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 없는 불안 (양장본 Hardcover)

형태 없는 불안 (양장본 Hardcover)

$17.00
Description
부커상 《궤도》 작가 서맨사 하비 에세이. 2024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부커상을 수상한 서맨사 하비의 유일한 에세이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발표 당시 “가장 지적이면서 가장 위태로운 작품”, “사람을 홀리는 책”, “아름다운 정신에 대한 찬란한 초상” 등 찬사가 끊이지 않았던 매우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다.

서맨사 하비는 아주 오랫동안 불면증으로, 매일 밤 긴긴 시간 계속되는 밤의 여행을 떠나야 했다. 이 불면증은 심하면 마흔 시간에서 쉰 시간까지 지속되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의 불면증을, 불면을 일으키는 생각과 감정의 유물들을 찾아 자기 존재를 파고드는 ‘자아 발굴’의 과정으로 다루고 있다. 마치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처럼, 잠 없는 삶이 경계 없이 이어지는 ‘형태 없는’ 시간들 속에서 자신의 내면과 인간 정신의 본질을 탐구하는, ‘은유로서의 불면’의 긴 여정을 아주 서정적이고 정교하게 그려낸다.

작가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고통과 고뇌에 대한 기록이자 사회ㆍ심리ㆍ소설 장르를 넘나드는 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형식의 책에서, 하비는 기억과 글쓰기, 상실, 언어, 시간 그리고 생의 강렬한 의지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날뛰는 위대한 정신을 붙잡으려 애쓰는 일이 이런 느낌일까. 차갑게 정신을 깨우다가도 이내 위로를 건네며, 어두운 바닥 위에도 빛을 드리운다. 또한 작품 속에서 액자소설 형태로 간간이 이어지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깊은 내면과 조응하면서, 한 편의 따뜻하고 가슴 아픈 소설을 읽은 듯한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서맨사 하비가 스스로 집요하게 포착해내는 ‘글쓰기의 무의식’에 관한 고백이 아닐까. 글쓰기는 꿈꾸기와 같다, 라고 하비는 말한다. 글쓰기는 곧 무의식이며, 의식에 한 발을 담근 채 꾸는 자각몽이란다. “글쓰기가 내 삶을 구원했다. … 글을 쓸 때 나는 제정신이며 신경이 안정된다. … 행복해진다. 글을 쓸 때 다른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작가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가장 치열한 자기 보고이기도 하다. 사랑이나 전쟁만큼이나 ‘불면’ 역시 문학의 훌륭한 주제가 될 수 있으며, 이 책은 그 정점에 있다.
저자

서맨사하비

서맨사하비(SamanthaHarvey)
1975년영국켄트주에서태어나요크대학교와셰필드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했다.소설《황야》(2009),《모든것은노래다》(2012),《도둑에게》(2014),《서풍》(2018),《궤도》(2023)를썼다.첫소설《황야》로베티트라스크상을수상했고,이후가디언신인작가상,여성소설상,제임스테이트블랙기념상,월터스콧상등다수의문학상최종후보에올랐다.
2024년《궤도》가“완전히독창적인보석같은소설”이라는찬사를받으며심사위원만장일치로부커상을수상했다.또한같은해에호손덴상과인워즈문학상을받았으며,오웰상(픽션부문),어슐러K.르귄소설상,기후소설상최종후보로도선정됐다.현재영국서머싯주의배스지역에거주하며배스스파대학교에서창작글쓰기강의를하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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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24부커상《궤도》서맨사하비에세이★

“아름다운정신에대한찬란한초상”
상실,기억,감각의결핍그리고‘은유로서의불면’


“요즘은무슨글을써?”
“글쎄,에세이라고해야하나.딱히에세이는아닌데.전혀아니야.그냥쓰고있어.”
“뭐에관해서?”
“음.이것저것.주로불면에관해서.그런데자꾸죽음이기어들어와.”
“차라리새소설을쓰지그래?”
“사촌이죽었어.자기집에서혼자.죽은지이틀이지나서야발견됐어.아직젊은데.”
“아.끔찍한일이네.”
“땅속관에묻혀있는그애가자꾸생각나.…생각하면,내면에서슬픔이가득차올라.떠나보낼사람들을하나하나떠올리듯완전한슬픔에잠겨.…그러면슬퍼서숨이안쉬어져.사촌의죽음이모든죽음을불러들였어.이미래의슬픔때문에숨이안쉬어져.”(본문에서)

어느날사촌의죽음으로부터느닷없이시작된불면증.그리고잠없는삶이경계없이이어지면서자신의내면으로부터끝없이떠올라의식에달라붙는갖가지생각과감정들.이책은작가자신의지극히사적인고통의경험에서출발해기억과상실,언어와시간,삶과죽음에대한사유로확장되는독창적인글쓰기를시도한다.밤열두시부터아침일곱시반까지,마치우주의궤도를돌듯일곱개의시간대를지나는동안이‘불면’이라는징후가비추어드러내는삶의진실은무엇일까?

