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듣기 (박수인 산문집)

사랑하는 듣기 (박수인 산문집)

$18.00
Description
클래식 음악부터 지하철 발차 멜로디까지, 우리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사랑으로 힘껏 끌어안으며, 귀 기울여봄 직한 삶의 물음으로 환원하는 음악학자 박수인의 첫 산문집 『사랑하는 듣기』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현대음악의 시간성을 연구하며 청취 환경과 문화적 맥락으로 넓혀 살피고 있는 연구자이자 공연을 기획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소리를 매개로 사람과 공간 등 다양하게 연결되어 온 박수인의 이번 첫 산문집 『사랑하는 듣기』는 들려오는 소리를 듣기만 하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나아가 소리에게로 향하는 능동적 여정이 담겨 있다. 이 산문들을 따라 읽으면 소리의 새로운 방향에 서 있게 되며 소리로 움직여온 다양한 차원의 시간과 흐름, 삶과 함께 펼쳐진 소리 풍경을 색다르게 감각해볼 수 있게 된다.
“클래식 음악은 왜 어려울까?”와 같은 음악에 대한 여러 오해와 여행지에서 듣게 된 생경한 지하철 역사 안 멜로디, 어릴 적 유년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아버지의 노래와 어머니의 다듬이질 소리, 이름을 부를 때 생겨나는 다양한 억양과 음악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일까지 어쩌면 우리가 한 번쯤 지나쳤을 소리의 세계가 구체적이고도 첨예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저자는 이 소리로 펼친 파노라마 속에서 사랑이라는 가치를 투시한다. 『사랑하는 듣기』는 시각에 다소 의존적이었던 세계에서 듣는 일의 방편에 몸소 발을 내디뎌 삶을 새롭게 이해하는 차원으로 안내한다. 듣는 일이 곧 사랑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작가는 부지런한 경청 속에서 발견한 의미들을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저자

박수인

음악학자.한양대학교음악연구소연구조교수.현대음악의시간성연구로한양대학교에서음악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이연구주제를청취환경과문화적맥락으로넓혀살피고있다.대학에서음악을가르치고,음악공연현장에서는공연을만들거나음악에관해쓰고말하는일을하고있다.

목차

1장음악과오해
음악의기습
아는만큼들린다는말
깊이듣기의기쁨
슬픔을노래하기
노래의흔적

2장비상하는소리
다듬이질소리
지하철교향곡
깨끗한듣기
소리내는기계들의궤도
사운드디자인드바이

3장듣기의윤리
걸음을멈추어가만가만
저쪽에있는것을이쪽으로
듣기와생태학적상상력
소리의약속
도미솔의남성성

CODA.사랑하는듣기

출판사 서평

“언젠가나는그들의사랑을정확하게듣고싶다”
깊이듣기로사랑을복원하는귀기울임
음악학자박수인의첫산문집


세상에현현하는소리의다양한존재를호명하고귀기울여듣는일로,‘듣기’라는새로운입장에서보게되는음악학자박수인의산문집『사랑하는듣기』가출간되었다.제목에서도알수있듯이,결국듣는일은대상을사랑하는일과다르지않다.음악학자박수인이이번산문집을통해경유하는다양한듣기의자세와태도는우리곁에서맴돌고있는소리에귀기울이며더세밀하게알아가는일로마침내사랑하는일을깨닫고,나아가듣는감각속에서펼쳐지는삶의깊이있는이해로까지도달하는것이다.
이번산문집은소리라는풍부한재료를다양하게청취하고,이미들려왔지만듣지못했던소리를다시금들어볼수있는중요한가이드가될수있다.‘클래식음악이어려운이유’부터‘우리는왜슬픔앞에서노래를멈춰야만하는가’와같은질문에대답이되는산문은그동안한번도정의내려본적없었던‘듣기’의감각으로지난날을세세히조감할수있게만든다.
1장‘음악의오해’에서는,음악으로부터우리가가지고있던선입견에질문을던져그파장으로부터몰랐던사실이나다시금생각해보아야할진실로까지나아간다.음악을들으며우리가감동을받거나‘아름답다’라고느끼는그감상에는궁극적으로음악안에서소리들이일으키며만들어내는이야기를듣게되면서부터라고저자는이야기한다.나아가음악의세부를듣기시작하면단순히두툼한말로갈음할수없는순간에당도하게될것이라고도.“음악듣기의감각적스펙트럼은듣는만큼촘촘해지는것이므로,(...)그러니이렇게말할수밖에없다.음악은아는만큼들리기보다,듣는만큼들리는것이라고.”
또한국가애도기간이선포되었을때음악회가줄줄이취소되었던날을돌이키며,슬픔앞에서음악이멈춰야만하는이유에대해서저자는다시금생각한다.서양의장례미사나우리나라상엿소리처럼애도와슬픔의순간에늘노래가있었던날로부터아버지에게서들었던목놓아우는노래를떠올리며,슬픔앞에서도주저하지않고노래가계속되어야한다고이야기한다.
이렇게이미우리경험안에축적되어있던소리의자리를되새기며새로운입장에서보게하는것이음악학자박수인의제안이기도하다.2장‘비상하는소리’에서는더욱더세상의소리에게발언권을쥐여주며소리와둘러싸여있는우리의흔한풍경을입체적으로살펴보게만든다.2장전반에는청각을회복해야한다고주장한,환경음향학의선구자이자캐나다작곡가머레이셰이퍼의‘소리풍경(Soundscape)’개념을경유하며,우리주변에서흘려보낼법한소리의의미들을되돌아살펴본다.엄마가외할머니로부터기억하고있던다듬이질소리,세탁기가세탁을모두마치면들려주는슈베르트《송어》멜로디,일상에서선택한적없이자연스럽게배경으로스며드는‘소리풍경’을토대로우리주변에어떤소리가들려오는지‘아는것’이필요하다고저자는말한다.‘사랑이곧앎’이기에,박수인에게어떤소리가들리는지아는일은,대상에나세계를사랑하기위해탐구하는기초적인문법이된다.셰이퍼가구별했던‘듣기산책’을따라실제로하루일과중일부를옮겨적은저자의듣기산책일기는소리를따라나서고싶어지게만든다.
3장듣기의윤리에서는1,2장을통해이야기했던일상적인소리들이심화되어전유(Appropriation)나생태학에대한개념으로까지나아간다.오페라나관현악작품을예로들어,작품의표층적의미뿐만아니라안에깊숙이내재되어있던의미들까지도다룬다.소나타형식에서구조를나누어학습되었던젠더적관념에대해구체적으로접근하며음악을듣는일로부터세계의질서를비판적으로인식해보는일을제안하기도한다.특히이번산문집에는이해를돕기위한다양한악보가함께수록되어있다.무엇보다저자가언급한곡일부를들으며읽거나악보를볼수있도록QR코드도함께삽입되었다.
소리를듣는일로부터현재에존재하는법을배우는음악학자박수인의이번산문집은,우리에게듣는일에관한새로운체험을선사한다.그것은놀랍게도이미우리안에공명하고있던소리를듣는것이거나듣는‘나’자체를알아차리고발견하는일이다.『사랑하는듣기』는세상을세세히듣는일을제안하면서동시에듣는존재로서살아가는우리를사랑이가능한존재로도불러일으킨다.이책은저자가다양한듣기를수행하면서자기만의악보를써내려간흔적이자,사랑을일구는방식으로세상의소리를따라나서보자는다정한제안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