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유랑을 주소 삼아 시가 틔운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 끊임없이 이주하며 걸어온, 시인 문정희의 새 시집 『그 끝은 몰라도 돼』가 아침달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2025년 아침달 첫 출간작으로, 등단 55년 동안 비상과 추락을 일삼으며 끊임없이 도약해온 시의 언어가 어디에서 한계를 지우는지, 또 어디에서 그 끝을 다시 돌아서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집으로 마흔네 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그동안 온 지구를 누벼온 시인의 발자국은, 언어를 신고 더 촘촘한 등고선을 지어 한 세계의 세밀한 지도가 되어간다.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문정희의 시는 역사적 현전이자 비상을 앞둔 언어의 활주로가 아닐 수 없다. 문명이 범람하는 가운데서도 시인이 지켜온 언어적 매혹, 그 매혹적인 세계에 대한 예리한 포착은 유랑과 방랑으로 지나온 길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품고 있던 “상처 박물관”(「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어요」)의 개방이자, 언어로 다녀올 수 있었던 세계 변방에 대한 증언, 그리고 ‘사랑’으로 끊임없이 흔들어 깨우는 우리 존재를 걷고 또 걷게 만드는, 살아 있는 지도로 펼쳐진다.
그 끝은 몰라도 돼 - 아침달 시집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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