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꽃밭에서 (샘문뉴스 신춘문예 수상 기념시집)

내 마음 꽃밭에서 (샘문뉴스 신춘문예 수상 기념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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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샘문시선 1056권. 고욱향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고욱향 시인은 이 시집에서 심전 가꾸기에 더욱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남도의 지리산이 보이는 구례에 살면서 바쁘고 긴장되는 도시 생활을 떠나서 자연과 벗을 하면서 자신의 꽃밭을 소박하게 가꾸는 그녀에게 종교적인 수행의 자세라고까지 말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그녀의 자세가 평범한 일상 가운데서 지극히 겸손하고 소박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인간이 얼마나 자연의 혜택을 누리고 살았는지, 이 우주와 더불어 지복을 누렸음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의 노예가 되고 자연 생태환경이 파괴되어 스스로 고통을 받고 있었는지 알기에 꽃을 찬탄하고 전원생활의 기쁨을 메말라가는 도시인들에게 말하여준다.
저자

고욱향

전남구례군거주
한국문인협회구례지부감사
(사)샘문학(구,샘터문학)자문위원
(사)샘문그룹문인협회자문위원
(사)문학그룹샘문자문위원
(사)한용운문학회원(샘문)
(주)한국문학회원(샘문)
(사)샘문뉴스회원
이정록문학관회원
지율문학회원
구례문인협회회원
한울문학회원

〈수상〉
한용운문학상우수상(샘문)
샘문학상시등단(샘문)
한울문학신인상

〈저서〉
높이나는새야(샘문시선)
향기에젖어들다

〈공저〉
태양의하녀,꽃외다수
〈컨버전스시선집/샘문시선〉

목차

고욱향제3시집

여는글/4

제1부:내마음꽃밭에서
해당화/26
하얀목련/27
수양홍도화/28
장수풍뎅이/29
향기별꽃/30
내마음꽃밭에서/31
어깨동무/32
에키네시아/33
들꽃마루/34
뚱딴지꽃/35
석류/36
자주괴불주머니/37
하늘타리꽃/38
연꽃/40
물레나물꽃/41
파랑새/42
장끼와까투리/43
탱자/44

제2부:노을빛그리움
노을빛그리움/46
노을/47
겸손한사치/48
유월의청보리밭/49
할아버지와리어카/50
엄마수첩/51
엄마의마당/52
노랑꽃창포어머니/53
누름돌사랑/55
심장의노래/56
올챙이가족/57
대봉감을깎다/58
겨울바다/59
청개구리/60
모든것은때가있다/61
덕분에/62
징검다리/63
로또복권/64
지금몇시/65
중심/67
어느할머니의슬픈사랑이야기/68

제3부:그리다만그림
그리다만그림/70
달개비여인/71
그리움이타는밤/72
고백/73
이별/74
사랑/75
불타는사랑/76
사랑해/77
지울수없는사랑/78
미련한사랑/79
봉선화연정/80
못잊을사랑/81
그대여/82
바다너를사랑했다/83
애련/84
눈위에쓴편지/85
이끼의파란눈물/86
여름강/87
겨울연서/88
무지개/89
선물같은오늘/90

제4부:바람이전해주는말
소낙비/92
술한잔/93
행복한얼굴/94
중독/95
통증/96
모두가기쁨입니다/97
거미줄/98
때죽나무/99
오리가족나들이/100
바람이전해주는말/101
고통/103
상처/104
목숨/105
바다의침묵/106
직박구리/107
입영열차/108
기억을맞이하는봄/109
하늘바람소리/110
손수건사랑/111
나는자유롭다/112

제5부:허수아비축제
멍에/114
소금/115
이쁜거짓말/116
버려진우산/117
달걀/118
천상운집/119
그루터기/120
바보/121
자연공책/122
갈매기/123
꼬막의향기/124
코뚜레/125
달팽이처럼그렇게/126
허수아비축제/127
땅따먹기/128
사마귀/129
논물꼬싸움/130
도담삼봉/131
도토리한알/132
흑두루미/133

출판사 서평

〈평설〉

비움의시학에맺힌여성성의빛

-심종숙(시인,교수,문학평론가,문학박사)

