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과 시 - 일상시화 5

생활체육과 시 - 일상시화 5

$14.00
Description
시와 생활이 그리는 포물선 아래
시인 김소연이 걸어온 땀의 경로들
시와 더불어 산문까지 함께 사랑받는 시인 김소연의 새 산문집 『생활체육과 시』가 아침달 일상시화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지난 산문집 『어금니 깨물기』를 통해 웅크리며 버티고 서 있던 시간에 대해 이야기했던 시인은 이번 산문집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행과는 조금 다른 보폭으로 ‘걷기’라는 삶의 문법을 터득해 읽어나가는 시의 윤곽, 생활의 이동 경로, 산책의 여러 순간들이 다채롭게 담겨 있다. ‘생활체육’이라는 테마 속에서 시인은 시의 윤곽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으며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삶의 원동력에 대해 말한다. 우리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언어의 포물선을 따라 그리며, 마음에 운동성을 부여하고 살아가는 윤곽에 흘린 땀자국을 확인하는 산문들이라 할 수 있다.

“시는 인간이 언어로 그을 수 있는 가장 큰 포물선이다”(「단상 1‐열아홉 조각」)라고 말하는 시인은 포물선 밑에 드리워져 자신의 읽기와 쓰기를 걷기로 환원하며 이미 만나고 있는 세계를 다시 끌어안는다. 비탄마저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고, 지금껏 닿아본 적 없는 미세한 근육들을 움직이며 기꺼이 비탄 속으로 걸어 나간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지도가 품고 있는 장소처럼, 시인 김소연의 이번 산문들을 통해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지친 승부처에서 함께 걸어 나가자고, 땀에서 땀으로 전하는 하이파이브다.

저자

김소연

저자:김소연
시집『극에달하다』『빛들의피곤이밤을끌어당긴다』『눈물이라는뼈』『수학자의아침』『i에게』『촉진하는밤』과산문집『마음사전』『시옷의세계』『한글자사전』『나를뺀세상의전부』『사랑에는사랑이없다』『그좋았던시간에』『어금니깨물기』등을썼다.

목차

움직이기신기록배지
몇번이고다시태어나는이야기
NordicWalking
기대어왔던것들에기대어서
“우리는뭔가를꾹참으면서”
마찰력증진기간

무동력트레드밀위에서의단상
단상1­열아홉조각
단상2­제로그라운드와폐소공포증

농담릴레이
사랑을담아
잘하지는못하지만
어린이가괜히금은방이나정육점에갈수있었더라면
찌걱대는마루를밟으며
군만두같은산문쓰기
약간의도전,약간의재능,약간의도움

서로의가지가맞닿아만드는그늘아래에도착한여름
집에서해변까지
뮌헨
공원들
자전거를타고흙길을달린다

후기

출판사 서평

“세계의가장자리를두루발로디딘자의땀자국이
나의얼굴이기를”

시가그리는포물선을따라
비탄속으로걸어나가는산책

독자적인시세계를구축하면서동시에마음을순일하게헤아리는산문으로많은독자의굳건한지지를받고있는시인김소연의새산문집『생활체육과시』가출간되었다.머물러있던자리의안간힘속에서지켜보았던아른거리는삶의장면들을시적이고도명징하게포착해온시인은이번산문집을통해온몸으로움직이며나아가는과정의원동력을투시하며시의언어와생활의이동경로를함께이야기한다.생활에서주고받는공처럼,시가그동안그려온‘포물선’을읽어가는데에는‘걷기’라는일상의새로운문법이필요하다.시인은이를통해삶에드리운비탄을말하고,시에도사리고있던다양한진실을향해나간다.총네개의챕터로구성된이번산문집은장소와상황에구애받지않으며,시인이닿고싶어하는세계의일면들을다양하게보여준다.삼만보를걷고‘움직이기신기록배지’가축하를알리던날,“먼데로부터차곡차곡도착해온울분들이온몸에꽉차있을때마다나는오래걸었”라다고이야기한다.시인의이야기를통해걷는다는것이시간을횡단하는삶의방식이자동시에충분히아파하고회복하는과정에놓여있는일이라는것을깨닫게된다.

폭력의언어속에서유령처럼떠돌던여성의언어를길어올리며시인김혜순부터박규현까지,시를통해분주히이동해온시의포물선을따라가다보면,읽는일에다가서있는독자들은새로운산책로를만날수있다.시인은자신의체험속에서만나왔던생활체육의크고작은운동성에빗대어자신이움직여온방식을고백한다.엄마를간호했던병원에서,낯선이들과함께물들어가던독일뮌헨에서,이름모를묘비공원에서도여러장벽을허물고‘걷기’를통해다양한경계를넘나든다.

“같은자리에앉아서다른세계로도착하는일”
새로운자세,걷기의문법으로읽어가는세계

책표지에서도구현되었듯이‘시’라는글자의물구나무서기,명랑한소란이일것같은운동장의흑백풍경은시인이그려가는세계와닮아있다.또한지난시리즈와는달리시와산문이구분되어있지않고실려있다.시의호흡으로읽어가야할때와산문의호흡으로읽어가야할때를구분짓지않는것은우리가길을걷다보면만나게되는경사와커브와직진주로처럼다양한형태의길을하나의트랙위로구성하는방식이기도하다.이처럼고정된시선과위치로는가늠할수없는,세계의변화속으로뛰어들고자하는태도가엿보인다.그리하여시가말하는것들,시를통해말해온것들에시선을놓지않고우리사이에놓인포물선을끝내포기하지않는일을시인은이번책을통해서붙잡고있다.

떠남과돌아옴의감각은시인자체가하나의공이되어,세계에서다른세계로던져지며포물선이되는일이다.언어가그릴수있는가장큰포물선을‘시’라고명명하는것처럼,시인의숙명은그포물선이너무평평해지지않도록만드는사람이기도할것이다.“이세계의거짓과불화하고자했고이방식으로우리는이세계에서우리가지키고싶은것을지키려했”(「사랑을담아」)던날의여러뒤척임과움직임이,『생활체육과시』에포개어져마침내우리가기다려온하나의자세가이자리에서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