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열전 (권력을 지킨 칼, 국민을 겨눈 칼날. 국가폭력의 설계자들)

검사열전 (권력을 지킨 칼, 국민을 겨눈 칼날. 국가폭력의 설계자들)

$18.00
Description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는다!”
조선정판사 위폐 사건부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든 조작과 날조의 연대기
해방 이후 검찰은 ‘공산당 간첩’을 때려잡으며 조직의 몸집을 키워왔다. 이승만에서부터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 정권은 이들을 기꺼이 도구로 휘둘렀다. 이 시기 검찰과 중앙정보부를 중심으로 무수히 많은 용공 조작 사건이 벌어졌다. 기득권의 눈 밖에 난 정적은 물론이거니와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무고한 일반 시민 역시 ‘간첩 사냥’의 표적이 되어 극심한 고문 끝에 유죄를 인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짚고 있듯이, 이러한 “조작의 뒤에는 반드시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목표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건은 용공 조작 사건이라고 할 만한 사건 중 진실화해위원회와 그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재심 결정이 난 사건, 그리고 그 재심 결정에서 무죄로 뒤집히는 결정이 난 사건, 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온 사건들만 고른 것이다. 이외에도 아직 많은 사건이 시시비비가 가려지기만을 기다리며 여전히 암흑 속에 묻혀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명백히 조작된’ 사건들 역시 오랜 기다림 끝에 국가폭력임이 인정되었으나 제대로 처벌받은 가해자는 없는 형편이다. 지난 80년간의 용공 조작 사건들을 다시금 불러내 잊힌 국가폭력의 희생자와 가해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부패한 집단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

배기성

저자:배기성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서삼자대면조사를받으면서처음으로검사의실체와맞닥뜨렸다.50년인생을살아오면서‘선량한사람’이라면검사를볼일이없을것이라는상식이무너졌다.서울대학교에서한국근현대사를전공하고,유튜브채널「역사독립군Brandteller4.0」을운영하고있다.유튜브채널「매불쇼」,「뉴스토마토」,「서울의소리」,「스픽스」등여러매체에출연해근현대사를알리고있다.
어렸을적부모님을여의고몽양여운형선생의정무비서를지낸할머니로부터수많은역사이야기를들으며자랐다.민중의지속성이야말로사회발전의기폭제라는확신이있다.검찰은그민중의지속성을끊어내고,억누르고,왜곡한폭력집단이다.12·3내란을겪었음에도비폭력적으로민주주의를단기간내에회복한우리나라민중의지속성,그위대함을믿는다.현재유튜브채널「스픽스」에서다수의검찰피해자와함께‘내란특별재판부’코너를진행중이다.
지은책으로는『불편한한국사』,『역사는반복된다』,『그때그시절,우리가사랑한노래들』이있다.

목차

머리말

1부야만의시대

01반민특위해체와국회프락치사건
02조봉암사법살인사건
03『민족일보』조용수사건
04인혁당사건
05동백림사건
06통일혁명당사건
07유럽간첩단사건
08「오적」필화사건
09인혁당재건위사건
10재일동포간첩단사건
11남민전사건

2부제물의시대

12제주간첩조작사건
13김대중내란음모사건
14제1,2차진도간첩단사건
15학림사건
16부림사건
17구미유학생간첩단사건
18민교투사건
19부천경찰서성고문사건
20홍콩수지김간첩조작사건

3부공포의시대

21문익환목사방북사건
22임수경방북사건
23보안사민간인사찰폭로사건
24강기훈유서대필사건
25초원복국사건
26전두환·노태우전대통령구속사건
27조폐공사파업유도사건과옷로비사건
28서울특별시공무원간첩조작사건

맺음말

부록01정판사위조지폐사건
02몽양여운형암살사건

출판사 서평

동백림사건,진도간첩단사건…
정적(政敵)은물론무고한국민까지
죽음으로몰아넣었던‘반공’의덫

이책에서소개하는사건들의피해자는다양하다.‘조봉암사법살인사건’이나‘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피해자들은당시정권에게위협이되는정적이었기때문에조작된죄를덮어썼다.‘동백림사건’의피해자천상병,윤이상,이응노는낮은지지율을타개하고자한박정희정권의희생양이었다.‘제1차진도간첩단사건’과‘제2차진도간첩단사건’은모두무고한국민을간첩으로몰아고문과가혹행위로허위자백을하게만든사건이다.1981년1월,중앙정보부(중정)는진도일대에10년간암약하던간첩단을체포했다고발표했다.이사건은1980년8월중정이입수한한건의첩보에서비롯되었는데,이때지목된공작원의외조카김정인을비롯해그의외가친척,먼친척,마을주민,친구까지모두간첩혐의및간첩방조혐의로체포되었다.혐의의근거가허술했음에도결국1985년10월31일‘주범’김정인이사형당하면서무고한국민이국가권력에의해목숨을강탈당한부끄러운역사로남았다.이과정에서피의자들이고문으로인한허위자백을했다는사실이후일밝혀졌고,관련인모두무죄를선고받았다.이사건이‘제1차진도간첩단사건’이다.‘제2차진도간첩단사건’역시진도의한가족을간첩으로몰아풍비박산냈다.두사건모두남파간첩의존재를내세워반공의식을북돋고,신군부의위세를유지하려는정치적목적하에교묘히조작된사건이었다.법적절차에밝지않고변호사등에게도움을요청하기힘든‘절해고도의시골사람들’이주로표적이되었다는점이특히악질적이다.

