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키와 니니

수키와 니니

$16.80
Description
2000년, 스무 살을 맞이한 은재는 엄마의 사촌인 숙희 이모(수키)로부터 놀러 오라는 권유를 받고 먼 이국으로 향한다. 수키는 친구의 딸인 니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은재는 니니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하고 만다. 하지만 애써 감정을 숨기며 지냈고, 한 달 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소식이 끊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은재는 시한부로 병을 앓는 수키가 자신을 찾는다는 엄마의 말에 오랜만에 수키네로 향한다. 수키가 건넨 것은 놀랍게도 니니의 실종에 관련된 기사 스크랩 북. 심지어 은재가 돌아간 뒤 얼마 안 되어 실종되었고, 최근 백골 시체가 발견되었다는데. 과연 20년 전, 니니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

박서연

책장을덮은뒤에도오랫동안여운이남는,의미있는이야기를쓰고싶다는생각으로긴시간소설을써왔다.
공모전을준비하던중에예기치않은기회로첫책《수키와니니》를출간했다.

목차

수키와니니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박서련ㆍ한정현추천★
“사랑을,사랑에대한이야기를생각할때마다나는이책을떠올리게될것같다.”_박서련
“이소설은지난시간을돌아보고기억하며,잊힐이름을대신불러주는이야기이다.”_한정현

세월이흐르면오늘의이마음도사라질까?
오랜시간을건너다시찾은사랑의기억

스무살을맞은은재는이국에사는이모수키의제안을받아그녀의집으로첫해외여행을떠난다.그곳에서만난니니에게첫눈에강렬한감정을느끼고,매일같이함께시간을보내며가까워진다.이후한국에돌아온뒤에도빼곡히채운편지를니니에게보내지만,어느날한장의사진엽서가답장을대신하자더이상니니를찾지않는다.그렇게20년이지난어느날.병에걸린수키가자신을찾는다는부름을듣고오랜만에수키의집으로향한은재는,자신이떠나고얼마지나지않아니니가실종되었고,최근에야백골로발견되었다는것을알게된다.
첫사랑이백골로발견되었다는충격적인사건으로시작하는이소설은,얼핏은재가니니를살해한범인을찾아가는이야기로보이기도한다.은재는‘니니에게무슨일이있었는지’,‘왜니니가살해당해야했는지’의문을품은채과거를되짚으면서자신이알지못하고,보지못했던니니에대해알아간다.그리고20년전의‘약속’을지키며,제대로이별하지못했던니니를보내줄수있게된다.그약속이수키가사랑했던‘너’를찾는것이라는점에서이소설은1980년대한국에서2000년수키네로,그리고2020년은재에게로이어지는사랑과회복의기록이라고할수있다.

“산다는건끊임없이잘못을저지르는일같아.아무리조심하고,조심해도.”_책속에서

박서연작가는이책에서,“사슴이기린만큼목이길지않아저높이달린열매를따먹으려애쓰지않았다고해서,사슴에게그열매가간절하지않은것은아니니까.”(146쪽)라며제손으로인연을놓쳤던사람들의편이되어준다.그러면서도후회로가득한시간을멈추고다시앞으로나아가는방법을찾으라며다정히등을밀어준다.시간이흐르면서자연스레소중한이와멀어져본독자라면이말에따듯한위로를느낄수있을것이다.이렇듯이제첫장편소설을선보였을뿐이지만,박서연작가만의유려하고감성적인문체와위로를건네는다정한메시지에독자들은어느새다음책을기대하게될것이다.

나는알지못했고,너는말하지못해서흘려보냈던
스무살첫사랑을재정의하기위한치유의기록

“그애의아픔은미지의언어로쓰여있었고,
여전히나는그언어를모른다.”_책속에서

1980년대민주화운동이절정에올랐던시기,수키는옷차림만으로‘계집’운운하는소리를들어야했던집안에서가장잘난딸이었다.진보를외치면서도보수적이었던사회에서주위의시선이두려웠던수키는,같은여자를좋아한다는이유로손가락질받을까봐사랑하는‘너’의손을뿌리친다.그리고20여년이지난뒤,사촌조카은재는수키의집에서만난니니와특별한감정을나눈다.

동굴같던작은방안에둘만의세계를펼쳐두었을때,나는초단위로니니와가까워지는것을느꼈다.세밀한단위로흐르는하룻밤은길고길어서한사람이다른한사람에게특별한존재가되는데충분한시간이었다._책속에서

하지만수키와마찬가지로은재역시동성이기에첫눈에반했을때의강렬한감정을숨기고외면한다.모든사랑이시작할때는용기가필요하지만,어떤사랑에는더큰용기가필요하다.《수키와니니》는그용기가충분하지못해서사랑이란것을알면서도흘려보내야했던두사람,수키와은재의이야기이다.
평생잊을수없는인상을남겼던첫사랑을스쳐보냈던은재는니니의사건을알고난후,20년전의그때를되짚어본다.니니의주위에는많은사람이있었다.폭력적이고강압적이었던친부,엄마의예전연인이자니니의친구였던세실,형제보다서로를더걱정했던아인,그리고니니의곁을맴돌았던정체를알수없는사람들.과거를떠올릴수록은재는자신이보고,사랑했던니니에게서점점더낯선모습을발견한다.
사랑은가장위대하고숭고한가치로떠받들어지지만,‘정상성’에갇힌사랑은그범위와당위를남에게인정받고자한다.분명히사랑이었지만,남들앞에서당당히말할수없었던첫사랑.이제그때그아이는없지만,다음으로,앞으로계속해서나아가기위하여애쓰는상처입은채아물지못했던마음을박서연작가는자신만의다정하고감성적인필체로그려내깊은여운을남긴다.

“한달은길지않은시간이지.방학이늘그렇듯이.그렇지만짧다고할수만도없지.단한달동안의사랑이나머지평생에걸쳐내내나를멈칫거리게할수도있다는사실을상기한다면.
《수키와니니》는길지않은이야기다.하지만사랑을,사랑에대한이야기를생각할때마다나는수키와니니를떠올리게될것같다.코트주머니속에넣어둔브로치처럼,작지만거의물성을지니고있는것처럼분명한감정을그러쥐고.”-박서련(소설가)

“우리는항상사랑이가장위대하고가치있다고말하고,또그렇게배우지만우습게도그사랑은항상세상이말하는‘정상’에게만부여되곤한다.
이소설은사랑에대한기억이면서동시에애도이다.80년대의수키,2000년대의니니모두현재의‘은재’가기억하기에흘러가버리지않는다.그기억과애도에대한애정으로써내려간이소설덕분에우리는그사랑을힘껏,정말그것은사랑이었다고말해줄수가있다.”-한정현(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