[1]
시는마음의밭에서시심을길어올린다.그밭은처음에는무無였다.그러나인간이성장해감에따라그밭은온갖것들로가득차게되었다.좋은것이든나쁜것이든,바른것이든바르지않는것이든지,한인간이살아오면서욕망하던모든것들로가득차있다.욕망의그늘속에서인간은자기자신과도타인들과도길항할수밖에없는존재일것이다.욕망은긍정적이든부정적인것이든이도저도아닌것이든우리안에끊임없이피어오르는생의에너지이기도하다.그것자체로그렇다는말이다.밭그자체가무였으나그것이묵정밭이될수도있고비옥한옥토가될수도있고잡초가수북이나있는밭이거나좋은씨앗이발아하여성장하고열매가맺는밭일수도있다.우리마음에뿌려진씨앗을어떻게자라게하고가꾸는가는그밭의주인이하기나름이다.

고욱향시인은이번에세번째시집을내면서이시집에서는심전心田가꾸기에더욱정진하는모습을보여주고있는듯하다.남도의지리산이보이는구례에살면서바쁘고긴장되는도시생활을떠나서자연과벗을하면서자신의꽃밭을소박하게가꾸는그녀에게종교적인수행의자세라고까지말하기가어려워지는것은그녀의자세가평범한일상가운데서지극히겸손하고소박함을지니고있기때문이다.그녀는인간이얼마나자연의혜택을누리고살았는지,이우주와더불어지복을누렸음에도인간이만들어낸모든것들의노예가되고자연생태환경이파괴되어스스로고통을받고있었는지알기에꽃을찬탄하고전원생활의기쁨을메말라가는도시인들에게말하여준다.

어쨌든고욱향시인은평범한삶가운데서고운글의빛줄기를잡아서한편한편빛의올을짜고있는것이다.그래서인지그녀의시는읽기에어렵지도않고시법의기교를특별히부리지않았다.그녀의시는자신의내면으로부터자연발생적으로흘러나오는대로쓰여진것같다.현대시가점점더난해해져서시학에대한이해가없는대중들에게공감을주기어려운실정에서고욱향시인의시풍은불특정다수의대중에게쉽게이해되면서도공감과소통을하기에별다른어려움이없다는점도장점일것이다.

그녀의시들은특별히시법이나기교등의시학을공부하여거기에맞추어쓰려고하지않았기에일면쉬운듯도하나중요한것은시의언어표현에있어그시인이살아온삶의경험들속에서사물을인식하는의식이나방법이결국시편의중요한핵을이룬다는것,그것이그시인만의독창성과창조성으로이어진다는필자의시와시인을바로보는주안점에는늘변함이없다.

[2]
고욱향시인의제3시집〈내마음의꽃밭에서는〉시집의구성이모두5부로,제1부내마음의꽃밭에서,제2부노을빛그리움,제3부그리다만그림,제4부바람이전해주는말,제5부허수아비축제로구성되어있다.이많은시편들속에서그녀가보여주는시적에스프리는첫째자유와해방이다.상처의치유와어려웠던삶에대한회고이기도하고유년기의추억을돌아보기도한다.(「장수풍뎅이」「징검다리」)그러니까기억과치유가두번째요소이다.그리고안빈낙도의전원생활과자연물에대한경이로움과찬탄,내면에서올라오는여성으로서의생과사랑에대한희구,죽음을직면하는암환자병동인호스피스병동봉사활동경험에서깨달음을얻은듯한낮아짐과탈욕에서오는소박한시미詩味의창조(「대봉감을깍다」「어깨동무」「파랑새」「노을」「겸손한사치」「할아버지와리어카」「하늘타리꽃」)등이다.이모든요소를감싸고있는것은바로강한여성성이며그것은자신과같은여성인그녀의어머니와이어져있다.그리고거기에는어머니의사랑과한여성의사랑이겹쳐흐른다.

