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풍경 (정약용 시 선집 | 양장본 Hardcover)

다산의 풍경 (정약용 시 선집 | 양장본 Hardcover)

$16.00
Description
조선의 르네상스인, 시인 정약용
이 책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시(詩) 작품 중 걸작만을 엄선해 엮었다. 전근대 지식인답게 다산은 시, 서, 화는 물론 각종 학문과 기예에 능했다. 심지어 다산은 조정에서 높은 벼슬을 역임한 정치가이자 거중기(擧重機)를 만든 과학자인 동시에 행정학·법학·의학·서지학·언어학 등 온갖 학문을 망라한 저서를 500권이나 쓴 학자이자 저술가였다. 이 경탄할 만한 업적과 나란하면서도 학문적 업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아름다움과 진정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다산의 시(詩)이다. 이 책은 시인 다산의 면모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산의 평생의 삶과 다산이 꿈꾼 세상이 오롯이 담긴 시만을 뽑아서 ‘시인 정약용’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저자

정약용

(丁若鏞)
1762~1836.조선을대표하는대학자이자탁월한시인으로,조선의현실에밀착한주체적이고합리적인세계인식을바탕으로다방면에서독보적인성과를남겼다.18년의유배생활동안『경세유표』(經世遺表),『목민심서』(牧民心書),『흠흠신서』(欽欽新書)를비롯한500여권의책을썼으며,평생에걸친시작(詩作)을통해인민의고단한삶과개인의서정을두루형상화한완정(完整)한시세계를펼쳤다.

목차

간행사
책머리에

세상을향한뜻
금강산
입춘단상
무등산에올라
동림사에서
내마음을읊노라
서울을떠나고싶네
손자병법을읽고
봄날에글읽다가
과거에낙방하고
배타고소내로돌아가며
임금을뵙고서
승정원에서
숙직하는날
과거보는선비들에게
파직되어
성호선생을기리며
퇴계선생의글을읽고
나의운명
근심에잠못들고
노래로근심을푸노라

오징어와해오라비
둥근도낏자루는모난구멍에끼울수없네
아름다운난초
천리마
범고래
오징어와해오라비
수선화
송충이
병든쇠북
당귀를캐다
고양이
승냥이와이리

백성이아프니나도아프네
저물녘광양에서
사공의탄식
호박훔친종
시골집
장인과기녀
굶주리는백성
해녀
보리타작
스스로거세한사내를슬퍼함
단비
소나무없애는승려

모를뽑아버리다
보리죽

하늘끝에홀로앉아
사평의이별
하담의이별
홀로앉아
담배
장맛비
마음
유배지의여덟취미
그리운고향집
단옷날에슬퍼서
살짝취하여
칡을캐다
백발
율정의이별
탐진나그네
모기
궁궐을그리며
대를심다
다산의여덟풍경
어버이무덤가에서


달빛이내마음을비추네
가을밤
책을판뒤에
시름겨워도
그림에쓰다
반딧불이
어촌풍경
밤에부용당에앉아서
산속깊은집
흰구름처럼
거문고
벗을그리며
못가에서
작은배를타고
연꽃
산문을나서며

아내와아이들을그리며
마마
어린아들
집에서온편지
어린자식이보낸밤을받고서
누에치는아내
아들에게
새해에집에서온편지를받고
사무치는소리
아내에게
8년만에아들을만나
결혼60주년을기념해

출판사 서평

중의적의미가담긴‘다산의풍경’

‘다산의풍경’은정약용이유배생활을했던전라남도해남강진의지명인다산주변의풍경이다.그리고‘다산의풍경’은다산이자신의시에서쓴바“한평생백성걱정”으로가득했던다산이바라보았던민생(民生)의풍경일것이다.또한독자의입장에서는이선집에실린시들을다산내면의풍경으로도읽을수있을것이다.다산의시를읽으면다산의처지가애처로워울게되고,다산이바라본백성의삶이아파서울게된다.이선집을통해다산이본조선후기민생의풍경과다산의내면풍경을함께읽을수있었으면한다.

다산은1762년지금의경기도남양주시조안면능내리에해당하는광주군초부면마현리에서태어났다.다산이10대와20대에쓴시들을보면학문을연마하여세상에자신의뜻을펼치고자하는풋풋한포부가드러나는것이많다.다산은15세되던1776년에한살연상의풍산홍씨와혼인했는데,과거에급제하여벼슬살이를하기전인28세이전까지는경제적어려움도매우컸던것으로보인다.집에먹을거리가떨어지자여종이옆집의호박을훔쳐온일이있었는데아내가종을크게꾸짖자다산이이를무마한일을쓴시가있다.

