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걸린 가로등 -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4

하늘에 걸린 가로등 -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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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꽃 영상과 시적언술의 마법 같은 만남
- 이병석 디카시집 『하늘에 걸린 가로등』
제25회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을 수상한 무도인 이병석 시인이 첫 디카시집 『하늘에 걸린 가로등』을 도서출판 작가의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4번으로 출간하였다.
시인은 지난해 『비바람 속에서도 꽃은 피고』라는 주목할 만한 시집을 상재하여 한국은 물론 그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흔연(欣然)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올해에는 영상문화 시대에 최적화된 글로벌 시운동으로 확산되어가는 디카시집을 새롭게 펴냈다.
그는 첫 디카시집 『하늘에 걸린 가로등』에서 세련된 영상과 그에 밀접하게 부합하는 시어를 구축하는 등 마법과도 같은 놀라운 메타포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일상의 삶과 자연환경 가운데서 디카시의 소재를 발굴하는 그 안목이 참신하다. 이처럼 먼 이국땅에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가는 이병석 시인의 이번 디카시집은 소박하고 조촐하지만 남다른 품위와 격조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그가 한국 국기원에서 자격을 수여한 태권도 9단의 무도이라는 사실은 독자들을 더욱 놀랍게 한다. 더 나아가, 한국에서 온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한류 디카시 창작의 일원이 된 셈이니 경이롭지 않은가.
익히 알다시피 디카시는 우리 손안에 있는 소우주 핸드폰의 디지털카메라를 통하여, 불꽃같은 순간 포착의 사진을 찍고 여기에 촌철살인의 시 몇 행을 부가하는 새로운 문학 형식이다. 그리고 SNS 매체 환경을 활용하여 전 세계로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이 영상문화 시대에 최적화된 글쓰기 유형이요, 글로벌 시운동이다. 이러한 변화와 전환의 시기에 출간한 이병석 시인의 디카시집은 향후 디카시 신인들에게 좋은 본보기이자 미주에서 디카시를 쓰는 분들에게는 유익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본다.

저자

이병석

저자:이병석
《경북일보》청송객주문학대전시부문입상.제25회재외동포문학상시부문대상.EastCarolinaUniversity,ChowanUniversity,MidwestUniversity겸임교수.세계태권도연맹품새기술위원,국기원명예자문위원.현재PittCounty,NC카운티의회인권위원회위원.태권도9단이자태권도품새국제심판.

목차

시인의말

제1부사라진언어TheVanishedLanguage
물수제비SkippingStones14
바다를깨고오르는해TheSunBreakingthroughtheSea16
아픔뒤에는BeyondtheAche18
갈대바람에흐르는달TheMoonFlowingintheReedWind20
성황당의염원TheWishesontheTreeShrine22
기다림ALongingPoisedinQuietStillness24
바람의손TheHandsoftheWind26
붙잡고싶은달TheMoonIWishtoHold28
사라진언어TheVanishedLanguage30
구름십자가CloudCross32
나무꾼의사다리Lumberjack’sLadder34
비뚤어진삶ATwistedLife36
달에게서편지가왔습니다ALetterfromtheMoon38
찢어진깃발TheTornFlag40
이분법Dichotomy42

제2부내눈이머무는곳WhereMyEyesRest
빈그네TheEmptySwing46
싹이피었습니다ASproutHasBloomed48
나뭇가지에걸린연AKiteCaughtintheBranches50
캐롤라이나낙우송BaldCypressTree52
뿔난사목AnAngryDeadtree54
노송과바다와하늘TheOldPine,theSea,andtheSky56
내눈이머무는곳WhereMyEyesRest58
물위에만든나무들의성곽AFortressofTreesUpontheWater60
어부의그물TheFisherman’sNet62
부서진전등ABrokenLightFixture64
지는해가는해(年)TheSettingSun,ThePassingYear66
님그리는비둘기ADoveYearningforItsBeloved68
마법의성ⅠTheCastleofMagicI70
물전갈나무WaterScorpionTree72
마법의성ⅡTheCastleofMagicII74