숲길을오르다산에오르다보면
알알이영근도토리발밑으로떨어져
도르르구른다

바람이나에게주는선물
여기저기주워서
호주머니에넣다보니다람쥐
양식까지줍고말았구나

다람쥐몰래도루내려놓고나니
그제야홀가분한마음
다람쥐날으는날쌘모습에
저높은곳에남은도토리
빛나는양식으로남게하소서

손에쥔도토리한알
넘치는사랑으로던져준다

-「도토리한알」전문

이시는시인의일상에서맞이한산속산책길에서우연히가을의열매도토리를줍게되었고다람쥐의양식이라는생각에미치자주운것을모두내려놓는다.바람과자연이주는선물인도토리,그러나그것은다람쥐의양식이되어야함을알고주운것을내려놓는시인의마음이보인다.그리고남은한알의도토리마저다람쥐의것으로멀리던져준다.그사랑의한알을던지는시인의행동은무욕에이른자세를보여준다.이시는일상의경험을통하여무욕의삶을살고있는시인의일상을엿보게한다.“저높은곳에남은도토리/빛나는양식으로남게하소서”라는시인의기원은천상을지향하는이의천상에대한겸허함과외경감을드러낸다.

‘양식’은이시에서는도토리의생을위한음식이지만시를읽는이들에게는영혼의양식이다.음식의양식과영혼의양식이두가지를인간이나동식물은먹고자라고성장하여결실을맺어간다.생을위한양식은바로영혼의양식이기도하다.무욕의마음은바로영혼의양식을많이먹은이가도달하는마음이다.자신의이익을구치않고남을위해서나누어주는것은무욕의영혼을지닌나눔실천을하는인간이보여주는태도이다.이한편의시는자연과인간,자연과동물,인간과동물이어우러져살아가면서서로를배려하는모습에서빛을발하고있는시이다.다음으로「눈위에쓴편지」에나타난시인의사랑에대한의식을살펴보자.

하얀달빛에날리는꽃한송이
소복소복쌓이네,그리움처럼
파란솔잎속에묻혀나를사랑하게해주오
하얀세상을보고싶습니다
눈위에사랑을쓰고싶습니다
사랑의꽃씨를심고싶어요
하얀눈위에쓰는편지는
햇님이눈물을흘리면
모든하얀눈들이녹아없어질지라도
가난한내영혼을위하여
하얀설원편지지에
사랑을쓰고싶어요

-「눈위에쓴편지」전문

「도토리한알」이무욕의마음상태를표현하였다면「눈위에쓴편지」에는무욕으로가난해진나의마음으로인해사랑을갈구하는시인의영혼을표출하고있다.이시의세계는매우깊고오묘하다.동심에가까우면서도경지에이른어른의심성이녹아나있다.내리는눈의알갱이를달빛에날리는꽃한송이에비유하여특정화하고있다.수많은알갱이의눈이내리겠지만그한알갱이의눈꽃을한송이의꽃으로비유하여특정화하는것은바로시인자신이홀로임을말한다.단독자로서자신을말하기위해서이다.시인의영혼이가난해진것은절대자나천상의세계를외경하기에그대상에대해자신은단독자로홀로있는것이다.그것은영혼의상태가그렇다는의미이다.그러기에비워지고고독을스스로지닌가난해진영혼은사랑을구할수밖에없다.그사랑은단순히남성을그리워하는여성의사랑(「장끼와까투리」「도담삼봉」)과같은에로스의사랑을넘어서절대자의사랑을구하고있다.

그근거는제2행“파란솔잎속에묻혀나를사랑하게해주오”라는기원에서도알수있듯이이사랑은상록수인소나무의솔잎으로비유되는절개와영원성을지닌존재에대해사랑을하려는자의마음이담겨있다.그리고자신이희구하는그사랑이소나무잎처럼영원하길기원하고있다.인간은사랑하기가힘이든다.아니인간의사랑은조건의사랑에가깝기에자기를내어주는사랑에이르기는어렵다.인간이사랑그자체의존재는아니지만사랑그자체인조물주의피조물이기에닮아있어서사랑의존재로거듭날때야말로행복에이르고생명에이른다.사랑그자체인절대적존재와완전한합일,완전한닮은꼴에이른다.

이과정은매우지난하고자신을깎아가는과정이며시간이오래걸린다.이표현은참으로고욱향시인이아니라면표현해내기어려운것이다.자신을사랑할수있는존재가되게해달라는간절한기원은하나의열렬한그리움이다.사랑그자체인존재에대한희구이자영속성을지닌그리움이다.그존재는절대자이다.그다음부분은시적화자나의욕망을드러내는‘--싶어요’라는표현이다.이것은3행에걸쳐호소한다.하얀세상을보고싶다는것과눈위에사랑을쓰고싶다는것,그리고사랑의꽃씨를심고싶다는것이다.그리고마지막연에가난한자신의영혼을위하여하얀설원편지지에사랑을쓰고싶다고다시한번반복을함으로써시적화자의다짐과더불어반복을하여강조효과를높이고있다.

