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어 사전
Description
지나온 계절을 돌이키며 마음속으로 품고 있던 단어를 꺼내와 자기만의 이야기로 새롭게 정의 내리는 『겨울어 사전』이 출간되었다. 올여름 『여름어 사전』을 통해, 여름이라는 시간을 힘껏 사유하고, 여름에 맺혀 있던 단어들을 함께 읽었던 시간을 지나 겨울로 도착했다. 총 148개의 단어로 구성된 이번 책은 마찬가지로 아침달 편집부를 비롯해 아침달 출간 저자들과 독자들의 원고를 받아 수록했다. 한국문학의 아름다움을 일상 가까이에 둔 사람들의 겨울에 관한 이야기가 단어 하나에서 출발해 명징한 장면으로 이어져 전환된다.
‘검은그루, 겨울눈, 겨울잠, 눈사람, 방학식, 보풀, 성탄, 입김, 코트……’ 겨울 하면 금세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은 누군가의 기억으로부터 재구성되어 새로운 얼굴을 빚으며 이야기가 된다. 또한, ‘가나다순, 겨울에 작아지는 사람들의 모임, 공항, 대관람차, 잠복소, 카메라’ 등 겨울을 입고 새롭게 의미가 되어가는 단어들까지 다채롭게 수록되었다. 기획의 말의 제목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는 속담으로, 겨울 동안 내린 눈이 봄에 싹틔울 보리를 가물지 않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겨울어 사전』은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단어들이, 언젠가 마음을 가물지 않고 포근히 덮어주는 눈 이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엮은 것이다. 기획의 말에서처럼 사전은 “열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려주지 않는 책, 그러나 단어를 두드리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책”이다. 단어에서 시작해 추억이 얽힌 장면을 지나, 의미를 쥐어볼 수 있는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 함께 보내는 겨울 속에서, 독자들이 자기만의 단어를 궁구하고 겨울에 관한 아름다운 의미를 탐색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

아침달편집부와친구들

저자:아침달편집부와친구들
일상을아름답게가꾸는책을만들고있는아침달의편집자들과저자,독자들.마음속에품고있던단어를꺼내와말하는사람들.책속에서같은계절을겪고함께있는사람들.

목차

기획의말
눈은보리의이불이다


가나다순/가장자리/검은그루/겨울냄새/겨울냉면/겨울눈/
겨울에작아지는사람들의모임/겨울잠/결국/고백/고요하다/공항/
구세군/굴뚝/귀마개/그대/긍휼/길고양이/김장하다/깡깡/꽃샘추위


노래/농구/눈/눈꽃열차/눈물겹다/눈사람/눈설거지/눈소리/눈싸움/뉘른베르크


다이어리/단추수집가/담요/대관람차/동지죽/동짓날/뒷산/딸기/뜨개질


라디오/라면/러브레터/렛잇꼬우/리본


마니토/만두/먼지/목도리/목욕탕/무덤/문산/뭇국


발라드/발자국/밤/방학식/베개/별/보고싶다/보리차/보풀/복도/복층/붕어빵/비둔하다


사랑/사박사박/사태눈/산타클로스/살얼음/새벽송/생일/서점/석유난로/선물/선생님/성당/성에/성탄/송년회/수면양말/수상소감/수족냉증/
숫눈/슈톨렌/스노볼/스노볼쿠키/스테인드글라스/시/시금치/
시라카와고/신입생/십이월/싸라기눈


