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조선 선비들이 남긴 사랑과 상실의 애도문 44 편 | Paperback)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 (조선 선비들이 남긴 사랑과 상실의 애도문 44 편 | Paperback)

$23.00
Description
정약용부터 추사 김정희까지,
조선 최고의 문장가들이 남긴 ‘슬픔의 인문학’
이 책은 조선 선비들이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남긴 44편의 애도문을 통해, 절제의 시대를 살던 이들 역시 상실 앞에서는 얼마나 인간적으로 흔들렸는지를 보여준다.

정약용, 김정희, 박지원, 이덕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선비들의 목소리를 따라 읽다 보면, 그들 또한 눈물과 글로 마음을 붙들며 슬픔을 견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기록들은 단순한 고전 문헌이 아니라, 시대를 건너 오늘의 독자를 조용히 감싸는 위로의 언어다.

책에는 한문 원문과 현대어 번역을 함께 실어 고전의 깊이를 살리면서도 읽기 편한 구성을 더했다. 제문과 묘지명, 애도문 속에는 상실과 애도, 기억의 본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록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슬픔을 견뎌 낸 선비들의 태도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의미를 남긴다. 특히 “기억하기 위해 기록했다”는 메시지는 우리의 애도 방식에도 큰 울림을 주며, 슬픔은 지워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결국 이 책은 사랑이 깊었기에 슬픔도 깊었던 사람들의 기록이 수백 년의 시간을 넘어 오늘 우리의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저자

신정일

문화사학자이자이땅구석구석을걷는작가,도보여행가.
문화재청문화재위원과산림청국가산림문화자산심의위원을역임해우리문화유산과자연자산의보존·활용에폭넓게기여해왔다.2010년에는다양한답사활동과문화유산보급에대한공로를인정받아대통령표창을수상했다.
1980년대중반황토현문화연구소를설립해동학과동학농민혁명을재조명하기위한여러사업을펼쳤으며,1989년부터문화유산답사프로그램을만들어현재까지활발히진행하고있다.또한한국10대강도보답사를기획하여금강·한강·낙동강·섬진강·영산강을비롯해압록강까지답사를마쳤고,옛길인영남대로와삼남대로·관동대로를도보로답사했으며,400여개의산을올랐다.
부산에서통일전망대까지바닷가길을걸은뒤문화관광부에최장거리도보답사길을제안했고,이는해파랑길이라는이름의국가정책으로개발되고있다.
현재사단법인우리땅걷기의이사장으로있으며,소외된지역문화연구와더불어국내문화유산답사프로그램및숨은옛길복원사업등을진행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오직정의》,《길위에서배운것들》,《조선천재열전》,《섬진강따라걷기》,《풍류》,《대동여지도로사라진옛고을을가다(3권)》,《낙동강》,《한강따라짚어가는우리역사》,《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새로쓰는택리지(10권)》등100여권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조선선비들의사랑과상실의기록