제3부거꾸로본세상ToSeetheWorldUpsideDown
수중궁궐TheUnderwaterPalace78
사라진전설을찾아서InSearchoftheLostTale80
수줍은만남AShyEncounter82
돛꼭대기에걸린달TheMoonCaughtattheTopoftheMast84
MidnightQueen86
공존Coexistence88
행복Happiness90
사랑의팬트리ThePantryofLove92
나무그늘도서관TheTree-ShadowLibrary94
하늘에걸린가로등AStreetlampHungintheSky96
거꾸로본세상ToSeetheWorldUpsideDown98
육아낭ParentingPouch100
나도감I,Too,AmaPersimmon102
가을,하늘에머물다Autumn,DwellingintheSky104
요람속아기ABabyintheCradle106

제4부사랑의다른이름AnotherNameforLove
백골의전사TheSkeletonWarrior110
해日해年TheSun,TheYear112
퇴화목TheDegenerateTree114
님은가고BelovedHasGone116
불사조Phoenix118
황혼의깃발TheFlagofTwilight120
떨림의외침TheCryofTrembling122
도솔천의탱화TheMuralofDosolcheon124
마음과입의엇갈림TheDiscrepancyBetweentheHeartandtheMouth126
단풍든달TheMoonwithAutumnColors128
짓다만집AnIncompleteHouse130
도서관Library132
번개와역사LightningandHistory134
사랑의다른이름AnotherNameforLove136
전선의불빛TheLightofthePowerLines138

해설/불꽃영상과상징언어의놀라운만남_김종회140

출판사 서평

불꽃영상과시적언술의마법같은만남
이병석디카시집『하늘에걸린가로등』

제25회재외동포문학상시부문대상을수상한무도인이병석시인이첫디카시집『하늘에걸린가로등』을도서출판작가의한국디카시대표시선24번으로출간하였다.
시인은지난해『비바람속에서도꽃은피고』라는주목할만한시집을상재하여한국은물론그가거주하고있는미국에서도흔연(欣然)한반응을불러일으켰다.올해에는영상문화시대에최적화된글로벌시운동으로확산되어가는디카시집을새롭게펴냈다.
그는첫디카시집『하늘에걸린가로등』에서세련된영상과그에밀접하게부합하는시어를구축하는등마법과도같은놀라운메타포를발휘한다.무엇보다일상의삶과자연환경가운데서디카시의소재를발굴하는그안목이참신하다.이처럼먼이국땅에서디아스포라의삶을살아가는이병석시인의이번디카시집은소박하고조촐하지만남다른품위와격조로잔잔한감동을선사한다.여기에그가한국국기원에서자격을수여한태권도9단의무도이라는사실은독자들을더욱놀랍게한다.더나아가,한국에서온세계로확산되고있는새로운한류디카시창작의일원이된셈이니경이롭지않은가.
익히알다시피디카시는우리손안에있는소우주핸드폰의디지털카메라를통하여,불꽃같은순간포착의사진을찍고여기에촌철살인의시몇행을부가하는새로운문학형식이다.그리고SNS매체환경을활용하여전세계로실시간소통할수있는,이영상문화시대에최적화된글쓰기유형이요,글로벌시운동이다.이러한변화와전환의시기에출간한이병석시인의디카시집은향후디카시신인들에게좋은본보기이자미주에서디카시를쓰는분들에게는유익한길잡이가될것으로본다.

풍경을포착하는시인의메타포
이시집의제1부를여는순간,이시인이풍경을포착하는눈과솜씨가예사롭지않다는것을쉽사리알아차릴수있다.일상의주변에있는경관이지만이를포착하는방향과각도가시인의심사를반영하고있다고보면,우리는그영상에서많은전언을엿들을수있다.제1부의사진들은진중하면서도그윽하다.여기에결부된시적언술은사진이다말하지못한시인의내면풍경과남몰래숨어있는마음의상흔들을시의표면으로밀어올린다.「물수제비」에서별과달과바다의언어,「사라진언어」에서‘일그러진입들’을가진고목의형상,「이분법」에서하늘과땅그리고바다의상징이모두이를말한다.이와같은관찰의수순이작동하고있으면,시의의미가깊고풍성해진다.