권력의도구에서주체로
민주화이후
더욱공고해진검찰권력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이어지는독재정권아래에서검찰이권력을지키는하수인행세를했다면,민주화이후에는군사정권의종식과중정의해체로생긴공백을파고들어검찰자신이권력의중심으로자리잡았다.본격적으로권력의도구에서주체로움직여간것이다.그렇게공고해진검찰권력은오늘날까지대물림되고있다.
1999년조폐공사가일방적으로옥천조폐창을경산과통폐합하자옥천창노동조합은파업을개시했다.강경진압으로노조의뜻이꺾인후,조폐공사파업당시대검찰청공안부장이었던진형구대전고검장이술자리에서사실공안팀이옥천창파업을조장한것이며,공기업파업시본보기를보이려는목적이었다고발언했다.이것이이른바‘조폐공사파업유도사건’이다.그과정에서강희복조폐공사사장에게무리한통폐합계획을발표하라고강요했음이밝혀졌다.이사건은전국적인분노를불러와특검까지꾸려졌으나,책임자였던김태정법무부장관이해임되고진형구개인이징역8월집행유예1년을받는것으로마무리되었다.이사건의주범진형구의아들은검사로지내다성추행으로논란이되자징계없이사직했으며,그사위는법무장관을거쳐집권정당의대표까지지냈다.권력을대물림하려는움직임은이외에도곳곳에서발견할수있다.
군사독재정권시대,‘반공’은권력을공고히하고정적을약화하는무적의수단이었다.증거가조작되었음이명백한사건도‘간첩’의혐의를쓰면물흐르듯이수사와재판이진행되었다.민주화이후에도대공수사조작은멈추지않았다.2013년발생한‘서울시공무원간첩조작사건’은전국을충격에빠뜨렸다.국정원과검찰이증거로제출한사진은조작의흔적이역력했을뿐만아니라증인의증언역시절차를따르지않아증거로써효력이없었다.결국국정원의강압적인개입이인정되었고피고인유우성씨에게는무죄가선고되었으나,담당검사가윤석열정부의대토령실공직기강비서관으로영전하는등제대로책임을진사람은없었다.

“여러분이만약기소를당해법정에서상당히법률적으로숙련된검사를만나서몇년동안재판을받고결국대법원에가서무죄를받았다고하더라도,여러분의인생이절단난다.판사가마지막에무죄를선고해서여러분이자유로워지는게아니다."

윤석열전대통령은2021년11월대학생들과의만남에서이런발언을했다.평생검사로살아오며검찰총장까지지냈고,권력의정점인대통령까지지낸사람임을생각하면그의이런발언은더욱섬뜩하다.검찰이‘제식구감싸기’를위해공소권을남용하는사례들이지금도현재진행형으로쌓이고있기때문이다.

이승만정권부터오늘날까지
용공조작사건으로들여다보는
대한민국근현대사의그림자

이책의1부‘야만의시대’는목적없는조작과억압으로점철되었던이승만과박정희정권의국가폭력시대때있었던용공조작사건들을다룬다.2부‘제물의시대’에서는독재체제를굳건히다지기위해수많은생명을희생한전두환정권과공안검사들의만행을,3부‘공포의시대’에서는노태우정권에서부터오늘날에이르기까지검찰이나서서주도한조작사건들을살펴본다.사건은시대별로정렬하여검찰이어떻게권력의도구에서권력의주체로변화해왔는지를책을읽어가며자연스럽게조망할수있도록구성했다.검사의역할과그변질과정에집중하기위해본문에서는다루지않았지만,해방이후미군정시기에있었던대표적인용공조작사건두건도부록으로함께수록했다.
‘맺음말’에서저자는‘상식적인사회’를강조한다.상식적인사회라면“형사사건이하나터지면경찰이수사하고,검찰이이를바탕으로기소여부를따지며,법원이유무죄와형량을정하는”순서로일이이루어져야한다.그러나검찰역할이비상식적으로증대하면서수사부터기소,판결까지의과정을신뢰할수없게된형편이다.저자는이책을통해과거의사건들을되짚어보는작업을수행하는동시에,미래의검찰조직이나아가야할방향에대한통찰을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