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에게 (문병란 시선집)

직녀에게 (문병란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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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발간사

해방 이후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전승국들은 이기적 타산으로 3·8도선이라는 분단선을 그어 국토를 양단하였다. 전민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주둔지에 비극의 씨앗인 개별적인 단독정부를 세워 수백만의 동포가 희생되는 비극을 자아내게 했었다.
청소년시절에 이런 참담한 상황을 몸소 겪어야 했던 문병란 시인은 분단을 아파하면서, 정치 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유린과 군사적 만행, 정치적 횡포를 바라보면서 분연히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민중을 깨우치는 시인으로서의 활동이었다.
분단을 슬퍼하면서 통일을 염원하는 실천감 있는 시는 날개를 달아 남북을 오르내리며 온 민족을 감동시켰고, 정치적 저항과 비판으로 탄압을 받아 고난의 시간을 감수하게도 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시인들이 동참하여 민주화를 전개하였으며, 이런 역경의 역사 속에서 문병란 시인은 민족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작가적 소명의식으로 문필활동과 실천운동에 열정을 바치셨다. 또한 민족시인으로서 많은 감동을 민중에게 선물하셨다.
타계 10주년을 맞아 그 의의를 살려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의 기획 아래, 통일과 민주화를 추구하신 여러분들의 협조를 얻어 고인을 기리는 시집을 발간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논의를 거듭하였고, 문병란 시인의 민족정신을 기리는 뜻을 담아 시 선정과 편집 작업이 진행되었다. 허형만(목포대 명예교수), 김동근(전남대 명예교수), 나종영(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백수인(조선대 명예교수), 박노해 시인 등을 비롯한 각 지역의 시인과 학자들이 맡아주었다.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 또한 갑자기 부탁드렸음에도 추천의 글, 회고의 글을 흔쾌히 허락하신 백낙청, 임헌영, 김준태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이 추모시집은 평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문병란 시인의 대표작을 묶었기에, 그의 시작품의 진수를 보여주는 시선집임에 틀림없다.
문병란 시인 사후 1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문득 문병란 시인이 그립다.
2025년 9월, 이명한(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회장)
저자

문병란

저자:문병란
1934년전남화순출생.조선대학교인문대국문학과를졸업하였으며,조선대인문대교수와5·18기념재단이사등을역임했다.1959-1963년《현대문학》에김현승시인의추천을받아시「가로수」,「밤의호흡」,「꽃밭」으로등단하였으며,시집『정당성』,『죽순밭에서』,『땅의연가』,『동소산의머슴새』,『무등산』,『화염병파편뒹구는거리에서나는운다』,『법성포여자』,『매화연풍』,『장난감이없는아이들』등과산문집『저미치게푸른하늘』,『영원한인간상』등다수의저서를간행했다.
제1회박인환시문학상,요산문학상,금호예술상,광주예술상,전남문학상등을수상하였으며.<직녀에게>,<호수>,<빛고을아리랑>,<광주찬가>등이작곡되어애창되고있다.2015년9월25일조선대병원에서영면하였다.9월29일오전10시광주‘민주광장’에서<민족시인문병란선생민주사회장>을엄수했다.2016년9월27일조선대서석홀에서1주기추모제를개최하였으며,2025년9월,10주기를맞아문병란대표시선집을간행하였다.

목차


시인의말

1부
꽃씨13
가로수14
씀바귀의노래16
꽃에게18
가을의여백에앉아서20
비오는날의시22
바다가내게24
호수26
꽃을위한변증법27
낙엽을밟으면서너는오너라30
겨울보리32
꽃의생식기34
정당성136
정당성239
성삼문의혀舌41
백지앞에서43
희망가45
9월의시47

2부
시詩51
첫사랑55
쓴맛56
흔들리기58
역두에서60
불혹의연가62
아버지의귀로(歸路)65
새벽의차이코프스키68
연애하는사람은강하다69
인연서설72
개74
장난감이없는아이들79
박타령382
작별사(作別詞)85
식민지의국어시간87
새벽의서(書)90

3부
무등산95
전라도노래97
죽순밭에서102
고무신105
전라도젓갈109
전라도뻐꾸기111
고향의들국화114
고향소식116
목포118
엉머구리의합창120
불면의연대123
땅의연가(戀歌)125
지상에바치는나의노래128

4부
부활의노래133
직녀에게141
화정동의저녁노을143
아직은슬퍼할때가아니다144
백골예찬146
우리를가로막고있는것148
코카콜라152
정신대할머니155
일본157
취조실에서163
새벽이오기까지는166
다시오월은와야한다169
무등산에올라부르는백두산노래171

회고의글/무등산이낳은견결한시인문병란_김준태(시인)174

문병란시인연보

출판사 서평

우리는다시만나야한다
우리들은은하수를건너야한다
오작교가없어도노둣돌이없어도
가슴을딛고건너가다시만나야할우리
칼날위라도딛고건너가야할우리.
이별은이별은끝나야한다
말라붙은은하수눈물로녹이고
가슴과가슴을노둣돌놓아
슬픔은끝나야한다,연인아.
―「직녀에게」부분

표제작인『직녀에게』는노래로도널리알려진작품이다.가수김원중이불러민중가요로회자됐으나,그바탕에는분단과군사권력의폭력에맞서치열하게싸운한시인의시대적고뇌가깃들어있다.원로문학평론가임헌영은이시를“분단시대의절절한민족적인소망을담아낸절창”이라평했다.
“이별이너무길다/슬픔이너무길다/선채로기다리기엔은하수가너무길다”로시작하는『직녀에게』는“오작교가없어도노둣돌이없어도”반드시만나야한다는말로끝맺는다.1970-1980년대민주화를염원하던문병란시인의고뇌가담긴시로분단의고통을넘어다시만나야한다는다짐이현재에도생생히전해진다.

이번시선집에는발간사·추천사·회고의글도풍성하다.백낙청문학평론가(서울대명예교수)는“문시인이한국의민주화와이땅의문학에끼친공로를우리후진들이잊어서는안될것”이라며출간의뜻을반겼다.
김준태시인(조선대초빙교수,5·18기념재단전이사장)은회고글에서“문병란선생은‘살아서는민족시인,하늘에가서는통일시인’으로함께할것”이라며“그의시는서정시와서사시가한숨결로잘만나고향마을당산나무를휘돌아가는강물처럼우리들의가슴속을찬란한음색으로흔든다”고밝혔다.

편집과정에는수도권과지역의시인·연구자들이뜻을보탰다.서울에서활동을펼쳐온이승철시인,출판방향을함께잡은손정순도서출판작가대표,광주전남항일·저항문학을일본문단에꾸준히소개해온김정훈교수(전남과학대)등이출간을도왔다.기념사업회는시집과시선집,육필시집등방대한자료를대조하며중복을피하고,시기의전·중·후반을고르게담아문병란시의결을온전히드러내는데공을들였다.

이명한회장은“문병란시인의민족정신을기리는뜻을담아시선정과편집을진행해대표작의진수를보여주는시선집을마련했다”며“타계10주년을맞아무엇보다의미있는일이될것”이라고밝혔다.

‘화염병대신시를던진’한국의저항시인고문병란의시는10주기추모시선집발간을통해다시독자곁에서불리어지며호흡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