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공 엔지니어입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에미레이트항공까지, 세계를 누빈 37년 차 엔지니어의 램프 위 노트

나는 항공 엔지니어입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에미레이트항공까지, 세계를 누빈 37년 차 엔지니어의 램프 위 노트

$19.50
저자

김진혁

저자:김진혁
아시아나항공에서말단정비사로사회생활을시작해캐세이퍼시픽항공,싱가포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을거쳤고,지금은카타르항공에서근무하고있다.
아시아,아프리카,중동,유럽의정비현장을누비며세계각지에서온엔지니어들과호흡을맞추었던경험은기술만이아니라서로다른문화와일하는방식까지배울수있는기회였다.
누군가의안전한여행을위해묵묵히걸어온시간을커뮤니티에기록하다보니어느덧한권의책이되었다.시간이빚어낸이야기들이한사람의내일을밝히는작은빛이되기를바라는마음으로오늘도글을쓰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아무도보지않는곳에서
-구멍너머의비밀
-타이어와함께50도의램프에서
-공기방울하나
-엔진하이파워런업
-멈춤이만든출발
-같은하늘을책임지는동반자
-하늘을안전하게지키는힘
-파워트립
-내가날아야했던비행
-뜬눈으로지새운밤
-볼트하나의무게
-새벽3시의호출
-게이트에서의사투
-새로운길을함께맞이한다는것
-마지막비행

2장책임의무게를안다는것
-보이지않는책임의무게
-릴리프엔지니어의삶
-머리는아직두바이에
-경험이지식을이기다
-결코헛되지않은시간들
-소통이라는자격증
-라이선스를지켜라
-이륙30분전
-그들은여전히일하고있다
-마음을치료하는시골의사처럼

3장불편함을택하는삶
-판을흔든다는것
-내인생의소중한기억
-FAAA&P정비사자격시험
-무모하지만의미있는도전
-자격은스스로증명하는것
-선택하지않은삶에대하여
-게임에서승리하다
-어느가난한나라의항공사
-하늘위의일당직
-사막과바다사이
-자격증은출발선일뿐
-다음문을두드릴수있는용기
-해외취업은언제가좋을까
-진짜자격을갖추는법

4장일상의경계를스치는순간들
-007작전
-하늘위의일상
-예고없이찾아오는인연
-스스로기회를만든이들
-90톤의현금과함께
-특별한순간들
-일상의경계바깥에서
-WHO의약품을싣고
-교육의탈을쓴여행
-말하지않으면아무것도바뀌지않는다
-항공기를정비한다는것

출판사 서평

아무도보지않는곳에서펼쳐지는
항공엔지니어의세계!

오늘도어딘가에서비행기한대가활주로를박차고하늘로솟아오른다.승객들은창밖으로스치는구름을바라보며각자의목적지를향한설렘에젖는다.그런데그비행을위해항공기를정비하며작은이상하나까지놓치지않는사람들이있다는걸아는사람은많지않다.바로‘항공엔지니어’다.그들은승객앞에모습을드러내지는않지만,누구보다가까이에서항공기의안전한운항을책임지는사람들이다.이책은바로그보이지않는손길에대한기록이다.
지은이는37년째항공기와함께살아온항공엔지니어다.아시아나항공에서말단정비사로사회생활을시작해캐세이퍼시픽항공,싱가포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을거쳐지금은카타르항공에서근무하고있다.아시아,아프리카,중동,유럽의정비현장을누비며세계각지의동료들과함께일해온지은이의경험은어느덧한권의책으로엮기에충분한이야기가되었다.
《나는항공엔지니어입니다》는항공기를어떻게정비하는지를설명하는기술서가아니다.항공엔지니어만이들려줄수있는현장이야기를생생하게담아낸직업에세이다.이를테면하루가시작되는새벽램프의분주함,한여름의뜨거운기체아래에서진행되는작업의고됨,때로낯선공항에서일할때의긴장감,예기치않은고장을해결해나가는과정에서느끼는보람등사람들이잘알지못하는항공정비의세계를있는그대로보여준다.
책은크게네장으로구성되어있다.1장“아무도보지않는곳에서”에서는50도의폭염속에서항공기타이어의이상부위를발견해수리하고,누설된승무원용산소병을교체하기위해이리저리뛰어다니고,비행조종시스템의결함원인을찾기위해전자장비실을샅샅이점검하는등항공기를제시간에출발시키기위한엔지니어의분투를밀도있게담아냈다.
2장“책임의무게를안다는것”에서는메카닉과엔지니어의역할이어떻게다른지,한사람의서명이왜그토록무거운의미를갖는지를실제사례를바탕으로들려주며,여러대의항공기를동시에감독해야하는엔지니어의삶과라이선스를지켜내는일의무게를조명한다.3장“불편함을택하는삶”에서는안주대신새로운길을선택해왔던지은이의이야기가펼쳐진다.FAAA&P정비사자격시험에도전한여정과해외취업이라는낯선길에몸을던진경험은끊임없이자신을증명하고자했던그의삶의태도를고스란히드러낸다.마지막4장“일상의경계를스치는순간들”에서는‘90톤의현금’이나‘WHO의약품’을수송한특별한이야기를비롯해정비현장바깥에서마주한뜻밖의순간들을녹여내항공엔지니어라는직업이가진또다른얼굴을만나게한다.
동시에이책은한사람의성장기이기도하다.지은이는더넓은세상을향한꿈을품고필요한자격증은반드시취득했으며,새로운기회가생길때마다주저하지않고발을내디뎠다.해외근무를선택한것도더많은경험을쌓고싶었기때문이다.그꾸준한선택들이모여어느덧해외항공사에서보낸시간만32년을훌쩍넘어섰다.화려한성공담을내세우기보다목표를세우고묵묵히걸어온시간의힘을담담하게들려준다는점에서이책은직업에세이이상의의미를지닌다.
지은이의경험은항공엔지니어를꿈꾸는후배들,해외취업이나새로운도전을망설이는이들에게실질적인이정표가되어줄것이다.동시에이분야를전혀모르는독자라도에피소드마다전해지는긴장과안도그리고묵묵히자신의자리를지켜온한사람의뚝심에자연스럽게몰입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항공기를이용하는사람들대부분은항공엔지니어를만날일이없지만우리는매일항공기아랫부분에몸을낮추고들어가작은개구부하나하나까지모두확인한다.때로는손으로만지고,때로는냄새를맡고,때로는눈으로액체한방울의흐름을끝까지따라간다.유체가무슨색인지,점도는어떤지,오일냄새인지연료냄새인지,방울이떨어지는속도와간격은어떤지….그모든정보는계기판에나타나지않는또다른데이터다.
#16쪽_구멍너머의비밀

