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 (변형규 시집)

목어 (변형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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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계를 허물고 살맛나는 세상으로 초대하는 시
- 자유로운 영혼, 변형규 시인의 새 시집 『목어』
대구예술인상을 수상한 변형규 시인이 새 시집 『목어』를 작가 시인선 23번으로 출간하였다. 이 시집은 교사로 일평생 살아온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책은 마음의 얼어붙은 얼음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믿는 시인은 “조용했던 시골 마을을 깨우던 장닭의 모습을 떠올리며” 신작 시편들을 묶었다. 총 4부로 구성하여 53편의 가편을 담았으며,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운 시 쓰기를 추구해온 변형규 시인의 서정과 영혼의 아름다움을 시로 만날 수 있다.

말똥구리 한 마리
말똥을 굴리다 말고
더듬이 곧추 세우고
세상 돌아가는 뉴스에 혀를 끌끌 찹니다
지구를 마구 흠집 내는 인간을 보고
머리를 가로 휘젓고
지구가 부서질까 조심스럽게
이번에는 거꾸로 말똥을 딛고 서서
지구를 굴리고 갑니다
까짓 것 세상이 변하지 않으면
내가 변하면 되지 하면서 갑니다

지구를 걱정하는 게 인간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말똥구리」 전문

말똥구리가 “지구를 마구 흠집 내는 인간을 보고” 머리를 휘젓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우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화자(시인)가 지구를 흠집내는 인간들이 얼마나 한심하고 답답했으면 “지구가 부서질까 조심스럽게/이번에는 거꾸로 말똥을 딛고 서서/지구를 굴리고”가는 말똥구리에 빗대었을까.
“까짓 것 세상이 변하지 않으면 / 내가 변하면” 된다고 말하는 말똥구리를 보며 우리는 부끄러워진다. 오염되어가는 지구를 바라보며 한낱 미물조차도 걱정하고 지켜내고자 애쓰는데 우리 인간은 이대로 계속 지구를 오염시키고 흠집 내어도 되는 걸까. 첫 시편부터 지구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경각심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이런 일침을 가하는 영혼의 아름다운 메타포를 써 내려가는 시인은 어느 별에서 온 누구일까.

저자 변형규 시인은 1952년 지구별의 대한민국 경남 거창 가조에서 6남 1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떤 날은 일부러 저녁을 먹는 것보다 시원한 어머니 손이 좋아 저녁을 먹지 않고 자기도 했었다”는 시인은 그렇게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국어와의 좋은 인연은 중학교 때 국어만큼은 항상 1등을 할 만큼 그 사랑이 깊어졌다.
가정형편으로 농업계 고등학교 연구장학생으로 진학하게 되었다. 학년 초에 친구들은 공부를 하는데 시인은 묘포장에 일을 해야 해서 그는 선생님께 “일이 우선입니까? 공부가 우선입니까.” 하고 당돌하게 대들었고, 연구장학생을 포기한 후 공부를 하게 되었다.

2학년 때 시가 장원에 뽑혀 상을 받고 학 교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대, 초등학교 양성소 시험에 합격되어 빡빡 머리인 채로 모교인 초등학교에 발령 받아 은사 선생님과 함께 교무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리고 중등학교 준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고졸 출신인 시인은 고등학교 선생이 되었다. 그러나 항상 부족하다는 마음이 있어 야간대학으로 대학원으로 올빼미처럼 공부하여 고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다.
그때 근무하던 여고에서 시인은 도광의 선생님을 만나면서 문학에 눈을 떴다. 시인에게 시는 그렇게 다가왔다. 시인은 시가 좋은 이유를 이렇게 고백한다.

시는 강요하지 않는다.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훈계하고 가르치는 말은 설득하지 못한다. 즉 논리만으로는 설득하기 어렵다. 그렇게 많은 명언과 속담이 있어도 움직이게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오늘날의 논쟁에서도 상대진영의 말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것과 같다.
시는 열어 보인다. 엄마야 누나야 하면 강변이 떠오르고 하늘 밑 푸른 바다가 흰 돛단배를 내 눈 앞에까지 끌고 들어온다. 경계를 허물고 감성을 자극하여 우리를 정말 살맛 나는 세상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그래서나는 시가 좋다. 시는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시를 쓴다.

- 시인의 산문 「나의 부끄러운 이야기」 부분

후기에 붙인 시인의 산문에는 가난했던 유년시절과 성장과정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처럼 펼쳐진다. 우리가 잊고 지낸 젊은 날의 꿈과 순수를 떠올리게 하는 감동적인 시적 산문이다. 이후 시인은 1999년 《대구문학》 신인상과 2003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하였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솔방울박새』 『꿩의 바람꽃』을 펴냈으며, 2005년 대구예술인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회원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잘 때도 눈 감지 않는다는 물고기의 정진(精進) /속 비워 맑게 우는 목어(木魚) 앞에서 / 수많은 이파리들은 박수갈채로 응답한다“(「목어」는 자유로운 순수의 영혼, 변형규 시인이 써내려간 진솔한 시의 행간을 함께 거닐어 보자.
저자

변형규

저자:변형규
1952년경남거창가조출생.
1999년《대구문학》신인상과2003년《월간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으로『솔방울박새』『꿩의바람꽃』이있다.
2005년대구예술인상을수상하였으며,
현재한국문인협회,대구문인협회회원이다.

목차

1부
말똥구리
묵어
사모의일기예보
제주도돌담
춘하추동
도동서원은행나무
천사의일기장
핸드폰
비온뒤
남해바다
붕괴도로밀검은바람
능소화양반의노리개꽃
물마른폭포

2부
고향MRI
날마다첫날밤
반딧불이의노래
산정山頂솔
다낭의여인
뚝관주리사나이
김홍도의서당풍경
미녀봉전설
두레우물
무궁화꽃
억새밭에서
녹월의능소화
뿔처럼
꽃비花雨

3부
가로등허리꽃
간절곶에선알수있지
낮에해처럼밤에달처럼
겨울마늘밭에서
단풍스냅사진
지진친구
귀뚜라미
황옥공주
거미땅부자
연꽃
우물의깊이
줄탁송
달맞이꽃

4부
오교시
두고온추석
호접란찬송
가조소렴사
봉선화
명자꽃설화
사랑방비밀번호
봄의교향악
내인격의김치담그기
성모의밤에
해어화解語花
성모님을모시면서
기적의손

시인의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