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갈림길 (강화도조약부터 을사늑약까지, 망국의 서막을 새기다)

조선의 갈림길 (강화도조약부터 을사늑약까지, 망국의 서막을 새기다)

$25.80
Description
“나라의 치욕과 백성의 욕됨이 이에 이르렀다.”
혼란해진 한반도를 노리는 주변국들의 힘겨루기
존립과 망국의 갈림길에 선 조선
강화도조약부터 을사늑약까지 30년,
방대한 사료에서 꿰맞춘 망국의 역사 퍼즐

이 책의 발행일(2025년 11월 17일)로부터 120년 전(1905) 같은 날, 을사늑약으로 조선은 외교권을 박탈당하고 망국의 길로 들어섰다.
날카로운 시선과 끈질긴 집념으로 역사의 순간들을 포착해 온 저자 길윤형이 또 하나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조선의 갈림길》은 약 1년간 《한겨레》에 연재한 〈길윤형의 조선의 갈림길〉을 다듬고 보강해 완성한 결과물이다. 강화도조약(1876)부터 을사늑약(1905)까지, 30여 년간 조선이 근대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떻게 길을 잃었는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특히《조선왕조실록》과 각종 일기 등의 국내 사료뿐 아니라 《일본외교문서》, 《주한일본공사관기록》, 《러시아 외교문서》 등의 방대한 문서 자료까지 훑고 꿰맞춰 당시의 정치·외교적 선택을 입체적으로 뜯어본다. 이를 통해 조선이 ‘쇄국과 개방’, ‘개혁과 보수’, ‘자주와 의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다 결국 망국의 길로 향한 복잡하고도 힘겨웠던 과정과 의미를 총 3부 26개 장으로 나누어 꼼꼼하게 되짚었다.


저자

길윤형

1977년서울출생.서강대학교에서정치외교학을전공했다.2001년11월《한겨레》에입사해사회부·국제부등을거쳤고,2013년9월부터3년반동안도쿄특파원으로재직했다.귀국후《한겨레21》편집장과《한겨레》국제뉴스팀장,통일외교팀장을맡았고국제부장을거쳐통일외교국제담당논설위원으로일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나는조선인가미카제다》《아베는누구인가》《안창남,서른해의불꽃같은삶》《26일동안의광복》《신냉전한일전》이있고,옮긴책으로《나는날조기자가아니다》《아베삼대》《공생을향하여》《북일교섭30년》이있다.앞으로한반도를둘러싸고전개되는정세변화에관심을가지고이런저런글을쓰려고한다.미·일동맹에관한책을번역중이다.

목차

프롤로그_좌절의밑바닥에서

경직된국가
01오경석의서글픈배신
02조선,근대조약질서속으로뛰어들다
03청,조선의숨통을바싹틀어쥐다
04임오군란:청·일,조선에서살벌하게맞서다
05김옥균의모험,조선에증오의씨를뿌리다
06고종의‘러시아접근’,조선을누란의위기에빠뜨리다
07야욕드러낸일본,“우리‘이익선’초점은조선”

선택의기로
08동학,청일전쟁에불을붙이다
09일본,개전을밀어붙이다
10일본과‘일본당’,결탁하다
11고종과민중,갑오개혁에저항하다
12명성황후의죽음,고종과개혁세력‘불구대천’원수가되다
13아관파천과고종,‘개혁’을도륙내다
14고종의두번째‘러시아접근’실패하다
15고종의혼미,일본의뒤집기
16독립협회의몸부림,일본이만세를부르다
17독립협회의정치개혁,끝내좌절하다

망국의길
18의화단사건,살얼음같던‘러·일균형’을깨다
19대한제국,‘중립화’와‘일본예속’의갈림길에서다
20일본,러시아의‘중립화제안’을걷어차다
21‘영일동맹’,대한제국을옭아매다
22러시아,‘신노선’으로맞서다
23대한제국,‘전시중립선언’에운명을걸다
24한일의정서,대한제국의멱통을움켜쥐다
25“한국을우리제국판도의일부분으로간주하라”
26을사늑약체결되다

