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장유가

일동장유가

$18.50
Description
조선 선비가 본 일본과 일본 사람들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는 조선 후기 외교 사절로 일본에 갔던 김인겸(金仁謙, 1707~1772)이 일본에서 겪은 일을 한글로 쓴 가사 작품이다. ‘일동’(日東)은 일본을 뜻하는 말이고, ‘장유’(壯遊)는 큰 뜻을 품고 멀리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이다. 김인겸은 11개월간의 일본 사행 기록을 8천여 구의 장편 한글 가사로 남겼는데, 작품의 풍부한 내용과 치밀한 서술, 빼어난 장면 묘사는 조선 후기 가사가 도달한 새로운 경지를 보여 준다.
일본의 자연환경과 발전상에 감탄하며 조선을 위해 하나라도 더 배워가려는 실학적인 면모를 보임과 동시에 임진왜란 등을 겪으며 일본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며 교화와 경멸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각이 글 곳곳에서 읽힌다.
이 책은 여행의 전 과정 중에서 국내의 이동 기록은 빼고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나는 장면부터 쓰시마에서 부산으로 귀국하는 장면까지의 여행의 주요 부분을 번역하고 해설을 달았다. 시가의 리듬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옛말을 최대한 남기되, 이해하기 어려울 때만 현대 우리말로 번역했다.
저자

김인겸

(金仁謙)

1707~1772.조선시대의문인이다.자는사안(士安),호는퇴석(退石),본관은안동(安東)이다.57세때인1763년에통신사(通信使)종사관김상익(金相翊)의서기(書記)로뽑혀일본에다녀왔다.일본에서의견문을한글가사인『일동장유가』와한문사행록『동사록』(東槎錄)으로남겼다.일본에서귀국한후지평현감(砥平縣監)에임명되었다.

목차

간행사
책머리에
일러두기

1장장쾌한사행길-부산에서쓰시마까지
장쾌한사행길/구만리우주에뜬배/이를검게물들인여인/삼층찬합에담긴음식/효자토란/사이후쿠지(西福寺)의금부처/수천냥짜리이불/예법을모르는승려/사신과쓰시마도주의만남/기구니아키라(紀國瑞)라는인간/가이안지(海岸寺)구경/옻칠가마/정성스러운음식교환/쓰시마의연회

2장전설이서린땅아카마가세키-쓰시마에서오오사카까지
귀신이요동치는바닷길/간사한조선마두/전복을먹지않는이유/기녀의유혹/글받으러몰려드는일본문사/충절이깃든하카타(博多)/하루음식값이만냥/인간가메이로오(龜井魯)/전설이서린땅아카마가세키/유곽/벼랑위의금각/아카시(明石)에서의달구경

3장용과봉황아로새긴배를타고-오오사카
용과봉황아로새긴배를타고/삼신산의금빛궁궐/무지개다리/법령이엄한나라/눈요기잔칫상/구리기와즐비한도시/해괴한결혼풍습/밤낮으로지어준시

4장아무것도모르는천황-교오토에서에도까지
편리한수차/아무것도모르는천황/제자되길청하는가츠야마(勝山)/홀로남겨진밤길/배다리/황홀한나고야여인/금덩이내버린금절하(金絶河)/하코네(箱根)에서보는후지산(富士山)/깊고푸른하코네호수

5장후지산의만년설-에도
에도막부/나바로도오(那波魯堂)와의만남/국서를받들고오른에도성/진중치못한쇼군/에도성의연회/회답서수정요구/눈물로전송하는일본인들/신기한물방아/후지산의만년설/세이켄지(淸見寺)의뒤뜰/주먹만한밤알

6장최천종살해사건의전말-오오사카
최천종(崔天宗)살해사건의전말/살인범스즈키덴조오(鈴木傳藏)/쓰시마의책임회피/가짜범인처형식/역관의밀무역/고국을눈앞에두고