1장다시는부르지못할이름-자식을먼저보내고

이제볼수도들을수도없구나
조위한|아들의倚의죽음을통곡하며祭亡子倚文

네얼굴이잊히지않아눈물이마르지않는구나
정약용|막내아들농아農兒를위한추도문農兒壙志

너는연기처럼사라졌으니
이하곤|맏딸봉혜鳳惠의무덤을다시찾으며哭鳳惠文

나를버리고어디가서돌아오지않느냐
임윤지당|아들의죽음을슬퍼하며祭亡兒在竣文

아비와딸의지극한정이여기서멈춘다니
신대우|둘째딸의1주기를맞아祭亡女文

눈물은수저에흘러내리고
윤선도|막둥이의죽음을슬퍼하며悼尾兒

하늘이여,어찌하여내게이런형벌을내리는가
조익|딸의장사를지내며祭女文

나죽거든너와한기슭에누우련다
이산해|아들을곡하다哭子

말보다눈물이앞서니087
정철|딸의죽음을전해듣고祭亡女崔家婦文

팔공산동쪽기슭에아이를묻으니
양희지|어린아들영대를묻고殤兒壙記

봄바람에떨군눈물적삼에가득하네
강희맹|아들인손麟孫의죽음을애도하며悼子篇

2장차가운달빛아래홀로서서-생의반쪽을잃고

그대목소리와얼굴이점점멀어지니
심노숭|아내완산이씨영전에바치는제문祭亡室氏文

이불안고앉아서날을새우네
강희맹|아내순흥안씨의죽음을애도하며五更歌

내세에는바꾸어태어나,그대에게이슬픔을알게하리
김정희|아내예안이씨의죽음을애도하며配所輓妻喪,夫人禮安李氏哀逝文

어리고철없는두딸은누가돌보며
김종직|아내숙인조씨영전에바치는제문祭亡妻淑人文

꿈속에서라도한번만났으면
이시발|측실이씨영전에바치는제문祭側室文

상엿소리한가락에구곡간장미어져
권문해|아내현풍곽씨영전에올린제문亡室淑人郭氏文

그대목소리아직들려오는것같고
안정복|아내숙인성씨영전에바치는제문祭淑人昌寧成氏文

서러움에눈물만줄줄흐르누나
허균|망처숙부인김씨제문,행장亡妻祭文,亡妻淑夫人金氏行狀

뜻은무궁하나말로는다하지못하고
송시열|아내이씨의부음을전해듣고祭亡室李氏文

가슴을어루만지며통곡하노라니
변계량|아내오씨를위한제문祭亡耦吳氏文

정녕슬픈날
혜경궁홍씨|남편사도세자思悼世子가뒤주에갇히던날

3장웃음소리바람속에흩어지고-형제자매,어버이를떠나보내고

한번가서는어찌돌아올줄모르는가
김창협|동생탁이卓而의재기再朞일에지은묘지명亡弟再朞祭文

목이메어오열이터지네
정약용|둘째형약전若銓을회상하며寄二兒

너는이제영원히잠들었으니
이덕무|손아래누이서처徐妻의죽음을슬퍼하며祭妹徐妻文

천치마냥눈물이저절로흐르네
기대승|죽은동생을위한만장挽舍弟

하늘이여,어찌이리도가혹하십니까
임윤지당|오빠임성주任聖周의부음을전해듣고祭仲氏鹿門先生文

무슨죄로나를외롭게만듭니까
신흠|맏누이신씨부인을위한제문祭長姊申氏婦文

눈물이앞을가려글을쓸수없고
김수항|막냇누이숙인김씨의죽음을애도하며祭季妹文

애첩이울고,어린조카들이피눈물을흘리는데
김일손|둘째형기손驥孫의죽음에부쳐祭仲兄梅軒公文

검푸른먼산은누님의쪽진머리같고
박지원|맏누이증贈정부인박씨묘지명伯姊贈貞夫人朴氏墓誌

덧없는인생이꿈같기도하여
허목|종형허후許厚의죽음을슬퍼하며祭宗兄汝晦文

사흘밤을견디기도어려운데
정조|돌아가신아버지사도세자에대한그리움思父曲

4장그대없이나홀로고-벗과스승을잃고서

다시는인간사에뜻이없으니
정철|율곡栗谷이이李珥의죽음을슬퍼하며祭栗谷文

홀로서서길게통곡하오니
이재성|연암의죽음을슬퍼하며祭燕巖文

그대는사라지고밤만깊어가네
신흠|이영흥李永興을기리며祭李永興文

남기신간찰을어루만지며울자니
안정복|스승성호이익李瀷의죽음을슬퍼하며祭星湖先生文

좋은벗을잃은외로움이앞서
이익|윤두서尹斗緖의죽음을슬퍼하며祭尹進士

목이메어곡소리조차내기어렵고
정구|김우옹金宇顒의장사를지내며祭金東岡文

착한자는속환된다면내가서그대를불러오겠네
김일손|조원趙瑗의죽음을슬퍼하며趙伯玉哀辭

그대도아마저승에서눈물흘릴것이다
이덕무|서사화徐士華의죽음을애도하며悼徐士華文,挽徐士華

관을만지고울면서이르노라
박지원|덕보德保홍대용洪大容의삶을돌아보며洪德保墓誌銘

거듭슬픔만더하게되니
홍대용|주도이周道以의죽음을슬퍼하며周道以哀辭

눈물만봇물처럼흐를뿐
송시열|종형송준길宋浚吉의죽음에곡하며祭同春堂文

에필로그|수백년의세월을건너온슬픔과위로의문장

원저자소개
참조문헌

출판사 서평

◈내용소개◈
조선선비의글에서되살아난수백년전의울음
오늘우리의마음을꿰뚫는상실과기억의기록

사랑하는이를잃는경험은시대를막론하고인간에게가장깊은상처를남긴다.조선의선비들도예외가아니었다.절제와예법의시대를살았던그들역시상실앞에서는인간적으로흔들렸고,마음을붙들기위해글을썼다.

정약용은막내아들을떠나보내며“네얼굴이잊히지않아눈물이마르지않는다”고적었고,
조위한은무덤앞에서“이제볼수도들을수도없구나”라며절규했다.또한,추사김정희는유배지에서아내의부음을듣고“한낱아내의죽음에가슴이무너졌다”고고백했고,윤선도는막내의죽음앞에서수저가젖을만큼울음을삼켰다.그순간만큼은‘선비’라는격식을벗고,한사람의아버지이자남편,자식,벗으로서무너진것이다.그리고그눈물은글이되었고,수백년이지난오늘까지도우리마음을깊이울린다.

