.’우리아이는자폐가있어요’이말을못해서]

의사선생님께설명을들었지만기억은안난다.집으로돌아와스마트폰으로검색해봤다.지식백과가알려주는자폐성장애의참담한예후를읽어내려가는동안,‘판사로건이’,‘의사로건이’,‘운동선수로건이’…나의상상속무수히많았던로건이들은어찌할바를모르고있었다.
[두번째출산]

‘부러우면지는거’라고사람들은말하지만이제는부러움이나에게패배감을남기지않는다.부러우면부러운거다.이제는거대한스펙트럼의프리즘속에서로건이를꺼내어‘내아들로건이’라는이름하나로함께걷고있기때문일것이다.
[비교의늪]

자폐(自閉)라는용어의의미대로자폐성장애인은‘스스로갇힌사람’이라고표현하기도한다.
아이가스스로문을닫은거라면,나는아이가있는세상으로들어가서같이놀아주고싶은마음이굴뚝같았다.
그런데들어가는문이어디있는지알수없었다.
[모래로된아이]

또하나크게달라진것은협박성말투를줄이게되었다는점이다.특히“지금이러면집에갈거야!”라는말은가장먼저고쳤다.예전엔상황을가리지않고,실현가능성도없는“또이러면집에갈거야”라는말을습관처럼던졌다.그말은로건이를더‘말안듣는아이’로만들고,나는‘무시해도되는엄마’로만들었다.결국곤란해지는건아이가아니라나였다.
[훈육의기술]

‘아,나는아이가열생각이없는즐거움의선물상자를공들여서같이열어주어야하는사람이구나.’
말을가르치는것도,글을가르치는것도전부다결국은아이가이세상을더즐겁게살아가기위함이다.그하나의목적을잊지말고또포기하지도말고꾸준히선물상자를공들여열어주기로마음먹었다.
[월정사전나무숲]

‘아니’라는단어를쓰기시작하자,로건이의삶이조금편해졌다.길에서드러누워우는일이줄어들었다.
무언가를거부하고싶을때울거나소리지르지않고‘아니’라고말할수있게된것이다.
나는그게얼마나자랑스러웠는지모른다.
“너도말할수있어서편하고좋지?”
물어도대답이없는로건이지만표정을보면알수있다.
‘아니’라는말을알게된로건이는한결자신감이넘쳐보인다.
[우리들은자란다]

아이의장애를알게된후가장가슴이미어졌던순간은‘이아이는앞으로얼마나외로울까,멸시받진않을까’라는생각이떠오를때였다.
그예감은어디에서온걸까.
바로내과거였다.
살면서지적장애,자폐성장애에대해배워본적이없다.
그런병이있다는것은알지만어떻게대해야하는지모른다.
학창시절,그냥‘바보’라고생각했던몇명의친구들의얼굴이떠오른다.
이제와돌아보니,그아이들은경증자폐나ADHD였을지도모르겠다.
[누가좀가르쳐줬더라면]

‘장애있는아이를키우면서내삶을되찾겠다’는건어쩌면허황된꿈일지도모른다.하지만돌봄이오래필요한아이가나에게왔기에,이제는그아이를내세계에더자주초대하고,아이를나에게맞추는연습도함께해보려고한다.서로행복하게살아갈수있도록.
[잊고있던Z축을찾아서]

노선에서이탈한지도벌써몇해가흘렀다.
방황의시절을지나,이제나는로건이와함께예전의철로는보이지도않는먼곳에서산책하며지낸다.
민들레를바라보다가,로건이가좋아하는솔방울을고르느라쪼그려앉기도하다가,가끔은우리와비슷한아이와엄마를만나웃기도하면서.
[노선을이탈했습니다]

처음아이의자폐진단을받았을때의느낌을나는종종책에비유하곤한다.
도통재미도없고,적응도되지않는두꺼운책한권을턱하니받아든느낌.
읽고싶진않지만반드시읽어야만하는책.
내용은난해하고,책은무겁고,진도는잘나가지않는다.
그래도인내심을갖고한장한장넘기다보면,어느새손에익고,조금씩이해도되며,비로소읽을만해진다.
그런데누군가갑자기다짜고짜책을펼쳐몇챕터뒤를보여준다.그것도최악의시나리오로.
[나는지금호시절입니다]

아이의장애를어떻게바라보는지나와남편이서로달라도,우리의목적지는결국같다.
로건이가오늘보다나은내일을맞고,우리부부는서로를다치게하지않고아끼며살아가는것.
불확실한것은불확실한대로두고함께걷는것이오히려더편안할때가있다.
[생각이달라도함께걸어나간다]

유튜브에서‘한번도남편과큰소리내어싸워본적이없다’는말을한적이있었는데어떻게그럴수있냐는질문을많이받았다.사실비결이라고할만한건없다.남편과의관계에특별한노하우가있는것도아니다.다만집안공기에독성이스며들지않게하려고신경쓴다.
[상어가되지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