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손증호 시조집)

다시, 봄 (손증호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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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의 시학을 완성해가는 따뜻한 마음의 결실
─ 손증호의 시조집 「다시, 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산시조문학회(볍씨)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영도문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증호 시인의 새 시조집 『다시, 봄』이 작가 기획시선 3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눈》 《예감》 《몽당연필의 꿈》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문학상 우수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작품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조집으로 『침 발라 쓰는 시』, 단시조집 『불쑥』, 현대시조 100인선집 『달빛의자』 가 있다.
저자

손증호

저자:손증호
2002년《시조문학》신인상수상.부산해안길명칭공모에‘갈맷길’로당선.한국문인협회이사,한국시조시인협회부이사장,부산시조시인협회회장,부산시조문학회(볍씨)회장,나래시조시인협회회장,오늘의시조회의부의장역임.현재영도문인협회회장,《시눈》《예감》《몽당연필의꿈》동인으로활동.부산문학상우수상,이호우시조문학상신인상,부산시조작품상,전영택문학상,나래시조문학상,성파시조문학상수상.시조집『침발라쓰는시』,단시조집『불쑥』,현대시조100인선집『달빛의자』발간.

목차

시인의말

제1부연두술술
봄꿈13
연두술술14
다시,봄15
너울너울16
미묘한떨림17
꼼지락18
문득19
착한모델20
절영도2221
초인종22
이봄23
활짝24
어느봄날흰그림자25
비무장지대26

제2부먹자시대
몰래카메라29
먹자시대30
더,더,더31
슬픈보고서32
꽁꽁33
도를넘다34
赤色警報35
요지경36
밥과법37
신돈타령38
좌우지간에39
웃음처방40
수정동마을버스41
쌍시옷세상42

제3부숲마시기
쯧쯧45
쓱싹46
양면테이프47
내인생48
만월보살49
빨래널기좋은날50
물릴수도없고51
사랑의기울기52
어느새53
숲마시기54
숲길훨훨55
산길56
출렁다리57
눈썹산마을58

제4부단풍들나이
신나는도마61
단풍들나이62
비파괴당도측정기63
~라면64
직진65
말씀466
검정우산67
긴꼬리원숭이68
쀼69
대작對酌70
사는맛71
장수비결72
품73
술에부쳐74

제5부바쁘게살면서
첨성대의말77
바쁘게살면서78
포옹의힘79
우주여행80
눈길자주주다보면81
말씀382
분홍의자83
맑은눈물한방울84
모른척할수도없고85
밥줄86
줄87
낯선나를만나다89
머할라꼬90

해설/사랑의시학을완성해가는따뜻한마음의결실_유성호91

출판사 서평

사랑의시학을완성해가는따뜻한마음의결실
─손증호의시조집「다시,봄」

부산시조시인협회,부산시조문학회(볍씨)회장을역임하고현재영도문인협회회장으로활동하고있는손증호시인의새시조집『다시,봄』이작가기획시선38번으로출간되었다.
시인은2002년《시조문학》신인상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눈》《예감》《몽당연필의꿈》동인으로활동하고있으며,부산문학상우수상,이호우시조문학상신인상,부산시조작품상,전영택문학상,나래시조문학상,성파시조문학상을수상하였다.시조집으로『침발라쓰는시』,단시조집『불쑥』,현대시조100인선집『달빛의자』가있다.