《이제볼수도들을수도없구나》는바로그울음을다시불러오는책이다.44편의애도문을통해우리는조선선비들의‘가장인간적인순간’을마주하게된다.그들의절제된문장과품위있는격식뒤에서터져나오는울음은과거의기록을넘어오늘우리의상실을건드리는질문으로되살아난다.


감정을드러내지않던시대가남긴‘슬픔의기록’
절제뒤에숨겨진조선선비들의진짜얼굴

우리는선비를떠올릴때흔히절제·의리·명분의이미지를먼저생각한다.그러나그단단한외피아래에는사랑하는이를잃고무너지는,지극히평범한인간의마음이있었다.이책의출발점은바로그숨겨진얼굴,즉상실과슬픔앞에서흔들리는‘한인간으로서의선비’를다시불러내는데있다.

44편의애도문을세심히들여다보면,우리가알고있던선비의형상은서서히희미해지고,그자리를솔직한고백과깊은흔들림의목소리가채운다.이기록들은단순한한문문헌도,유학적교훈도아니다.오히려당대의격식과문체속에고스란히스며있는절망·그리움·상실의감정을가장진실한방식으로드러낸문장들이다.

《이제볼수도들을수도없구나》는이애도문들을도덕적미담으로치장하지않는다.슬픔을‘극복’한위인의서사가아니라,상실앞에서어떻게든버티고자했던한인간의기록으로바라본다.선비들에게애도란잊기위한절차가아니라,사랑과기억을품은채살아가기위한고요한수련이었다.그들은눈물과글로마음을붙들었고,기록을통해스스로를간신히이어붙였다.

이문장들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자연스럽게묻게된다.

“나는슬픔과어떻게함께살아가고있는가?”
“기억을지우기보다품고살아가는것이더인간다운길은아닐까?”

바로그지점에서,조선선비의애도문은시대를넘어오늘우리의마음을조용히감싸는위로가된다.


원문그대로만나는조선의애도문44편
수백년의세월을건너온슬픔과사랑의언어

《이제볼수도들을수도없구나》는제문과행장,묘지명등조선선비들이남긴44편의애도문을원문과현대번역을함께실은책이다.한문원문을그대로수록했다는점은이책의가장큰강점이다.한자문장에남은숨결,끊어지는호흡,번진글씨에스민감정까지,당대선비들이직접남긴슬픔의온도가가장온전히전해지기때문이다.

하지만이책은고전을‘감상’하듯읽는책이아니다.과거의기록을현재로다시불러내어,오늘우리가겪는상실과슬픔또한역사속에서이어져온더큰감정의흐름안에놓여있음을보여준다.

애도는잊어버리기위한과정이아니다.잃은사랑을기억하며,그기억을품고살아가는법을배우는시간이다.선비들이남긴애도문은바로그기억과사랑의언어로서수백년의세월을건너오늘우리의상실에다가와조용하지만단단한위로를건넨다.


◈이책의특징◈

1.정약용부터추사김정희까지-조선선비들의‘가장인간적인모습’을담다
우리는조선선비들을사상가와문장가로기억하지만,이책은그들을‘애도하는인간’으로보여준다.자식을잃고무너진정약용,유배지에서아내의죽음을받고마음이무너진김정희,막내의죽음앞에울음을참지못한윤선도등,가장약하고인간적인순간의선비들의모습이생생하게담겨있기때문이다.

2.원문과현대어번역을함께실은‘이중텍스트’구성
한문원문그대로실어당대문장속감정의온도를고스란히느낄수있으며,함께실린현대어번역을통해누구나쉽게따라읽을수있다.고전의깊이와현대에세이의친밀함을동시에제공하는셈이다.

3.‘슬픔의기록’에초점을맞춘편집
이책은자식·배우자·형제·벗·스승등상실의관계에따라글을배치하였다.애도라는감정의결을따라읽는독서경험을통해선비들의슬픔과흔들림이입체적으로드러난다.
각작품에는오늘의독자를위한해설이더해져,한권의‘애도인문서’로완성된다.

4.상실을겪은이에게건네는조용한‘애도안내서’
이책은슬픔을미화하거나교훈으로포장하지않는다.오히려상실앞에서흔들리며버텨낸한인간의기록을보여준다.“기억하기위해기록했다”는선비들의태도는애도가잊기위한과정이아니라,기억을품고살아가는연습임을일깨운다.그런점에서조용하면서도깊은위로를건네는책이다.

5.인문과고전,심리/에세이를잇는책
이책은고전독자에겐원문텍스트의깊이를,심리/에세이독자에게는상실과회복이라는정서적공감을,인문독자에게는선비문화를새롭게해석하는시각을건넨다.그리하여조선선비의인간적면모를복원하는인문서이자,슬픔과애도를함께살아내는법을배워가는감성에세이로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