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은 있는가요 (정아은 추모소설집 | 반양장)

엔딩은 있는가요 (정아은 추모소설집 | 반양장)

$18.00
Description
아홉 작가, 아홉 색깔로 복원한 한 사람의 세계
고인의 부재와 그의 ‘끝나지 않은’ 문학적 유산을 받아들이는 작업
“사람은 가도 사랑하는 마음은 남는다. 영원히.”
_정아은,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중에서

2013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한 정아은 작가는 생전에 공저 포함 일곱 권의 소설과 다섯 권의 논픽션/에세이를 썼다. “교육 현장, 외모 지상주의, 노동의 소외, 대중의 광기, 지식인의 위선 등 당대 첨예한 현실”을 소재로 삼았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우리가 사는 현실의 문제들에 진지하게 천착해온 그의 작업의 동력은, 많은 이들이 증언하듯 타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사고를 발전시키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집단의 분위기에 자기가 해야 할 판단을 맡기지 않는 사람, 사실을 존중하는 사람”(장강명)이었다. 선후배 동료 작가들의 작품에 말과 글로 관심과 애정을 표했고, 타인과 세상 만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작품에 녹여냈다. 이 추모소설집 《엔딩은 있는가요》는 소설가들이 소설을 통해 고인을 기리며 그의 ‘끝나지 않은’ 문학적 유산을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정아은 작가와 작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을
소설화한 애도의 새로운 방식

“고립된 애도가 공유된 애도로 건너서는 순간, 사람은 서로를 지탱한다.”
_소향,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집에는 아홉 작가가 쓴 각각 아홉 편의 단편과 산문(작가의 말)이 실려 있다. 이 소설집의 기획자인 장강명 작가의 제안으로, 단편소설은 정아은 작가와 그의 작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작가의 말’은 왜 그 소재가 떠올랐는지를 중심으로 고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 소설가들이 무엇보다 소설을 통해 고인과 그의 문학을 기리는 방식은 각별하다. 작가 정아은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사회적인 이미지를 소설 속에 불러내는 것은 물론, 그가 남긴 작품들의 의미를 새로이 해석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문학적 유산을 이어받는다. 추모와 애도, 깊은 슬픔의 정서가 낮게 깔리는 가운데, 냉철한 자기 성찰과 신랄한 사회 비판, 기존 질서에 대한 유머러스한 패러디 등으로 작품마다 고유의 색깔을 드러낸다.
저자

장강명외

저자:장강명
2011년《표백》으로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재수사》《열광금지,에바로드》《한국이싫어서》《댓글부대》등을썼다.수림문학상,젊은작가상,오늘의작가상등을수상했다.

저자:김하율
2013년단편소설〈바통〉으로실천문학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나를구독해줘》,소설집《어쩌다가족》등이있다.2023년《이별이마음에들어》로수림문학상을수상했다.

저자:김현진
2009년에세이《네멋대로해라》를시작으로〈한겨레〉〈경향신문〉등여러매체에글을실었다.《녹즙배달원강정민》《정아에대해말하자면》등의소설과다수의에세이를출간했다.

저자:소향
2022년김유정신인문학상을받으며데뷔했다.장편소설《화원귀문구》,SF소설집《모르페우스의문》등을썼다.《우리의연애는모두의관심사》《촉법소년》등다수의앤솔러지에참여했다.

저자:정명섭
2006년역사추리소설《적패》로데뷔했다.20여년동안약240편의장편과단편을발표했다.대표작으로《암행》《기억서점》《미스손탁》《빙하조선》등이있다.

저자:조영주
2011년《홈즈가보낸편지》로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을수상하며데뷔했다.장편소설《붉은소파》《반전이없다》《쌈리의뼈》등을썼다.세계문학상,KBS김승옥문학상신인상등을수상했다.

저자:주원규
한양대,삼육대겸임교수.2009년《열외인종잔혹사》로한겨레문학상을수상했다.언론탐사를그린드라마〈아르곤〉,마약시장의카르텔을다룬드라마〈강남비-사이드〉대본을집필했다.