이번에펴낸손증호신작시조집『다시,봄』은시인이오랫동안쌓아온경험적실감들을섬세하고나직하게고백한정형미학의기록이다.모두5부로구성하여70편을선보인그의시조는스스로겪어온시간에대한경험형식으로쓰이면서시간의흔적에대한해석과판단의심도(深度)를낱낱이보여준다.시인은이폐허의시대에도함축적언어의구상과발화를수행함으로써존재론적현기(眩氣)를수반한미학적개성을성취해간다.그것은시인이세계안으로자신을온전하게투사(投射)하면서존재의확장을꾀하고있기때문이다.이렇듯내밀한사유와표현을결속해가는과정을통해손증호의시조는빼어난서정의한극점을이루어가고있다할것이다.
그런가하면손증호의시조는사물과삶을향한따뜻한사유와표현이펼쳐낸오랜관찰의도록(圖錄)으로다가온다.시인은시조라는언어예술을향한애착을이어가면서도한층충일한기억속에민활하고도예술적인감각과사유를담아낸다.그점에서이번시조집은새로운미학적정점을암시하면서사물들이그려내는섬세한파동을선연하게담아내고있다.
결과적으로손증호는자신의삶에남은흔적을추스르고견디는쪽에서시적구상과발화를생성해가는전형적인서정시인이다.그점에서그의시조는가장맞춤한성찰과고백의방법적거점이되어준다.
이처럼손증호시인은살아있는감각의생성과배열을중요하게구축해간다.그의감각은우리의지각으로는가닿기어려운어떤시원(始原)을종종향하곤한다.이러한감각의추구를통해손증호의언어는시원의상상적완성을도모해간다.그리고이러한열정은자연사물의편재성(遍在性)을통해시인자신의상징이나은유로나타나기도한다.시인은자연이나계절을취하여시원의차원으로자신을끌어올리려는노력을다해가는것이다.특별히‘봄’의순간과장면을결속하고경험적주체와시적주체를통합함으로써시인은시원에이르는과정을심화해간다.

겨울이하도길어봄없을줄알았더니

어디에숨었다가이제사나타나나

얼굴은부스스해도두눈반짝빛나네.
─「다시,봄」전문

어제는너울너울꽃불로타오르다

오늘은하염없이꽃비로쏟아지네

봄꽃이피고지는사이

한생이또,기우네.
─「너울너울」전문

이두편의단시조안에시인은봄날의생명력을거의완벽하게불어넣었다.앞의작품은이번시조집표제작으로서어김없이다시찾아온봄의환희를기록하고있다.시인은겨울이길어봄이없을줄알았더니,봄이어딘가숨었다가부스스한얼굴과빛나는두눈으로다시나타났다고노래한다.자연스러운계절의운행이지만필연의약속처럼다시찾아온봄날앞에서여전히삶의희망을놓지말자는암묵적언어를내장한시편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뒤의작품은이미와버린봄날의기운을‘너울너울’이라는첩어로표현한산뜻한시편이다.너울너울꽃불로타오르던개화(開花)의순간과하염없이꽃비로쏟아지는낙화(落花)의순간이삶의자연스러운순리처럼읽힌다.그렇게봄꽃이피고지는사이또기울어가는“한생”이야말로유한자(有限者)인우리모두를‘꽃’으로은유한미학적표상의결과일것이다.다음은어떠한가.

햇살미리드는곳엔봄꽃먼저찾아들어

노루귀귀를열고

별꽃총총눈을뜨면

봉래산함지골자락꽃비촉촉다젖는다.
─「절영도22-봉래산의봄」전문

‘절영도(絶影島)’는부산에있는섬으로서이곳에서길러진명마가빨리달려그림자를볼수없다고하여그렇게불렸다고한다.시인은섬에서가장높은봉래산(蓬萊山)에찾아온봄날을노래하고있다.‘햇살’과‘봄꽃’은누구랄것도없이‘미리’와‘먼저’로벌써부터와있다.‘노루귀’도‘별꽃’도귀와눈을열고있고“봉래산함지골자락꽃비”도젖어들고있다.이렇게‘절영(絶影)’을치러내는섬의봄날이눈부시게다가온다.결국손증호시편에서봄날의자연사물은“어녹는힘으로봄비종종길을”(「연두술술」)트는순간을기록하고“겨울을밀쳐낸자리,햇살가득”(「이봄」)쪼이는장면을생성해낸다.시인의예민한감각과선명한필치가결합하면서아름다운자연소묘를성취해간것이다.
손증호시인은이렇게자연풍경을따라가면서시간이흘러가는길위로나와있다.봄을맞아누리는감각의충일함에시원에대한그리움을얹어우리에게그존재의심층을일일이보여준다.이는그의시조가뭇현상들이상호연관되어있다는생각아래자연사물의순환과정과매개되어있음을알게끔해준다.인간이우주의구성요소들과불가분리성을지닌다는자각을수반하면서자연이가장근원적인가치를구유(具有)한다는인식과연동되기도한다.이때시인의감각은봄의물리적속성을재현하는데그치지않고시원을향하는역동성으로몸을바꾼다.대체로결핍이나부재로얼룩진세계를이어주는중요하고구체적인창(窓)이‘감각’이라면,손증호의감각은자신의원체험(原體驗)을부단하게발견하고배치하는중요한장치이자방법론이되어준다.

