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꽃 달항아리 (권갑하 달항아리 연작 단시조집)

마음꽃 달항아리 (권갑하 달항아리 연작 단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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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언어가 숨을 멈추고 사물이 육체를 얻어 발화하는 순간
─ 권갑하 시조집 『마음꽃 달항아리』
한국 시조시단의 중진 권갑하 시인의 연작 단시조집 『마음꽃 달항아리』가 작가 기획시선 40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조집 『마음꽃 달항아리』는 시조만이 담을 수 있는 율격적 배려가 눈에 띄는 가집으로, 총 5부로 구성되어 93편의 시편을 담고 있다.
권갑하 시인은 1985년 《나래》 동인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92년 《조선일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리랑의 글로컬문화콘텐츠화 전략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시조집으로 『단 하루의 사랑을 위해 천년을 기다릴 수 있다면』 『세한의 저녁』 『외등의 시간』 『사랑은 기다림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공존』 『누이감자』 『겨울발해』 『오곡밥』 등이 있고, 수필집으로 『하얀 인연』, 평론집으로 『현대시조 진단과 모색』 『현대시조와 모더니즘』 등을 출간하였다. 또한, 시인은 제30회 중앙시조대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그의 동시조 「비 오는 날」은 초등학교 5-1 국어 『읽기』 국정교과서에 수록된 바 있다.
저자

권갑하

1985년《나래》동인으로문학활동시작.1992년《조선일보》《경향신문》신춘문예당선.2011년동시조「비오는날」초등학교5-1국어《읽기》국정교과서에수록됨.2011년제30회중앙시조대상수상.2015년한국문인협회시조분과회장당선.2017년권갑하시노래음반『그대그리운날은』출시.2018년하늘재아리랑시조문학관개관.2019년한국문인협회부이사장당선.2019년『권갑하시조연구』(이지엽편저)출간.2023년제1회서예개인전개최(영상).2024년제1회달항아리그림개인전개최(인사동한국미술관).
시조집『단하루의사랑을위해천년을기다릴수있다면』『세한의저녁』『외등의시간』『사랑은기다림이아니라찾아가는것입니다』『아름다운공존』『누이감자』『겨울발해』『오곡밥』,수필집『하얀인연』,평론집『현대시조진단과모색』『현대시조와모더니즘』,박사논문「아리랑의글로컬문화콘텐츠화전략연구」(한양대대학원)등.
현)강남문인협회장,하늘재문학관장,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장,계간《나래시조》편집인,〈권갑하감성TV〉대표,청안문예창작대학원전임교수.전)농민신문사논설실장,도농협동연수원장,한국문인협회부이사장,나래시조시인협회장,농협대학교겸임교수등.

목차

여는마음

제1부혼으로피어난빛
달항아리-혼불13
달항아리-무위14
달항아리-곡선15
달항아리-희원16
달항아리-조화17
달항아리-혼빛18
달항아리-백의19
달항아리-마음20
달항아리-고요21
달항아리-일심22
달항아리-헌신23
달항아리-하양꽃24
달항아리-항아25
달항아리-동행26
달항아리-설백27
달항아리-만삭28

제2부침묵의불꽃
달항아리-침묵31
달항아리-고백32
달항아리-무미33
달항아리-눈물34
달항아리-실금35
달항아리-균열36
달항아리-얼룩37
달항아리-불면38
달항아리-달멍39
달항아리-초연40
달항아리-시름41
달항아리-욕망42
달항아리-충만43
달항아리-번민44
달항아리-울림45
달항아리-열망46

제3부너를품은달
달항아리-부재49
달항아리-자존50
달항아리-포용51
달항아리-엄마달52
달항아리-눈빛53
달항아리-월광54
달항아리-설중매55
달항아리-축복56
달항아리-용서57
달항아리-버나드리치58
달항아리-자적59
달항아리-행복60
달항아리-인연61
달항아리-공감62

