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언하는 몸

형언하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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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랜 시간 동료 연구자로서 공적이자 사적 공간인 ‘몸’이 삶과 예술에 어떻게 연결되어 제 의미를 가지는지 다양한 감각과 일상을 비평적 언어로 새로 쓴 김호경, 이하림, 한송희의 교차비평 에세이 『형언하는 몸』이 출간되었다. 김호경은 『아무튼, 클래식』 등 음악에 관한 글을 쓰고 공부해왔고, 이하림과 한송희는 주로 영화를 기반으로 시각문화를 연구해왔다. 이번 책에서 세 저자는 각자 연구해온 분야의 특징과 연결해 몸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몸에서 발산되는 다양한 감각들이 예술과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비평적 언어로 사유하고 해석하며 몸의 영토를 확장한다.

이번 책에서는 읽는 몸, 듣는 몸, 보는 몸, 쓰는 몸으로 나누어 네 가지 감각이 예술 작품과 만나 수행하는 새로운 실천 가능성을 밀도 높은 언어로 모색한다. 예술은 어떤 대상을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고 그것을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풍족한 질문들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몸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태도와 연결된다.

지금 이 순간 몸에 관한 ‘교차비평 에세이’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세 저자의 글이 교차되기 때문이 아니라, 몸을 말하는 시간을 쌓아나가 우리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다채로운 몸의 얽힘을 통해 하나의 정체성으로 고정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말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그 무엇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책과 독자 사이에 오로지 사유와 비평의 향로만을 놓는다.
저자

김호경,이하림,한송희

저자:김호경
듣고,쓰는일을한다.대학에서작곡을공부했고,이후연세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음악을듣는사람들을연구했다.기획자로일하거나,노랫말을쓰기도한다.『아무튼,클래식』『플레이리스트:음악듣는몸』『○○○음악가되기』를썼다.

저자:이하림
시각문화연구자.기억과시각이교차하는곳에서생기는집과경계,타자의문제에관해쓴다.연세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경험한적없는것에대한노스탤지어를연구했고현재동대학교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박사과정중이다.

저자:한송희
문화연구자.세종대학교문화산업경영융합전공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미디어문화전반을가로지르며미학과정치학과윤리학의문제를다룬다.『아즈마히로키』를펴냈다.

목차

[이책을읽기전에]
몸이라는전장에서/다원의몸으로부터

[몸에관한이론적이해]
미학이라는불가능한시도

리듬인지
어쩌면영원할미룸
어떤죽음과탄생

음악아닌/없는음악듣기
말바깥에서
침묵안팎의집

도망으로부터
맨얼굴앞에서

조용한희망들
현기증의편지

[부록]
인덱스단어

[편집자의말]
공터에서있는여정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파편으로모이고흩어지는몸의감각으로
삶과예술을다시쓰는교차비평에세이

아침달에서새로운형태로선보이는교차비평에세이『형언하는몸』이출간되었다.이책은같은대학원에서만나오랜시간우정을쌓아온세저자가공적이자사적공간인‘몸’이라는공통된주제로각자떠올렸던생각과질문을쓰면서삶과예술에어떻게연결되고다른의미를구축하는지비평적언어로탐구한에세이다.모든생물에게부여된몸이라는정체성은대상과접촉하거나분리되면서매번발생하는즉각적인감각을통해새로운의미를발산한다.어떠한상태에서든몸은세계와긴밀히연결될수밖에없고자기정체성을설명할의미를얻기위해투쟁할수밖에없다.내가어떤사람이고어떤몸을가졌는지파악하고변화를느끼려면우선몸에대해말할언어가더많아져야한다.이책은몸에관한이론적탐구와실천을통해삶과예술을다시쓰고자하는연유에서쓰였다.최근자기고유한체험을담은이야기들이다수등장하면서우리자신의몸을다층적이고도입체적으로경험하고인식하는데필요한언어들을체득하기위함일것이다.
『형언하는몸』은읽는몸,듣는몸,보는몸,쓰는몸이라는네가지수행적주체를제시한다.몸이나열된순서는이책의성격을보여주기에제법의미심장한구조를띤다.그러니까우선자기자신의몸을이야기하기에앞서타인의이야기를읽어야하고,평소귀기울여듣지못했던말들을잘들어야하고,나와다른대상을유심히바라봐야만,비로소자신의일부를겨우쓸수있다.이처럼읽기,듣기,보기,쓰기는몸을사유하는데결정적인실천방식이된다.각자쓴글은행위와실천에따라덩어리처럼뭉쳐져있다.이는다양한예술과타자와접촉하면서이합집산적으로흩어지고모이기를반복하는몸의의미를보충하는역할을한다.이책이보여주는교차성은단순하게세저자가각자의글을정한순서에따라배치했다는점을강조하는것이아니라“몸이라는전장에서”(「몸이라는전장에서/다원의몸으로부터」)우리삶의의미가얼마든지유동할수있으며몸의감각이얽히는것,즉듣는몸이보는몸이될수있고읽는몸이쓰는몸이될수있는등서로의정체를간섭할수있다는근원적성질을보여준다.