저자:차무진
2010년장편소설《김유신의머리일까?》로데뷔했다.장편소설《해인》《모크샤,혹은아이를배신한어미이야기》《인더백》《여우의계절》,소설집《아폴론저축은행》등이있다.

저자:최유안
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소설〈내가만든사례에대하여〉가당선되며데뷔했다.소설집《보통맛》,장편소설《백오피스》《새벽의그림자》등을썼다.노근리평화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서문장강명

차무진그봄의조문
작가의말|우리는한번마음에담았던사람을

장강명신탁의마이크
작가의말|초상,오해,뒤늦게

김현진오만과판권
작가의말|완벽한삼각형

최유안모두의진심
작가의말|흔적을더듬는시간

조영주홍대앞집엔,그녀가산다
작가의말|나비는세가지모습으로

소향달의열두초
작가의말|보름은잠시,달은계속

주원규특약사항
작가의말|듣는사람,정아은

정명섭돌을던지다
작가의말|어둠그리고빛

김하율당신이라는이야기
작가의말|슬픔의표지석

출판사 서평

아홉작가,아홉색깔로복원한한사람의세계
고인의부재와그의‘끝나지않은’문학적유산을받아들이는작업

“사람은가도사랑하는마음은남는다.영원히.”
_정아은,《높은자존감의사랑법》중에서

2013년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데뷔한정아은작가는생전에공저포함일곱권의소설과다섯권의논픽션/에세이를썼다.“교육현장,외모지상주의,노동의소외,대중의광기,지식인의위선등당대첨예한현실”을소재로삼았다.픽션과논픽션을넘나들며우리가사는현실의문제들에진지하게천착해온그의작업의동력은,많은이들이증언하듯타자에대한사랑이었다.그는“세상을이해하고자기사고를발전시키려끊임없이노력하는사람,집단의분위기에자기가해야할판단을맡기지않는사람,사실을존중하는사람”(장강명)이었다.선후배동료작가들의작품에말과글로관심과애정을표했고,타인과세상만물에대한호기심과탐구심을작품에녹여냈다.이추모소설집《엔딩은있는가요》는소설가들이소설을통해고인을기리며그의‘끝나지않은’문학적유산을받아들이는작업이다.

정아은작가와작품을생각하면떠오르는것을
소설화한애도의새로운방식

“고립된애도가공유된애도로건너서는순간,사람은서로를지탱한다.”
_소향,작가의말중에서

이소설집에는아홉작가가쓴각각아홉편의단편과산문(작가의말)이실려있다.이소설집의기획자인장강명작가의제안으로,단편소설은정아은작가와그의작품을생각하면떠오르는것을소재로이야기를전개했다.‘작가의말’은왜그소재가떠올랐는지를중심으로고인에대한기억을되살린다.소설가들이무엇보다소설을통해고인과그의문학을기리는방식은각별하다.작가정아은에대한개인적인기억과사회적인이미지를소설속에불러내는것은물론,그가남긴작품들의의미를새로이해석해저마다의방식으로그문학적유산을이어받는다.추모와애도,깊은슬픔의정서가낮게깔리는가운데,냉철한자기성찰과신랄한사회비판,기존질서에대한유머러스한패러디등으로작품마다고유의색깔을드러낸다.

차무진,〈그봄의조문〉

차무진작가는생전에정아은작가가아끼던차작가의단편〈그봄〉(《아폴론저축은행》)을두고고인과주고받은대화를소설을통해기렸다.실제로고인의빈소에방문했던차작가가당시장례식장의풍경을사실적으로묘사하는한편,단편〈그봄〉의어린두주인공이빈소에서고인과조우하며소설은현실과환상의경계를넘나든다.차무진작가의트레이드마크인묵직하고도그로테스크한정서가깊은슬픔과어우러진다.

장강명,〈신탁의마이크〉

장강명작가는《잠실동사람들》에서정아은작가가천착한부동산문제를소재로전세사기피해자들을취재했다.새로운형식의소설실험을지속적으로시도해온장강명작가는이번작품으로르포르타주문학에스탠드업코미디라는형식을입혔다.작가의특기인팩트와취재를기반으로전세사기중에서도드물고까다로운종류인‘신탁사기’를치밀하게파헤친다.생생한현장감과생동감,신랄한현실비판과풍자가장강명답다.