“모든랜딩기어핀은제거되었고,바이패스핀은삽입되어있습니다.토우바역시연결완료되었습니다.”
모든것이정상범주에들어와있다는확인.그확인이야말로다음단계로넘어가기위한유일한통로였다.그런데그순간,아주미세한변화가시작되었다.모든조명이동시에꺼진것이다.항공기내부는순식간에완전한어둠에잠겼다.창밖에
서들어오던미세한빛마저사라지자공간은방향성을잃은채고요해졌다.전원이끊긴기내는정지된세계처럼느껴졌다.
“엔지니어,파워가트립되었습니다.즉시GPU가필요합니다.예상소요시간확인부탁드립니다.”
#52쪽_파워트립

“퍼스타워,베이35,버진○○○.엔진런업을요청합니다.”
허가가떨어지자나는천천히엔진런업절차를밟았다.먼저드라이모터링을하고,웨트모터링을진행했다.서두르지않았다.오랫동안멈춰있었던만큼다시움직이는과정에도시간이필요하다.
“1번엔진스타팅.”
낮고깊은소리가기체안을채웠다.이어2번엔진도같은리듬으로회전하기시작했다.롤스로이스의3축엔진소리는거칠지않았고절제되어있었다.힘을과시하기보다는자신의상태를조용히증명하는듯했다.EGT가400도부근에서안정되었다.
#92쪽_새로운길을함께맞이한다는것

고민끝에로그북의상세결함내용을지우고서명을남겼다.그렇게항공기는LA를향해활주로를달렸다.그런데다음날,예상치못한폭풍이몰아쳤다.항공기가LA에도착하자마자해당부위를점검한현지엔지니어가V항공사와아무런사전협의없이결함을상부에보고해버린것이다.시드니에서결함을제대로확인하지않고항공기를출발시켰다는내용이었다.마치커다란실수를발견한것처럼.
나는즉시해당항공기의핸들링업무에서배제되었다.곧이어싱가포르의품질보증팀에서사고조사단이파견되었다.로그북원본과메일기록등모든자료가테이블위에올려졌고공식조사인터뷰가시작되었다.
#134쪽_라이선스를지켜라

해외로나오고나서야다른기준이존재한다는것을알게됐다.호주와유럽그리고중동일부지역에서는나이가경력의한계가되지않는다.오히려오래일한시간이신뢰를쌓아더나은대우로이어진다.특히호주에서는일하는방식이다양하다.풀타임,파트타임그리고캐주얼계약까지.장거리업무라면항공권과숙박권이제공되고,체재비와별도의수당까지나온다.같은일을하더라도어떤방식으로일하느냐에따라삶의형태가달라지는것이다.
#189쪽_하늘위의일당직

“이집트상공에들어서면왼쪽창으로피라미드가보일수도있어요.물론운이좋아야해요.그근처를지날때알려줄게요.인샬라.”
‘인샬라(신의뜻대로라면)’라는말이퍽마음에들었다.진중하면서도여유가담긴언어였다.나는옵저버시트에앉아조종석너머로펼쳐지는세상을바라봤다.두파일럿이체크리스트를주고받는소리,관제탑과교신하는소리,계기들이내는낮은전자음소리….그모든것이어우러진조종석은고요하면서도살아있는공간이었다.
“미스터진,지금이에요!오른쪽을봐요.저아래가홍해입니다.저너머가이스라엘이고요.”
#232쪽_예고없이찾아오는인연

항공사에다니면좋은점이여러가지있는데,그중하나가교육이다.단순히지식을쌓아서좋다는의미가아니라,교육이라는이름아래세계여러도시로여행할기회가주어지기때문이다.오래전C항공사에근무하던시절나는그기회를제법누렸다.C항공사에메카닉으로입사하면최소한기종의‘기본교육’과‘인적요인교육’을반드시이수해야한다.교육은주로홍콩본사에서진행되지만,수강인원이많을때는특정지점을정한뒤여러지점의직원들을그곳으로모아진행하기도한다.나의첫교육은B777기본교육이었고장소는방콕이었다.
#263쪽_교육의탈을쓴여행

사흘동안점검한항공기앞에마지막으로한번더섰다.그러고는워크오더의마지막항목에서명을남겼다.새소유주가이항공기를인수하고나면이기체는또다른하늘을날게될것이다.내가남긴서명이그첫출발을허가한셈이다.
서편으로해가기울고있었다.나는Q400에올라시드니로돌아왔다.티셔츠한장으로버텨낸사흘이었다.그것도나쁘지않았다.아니,꽤좋았다.항공정비일이란그런것이다.계획대로흘러가지않는날들속에서그래도묵묵히손을움직이는것.그손끝에서오늘도한대의항공기가하늘로향할준비를마쳤다.
#276쪽_항공기를정비한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