에필로그_망국의원인을생각하다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경직된국가,1876~1893
19세기후반,세계가제국주의의소용돌이에휩싸일때조선은여전히중화질서에묶여있었다.청의쇠퇴와서양문명의도래를목격한역관오경석은개항의필요성을외쳤지만,조선의지배층은그를‘배신자’로몰았다.결국1876년일본이운요호사건을일으켜강화도조약을강제체결하며조선은근대국제질서속으로끌려들어간다.불평등조약이라는굴레속에서자주권은약화하고,청은이를틈타조선을다시속방처럼다루고자한다.임오군란으로조선내부의혼란이폭발하자청과일본이군대를파견하고,조선의군사적주권은사실상사라졌다.김옥균의갑신정변은근대화를향한마지막몸부림이었지만,청의개입으로실패하고개혁세력은친일파로낙인찍혔다.고종은청의간섭을피하려러시아에손을내밀었으나,외교적역량부족으로오히려외세경쟁의장으로조선을내몰았다.전통에묶인정치체제와우유부단한군주,분열된엘리트들속에서조선은시대변화에대응하지못했다.이렇게조선은‘개혁의문’을열지도닫지도못한채,‘경직된국가’로근대의첫관문에서비틀거렸다.

“조선이지금독립국인지속국인지모르겠다.”
“왜귀국자신의일을귀하가모르는가?”
“귀국(일본)이나미국과대등한조약을체결해독립을승인받았지만지나는(서울에)병력을파견해두면서속국취급하기때문이다.”
_97쪽

선택의기로,1894~1899
1894년일어난동학농민운동은조선민중의개혁열망을폭발시켰지만,이를진압하겠다는구실로청과일본이동시에한반도로파병하면서전쟁의불씨가되었다.청일전쟁의결과일본이승리하자조선의근대화는일본주도의‘갑오개혁’이라는왜곡된형태로추진되었다.신분제폐지와제도개편이이루어졌으나,주권을잃은개혁은껍데기뿐이었다.1895년명성황후가일본세력에의해시해되면서고종은일본에대한증오로러시아쪽에피신하고,조정은친러정권으로재편되었다.아관파천이후개혁은완전히중단되었고,고종은황제권강화를위해‘대한제국’을선포하며오히려시대를거슬렀다.그틈에독립협회가등장해입헌군주제와민권을외쳤지만,고종의불신과탄압으로해산된다.개혁파는외세의존과내부개혁사이에서방향을잃었고,조선의정치는다시혼돈에빠졌다.이렇게조선은개혁의기회를두번이나스스로걷어차며,자주독립의길대신외세의존의늪으로빠져들었다.‘선택의기로’에서조선은미래를결정하지못한채,타인의계산에따라흔들리는나라가되었다.

“신등이생각건대나라가나라노릇을하기위해서는두가지조건이있어야하는데,그하나는자립하여다른나라에의지하지않는것이며,다른하나는스스로닦아서정사와법도를온나라에행하는것입니다.이두가지는하늘에서우리폐하에게부여해준하나의큰권한입니다.이권한이없으면그나라가없는것입니다.”
_276쪽


망국의길,1900~1905
의화단사건이후청이무너지고러시아가만주를장악하면서동아시아의세력균형이깨진다.대한제국은중립화를주장했지만실질적힘이없었고,1902년영일동맹으로일본의조선지배는국제적으로승인되었다.한편,러시아와일본의협상이결렬되면서일본은전쟁을택했다.1904년러일전쟁이발발하자고종은중립을선언했으나일본은이를무시하고한반도를병참기지화했다.일본은‘한일의정서’를통해조선의외교와군사권을장악했고,이후재정·통신·철도까지완전히통제했다.1905년쓰시마해전에서일본이승리하고,포츠머스조약으로러시아가한국에대한일본의지배를인정하면서조선의운명은결정되었다.일본은조선을제국판도의일부로선언하고통감부설치를추진했다.같은해11월17일,일본은무력과협박으로을사늑약을강제체결해대한제국의외교권을박탈했다.그순간조선은명목상독립국이지만실제로는보호국,즉식민지의문턱에들어섰다.결국개혁도외교도실패한채,조선은준비되지않은근대의파고에휩쓸려역사에서사라졌다.
망국의원인은외세만이아니라역사적갈림길에서잘못된선택을거듭한내부의실패였다.오늘날한반도를둘러싼국제정세속에서,120년전조선의선택을되짚어야할이유다.

“오호!나라의치욕과백성의욕됨이이에이르렀다.우리인민은장차생존경쟁에서모두죽어서사라질것이다.대개살기를바라는자는반드시죽고,죽기를각오한자는도리어살것이니여러분은어찌이것을알지못하는가.”
_4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