김현진,〈오만과판권〉

김현진작가는생전에정아은작가가가장사랑한작품인제인오스틴의《오만과편견》을유머러스하게패러디하며고인에대한사랑과존경을표했다.《오만과편견》의핵심플롯을그대로가져오면서,현재한국출판계를배경으로‘웃픈’연인의사랑이야기가펼쳐진다.코인으로‘떡상’한‘더비셔인베스트먼트’의숨은실세이자오만한주인공피츠윌리엄윤은결국정아은작가의작품을좋아하게된다.‘작가의말’에는동국대석좌교수라종일교수와김현진작가가고인을기억하며나눈편지가실렸다.

조영주,〈홍대앞집엔,그녀가산다〉

조영주작가는정아은자가가참여하려했으나미완으로남은마지막앤솔러지《우리의연애는모두의관심사》의주제로소설을썼다.홍대앞플리마켓에서귀걸이를파는여자에게서여자친구에게줄나비귀걸이를산남자는이후로그녀를기억에서떨칠수가없다.O형남자의아이를갖고싶은여자와,그녀에게집착하는남자의난센스같은‘금지된사랑’이야기가펼쳐진다.

주원규,〈특약사항〉

주원규작가는정아은작가의대표장편《잠실동사람들》과사회적반향을불러일으킨논픽션《전두환의마지막33년》을엮어독특하고개성넘치는문학세계를펼쳐냈다.정작그본질보다형식과의식(儀式)에의미를부여하는아내는신혼집으로잠실동을고집한다.남편은‘영끌’로잠실동의28년된낡은아파트를급매하는데,이급매아파트계약에붙은기이한‘특약사항’이부부의삶을송두리째바꾸어놓는다.

최유안,〈모두의진심〉

최유안작가는‘전두환’이라는이름이들어간“책의제목에손을닿고싶지않아서”독서를미뤄두었던《전두환의마지막33년》을마침내읽으며소설을구상했다.‘VIP를모시는’공무원,백화점에서근무하는직장인,목사남편을둔미국유학생등의생활풍경을평범한대학원생이자프리랜서번역가의시선으로담담한필치로그린다.소설은차차일상의계급차와정치적분열에대한근본적인질문으로나아간다.

정명섭,〈돌을던지다〉

정명섭작가역시방대한자료와취재를바탕으로완성한고인의저작《전두환의마지막33년》에존경을표하며작품을썼다.1982년해외순방을마치고돌아오는대통령을맞이하기위해전국의초등학생들이동원된다.반별로선생님을따라학교에서김포공항까지몇시간을걸어가야하는주인공준섭과친구들은이상황을이해할수없다.이야기는80년대초반작가가실제로겪은경험을기반으로했다.

소향,〈달의열두초〉

소향작가는고인과처음,그리고마지막만난날떠있던‘달’을,보이지않지만곁에존재하는사람의상징으로차용했다.먼바다에서사라진사람들의마지막소리를듣는능력을가진여자윤해와,외딴섬의등대안전관리를책임지는기술자정류가그의죽은동생의마지막소리를듣기위해보름달이뜨는날만난다.바다냄새가코끝에느껴지는듯한,소향작가특유의서정성이돋보이는SF소설이다.

김하율,〈당신이라는이야기〉

김하율작가는정아은작가의에세이《이렇게작가가되었습니다》에서영감을받아‘작가란무엇인가’에대해액자소설형식으로풀어냈다.50대중반의평범한남자와유난히하얀피부에검은정장을차려입은남자가지하철에나란히앉아마치《천일야화》속주인공들처럼이야기를들려주고듣는다.반전에반전을거듭하며마침내두남자의정체가드러나는전개가놀라움을자아낸다.

각각의소설들은모자이크처럼고인의작품세계전체를가늠하게해주는동시에,저마다의개성으로소설적재미와완성도를확보한다.추모소설집으로서는물론독립적인작품들로서도손색이없다.아홉명의소설가들은저마다의방식으로고인을애도한다.그리고작품을통해애도는공유된다.이것이이추모소설집의가장큰의미일것이다.“고립된애도가공유된애도로건너서는그순간,사람은서로를지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