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혹은 거짓말 -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3

사랑 혹은 거짓말 -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3

$15.00
Description
본격문학으로서의 감동과 K-디카시의 전범을 보여주는 교과서
- 복효근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
신석정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디카시작품상 등을 수상한 한국 대표 서정시인 복효근 시인이 새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을 도서출판 작가에서 펴냈다.
“사람과 사물과 풍경에 오래 시선을 두는 버릇이 생겼다”는 저자 복효근 시인은 1991년 《시와 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꽃 아닌 것 없다』 『고요한 저녁이 왔다』 『예를 들어 무당거미』 『중심의 위치』가 있다. 그리고 청소년 시집 『운동장 편지』,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 디카시집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다』와, 교육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 사전』 등을 출간하였다.

도서출판 작가의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3번으로 출간한 복효근 시인의 두 번째 디카시집 『사랑 혹은 거짓말』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총 60편의 디카시를 수록하였다.
시의 장르를 확장해가고 있는 복효근 시인이 “발견의 기쁨과 / 작은 깨달음이 반짝이는 순간들을 경험”한 순간 포착의 디카시집을 펼치면 첫 디카시편부터 눈길을 멈출 수 없다.

슬픔에 겨워 누군가를 피 흘리게 하고 싶을 때 꽃은 뾰족하다

폭발음이 나지 않게
그 모든 것을 눈물로 바꿀 때 꽃은 꽃이 된다

꽃인 네가 그러하듯이

- 「꽃의 감정」 전문



꽃의 감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슬픔에 겨워 누군가를 피 흘리게 하고 싶을 때” 그 꽃은 뾰족해지지만 결코 누군가를 헤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 슬픔을 안으로 삼킨 단단하고 아름다운 꽃봉오리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큰 “폭발음”도 내지 않으며 그 모든 슬픔을 사랑을 “눈물로 바꿀 때” 그 꽃은 진정 “꽃”으로 개화한다. “꽃인 네가 그러하듯이” 슬픔에 떨고 있는 당신의 감정 또한 그러하리라는 유추를 하게 하는 이 첫 편의 디카시에서도 우리는 시인의 사유와 문학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저자

복효근

저자:복효근
1991년《시와시학》으로활동시작하였다.시집『당신이슬플때나는사랑한다』『버마재비사랑』『새에대한반성문』『누우떼가강을건너는법』『목련꽃브라자』『마늘촛불』『따뜻한외면』『꽃아닌것없다』『고요한저녁이왔다』『예를들어무당거미』『중심의위치』,청소년시집『운동장편지』,시선집『어느대나무의고백』,디카시집『허수아비는허수아비다』,교육에세이집『선생님마음사전』등을출간하였다.
‘편운문학상’,‘시와시학상’,‘신석정문학상’,‘박재삼문학상’,‘한국작가상’,‘시와편견문학상,’‘디카시작품상’등을수상하였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등뒤에선꽃이피고
꽃의감정16
별18
그가슴에꽃을20
꽃잎우표22
능소화지는날엔24
막막할때는등뒤를보라26
불안한동거28
수선화가피는아침30
어머니의장독대32
춤34
안개주의보36
환생38
낙화인들꽃이아니랴40
난생설화242
혁명에대한비유44

제2부뒤쪽의눈이되어줄게
1인시위48
꿈틀50
나비의행로52
성선설54
윤회의방식56
좌선58
혼례,흘레60
역설법62
저높은곳을향하여164
꽃잎을탓하다66
자존68
빌뱅이언덕70
유산72
저녁을기다리는시간74
난생설화76

제3부사랑혹은거짓말
사랑80
사랑282
사랑은비의발자국처럼84
사랑이라는이름으로86
사랑한다고말해준다면88
사랑한다면,우리90
사랑혹은거짓말92
사춘기94
겨울사모곡96
연리지의방식으로98
집100
독살102
강물이사나워서104
섬진강달빛푸른밤에106
저높은곳을향하여2108

제4부천국의풍경
구름의경전112
내일은쾌청114
인드라의그물116
쥐라기공원118
합장120
훈장122
천국의풍경124
아제아제바라아제126
메멘토모리128
다행이다130
짜라투스트라132
율려134
대속(代贖)136
정체성에대하여138
다만지금여기140

출판사 서평

슬픔에겨워누군가를피흘리게하고싶을때꽃은뾰족하다

폭발음이나지않게
그모든것을눈물로바꿀때꽃은꽃이된다

꽃인네가그러하듯이
-「꽃의감정」전문

꽃의감정을생각해본적이있는가.“슬픔에겨워누군가를피흘리게하고싶을때”그꽃은뾰족해지지만결코누군가를헤칠수있는무기가아니라슬픔을안으로삼킨단단하고아름다운꽃봉오리가된다.그리고누군가를다치게하거나큰“폭발음”도내지않으며그모든슬픔을사랑을“눈물로바꿀때”그꽃은진정“꽃”으로개화한다.“꽃인네가그러하듯이”슬픔에떨고있는당신의감정또한그러하리라는유추를하게하는이첫편의디카시에서도우리는시인의사유와문학의경이로움을느낄수있다.

