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로드(큰글자책)

싱잉로드(큰글자책)

$40.00
Description
“북한 인권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너머로
작은 소원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2011년 뉴욕 링컨센터 IFP 필름위크 당선,
주목할 만한 신인 25명 (25 Emerging Visions) 선정,
그 후로 10년 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흐르고,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싱잉로드〉 시나리오, 영화보다 먼저 책으로 출간되다

칠흙같은 어두운 밤, 가늘다란 초승달 빛이 구름에 달 가려지듯 희미하게 보일듯한 그 시각, 처벅처벅 발걸음 소리, 고요함이 가장 밀도가 높은 그 찰나,
탕탕탕!!! 여기저기 들려오는 총성 소리, 살며시 걷던 그들이 젖먹던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한다. 탕!탕!탕 총성 소리와 함께 탈주를 시도하는 무리들 하나둘씩 쓰러져 간다. 압록강 갯벌에 얼굴을 파묻혀 미동하지 않는 광경을 보며 눈물을 흘릴 틈 없이, 뒤돌아 볼 조차 여유없는 긴박한 상황 속 막둥이를 부등켜 안고 압록강을 필사적으로 건너는 어린 소녀 소원이의 탈주가 시작되는데....

1990년대 북한의 어느 마을, 흑인 아이 ‘막둥이’가 태어나면서 홍 할머니의 일상이 송두리째 뒤바뀐다. 막둥이를 막 낳은 딸 지숙은 물론이고 남편과 아들까지 모두 잡혀가고 나자, 집에는 가장 약한 존재인 홍 할머니와 손녀딸 소원, 그리고 빽빽 우는 갓난아기 막둥이만 남았다. 홍 할머니와 소원은 막둥이를 다락방에 몰래 숨기고 위태롭게 이중생활을 이어 가지만, 의심의 눈초리로 숨통을 조이는 당국의 압박은 갈수록 심해진다. 더 이상 어떠한 희망도 찾을 수 없는 비참한 현실 속에서 마침내 홍 할머니는 손주들의 새로운 삶을 향한 최후의 날갯짓을 펼치기로 결심하는데…….
저자

김형균

한국외국어대학교와NYUTisch영화대학원에서각각학사와석사를마쳤다.단편영화〈햄버거먹는날〉과〈헐리우드블록버스터〉로2005년,2006년에KT&G상상마당우수상을수상했다.단편영화〈발걸음〉이샌프란시스코아시안아메리칸영화제에서상영되었으며,NYU영화제교수선정연출우수상을수상했다.또한제40회스튜던트아카데미결승에진출하는쾌거를이뤘고,프랑스클레르몽페랑영화제에서특별상영되었다.그밖에도영화〈지평선〉과〈아줌마〉의각본작업에참여했다.현재웹툰을원작으로한〈악의등교〉와공포영화〈거울의집〉의연출을앞두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막둥이
2장소원이
3장할머니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하기위해‘글자크기’와‘줄간격’을일반단행본보다‘120%~150%’확대한책입니다.
시력이좋지않거나글자가작아답답함을느끼는분들에게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탈주〉이종필영화감독추천!

아직끝나지않은역사의한가운데에서가장나약한존재들이그리는대서사시

학교에서수령님탄신일을축하하기위한노래자랑이열리던날,소원은막둥이의고운노래실력을이용해상금을타고자막둥이를학교에데려가기로작정한다.사람들의눈을피해다락방에서종일홀로지내던막둥이는난생처음바깥으로나와소원과함께학교로향한다.남들보다유난히검은피부를가리기위해누나가어린시절가지고놀던판다곰인형을얼굴에뒤집어쓴채로.하지만소원의지나친과욕은결국비극을초래하게되고,이들의운명은손쓸수없이빠르게파국을향해달려간다.막둥이의존재가발각될위기에처하자,홍할머니는손주들을지키기위해인생을건마지막선택을내린다.
끝없이되돌아오는차가운비바람속에서도결코포기하지않고또다시한발한발내딛는이들의힘겨운싸움은소설속배경이되는비무장갯벌과흡사하다.아무리걷고또걸어도자꾸만갯벌안으로발이푹푹빠지고묶인다.하지만다시일어나한걸음이라도내딛을수있다면아직끝이아니다.그끝이어딘지,마지막에그토록바라던자유가있을지알수없는상황에서도오로지살기위해발버둥쳐야했던이들의이야기는여전히진행중인우리역사의이야기이기도하다.현시대를살아가는젊은영화인이쓰고그린이기록이새로운역사의출발을알리는시발점이되어주기를기대해본다.


끝없는균열속에서도아량넓은회색주의자를꿈꾸다

〈싱잉로드〉는저자가군시절에겪은실제이야기를모티브로삼아서만들어졌다.강화도에서군복무를하던시절,북한민간인이산채로강가를따라떠내려온것이다.위기의순간에서양측군사가취할수있는조치라고는그저고속단정을타고나가한계선가까이오기만을기다리는것뿐이었다.유엔군만이비무장지대인강안으로들어갈수있기때문이었다.결국민간인은하염없이물속을떠다니다가익사했다.타인의생명이꺼져가는상황에서도그저지켜볼수밖에없었던비극의기억은소원과막둥이의서사로재탄생했다.또한〈싱잉로드〉는저자의삶과도밀접하게닿아있다.아날로그에서디지털로의전환,외국생활속에서느낀이방인의삶,정치적대립과이념의양극화등지속적으로상충을겪어온저자는공허한균열을메워줄수있는회색주의자를꿈꾼다.어떠한편가르기도없이,흑과백을모두포용할수있는아량넓은회색주의자가되고자하는소망을글과그림안에담았다.
독재적인체제와감시의눈길속에서무력감을느끼면서도끝까지생의의지를포기하지않는소원과막둥이,손주들의자유를위해대담한결단을내리는홍할머니를두고영화〈탈주〉를연출한이종필감독은다음과같이평했다.“〈싱잉로드〉는북한인권이라는거창한이름이아니라이데올로기너머로작은소원을품고살아가는우리의이야기다.”이처럼〈싱잉로드〉는어둠속에꽁꽁묶였지만결코삶을포기하지않고밝은빛을향해날아오르려는우리모두의도전이자외침이기도하다.오직한국인만이그릴수있고,쓸수있고,말할수있는이이야기는오랜시간동안저자의서랍속에묵혀있다가15년만에세상에나왔다.위대한예술작품이스스로빛을내며생명력을발산하듯이,생동감넘치는에너지로가득한〈싱잉로드〉가전하는강력한존재감을느낄수있길바란다.


■김성신문화평론가스페셜리뷰

김성신출판평론가는"건강하고용감한사람들은고통의기억을쉽게잊지도,잊으려하지도않는다.오래응시하며결국고통의근원을찾고야마는데,이이야기가바로그사례"라면서,"저자는실제자신이겪었던이야기를15년이나응시했다고한다.금,틈,균열,간극,사이,겨를,공백...세상의모든이야기는바로이런지점에서시작된다는것을영화감독인저자는잘이해하고있다.언젠가영상으로도꼭다시만나고싶은이야기다."라고이책의의미와함께기대를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