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날의 하얼빈

어느 가을날의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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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이면서 르포문학 작가인 박영희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시인은 이미 여러 권의 책으로 엮어낸 바 있는 르포문학을 통하여 만주,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 지역, 일본 등지를 찾아 우리 역사의 흔적들을 되짚어 왔으며 이번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을 시로써 풀어내고 있다. 장소를 통하여, 또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통하여 역사가 지닌 무늬와 지층, 민족의 상흔과 고통, 어둠을 고스란히 자신의 뜨거운 통증과 전율로 받아낸 시편들이다. 정직하고 투명한 시어들이 절실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저자

박영희

시인,르포작가.
전남무안에서태어나1985년문학무크『民意』에시「남악리」등을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그때나는학교에있었다』,『즐거운세탁』,『팽이는서고싶다』,『해뜨는검은땅』,『조카의하늘』르포집『그래도,살아갑니다』,『두만강중학교』,『해외에계신동포여러분』,『나는대학에가지않았다』,『내마음이편해질때까지』,『만주의아이들』,『보이지않는사람들』,『아파서우는게아닙니다』,『사라져가는수공업자,우리시대의장인들』평전『고마태오』,『김경숙』시론집『오늘,오래된시집을읽다』서간집『국경마을,삼차구에서보내온이야기』,『영희가서로에게』여행에세이『박영희의항일역사기행만주6000km』,『안중근과걷다』,『하얼빈할빈하르빈』,『만주를가다』청소년소설『운동장이없는학교』,『대통령이죽었다』공저『나는어떤삶을살아야할까?』,『민중을기록하라』,『길에서만난세상』등을펴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북방
어느가을날의하얼빈
쑤이펀허
필담놀이
제3지대
기중이가부르는눈물젖은두만강
두손잡고여관
어쨌거나만만디
발해가는길
말씨
헤이허
로스케나무
조선말과한국말사이에지뢰가묻혀있다
안부




2부
두이방인
시모노세키1945
거처
블라디보스토크역
슬픈후렴
우리도난민

북한교과서
똥굴마을

작별인사
스미마셍
미얀마2021
코드명:COVID-19


3부

콩의근원

지지리골자작나무숲
함백역
임종
반양장
마트료시카와양파
눈물이말라가는시간
발목
시속70㎞
블랙재즈
두아이


4부
태백선
해파랑33길-정라항
나전역에서
르포의시간
우정보육원
열일곱살
평행선
안의가안음이었듯이
뿌리의믿음
그대이름은장미


5부
만추
불꺼진창
분재원앞을지나다
엄마없는날-송정시절
달성공원명의
조금오래된어떤부자父子
사막에서장보기
풀꽃들어지러이피어날때
어느어촌앞을지나다
결혼
별-로이에게


발문_김수우(시인)
함백역애기메꽃의무게를아시나요

출판사 서평

중국헤이룽장성에있는도시쑤이펀허에서기차를타면러시아국경마을포그라니치니까지26킬로이다.박영희시인은이렇게국경을넘나들며지냈다.혼자만주를떠돌면서그의영혼은더아득하면서도더절실한‘우리’의생명성에젖지않았을까.이시에담긴정서는형언하기어려운,아득하고깊은우물이느껴진다.극동에피어있는진달래꽃은망명자들의발자국만큼이나우리를울컥하게한다.두량의기차가한가로운국경에서그는망명자들을기억한다.충청도에서태어난조선의작가였지만소련에망명할수밖에없었던,그리고숙청당하고만포석조명희의뜨거운삶이사무친다.누군가를,어딘가를돌아본다는것,울퉁불퉁한역사를추적한다는것은세심한,쓸쓸하면서도뜨거운애정이필요하다.하여만주의속살같은이야기들이리좀처럼시집곳곳에맺혀있다.뿌리를따라다니는동안시인은뿌리를내릴수없었던사람들을발견한다.만주의역사를흐르다보면무수한디아스포라들이알몸으로서있다.모퉁이마다조선인들의꿈이맺혀있다.조난당한모국어와함께말이다.차가울수록서러울수록그맨발과맨손들이붙들어낸시간과공간은바위산처럼강인하다.눈물겨운디아스포라들이어떤땐잔잔히흐르고어떤땐격랑처럼솟구친다.나그네의식과연변사투리앞에서시인자신도그들일부임을깨닫는다.그는조선말,그말씨와말투에귀를기울인다.그말씨속에서차별받고소외된삶의현장,살아있음을살아있음으로증명하는민중을확인하는것이다.(…)이시집은역사의갱도에서생명을캐어내는시인의아리랑이다.그아리랑의현실은뜨거운과거와미래그자체이다.그는배위에서,기차칸에서,길위에서시간을뛰어넘는생명의무늬,그살아낸자리를읽고듣고받아쓰고있다.인간이아름답기위해서필요한것들은무엇일까.그는만주에서그것을보았던걸까.아련한꽃물들처럼삶에번져있는용기들,슬픔의무늬가촉촉한인내들말이다.그슬픔이기실생명의본성이아닐까.그아리랑을따라시인은탈북인들을수없이만나고독립운동가후손들을만났다.만주에흩어진조선족을통해세계속의이방인,식민지속의이방인,분단속의이방인을만났다.그리고그들을사랑했다.그쓸쓸한받아쓰기의최선은시였으리라.
-김수우(시인)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