세계의소음이잦아든밤의가장자리에서야비로소떠오르는기억과질문들이있다.사촌이겪었을‘죽음후의(육체적)과정’을상상하며지독한슬픔과고통을느끼고,집을떠난엄마와죽어가는반려견등유년기의특정한기억들을마치현재의사건인것처럼생생하게재경험한다.또자신이썼던소설의한문장,노숙자의텅빈눈빛,오직“지금여기”만을표현할수있는아마존피라항족언어,강렬한‘살아있음’의감각을안겨주는필립라킨의시,공장식축산과전쟁과브렉시트에대한분노,불교와시냅스와수영에대한생각등등.잠들지못하는밤의시간들이어떻게우리의생각과감정,기억을뒤섞으며새로운형태의사유를만들어내는지를아주서정적이고정교하게탐구한다.

그래서이책을읽는경험은마치미지의바다에몸을담그는것과같다.차갑게정신을깨우다가도이내위로를건네며,어두운바닥위에도빛의흔적이스친다.주제와기억사이를비틀거리듯이동하는전개방식은,독자들역시잠에굶주린작가의뇌속에서함께헤매는듯한감각을준다.살아가려는인간의의지에관한아름답고가슴아픈문장들은,삶의가장위태로운순간에도여기존재하는‘백만장꽃잎의꽃’을찬미한다.감각의결핍을다룬책이어떻게이토록관능적이고충만할수있을까?이아찔하고경이로운밤의여행은최면에가까운경험이며,동시에삶이라는눈부신선물에대한기쁨의헌사이기도하다.우리의잠에시와울림을가져다주는책!책장을덮는순간,어느덧세계가달라지고시간이느리게흘러가는듯한느낌을받는다.


글쓰기가내삶을구원했다-
“작가로존재하는일에대해이토록명확하게보여주는책은없다”

무엇보다이책의백미는서맨사하비가스스로집요하게포착해내는‘글쓰기의무의식’에관한고백이아닐까.“하비의글쓰기는경이롭다”,“최고수준의글쓰기”,“영국에서가장정교한스타일리스트”,“이시대의버지니아울프,하늘의멜빌”등의찬사를받으며당대최고의작가로우뚝선하비는자신의글쓰기를어떻게생각할까.

글쓰기는꿈꾸기와같다,라고하비는말한다.글쓰기는곧무의식이며,의식에한발을담근채꾸는자각몽이란다.“글쓰기가내삶을구원했다.…글을쓸때나는제정신이며신경이안정된다.…행복해진다.글을쓸때다른건하나도중요하지않다.내가쓴글이형편없더라도그렇다.나는닫혀있지않고모호한무의식의무형에서부터출발한다.나는그것을대략‘나’라고부른다.…그리고어찌된일인지,나는내가만들어낸말들속에서나를보기시작한다.수많은말들의세상에흩어져자유로운내모습을.”

하비는우리가어떻게‘이야기’를통해자기자신을구성해가는지를놀랍도록섬세하게보여준다.그리고마침내이렇게고백한다.“마음은아주다양한순열과배열로생각과믿음을내뱉는다.그리고우리는우리마음이만들어낸것들의노예가된다.마음은감옥이다.글을쓸때는소음이정제되고변환되며,자아가탈출구를발견한다.그게사랑이아닌가싶다.자아가자아로부터탈출하는것.”

그래서이책은‘작가는무엇으로존재하는가’에대한가장치열한자기보고이기도하다.정신과의사와의상담장면을아주탁월하게극화해낸부분이나,액자소설처럼간간이이어지는‘짧은소설’이작가의에세이와공명하면서이책의주제의식을함축적으로드러내는놀라운문학적성취를이룬다.사랑이나전쟁만큼이나‘불면’역시문학의훌륭한주제가될수있으며,이책은그정점에있다.

쿨하면서도따뜻하고,우리의정신을고양시키면서도진정시키는영적이고단단한문장들이우리내면에천천히내려앉는다._〈뉴욕타임스〉

수전손택의‘은유로서의질병’처럼,잠없는삶이경계없이이어지는‘형태없는’시간들을탐구하는서정적이고정교한여정._〈커커스리뷰〉

‘세계는근본적으로안전하지않다’는감각에고통받는독자라면,이어두운시기를함께견뎌줄지적인동반자를얻게될것이다._〈선데이타임스〉

삶의두려움과광기와그것들의유혹에관한매혹적인책.날뛰는위대한정신을붙잡으려애쓰는일이이런느낌일까.이책을읽는경험은마치미지의바다에몸을담그는것과같다.차갑게정신을깨우다가도이내위로를건네며,어두운바닥위에도빛의흔적이스친다.책장을덮는순간어느덧세계가달라져있고,시간이느리게흘러가는듯한느낌을받는다._〈뉴스테이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