이지구는본래꽃의영토였어
안전거리유지해줘
그러면
꽃이자동차를부서뜨리는일은없을거야
-「불안한동거」전문

시인은우리가자연스럽게지나치게되는자연과소소한사물들을결코소소하지않은눈으로바라보고,그시적의미를발견하고디카시로형상화하고있다.우리가숨쉬고살아가는이지구가“본래꽃의영토였”다니,참으로아이러니컬하면서도통쾌하지않는가.그리고“안전거리”를유지해줄것을통보한다.그래야만“꽃이자동차를부서뜨리는일”이없을거라고.
이짧은4행의시속에시인은우리가잊고살았던자연과우주만물의이치를다시금깨닫게한다.이지구는태초엔인간이아닌꽃의영토였다는진실을!그누구도이진리앞에반박할수없을것이다.다만인간이대책없는문명과기술을앞세워이지구의본래주인인양망각했을뿐이다.

멈추면안되겠니?이차를

당랑거철이라고,분수를모른다고하지마
사마귀가진짜마귀가될수있어

이문명을멈추게하고싶어

나를풀밭에살게해줘
-「1인시위」전문

당랑거철(螳螂拒轍)도유분수지,사마귀가상대도되지않을차를멈추게하려고1인시위를한다.말도안되는무모한행동거지라고생각하겠지만“사마귀가진짜마귀가될수있”다고경고한다.“이문명을멈추게하고싶”다는사마귀,그러니제발“풀밭에살게해”달라는사마귀의간절한소망은1인시위에덤벼들게한다.어쩌면사마귀의이소망은문명과공존하고싶은화자의소망이기도할것이다.
문명과공존하느라애쓰는것은사마귀뿐만아니다.애벌레,나비,뱀눈그늘나비,사마귀,달팽이등작은미물들을우화한디카시편들은시인의깊은사유와철학을다시금느끼게한다.
그래서일까.영화〈명량〉을연출한김한민감독은“‘막막하게울고간자리’그‘등뒤에선꽃이피고있’다는복효근시인의디카시를읽으며눈이참맑아졌다”고고백한다.

김한민감독은그의시를읽으며,“아프락사스신을향하여”알에서깨어나는개양귀비꽃을,“이문명을멈추게하고싶”은사마귀와오소리똥위에서천국을그리는나비를만나고언젠가는“이길끝에닿으면이무거운짐을내려놓을수있”을거라는역설적인희망을가지고저높은곳을향해꿈틀꿈틀기어오르는달팽이와도동행”하게된다고말한다.또한흘레하는나비를통해“앞쪽만을보는너를위해뒤쪽의눈이되어주는”육체성너머의사랑을그리기도하고,오백년을기다린팽나무는“사랑한다고한마디만해준다면”하늘로“훌쩍날아오를”거라고말하기도한다.“오억년을순간처럼달려”와“너의심장이되어줄”거라고고백하지만또사랑이라는이름으로“내가슴에못을박”는것을두고이이름표가“명찰일까죄수번호일까”묻기도하면서사랑의본질과속성에대해사유하게해준다고복효근시인의이번디카시집을추천한다.

복효근시인이순간포착한디카시는환상적이면서도아이러니컬하고극적인시나리오를연출합니다.
“어두워지거나풍랑이일어야”“돌아와내허릴감는”그이기적속성까지를사랑이라해야하는지거짓말이라해야하는지사랑의본질에대해묻고있으며,눈쌓인앞마당징검돌에서“헌옷에서떼어놓았던단추”로떨어진자리채워주시던돌아가신어머니의그애틋한사랑을불러내기도합니다.이미지와언술사이에참으로매혹적인메타포가출렁입니다.시인과함께“아름다운죄하나짓고싶은”섬진강의푸른밤을거닐어보고싶어집니다.
-〈명량〉김한민영화감독

김한민감독의추천사에서언급한것처럼복효근의디카시는사진과시사이의집중적이고도강도높은상호작용을끌어내는,매우창의적인메타포를선사한다.
디카시는디지털카메라와시의합성을말하는새로운시형식이다.즉활자매체문자문화의시대에서전자매체영상문화의시대로이행된동시대성을최적화하여수용하는창작방식이다.사진이미지와5행이내의문자기호의결합으로이루어진시로써순간포착,순간언술,순간소통의예술이다.그러므로누구나디카시를쓸수있다.하지만복효근시인처럼“이중적이면서도동시적인지양이사진이미지와문자기호사이의대칭적화학반응을불러일으킬수있는”좋은디카시를창작하기는쉽지않다.그의디카시는사진한장만으로도수많은사유와침묵의힘을보여준다.거기에덧붙인언술은사진이미지의힘을배가시키는심연의시적상상력을자극한다.범상치않은그의촌철살인의화학작용은이한권의디카시집을단숨에읽게만든다.

이처럼복효근의디카시집『사랑혹은거짓말』은세계속으로점점확산하는디카시독자들에게본격문학으로서의깊은감동과K-디카시의한전범을보여주는좋은교과서가될것이다.
수록디카시60편전편이새롭고개성적이며,강한메타포를선사하는가편들이다.디카시인을꿈꾸는독자들의일독을권한다.

시인의말

디카시작업을하면서

사람과사물과풍경에오래시선을두는버릇이생겼다.

발견의기쁨과
작은깨달음이반짝이는순간들을경험하였다.

애써찾지않아서그렇지
시는언제나가까이있음도알게되었다.

-2024년11,지리산아래범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