제4부낮추어야머무는
달항아리-여백65
달항아리-좌선66
달항아리-변주67
달항아리-품위68
달항아리-관조69
달항아리-욕심70
달항아리-술독71
달항아리-중용72
달항아리-합일73
달항아리-도량74
달항아리-격조75
달항아리-장독76
달항아리-청빈77
달항아리-물독78
달항아리-선비정신79
달항아리-어기80

제5부다시숨쉬는고요
달항아리-숨결83
달항아리-회귀84
달항아리-영원85
달항아리-파란86
달항아리-눈꽃87
달항아리-새벽88
달항아리-맨살89
달항아리-소망90
달항아리-만월91
달항아리-독락92
달항아리-적요93
달항아리-꿈94
달항아리-핏줄95
달항아리-궁리96
달항아리-설일97

해설/불꽃처럼타오르는영원의흰빛_유성호98

남는마음

출판사 서평

이번시조집의실질적주인공인‘달항아리’는조선후기에창안된백자(白磁)로서,조선백자의특징인온화한흰빛과유려하고원만한곡선형태를갖춘예술품으로유명하다.이러한달항아리의속성과비유적의미망을시인은회화로그려내었고,이어‘단시조’라는양식에의탁하여표현하고확산해왔다.매력적볼륨과질감,공간감을견지하고있어많은이들의인기를한몸에받아온달항아리는이로써권갑하의그림과시조로되살아나게되었다.이때시인은미학적전율을환기하면서가장근원적인고요함과역동성을가멸차게보여준다.그럼으로써달항아리의궁극적존재증명을예술적으로수행해간것이다.아름답고단단한회화적의장(意匠)들이다가오는순간,우리는심원한파문속에서한없는예술적울림과떨림을경험하게된다.그리고이러한울림과떨림의순간은‘단시조’라는가장맞춤한언어예술에실려우리에게복합예술의한경지를경험하게끔해준다.
특별히이번시조집은달항아리에서유추한인상과이미지를가장육화된언어로표현한미학적정화(精華)가매우많다.그것들은대체로시인자신의내면을고백한사례,사랑과그리움을토로한사례,달항아리의물성(物性)을묘사한사례,예술적자의식을암시한사례,윤리적태도의차원을유추한사례,삶의본령을비유적으로노래한사례등으로한없이번져간다.이모든형상이단시조에입혀있다는사실은매우중요한데,말하자면그것은회화예술과는다른,그러면서도그것과통합되고서로화창(和唱)하는함축적언어예술로서의정형적극점을이룬사례들일것이기때문이다.

누가빈자리로
슬픔을채우랴

한자리있는그대로
너는홀로빛난다

스스로
불을켜드는
견고한고독의꽃
-「달항아리-자존」전문

시인은달항아리의‘비어있음’과‘홀로있음’을슬픔으로채우고있는상태를일러홀로빛나는‘고독’의결정(結晶으로읽는다.그렇게“불을켜드는/견고한고독의꽃”이야말로달항아리의자존(自尊)이자시인스스로의존재방식이기도할것이다.그렇게시인은“속다비우고나니/비로소차오르는”(「달항아리-도량」)마음으로세상을견디고건너감으로써스스로의자존을완성한다.동시에시인은“맑고고요하지만/안으로/메아리치는”(「달항아리-무미」)마음으로“속깊이/갈무려온/맑고둥근울림”(「달항아리-침묵」)을스스로에게부여해간다.모든것이‘달항아리=시인’이라는실존적등식에충실한마음의발로(發露)였을것이다.

너떠난빈하늘
그리움불밝힌다

너로하여이토록
훤히빛나는것임을

막막한
내어린사랑도
너로하여못멈춤을
-「달항아리-월광」전문

이시편은시인이마음가득품은,누군가를향한사랑과그리움의노래이다.서정시는2인칭의부재로인한결핍의미학에스스로문을여는장르이다.그부재를현실적으로해소하려는것이아니라그상황을스스로의실존으로받아들이는견인(堅忍)의미학이서정시의권역을충일하게채우고있는것이다.
이러한사랑과그리움의시학은“감아도사라지지않는/그리움의잔영들”(「달항아리-여백」)로남아우리로하여금“그대안/환히피어나는/따뜻한위안”(「달항아리-소망」)을느끼게끔해준다.이모든것이‘시인권갑하’의존재론적원형을사랑과그리움으로소환한낱낱작품들인셈이다.