하얀세상의반대는까맣고어두운세상일것이다.하얀세상은정결한세상,욕망에물들지않고염결한세상이어서바로시인이꿈꾸는세상이다.그런세상이올때까지시인은사랑을쓰고자한다.속된세상을이탈하여자연과조화롭게살고인간의어둠을보기보다인간과삼라만상을밝게긍정적으로바라보는눈을갖고싶다는바램이깃들어있다.눈위에사랑을쓰고싶다에서설원은시인이건너가야할이세상의시간이라고한다면그녀는이기적이고계산적이며거래하는사랑이아니라참사랑을쓰고싶다는것이다.쓴다는행위는시인인그녀에게끊임없이하는시창작이겠지만사람들에게따듯함과평안함,깨달음과비움의사랑을글로쓰고싶은마음을드러내고있다.비움의사랑을시적으로형상화하는창조작업에자신의꿈이있다는말이다.

그리고사랑의꽃씨를이세상에심어서자라게할책무가시인자신에게있음을잘인식하고이시를쓰게된것이바로사랑의꽃씨를뿌리는행위이다.고욱향시인에게시는사랑이다.시쓰기는사랑의행위이다.설원은그녀가채워야할원고지이다.시는언어예술이다.시의언어가사랑의언어여야한다는것은자명하다.시의말은사랑의꽃씨일터꽃씨는생명을품고있고,변화한다.사랑의꽃씨는흙속에서싹이나고뿌리를내리고줄기가자라서잎이나오고꽃이피고열매를맺게해야한다.사랑의꽃씨는어디에서자라는가.바로대지의어머니흙이품는다.그녀는전원생활속에서땅을어머니의품으로보고그것은사랑이며여성이며육친의어머니와도맥이닿아있다.

석양빛에불살라가는여인들의마음
구름속으로숨어들어
아름다운수채화그림을그리네
그리움은하늘속에서
상상화날개가되어늘타들어가는
황홀한사랑빛으로
근심걱정지울세라
태양빛에눈이부셔
쳐다볼수없는고귀한사랑
그대오시는길비춰드리리
붉은노을이서산으로바쁘게
넘어가는것은하루의지친마음
쉬려고함이니
꿈속에서아름다운세상이어라

-「노을빛그리움」전문

“석양빛에불살라가는여인들의마음”은세상근심걱정으로수고로웠지만“쳐다볼수없는고귀한사랑”을품은사람들이었다.여성들은전통적으로결혼전에는가부장제도아래아버지에게순종하였고가정을가진후에는남편을따랐다.그후아들을따르며살아야한다고가르쳤던것은유교주의적색채가짙었던오리엔트사회에서전통적인여성들의삶이었다.그러나모던걸과신여성들은직업을지니고사회의일원으로서살았다.아직도가부장적인질서가짙은한국사회에서여성들은결혼과가정생활속에서남편과아이들을위해자신을바쳤다.그런사랑은어머니때부터이어져왔으며태양빛에눈이부셔쳐다볼수조차도없는고귀한사랑이었음을시인은알고있다.

시인역시도결혼생활을하면서가정안에서의역할이있었을것이다.여성들은자신들의삶을마치노을빛처럼불살라가면서어머니가되어갔다.그런여성들에게‘그대’는어떤존재일것인가.이시에서는꿈속에서라도가져다주는아름다운세상을선물해주는존재가아니었을까.이시는노을의핏빛을가슴에지니고살아갔던이땅의여성들,그리고어머니들을위한시인것같다.이시에서의그리움이단순히이성에대한희구의그리움이라면이시는연애시에지나지않는다.그러나이시의그대는그런여성들과어머니들에게한줄기빛을가져다줄‘님’이아닐런가한다.

긴삶의터널에서순간마다마주하는고통속에서도순간순간오시는그대는마치노을을불살라살았던그어머니들에게황홀한사랑으로하루의지침으로부터안식과위안을주는,다시다가올하루를살아갈삶의에너지를주는그런‘그대’일것이다.그때에는그어머니들이세상살이근심걱정으로가득한마음에도붉고도노란등불처럼타오르는노을빛으로충만했으리라.인생의반고비를넘기고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