비가지나간후
땅이마르기도전에
“이제괜찮을거야
이젠괜찮을거야”말하며
쌍으로찾아왔습니다
―「아픔뒤에는」

무지개는언제나꿈이요희망을말한다.그러기에일찍이윌리엄워즈워스가“무지개를보면내가슴뛴다”고노래했다.그런데문제는그렇게무지개가하늘에걸리기까지의이전단계가곤고하기때문에,그현상이더욱화려하게빛나는것이아닐까.어두운밤이길수록밝은아침이더찬란하듯,시인이목도한쌍무지개의배면에는더많은인내의시간이숨어있을것같다.이와같은추론에대한근거는영상에결부된시의문면에있다.‘비가지나간후땅이마르기도전에’무지개는‘이제괜찮을거야’를두번반복하며쌍으로찾아왔다는진술이그렇다.시의제목이‘아픔뒤에는’인것은,이무지개출현의순간을인용하여삶의고난과극복을동시에지칭하고있다고보아도무방하겠다.

떠나버린아내가그리워
함께간아이들이보고싶어
이산에사다리를만들고있습니다.
한계단한계단올라가고그리움이쌓이면
님계시는저하늘에닿겠죠.
―「나무꾼의사다리」

오르막산길에사다리모양의발받침시설이깔려있다.더위로올라가도계속되는지는알기어렵다.그러나이시설이산을오르는이들의안전과편의를위한것임에는틀림이없다.풍경으로보아서한국의야산중턱쯤되어보이지만,이또한알수없다.사정이이러한데시인이이장면을보는시각은사뭇특별하다.그는거두절미하고우리옛이야기의〈선녀와나무꾼〉설화를소환했다.시의현재시점은이이야기의후반에이르러아내와아이들이모두하늘로떠나간다음이다.그속절없는그리움에,마침내‘님계시는저하늘’에닿고자,‘한계단한계단’올라가는사다리를만들었다는것이아닌가.이야기속의나무꾼에게현대적의장意匠을입히면,곧장오늘의우리형편과같아질수있을까.시인의메타포가경이롭다.

화자의존재증명과재생신화
이병석시인의디카시에는,언제나화자의존재자아와일정한거리를두고있는타자가전제되어있다.이는시인자신을객관화하고,동시에자신에게여러상념과의식을공여하는‘당신’의지위를규정한다는뜻이다.때로는그당신이시인의신앙위에드리워져있는절대자인가하면,또때로는세상만물을형성하는자연풍광의형상이기도하다.이존재론적구도를바탕으로하여시인은끊임없이소거와재생,스러짐과일어남,소멸과부활의방정식을꾸려낸다.이시집제2부의시들이대체로그와같다.「빈그네」에서의당신,「싹이피었습니다」에서의당신,「노송과바다와하늘」에서의그림그리는노송(老松)이모두이구조적문법을운용하는타자의모습이다.그맞은편에이상황에대한인식의주체로서시인이서있다.

내눈이머무는저먼바다가보이시나요?
난그곳을나는꿈을꾼답니다
아직가보지않은그곳이지만
매일조금씩그리고멀리다녀옵니다
그러다보면내눈이머무는곳까지가있겠죠
―「내눈이머무는곳」

바다위의나무섬에갈매기한마리외롭게서있다.사람이든새든혼자서있자면온갖생각의침범을받기마련이다.시인의관점은어느새갈매기의그것에투영되어있다.그러한관찰과발화의방식으로,시인은갈매기의입을빌려‘저먼바다’의꿈을진술한다.갈매기는자신이‘아직가보지않은그곳’이지만,‘매일조금씩그리고멀리’다녀온다고들려준다.그러다보면‘내눈이머무는곳’까지가있을것이라고단정한다.이때먼바다의꿈,눈길이머무는그곳은과연어디이며어떤지형을하고있을까.그것은외로운갈매기의염원이자시인의소망이며,마침내우리가추구하는정신적자유로움의땅이아닐까.