달의미소처럼
부드럽게기운숨결

가장낮은자락에
고요히중심을품고

너닮은
기운선하나에
비움과품음다담겼네

-「달항아리-곡선」전문

이어시인은달항아리가가진곡선의미학을집중적으로노래한다.“달의미소처럼/부드럽게기운숨결”은가장낮은자락에고요하게잡은‘중심’을보여주는데,그렇게“기운선하나”에다스민“비움과품음”은조화로운다양함의미학을담아낸‘곡선’의내포적의미를잘보여준다.이러한곡선의미학은“흙의핏줄로빚은/생명의둥근집”(「달항아리-만삭」)이라든지“조금은이지러져/더욱둥그런”(「달항아리-희원」)마음그리고“둥글게품고이어갈/조선의흰숨결”(「달항아리-백의」)이나“둥글게품어안은/넉넉한가슴”(「달항아리-공감」)까지반영해내고있다.그렇게달항아리는격조있는곡선의빛으로눈부시게다가온다.

빛으로증언하는묵묵한고백엔
혼을불태운이의숨결이배어있다

아내의잠처럼깊은
우주의푸른숨소리
-「달항아리-숨결」전문

우리의삶은“빛으로증언하는묵묵한고백”과“혼을불태운이의숨결”로누대(累代)의동력을얻는다.“아내의잠처럼깊은/우주의푸른숨소리”는달항아리가쉬는숨결이기도하지만,온전하게중심을잡은이들이마음속에담은“흙의꿈/불의사랑”(「달항아리-조화」)이기도할것이다.그숨결은“금간/자리마다/깊게스민/맑은별빛”(「달항아리-균열」)처럼우주적인것이자,“이별마저/껴안은/부드러운결”(「달항아리-합일」)처럼일상적인것이기도하다.
이처럼권갑하시인은자신이탐구하고묘사하는대상들이어떤근원적이고성스러운분위기에감싸여있다는점을결코놓치지않는다.그안에는사물이들려주는성스러운소리를통해원초적통일성을회복하고완성하려는열망이줄곧나타나고있다.그리고시인이귀기울이고있는것역시그러한성스러움을담은근원적인‘침묵의소리’일것이다.이는신성한존재를통해자신의목소리를고요하게들려주는과정으로서,달항아리에서존재론적근원을발견하고그흔적들을찾고자하는시인의촉수가단시조안에자리하고있음을보여준다.

권갑하의‘달항아리’연작은사물의존재론을한참동안들여다보면서외적관찰과내적침잠의과정을동시적으로탄생시킨역작들이다.그럼으로써시인은사물의항구성과순간성을통합적으로형상화하고,언어를넘어선역동의고요를포착하면서,언어가숨을멈추고사물이육체를얻어발화하는순간을새겨간것이다.시인은이렇게사물의모습은드러내고자신의마음은은근하게내보이는작법을취하면서,참신한이미지군(群)을통해달항아리의본질에직핍(直逼)해가는목표를단숨에성취한다.

문학평론가유성호한양대교수는권갑하의‘달항아리’연작에대해“동일성에바탕을둔‘충만한현재형’을구상화한가편(佳篇)들”이라칭하며,그를“세계와자아사이의균열을넘어,삶의궁극적완성을추구해가는고전주의자”라고평했고,문학평론가방민호서울대교수는그의시편을“시조만담을수있을다함없는흰빛과,빈자리와,머물러있어도한없이흘러가는,흐름속에고요히앉은,그치지않는송축”이라며“표현할수없이은은한빛”에찬사를보냈다.

그렇게불꽃처럼타오르는영원의흰빛에대한지극한관조와발견을통해삶의지표를유추하고성찰해온시인의마음이담긴이번시조집에세상의크나큰반응이있기를기대해본다.이로써한국시조는융합예술의한격조와경지를얻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