약속/양말/어묵꼬치/얼죽아/연말/연말정산/영등포/오다/옥수동/온기/온수/이름/이브/이터널선샤인/인연/일월일일/입김


자장가/자국눈/잔/잠복소/정류장/지우개


찻잔/창문/첫눈/추억/춥다/취기/치즈케이크


카드/카메라/캔/케이크/코트


타닥타닥/택시/털실/퇴근


파마/펜팔/포슬눈/포옹/폭닥하다/폭설/푹하다


핫초코미떼/해리포터/혹한/화려하다/후후/희다/희망

출판사 서평

어깨를두드리는눈송이가
두눈가득한설경으로번지는시간
148개의겨울단어가옮기는불씨로
온기를일구는우리들의겨울이야기

책에서읽은이야기가내안에머물러있던어떤이야기를돌보게한다면그것은책이건네는용기일것이다.용기를쥐고우리는과거를구조하기도하고,미래를꿈꾸기도한다.그사이시간은흘러우리곁을떠나가지만계절에대한기억은켜켜이남는다.남겨진계절속에내려앉아추억을숨쉬고있는단어를이야기로정의내리는『겨울어사전』이출간되었다.이사전은우리곁에이야기로나타나는책이자자기안에머물러있던겨울풍경을돌보게하는자리이기도하다.
올여름출간되었던『여름어사전』을통해많은독자들의호응과지지를얻었던만큼,계절에관한단어와이야기로부터새롭게정의내리는일은자연스럽게겨울로도이어졌다.한국문학을사랑하는아침달편집자들과아침달출간저자23명,독자16명의원고가함께수록되었다.다양한사람이자신의몫의단어를골라이야기로의미를다시쓰며어우러지는일은모닥불앞에모여함께불을쬐는일처럼단란하면서도각자의불씨를떠올리게한다.겨울이라는생각위에서서떠올린단어는,우리가지나온어떤겨울을반추하게하고다가올겨울을기다리게만든다.사전적정의에구애받지않고다양한의미로뻗어나갈수있게하는누군가의이야기는,한계절을돌보는해상도를높이는일이된다.
‘겨울냉면,겨울잠,구세군,눈사람,동지죽,딸기,붕어빵,새벽송,슈톨렌’등겨울에온전히느낄수있는단어들로부터‘가나다순,결국,긍휼,무덤,복도,사랑,시,이름,추억’등어떤계절에속하지않고도우리곁을맴돌았던단어들이겨울이라는외투를입고새로운의미로다가서기도한다.
이번『겨울어사전』에수록된총148개의단어들은148번의정의,148개의질문,148번째겨울,148겹의눈송이,148개의성냥개비,148권의책이다.고유한이야기를품고눈송이처럼내려우리에게어떤장면을일으키는이둘레를넉넉하게느껴보시길바란다.편집자와작가,독자모두가단어로합심해겨울이라는둘레를지키며쓴『겨울어사전』은당신의이야기에노크를하고기다린다.당신의겨울을궁금해하며오랫동안품어온이야기를들려준다.“마음이저스스로걸어나가게,때로는달려나가도록.”(「고백」)

책속에서

“사람의마음에도겨울눈같은것이있겠지.내어줄것을다준후에도마지막까지간직하는것.살아내느라얻은생채기를보듬고있는시간주머니같은것.다시살아갈힘을기다리며웅크리고있겠지.그안에어떤빛깔이숨어있을까.제이름과꼭닮은모습으로피어날여린순을기다리며겨울을사는나무처럼,사람들도그런시간을살고있겠지.”
─「겨울눈」중에서

“어째서겨울에는가난한사람들의이야기가유행일까.겨울이눈물의배경이되기에적합한계절인걸까.잔인하게도눈물겨운이야기로이계절의혹독함을잠시망각하게하기위함일까.곧봄이올거라는말은어떤위로도될수없다.시간이멈춰버린이들에게는.”
─「눈물겹다」중에서

“딸기는살아있다는생각.겨울에홀로켜는빨간전구.”
─「딸기」중에서

“우리는지금잘흩어지기위한연습을하는중이라고.모여있는사람들은곧헤어질사람들.헤어지기위해더부드러운팔짱과손짓을개발하는중이다.해가점점짧아지는퇴근은내게도리어밝고경쾌한이별을가르쳐준다.”
─「퇴근」중에서

“숨김없이드러내고싶어지는말과마음들을가진나를더사랑하게된다.농담과장난으로일상을공유하는설렘부터존경과감사로굴린건강한마음이저스스로걸어나가게,때로는달려나가도록.”
─「고백」중에서

“우린다시고통의자리를찾으러갈거야.다름아닌살아가기위해.살아갈의지를포획하기위해.결국다괜찮아지기위해숱한고통이필요할거야.나쁘다는건아냐.”
─「결국」중에서

“케이크를다먹어갈때쯤석양을바라보는마음으로케이크위의체리를바라보았다.토마토나포도의완전한둥긂이아닌어정쩡한굴곡.수직으로뻗은꼭지가단단하고올곧기위해선어느정도의디딤과파임이필요했을것이다.”
─「케이크」중에서

“한해를잘보내고새롭게시작하는마음에당신이준용기를보태어나는더멀리가는사람이되겠다고.나는이마음을끝내다쓰지는못할것같다.받는사람의이름은더욱공들여쓰는것으로대신할수있기를.편지를받은당신을웃고,울게할수있다면좋겠다.”
─「수상소감」중에서

“언젠가는우리같이둘러앉아각자의뜨개를하며얘기나눌수있겠지.밖은유독춥고안은따뜻한그런날.당신이원한다면나는기꺼이당신의이야기를오래들어줄수있다.또한오래기억할것이다.우리가나눈이야기가그날의뜨개에그대로깃들어언제까지나우리를감싸줄테니까.”
─「뜨개질」중에서

“내가내자신의적이될때가있다.마음이모자라고가난할때마다느끼는기분.그럴때혹한이찾아왔다고표현한다.비유가없으면살수가없다.설명하기어려운것을보여주고,흐릿한것을기꺼이선명하게열어주는비유들은어려운마음의한시절제목이되어주기도한다.”
─「혹한」중에서

“혼자는함께였던적이있어서그시간을오래기억하기때문에외로운것.혼자가처음부터혼자였다면.완벽하게혼자일수있었다면.”
─「뒷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