읽기,듣기,보기,쓰기가말하는몸의의미
공터에서부터다시시작되는예술

이책은몸에관한담론에이해를돕기위해「미학이라는불가능한시도」라는글로먼저안내한다.여기서는크게현상학,몸미학,정동이론,미학등네가지이론을두고이책이어떠한사유를바탕에두고몸을이야기할지그토대를제공한다.특히몸미학은몸이라는개념이고정된형태가아니라유기체라는점을예술에대한인문학적사유의발판으로삼을수있게끔마련해주고,정동이론은“매번다른신체를출현시킬수있는역능”을실천하도록한다.
이책은예술장르중음악과영화를중점적으로비평하면서몸을이야기한다.그이유에는비단김호경이음악을공부했고,이하림과한송희가시각문화를공부했다는점만이해당하지는않는다.음악이만드는가장깊숙한청각적체험을통해‘듣기’는새로운수행작업을터득한다.마치존케이지의침묵이나아르보패르트의틴티나불리처럼,이제우리의청각은원래듣던것이아니라사라지는자리까지도읽을수있는성부중하나가된다.영화는우리삶의굴곡을보여주기에가장적합한예술로몸의감각을총체적으로다룬다.가령〈패터슨〉에서주인공패터슨이보여주는시쓰는삶이어떤동력의리듬을운반하는지‘읽을’수있고,〈드라이브마이카〉에서가후쿠와유나가나누는대화를통해들리지않는말을‘들을’수있고,〈피닉스〉에서일부러보여주지않는얼굴들이모여단하나의얼굴만을‘볼’수있으며,〈거리측정〉에서발신자와수신자사이가로막힌장벽의존재가거리감을유발하여끝내우리는글을‘쓴’다.음악과영화이외에도다큐멘터리나드라마,문학작품등을활용하여몸이수행하는감각의층위를펼친다.
아이를출산하면서바뀌어버린일상리듬이나의자를벗어나산책하고다시책상앞에돌아오면서느끼는시위현장과연구현장의차이같은일상이몸의사유와겹치면서이야기의폭이넓어진다.또한전세계에서벌어지는전쟁과학살,최근대한민국에서일어난계엄까지격변하고반복되는시대의흐름은외부에시시때때로영향받는몸과자연스럽게유비된다.
부록「인덱스단어」는책을읽으면서살펴볼수있는흥미로운요소다.세저자가자신이쓴글이아닌다른글에이야기를덧붙이고싶은부분에핵심적인사유를압축하는단어와짧은글을보탰다.글순서대로읽어나가도좋고따로떼어읽어도좋을것이다.이렇게모인인덱스단어들은서로다른글들을간섭하면서교차비평에세이의성격을강화해준다.책의끝에서기다리고있는편집자의말「공터에서있는여정」은책을덮은후우리의몸이당도할곳이공터였으면하는바람을내비친다.여기서말하는공터는무의미해져버린폐허가아니라텅빈기표로서의몸,무한한가능성으로연결되고결합될수있는영토그자체를의미한다.세상이정한규칙과해석에짓눌려무엇하나제대로차마‘형언하지못하는몸’이었던우리는이제‘형언하는몸’으로다시태어나이전과는다른시선과사유를갖추고놓친삶의감각을용기내어쓴다.『형언하는몸』은나자신을말하기어려워했던이들에게큰힘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