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그림책 나라 (김참 시집)

이상한 그림책 나라 (김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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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참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꿈이나 망각의 세계처럼 상징적 질서에 편입되지 않은, 쉽사리 의미화 되지 않는 세계를 이미지를 통하여 사유하려 하였던 시인의 시는 이번 시집을 통하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고 그것을 사유하기 위한 이미지들을 펼치고 있다. 인간 너머의 존재들과 물질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일으키는 파문에 감각을 기울이며 그에 응답하고자 한 시편들이다.
저자

김참

1995년《문학사상》등단.시집『시간이멈추자나는날았다』,『미로여행』,『그림자들』,『빵집을비추는볼록거울』,『그녀는내그림속에서그녀의그림을그려요』,『초록거미』.현대시동인상,지리산문학상,최계락문학상수상.인제대학교리버럴아츠칼리지교수.

목차

시인의말

1부
시,담배,술
북향
두세계사이에서
박쥐들
피뢰침
마루에놓인침대
호모사피엔스
담배
담배는몸에해롭다
불빛환한집
화요일
초현실대통령
행운목과기타
한밤의전화
가덕,2021

2부
목련
동백
녹색망토
식물성
광합성
광물성
내마음의돌
둥근돌과파도
검은돌
다시,검은돌
빗방울노래
도마뱀의길
나비
초현실정원
늦여름

3부
새들은하늘길따라
흰사슴노래
칠산
거미들
네개의귀를위한즉흥곡
트럼펫
Jazz
초현실치과
밀실
가자미
춤추는원숭이
비단뱀의여행
녹색잠옷유령들
빙점아래서
눈사람

4부
사천반점
양평
길고이상한밤
유령들
비밀결사
어둡고끝없는꿈
산책
겨울
Jazz
삼천당三川堂
아주커다란그림책
오아시스

해설장은영(문학평론가)_돌과나

출판사 서평

표상의해체와낯선이미지의제작을실험해온시인이근래에관심을두는것은인간이라는경계를벗어난존재들과그들이시인과함께거주하는세계이다.사실그는인간과비인간존재를아우르는시적상상력에기대어신비로운공생의이미지를이미보여준바있다.“좁은방에서종일잠만자는아이와함께해질녘붉은빛에물든초록거미의알들.비그치면알을뚫고나와사라진어미대신좁은방과어두운복도를지킬작은아이들이잠자는둥글고고요한저초록의방”(「초록거미의방」,????초록거미????,신생,2022)을떠올려보자.모래알만큼작은생명의공간인“초록거미의알”에서태어날“작은아이들”과“종일잠만자는”아기가하나의세계를공유하는존재임을환기하는상상력은인간중심주의를벗어난생태적사유를엿보게도했다.이번시집에서도김참은인간만이행위자인세계를벗어나인간과함께세계를공유하는비인간존재들을시에끌어들인다.관찰의시선이라기보다는서로어우러지는조응의시선으로곤충,짐승같은생명체만이아니라물,나무,돌처럼우리가세계라고부르는물질에이르기까지광범위한비인간존재들을시의주인공으로불러낸다.“눈크게뜨고봐도보이지않”았던“흰사슴들”을보기위해,“귀활짝열어도안들리는흰사슴의노래”(「흰사슴노래」)를듣기위해시인은언제나주체였던인간이타자의자리에밀어넣었던존재들쪽으로바짝다가선다.
김참은돌을수집하러갔던경험을몇편의시로썼는데,돌시편은비인간존재들에대한시인의특별한관심을볼수있는작품들이다.돌시편은,낯선환상적이미지를보여주는특유의시풍에서벗어나시적자아가자연과의합일을이루는듯한서정마저느껴진다.하지만주객의거리부재에따른융화와회감(回感)에서비롯하는전통적서정과달리돌에대한서정은‘돌’과‘나’의하나됨이라는동일화에이르지않는다.‘돌’과‘나’는세계를공유하며서로에게스며들며상호적인변화를겪지만하나가될수없는존재로남는다.시인은단지돌과함께바람에흩날리고물살에깎이면서시계로측정할수없는돌의삶을배우는중인것만같다.김참이보여주는‘돌’과‘나’의관계는인류학자팀잉골드가말한것처럼존재간의상호작용과는다른조응(correspondences)으로명명될수있을것같다.상호작용이사이(between-ness)에서존재하는것이라면이와달리조응은각각의존재가어우러지는와중(in-between-ness)에서로얽히고삶들의전개와생성의흐름에함께관여하며나아가는것을의미한다.조응은계속이어지는하나의과정이며특정한목적이나결론을향하지않은채열려있는대화에비유되기도한다.꼬리에꼬리를무는이대화에참여한존재들은조응의관계속에서함께변화해간다
._장은영(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