또한손증호시인은사물속에깃들인기억을순간적으로재현하면서그안에서시간의오랜흐름을포착해간다.가없고아득한존재론적기원(origin)의추구가이때수반되어나타난다.말할것도없이시인의기억은존재론적기원과사후적연속성을함께사유하는과정으로번져간다.이렇듯시인은가장오랜기원을흠모하고탈환해가면서,궁극적으로는지상에발딛고살아가는이들의존재형식을증언하는쪽으로귀환해간다.
아이가엄마를끌어안는장면이펼쳐지는시「포옹의힘」에서는가장근원적인‘힘’을발견하고,「말씀3」에는어린날어머니께서들려주시던말씀이재현된다.이처럼포옹과말씀의‘힘’은“까치발돋우며시렁위에올려놓은//노래에가락을싣고풍진세상훨훨”(「시인의말」)넘으려는시인의마음에강한에너지를부여하는창의적원천이되어주고있다.
그런가하면우리가손증호시조를통해뚜렷하게경험할수있는또한가지는시인의남다른사랑의마음이다.시인은삶을지탱하면서이끌어가는힘으로‘사랑’을사유하고형상화한다.살아온날들을회상하면서도살아갈날들의힘을그안에서끌어오는것이다.이렇게시인의격조는자아와타자,삶과죽음,신생과소멸,만남과이별의경계를가르고다시통합하는사랑의힘에의해발원한다.그핵심에는대상을안아들이고그품에서삶을완성하려는사랑의에너지가숨쉬고있고,그의시조는언어를통한사랑의경험을독자들에게산뜻하게선사해간다.시간의흐름속에놓인사물과그에대한정서적반응을독자적언어로표상함으로써시인은이처럼깊은사랑의파동을들려주고있는셈이다.

내가꿈꿀동안그이도꿈을꾸어
나도그도모르는꿈속한비탈에서
그와나사무치게만나아픈속내나눈걸까

목련꽃툭툭지는어느봄날저녁무렵
여러잔거푸마신술자리뒤끝처럼
아득한그모습좇아휘우듬길이굽네.
─「어느봄날흰그림자」전문

이작품은어느봄날시인이만난‘흰그림자’를담고있다.‘나’와‘그’는동시에꿈을꾸어‘나’도‘그’도모르는꿈속한비탈에서사무치게만나“아픈속내”를함께나눈다.이속깊은만남과대화의과정은그자체로“목련꽃툭툭지는어느봄날저녁무렵”에만난상상속의‘그’를불러오는불가피한방법론이었을것이다.시인은이처럼아득한‘흰그림자’를좇아휘우듬굽어진길을바라보며짙은그리움에젖는다.비록‘그’는지금여기에는부재하지만“그대와함께하고픈춘흥가만숨기고”(「봄꿈」)수행하는시인의꿈이야말로‘그’를향한사랑의다른이름일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국문과)교수는“손증호의이번시조집은촘촘한스케일과다양한발화방식을가진채다가오는언어적실체로서우뚝하다.이는시인이개별성과보편성을결합함으로써시공간의투시를아울러성취한결실이기도할것이다.그안에는자연스럽게인생론적가치를발견하는순간이오롯하게깃들여있는데,이때시인이발하는목소리는세상을살아가는존재자들의삶에대한구체적인식과표현에서발원하게된다.그의시조는한시대의심부(深部)에가닿으려는어법을취하면서오랜흔들림끝에가닿는시적공감의가능성을최대치로보여준다.결국타자들을관찰하고그들을품는손증호의시선과목소리는시조의외관과실질을넓혀주는예술적성취라고할수있을것”이라고평한다.

이처럼손증호의시조는여백과함축을통해사랑의시학을완성해가는따뜻한마음의결실로오래기록될것이다.이번시조집『다시,봄』은그러한속성과가능성을두루구비한정점의성취일것이다.앞으로도그의정형미학이은은하고도든든한우리시조시단의중심이되어주기를희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