해설
김인겸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한글여행기의백미『일동장유가』

작가김인겸(金仁謙,1707~1772)이‘통신사’로일본에간때는1763년,영조39년이다.김인겸은안동김씨명문가의후손이지만,할아버지가서자였기에늘신분의제약이그를따라다녔다.늦은나이인47세에사마시에합격해진사가되지만,그의삶은언제나비주류였다.이런김인겸이한국문학사에큰발자취를남기는계기가된것이바로1763년의통신사행이다.1763년이계미년이므로이때의사행을‘계미사행’이라고도부른다.김인겸은종사관김상익의서기(書記)로발탁되어장장11개월에걸쳐일본을여행하였고,이때의경험을8,243구의한글장편가사로기록하였는데,이것이바로이책『일동장유가』이다.
조선시대에일본에파견한외교사절을통신사(通信使)라하고,이들이남긴여행기를‘통신사행록’이라하는데,이여행기들중에한글작품은남용익(南龍翼)의『장유가』(壯遊歌)와이책『일동장유가』단두편만전한다.
『일동장유가』의풍부한내용과치밀한서술,빼어난장면묘사는조선후기가사가도달한새로운경지를보여주는데,여행도중겪은온갖일과갖가지사물,다양한인간들,아름다운자연풍경이빼곡히담겨있다.또우리말의묘미를살린표현이나인물사이에이루어진대화가고스란히수록되어있어당시외교의현장에서무슨일이있었는지독자들은더욱생생하게느낄수있다.
김인겸은거친바다에서느낀두려움이나여행도중홀로남겨진당혹감,일본의발전상에대한질투심,전쟁의원흉이라는적개심등자신의감정을솔직하게표현한다.그렇다고해서이작품이신변잡기나감상에치우친것은아니다.풍요로운물산,발달한기술,화려한도시의정경,다양한인간모습등일본의실상을객관적으로묘사하고있기도하다.그런점에서『일동장유가』는주관적인감상과객관적인서술이절묘하게균형을이루고있는작품이라할수있다.독자는『일동장유가』를읽으면서우리말로된가사의묘미를느낄수있을뿐만아니라18세기를살았던한조선선비의일본에대한복잡한시선도엿볼수있을것이다.


일본에대한양가감정,‘내가본일본’

보수적인유학자김인겸은일본이마뜩잖았다.임진왜란을정점으로조선이일본에대해느끼는감정은분노를넘어혐오에가까웠다.게다가,당시일본은중국의발달한문화와학문을직접수용하지못했기에,조선문인의글에서일본은문명의교화가미치지못한야만국으로묘사되기일쑤였다.김인겸또한작품곳곳에서일본에대한적개심을노골적으로비추지만,그래도한문과유학을익혀진심으로교류하고자했던당대일본문사들에대해서는따뜻한시선을보내기도한다.
통신사의의관(衣冠)과쓰시마도주와승려들의의관을비교하면서도깨비처럼괴상하다고쓰고,쓰시마의집들이노적더미처럼볼품없다고기록한김인겸은대도시오오사카에도착하고나서이때까지알지못했던일본의번영을보며부러움과함께묘한질투심을느낀다.

우리나라도성안은/동에서서에오기
십리라하지마는/채십리가못하고서
부귀한재상들도/백간집이금법(禁法)이요
다모두흙기와를/이었어도장(壯)타는데
장할손왜놈들은/천간이나지었으며
그중의호부(豪富)한놈/구리기와이어놓고
황금으로집을꾸며/사치하기대단하고
남에서북에오기/백리나거의하되
여염이빈틈없어/담뿍이들었으며
한가운데낭화강이/남북으로흘러가니
천하에이러한경치/또어디있단말고.
-「구리기와즐비한도시」중에서

야만인오랑캐라생각했던일본에대한선입견이깨지는순간이다.김인겸은이러한일본의발전상을보고감탄을금치못하면서도다른한편으로하늘을원망하며질투의감정을숨기지못하고있다.이외에도화려하게장식한일본배를묘사하거나(「용과봉황을아로새긴배를타고」),강을거슬러올라가며본오오사카의야경에황홀해하고(「삼신산의금빛궁궐」),나고야의사치스러운가옥과아름다운여인에감탄하는(「황홀한나고야여인」)등『일동장유가』의곳곳에서일본의번영과발전상을보고놀라는김인겸의모습을볼수있다.
다른한편으로김인겸은일본이번영을누리는것에의문을제기하고,일본을개돼지에비유하면서이들을모두소탕하고조선땅으로만들어서조선왕의교화로예의국을만들어야한다고말하기도한다(「아무것도모르는천황」).유교문명을지향하는의식은당시동아시아문명권에속한지식인들이보편적으로지니고있었는데,이를‘문명의식’이라한다.그리고이러한문명의반대편에있는것이‘무위’(武威)이다.김인겸이일본을부정적으로인식한이유는당시일본이조선과평화로운관계를맺고있기는하나여전히무사(武士)가지배하는‘무가사회’였기때문이다.
그러나문명의식이일본을부정적으로만인식하게한것은아니다.조선과일본의문사들은한문과유학을매개로상호소통할수있었다.통신사가숙소에도착하면일본문사들은통신사를만나자신이지은시문을보여주고비평을구했으며,제술관과서기는이들을상대하느라눈코뜰새가없었다.그중에는김인겸을스승으로섬기고싶어한이도있었다.
한편,김인겸은일본의발전상과기술력에놀라면서도이에대해상세히기록하고있다.그는조선에서볼수없는기물이나타나면유심히관찰하여그모양과쓰임새까지상세히기술하였다.길가에서본물레방아에흥미를느껴말에서내려관찰한후기록을남기기도하고(「신기한물방아」),거대한수차가자동으로성안으로물을퍼올려백성들이풍족하게쓸수있다고한글이나(「편리한수차」),쓰시마사람들이구황식물로먹는고구마를일부러사서먹어보고조선에보급하려는의지를드러낸글(「효자토란」)등에서이용후생에대한관심을엿볼수있다.실제계미사행때정사(正使)조엄(趙曮)이고구마종자를일본에서들여와재배에성공하였으며이로인해수많은사람의목숨을구할수있었다.계미사행의일원인실학자원중거와성대중의사행록에도고구마와관련한기록이보이는것으로보아당시통신사행원들이관심사를공유하고있었음을알수있다.『일동장유가』에단편적으로보이는실학적관심역시실학파인성대중,원중거와무관하지않을것이다.
흥미진진한사건전개,최천종피살사건

