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여름

결혼·여름

$11.11
Description
알베르 카뮈가 남긴 가장 빛나는 산문
삶과 자연, 존재 그 자체를 향한 눈부신 예찬
알베르 카뮈의 《결혼·여름》은 그가 젊은 시절에 쓴 에세이들을 묶은 산문집으로, 그의 철학적 사유와 감각적 문체가 절정에 달한 작품이다. 〈결혼〉과 〈여름〉이라는 두 연작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알제리의 강렬한 태양과 바다, 자연의 이미지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유한함을 함께 바라본다. 이른바 ‘부조리의 철학자’로 불리는 카뮈는 이 작품에서 죽음과 무의미의 인식 위에서도 삶을 긍정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신 없는 세계에서 구원을 찾고자 했던 그는, 인간의 육체성과 감각을 통해 존재의 기쁨을 노래하며, 일상 속의 찰나들이 지닌 소중함을 강조한다.

특히 〈결혼〉에서는 알제리의 자연 풍광 속에서 삶과 세계에 대한 직관적인 사랑이 드러나고, 〈여름〉에서는 예술, 죽음, 진실에 대한 사유가 한층 성숙한 시선으로 펼쳐진다. 이 책은 카뮈가 말년에 집필한 《시지프 신화》나 《이방인》에서 다룬 부조리 철학의 원형이 담긴 작품으로, 인간과 자연, 생과 사에 대한 그의 세계관이 가장 맑고 투명하게 빛난다. 사유보다 감각이 앞서고, 고통보다 기쁨이 먼저인 이 산문들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려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저자

알베르카뮈

저자:알베르카뮈
1913년,알제의몽도비에서프랑스계알제이민자집안의아들로태어났다.포도농장노동자였던아버지가제1차세계대전중에사망한뒤,청각장애가있던어머니와할머니아래에서가난하게자랐다.이후고학으로다니던알제대학에서평생의스승인장그르니에를만나큰영향을받았다.1942년에소설《이방인》을발표하면서프랑스문단의총아로떠올랐고,같은해철학에세이《시지프신화》를발표하면서철학적작가로도인정받았다.1944년에발표한희곡〈오해〉,〈칼리굴라〉를통해극작가로도자리매김했다.1947년에발표한소설《페스트》는그에게상업적인성공과더불어‘비평가상’을가져다주었다.1951년,공산주의에반대하는철학적문제작《반항하는인간》을발표하면서큰반향을불러일으켰다.소설《전락》을발표하고,그이듬해인1957년에마침내44세나이로노벨문학상을받았다.실존주의문학의대표작가로서신화가된그는하지만3년뒤인1960년1월4일,몽트로근교빌블르뱅에서교통사고로갑작스럽게생을마감했다.

역자:구영옥
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번역학과를졸업했다.옮긴책으로는《수상록》,《이방인》,《페스트》,《당신의쓰레기는재활용되지않았다》,《나무처럼생각하기》,《어린왕자와다시만나다》,《우리,앞으로뭐먹고살지?》,《파브르가사랑한곤충》등이있다.

목차


결혼

티파사에서의결혼
제밀라에부는바람
알제의여름
사막

여름

미노타우로스또는오랑에서의휴식
아몬드나무들
저승에간프로메테우스
과거없는도시들을위한짧은안내서
추방된헬레네
수수께끼
티파사에돌아오다
가장가까운바다(항해일지)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그는태양아래에서진리를배웠다.
그진리는세상과화해하는법이었다.

잠시후압생트풀밭에몸을던져그향기를몸에스며들게할때나는모든편견을거슬러태양의진리이자내죽음의진리가될어떤진실을실현하고있음을의식하게될것이다.어떤의미에서보면나는여기서내삶을걸고도박을하는셈이다.뜨거운돌의맛이느껴지는삶,바다의숨결과막노래를시작한매미소리로가득한삶.바람은상쾌하고하늘은푸르다.나는마음껏이삶을사랑하고자유롭게삶에관해이야기하고싶다.
〈티파사에서의결혼〉중

삶의부조리를누구보다뚜렷이응시했던작가,알베르카뮈가써내려간가장아름답고밝은사유.
《결혼·여름》은젊은시절의카뮈가지중해의빛과바람,바다와태양아래에서느낀삶의감각,그리고존재의기쁨을담은산문집이다.
죽음을의식하면서도삶을긍정하는태도,세상과화해하려는인간의내면이고요하고도강하게펼쳐진다.카뮈의철학적문학세계를이해하는데있어《이방인》보다먼저읽어야할빛나는산문.

책속에서

삶을살아가는때가있는가하면삶을증언하는때가있다.
_p.17

나는충만했다.내머리위로석류나무한그루가꽃봉오리를틔우고있었는데꼭닫혀있는줄무늬의봉오리는마치봄의모든희망을꼭움켜쥔작은주먹같았다.
_p.18

나는내역할을훌륭히해냈다.인간으로서본분을다했다.온종일기쁨을느낀것을특별한성취로여기지는않지만,어떤상황에서는행복해야할의무가부여된인간조건을뿌듯하게성취한듯했다.우리는다시고독해지지만이번에는만족속의고독이었다.
_p.19

죽음에대한나의모든공포가바로삶에대한질투에서비롯되었음을깨닫는다.
_p.27

이곳이원하는것은냉철한영혼,즉위안을모르는영혼이다.알제는신념에따라행동하듯냉철하게행동하기를요구한다.사람을키우면서도번영과빈곤을동시에안겨주는참으로기이한나라!이나라에서태어난감성적인사람이누리는관능적인풍요가극도의빈곤과공존한다는사실은놀랄일이아니다.쓴맛이없는진실은없는법이다.그러니내가이나라의얼굴을가장사랑하게되는순간이가장가난한사람들과함께있을때라고한들어찌놀라운일이겠는가?
_p.31

사랑받지못하는것은단지불운일뿐이지만사랑하지않는것은불행이다.
_p.146

자정,홀로해변에있다.더기다리다가나는떠날것이다.이시간에,전세계의항구에서어두운바다를밝히는불빛이가득한여객선들처럼하늘조차모든별과함께멈춰있다.공간과침묵은같은무게로가슴을짓누른다.갑작스러운사랑,위대한작품,결정적인행동,변혁사상은어느순간에견딜수없는불안과저항할수없는매혹을동시에가져다준다.존재의달콤한불안,이름조차모르는위험의미묘한임박.그렇다면산다는것은파멸을향해달려가는것일까?다시금쉴새없이우리의파멸을향해달려가자.
_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