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소소 - 아침달 시집 42

재재소소 - 아침달 시집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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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김동균이 등단 5년 만에 첫 번째 시집 『재재소소』를 출간했다. 신춘문예 당선 당시 “일상을 이야기로 벼리고 여기에 재기를 담아 삶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흔드는 힘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인상 깊은 시작을 알렸던 시인은, 그동안 발표해온 59편의 시를 첫 시집에 담았다. 일상을 자기만의 인식과 문법으로 재구성하며, 일상의 새로운 전개도를 완성하는 이번 시집은, 과도한 수사나 명징한 사유에 기대지 않고 끊임없는 관찰과 반복으로 일구어낸 새로운 리듬감을 선보인다. 실생활을 감싸고 있던 시간과 공간을 교묘하게 변주하며 마침내 낯선 풍경으로 환원하는 시인의 시는 우리가 동시에 느끼던 것을 함께 곱씹고, 그 후로 새롭게 펼쳐지는 장면에서 각자의 반경으로 헤어지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해설을 쓴 이수명 시인은 “김동균의 시는 존재성과 형식성과 외재성의 동력에 힘입어 폭넓게 전개되고”있다고 이야기한다. 「금붕어」라는 동명의 세 편의 시를 토대로 읽어낸 시인의 시가 어디에서 어떻게 추동하는지, 어떤 형태로 나아가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매뉴얼이 되기도 한다.
저자

김동균

저자:김동균
2020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오보에다모레

좋은아침15
티셔츠16
검은얼음17
우유를따르는사람18
이조악기20
꽃집에대해서22
스완지스티커24
케이지26
이유가있었다28
우리가함께썼던작은개30
새로운날32
또푸른불이점화되고있었다34
하와이35
우리가게임을36

2부금붕어는케이크전문점

세수41
금붕어42
경주44
금붕어46
금붕어47
물살49
청사로들어간사람50
실생활52
경험54
껌과과일56
점차빠른속도58
종활60
짐62
이전에는그냥따라가면되었다64
하나와나사66
홀케이크69

3부푸성귀가없는쪽

한개의큐브73
두개의큐브74
화원으로75
어느날부터76
종이집78
돌담에있었다80
도슨트82
네트84
계단을고치면되었다86
새가필요해서88
버섯이왔다90
세개로이어지는큐브91
휘슬92
꿈에95
유리들96

4부세검정으로간다

트랙101
드라이브102
리듬잔치에서네가103
빛없이있던것106
명과집108
푸드트럭이달려오고있었다109
조제기110
애니메이션112
일본장미113
다회114
제조기116
작업118
말벗120
화분121

해설|금붕어이야기-이수명127

출판사 서평

끊임없이이동하는생활을타고
새로운리듬에도착하는시

2020년《동아일보》로등단한시인김동균의첫시집

등단작「우유를따르는사람」으로김혜순시인,조강석평론가로부터“일상을이야기로벼리고여기에재기를담아삶에대한일반적인식을흔드는힘을지니고있는작품”이라는평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시인김동균의첫시집『재재소소』가출간되었다.등단5년만에펴내는이번시집은‘이곳저곳또는여기저기’라는뜻을가진제목처럼,시안에서끊임없이움직이고이동하는시인의언어를따라생활이라는반복이재편된다.시인의시에는과도한수사나미문에기대지않고생활의규칙을집요하게관찰한뒤,그사이를비집고들어서는리듬으로변주하는시인의시선이돋보인다.생활이라는견고했던흐름을뒤바꾸는시인의존재를호명하는방식은마침내한권의새로운리듬으로탄생한다.

총4부로구성된이번시집에는59편의작품이수록되어있다.서로맞닿아있지않지만하나로이어지는듯한인상을준다.이번시집에서주로등장하는일상의공간들은장소에지나지않고일련의‘사건’처럼전개되며새로운풍경으로도약한다.흐름이나방향,속도와같이눈으로볼수없으나삶을구성해온구두점을불러와평면적이던삶에높이와깊이,부피와흐름을부여하며임체감을더한다.시인김동균이시를시작하는지점에는어떤존재에대한관찰과파악,그리고그존재와함께드리우는주변에대한헤아림,그리고평범한풍경을새롭게뒤바꾸는작은속삭임에대한귀기울임에있다.생활이라는틀에고립되지않고,이와같은존재들과함께시편을건넌다.한편의시에서다른한편의시로가는간격은넓지않다.김동균시인의시집읽기는새로운보폭으로이어진징검돌을건너는일이된다.이엇박자같이비틀린흐름을느끼며정형화되었던생활의인식을낯설게뒤바꾸는체험이바로『재재소소』를읽어야하는이유이기도하다.

“잊지말고가장늦게도착하기로한다”
실생활에서종활까지로의여정

이번시집에서자주등장하는시어는‘도착한다’라는동사인데,이는시인이시안에서끊임없이움직이고이동하고있다는뜻임과동시에,어떤‘기다림’을종결하는시인의태도가담겨있기도하다.베란다,꽃집,빵집,도서관,방,산책로,돌담,테니스코트등일상에서흔히볼수있는공간성을하나의시적사건으로만드는데에는이렇듯화자의움직임과화자가바라보는풍경의움직임이미묘하게어긋나기시작하면서부터이다.계단을고치거나의자를옮기는일,티셔츠에그려진바이크가쏟아지거나누군가에게운동장을나눠주는일처럼,불가능한일을아주쉽고간단히다루는시인의세밀하고견고한시선에서마침내우리는새로운일상의흐름에‘도착한다’.

머물렀다금세떠나기도하는푸드트럭,베란다를자꾸서성이는사람,도착한곳에서부터꽃집이시작된다고말하게되는거리등시작과끝이언제나동반되어있는공간성은,시인이시의제목으로도이야기하는‘실생활’과‘종활’의여정을그리는데성공한다.자유자재로전복되는일상의개념들은시인의새로운리듬을탄생하는데중요한바탕이된다.“잊지말고가장늦게도착하기로한”화자가있었기에계속해서겨눌수있는실생활의풍경이기도하다.

시인이수명은해설「금붕어이야기」를통해시집에수록된세편의동명시「금붕어」를각각존재성,형식성,외재성으로읽어내며시인의시집입구에서각별하게헤아려보아도좋을이야기를전한다.“김동균의세금붕어시들은사실어떤진행도,단계도,변증법도아니다.이시들이보여주는것같은,일종의삼각편대안에서그의문학은움직이고있다.사물에대한깊은응시와동행(존재성),이를언어로이동시키는일(형식성),언어의독자적비행(외재성)이라는편대말이다.우선사물의존재성에대한이해와동행은압축된페이소스를보여준다는점에서눈길을끈다”라고언급한다.

일상이라는견고한반복을도착하면다시떠나게될지도모르는불연속으로뒤바꾸는시인의새로운리듬은,독자들에게새로운길을내어줄지도모른다.어디에나갈수있으며또어디에도없을수있다는시인의작은분주함을따라가보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