『일동장유가』에는최천종피살사건이꽤많은비중으로다뤄지고있다.통신사일행이일본인에게살해당한일은통신사가파견된이래처음있는일이었기때문에,초유의비상상황이었다.
1764년4월7일새벽,오오사카에머물고있던통신사의숙소에누군가몰래들어와자고있던최천종의목을칼로찌르고달아났다.최천종을찌르고달아나던범인이조선인의발을밟고넘어짐으로써범인이일본인임을알수있었다.통신사는출발을연기하고쓰시마번에사건해결을요구하지만,어쩐일인지쓰시마번의대응은미온적이기만했다.4월13일,쓰시마의통역관스즈키덴조오가달아났다는소문이퍼졌고체포령이내려졌다.4월19일,셋츠지역에서마침내스즈키덴조오가붙잡혔다.심문을거쳐4월29일,마침내스즈키덴조오의사형이결정되었다.5월2일,통신사일행54명이배석한가운데스즈키덴조오가처형되었다.
쓰시마번은사건발생직후부터내내최천종이스스로자결했다고거짓소문을내거나시신이담긴관을내어가는것을방해하는등조사를지연시키고비협조적인태도로일관해통신사의분노를샀다.덴조오의심문과정에서밝혀진살해동기는개인적인원한이었지만,이것은어디까지나일본측의일방적인주장일뿐진상은알수없었다.
김인겸은오히려인삼밀매와관련된사건이라고생각했던듯하다.김인겸은『일동장유가』와함께한문사행록인『동사록』(東槎錄)도썼는데,이책에는통신사비장(裨將)인이매(李梅)와역관들이서로짜고일본의고위관료에게줄인삼을몰래빼돌려팔았는데이로인해문제가발생하자입막음을위해최천종을살해한것이라는내용이보인다.
김인겸은최천종살해사건을일화와대화체를섞어당시상황을생생하게느낄수있도록집필하였다.이런서술들로인해김인겸이만난일본인들의면면이더욱뚜렷하게드러나고일본에서겪은사건들이더욱현장감있게다가온다.『일동장유가』가다른사행록과달리다채롭고흥미진진하게읽히는까닭도바로이러한점때문이다.


이책의구성

(1)이책은한양에서출발해부산까지가는국내부분은제외하고,부산에서출발해에도까지간뒤에다시에도에서출발해귀국하는기록만담았다.『일동장유가』는일기처럼시간순으로기록되어있는데,이책에서도여정에따라시간순으로배열하였다.
(2)『일동장유가』의원문은고어와한자어구등이많이섞여있어지금독자가읽기에는어려운점이있다.그래서원문을현대문법에맞게고쳐쓰되가사의율격이지닌묘미를훼손하지않도록노력했다.한자어구는우리말로바꾸는대신주석을달아설명했다.
(3)원문에는단락구분이되어있지않지만적절하게단락을나누고소제목과해설을붙였다.한단락안에서도너무길거나내용이전환되는부분은한행을띄워구분했다.
(4)〈1763년통신사의여정〉지도를수록해통신사행의여정을한눈에볼수있도록하였다.
(5)2024EBS수능특강,수능시험단골출제작품인만큼,각편마다해설을달고전체작품에대한상세한해설와김인겸연보를수록하여,누구나이작품을한눈에파악할수있도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