현상너머본질과영혼의울림
어떤생명현상이나자연현상에도본질이있고현상이있다.본질은그대상의내부적이고안정된본성을말하며,현상은이본질의외부적이고직접적이며구체적으로드러난형식을일컫는다.사람이나사물에대해비유와상징을동원하여암시적으로말하는시에있어서,이두개념의긴장감있는길항(拮抗)은어쩌면필요불가결의요소인지도모른다.이시집의제3부에서는유독이러한사유의관계성이잘드러난다.「공존」에서볼수있는공존의원래개념과나무및풀의모양,「하늘에걸린가로등」에서볼수있는달과하루일과를마친발걸음의상관성,그리고「거꾸로본세상」에서볼수있는모래위물구나무를선뿌리의탄식등이그에대한서술항을이룬다.

저물깊은곳숨겨진왕국에
천사들마저도시기한버지니아와에드거의사랑이야기가있고
왕국에갇힌버지니아의슬픈노래와
그들의다이루지못한사랑은
바람에흔들리는물결되어찾아온다
―「수중궁궐」

초록물결이출렁이는물의나라한복판에,검은나무등걸과초록색나뭇가지가꿋꿋하게서있다.시인은여기서에드거앨런포의「애너벨리」를유추하고,이를‘수중궁궐’이라호명했다.‘천사들마저도시기한’버지니아글렘과포의눈물겨운사랑이야기가이물가운데잠겨있다고선언하는시인의눈길은,‘다이루지못한사랑’의잔해를거기서찾아낸다.그애틋한사랑이‘바람에흔들리는물결’이되어찾아온다면,이물가는그야말로전설적인담론의자리이며가히수중궁궐을조망할수있는유의미한공간이다.사랑의물결이밀리는이풍광이현상이라면,시공을초월하는애너벨리의사랑곧참된사랑은사태의본질이다.
디카시는강조하여말하자면일상의예술이요예술의일상이가능하게되는새로운문예장르다.온세상의남녀노소누구나이시놀이창작현장에뛰어들수있고,규격을갖춘작품을창작할수있다.다만쓰기는쉬우나,그만큼잘쓰기가쉽지않다는데방점이있다.이병석시인의첫디카시집이이용이한접근법과더불어놀랄만한수준의영상과시를함께묶어낸것은내내화제가될만하다.이시집제4부의시들은그처럼일상적인풍경을모태로,공감과감동을남기는창작의성과에이르렀다.「퇴화목」의풍찬노숙(風餐露宿)을지나온나무,「번개와역사」의기묘하게팔을벌린나무,「사랑의다른이름」에서형이상학적으로‘서로를향한마음’을표출한두식물의모양등이이를증명한다.

AI
두뇌
터널속전자회로들의움직임

초록불이켜졌다.
―「도서관」

고요하고정숙한도서관의광경이다.누구나근접할수있는풍정(風情)과분위기에잠겨있다.중세건축양식의고풍스러운천장과창문이잘수용되어있어서이영상의품격을높여준다.시인은이그림속에서AI곧인공지능을떠올리고,인간의두뇌를그다음시행으로병렬했다.도서관이정보의집합체이자교류처라는사실을환기해보면,우리시대의품격있는도서관이그와같은용어및콘텐츠의호명과긴밀하게공조될수있음을납득하게된다.이도서관에서‘열공’중인사람들과그들의시야를밝히고있는초록불이매한가지로,고색창연하고조촐한지적이미지의행렬을형성한다.이때의시는일상의움직임속에서,한결수준있는정신적울림을불러온다.

김종회문학평론가는해설에서“이병석시인의디카시세계는,꼭60편에달하는시를4개의부로나누어한권의시집으로간행했다.‘하늘에걸린가로등’이라는표제는,사진과시가조합하여산출하는새로운예술적지향점을표상하기에매우적절해보인다.그의시는우주와자연의경관을바라보면서내밀하게움직이는내면의소리를표현하고,은연중에그삼라만상(森羅萬象)을작동하게하는불가사의한존재의힘을상정한다.그런가하면본질과현상의존재론적발화방식을분별하면서,평범한삶의도정(道程)에서강렬한영혼의반탄력을보여주기도한다.짐작컨대앞으로도그의시와디카시가새로운행로(行路)를열어가면서,우리가수발(秀拔)한문학예술과만나는기쁨을간단(間斷)없이누리게해주리라믿는다”고평한다.

이처럼이병석시인의디카시집『하늘에걸린가로등』을펼치면일상의풍경이범상한풍광으로변화하는환상과웅숭깊은사상의침전(沈澱)을만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