어허,아이는죄없으니이제그만화풀고
이호박은내먹으리니더이상말을마오.
밭주인한테솔직히얘기하는게낫지
오릉중자(於陵仲子)처럼결벽한건싫다오.
나도언젠간출세할날있겠지만
그게안되면가서금광이나파야지.
책만권을읽는다고아내가배부르랴
이경(頃)이면아이종도그런일안할텐데.
-「호박훔친종」중에

더이상잘잘못을따지지말자는다산의무마에는집안의경제를책임지지못하는자괴감이보인다.독서가아내를배불리지못하니출세길이막히면금광이라도파야겠다는자조어린탄식속에서과거에급제하지못한그즈음다산의심리가읽힌다.
다산은22세되던1783년에사마시에합격하여진사(進士)가되었으며,이때처음으로정조를알현하게된다.다산은33세되던1794년10월에정조의은밀한명을받고경기지역의적성·마전·연천·삭녕등을돌아보는암행어사가되었는데,이일을계기로다산이백성들에대해가지고있던연민과안타까움은더욱구체적이고절실한것이되었다.

냇가부서진집바리때같이
북풍이띠지붕걷어가서까래만앙상.
오래된재위에눈쌓인부뚜막은썰렁하고
체눈처럼숭숭뚫린벽틈으로별빛이비치네.
집안살림초라하기만해
팔아도일곱푼이안되네.
삽살개꼬리같은조이삭셋
닭염통같은매운산초한꼬챙이.
항아리깨져새는곳은베로막았고
떨어지려는시렁은새끼줄로묶었네.
놋숟가락은접때이장(里長)이가져가고
무쇠솥은오래잖아이웃부자가앗아갔지.
이불이라곤다해진비단이불한채니
부부유별(夫婦有別)은말이안되지.
구멍난저고리에어깨팔꿈치드러낸아이들
태어나바지버선은걸쳐보지도못했지.
큰애는다섯살에기병(騎兵)으로등록되고
작은애는세살에군적(軍籍)에올라
두아이세금으로오백푼을바쳤으니
어서죽었으면싶은데옷과신이다뭐람.
-「시골집」중에

인용한부분은적성지방을암행하다가쓴시의첫머리로,백성의극심한가난이상세히묘사되어있다.뼈대만남은초가집은며칠째밥을짓지못해부뚜막의재위에눈이쌓여있고,벽은무너져저녁이면별이훤히보일지경이다.계절이겨울인지라추위또한극심한데이불은한채뿐이고,아이들은굶주린
데다옷한벌얻어입지못하고헐벗었다.다산은생존을위협하는이가난의원인을관리와땅을가진토호(土豪)들의착취,그리고군정(軍政)의문란으로보았다.관리와토호는돈이나곡식은물론이고생존의기본적인도구인솥과숟가락까지앗아갈정도로가혹한착취를일삼았다.또관아에서는세살배기다섯살배기아이까지군인의명부에올려그에해당하는세금을거두어갔는데,이것이소위군정의문란이다.조선후기경제의혼란상을설명하는데흔히‘삼정(三政)의문란’이라는말을쓰는데,이는조선후기국가재정의기본이되었던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의세조세제도가상식밖의가혹한수탈로변질되었던일을가리킨다.이러한참상을목도한다산은암행어사의소임을다해탐관오리들을징치(懲治)하는한편백성들의삶에더욱밀착하여그들의아픔을이해하고걱정하기를게을리하지않았다.
백성들에대한연민과사랑은다산이오랜유배생활을하는동안에도지속된다.오랜유배생활은중앙정치무대에서의패배를의미하는것이었고육체적으로도매우고달픈것이었지만,이시기동안역설적으로다산의위대한저작들이많이탄생한것과마찬가지로백성들에대한다산의관심과이해도그들가까이에서생활한이시기동안더욱심화될수있었다.유배지에서쓴시가운데는백성의삶에보다밀착하여그들의애환을그려낸시들이많다.
18년간의유배생활동안아들들은아버지인다산을가끔방문하여『주역』과『예기』등경서를배우기도하고함께시를짓고대화를나누기도하였다.그러나아내는유배지까지찾아올수없었기에다산은「아내에게」라는시에서“그리워않노라,그리워않노라슬픈꿈속의그얼굴”이라노래하며절절한그리움을반어적으로털어놓기도하였다.떨어져있던18년의시간이부부의사랑을더깊게했던것일까.다산의아내사랑은생의마지막날까지도계속되었다.이선집에실린마지막시의원제는「회근시」(回巹詩)인데‘회근’이란회혼(回婚)의다른말로결혼60주년을의미한다.실로숱한고난속에서도변함없었던두사람의사랑과믿음이“60년풍상(風霜)의바퀴눈깜짝할새굴러왔지만,복사꽃화사한봄빛은신혼때와같네”라는구절속에잘녹아있거니와다산은공교롭게도이회혼일을맞아친지와제자가모두모인가운데고단하고위대했던생을평화롭게마쳤다.


이책의구성:여섯개의주제로나누어본다산의시세계

이책은다산의시세계를여섯개의큰주제로나누었다.이선집에서는대중에게잘알려진이른바다산의사회시(社會詩)나애민시(愛民詩)외에다양한주제와형식의시를균형있게소개하였다.

1장‘세상을향한뜻’-세상에대한다산의포부와열정,좌절과실망이드러난시들을수록했다.
2장‘오징어와해오라비’-우화적인어법으로세태를풍자하고삶의원리를노래한시들을수록했다.
3장‘백성이아프니나도아프네’-수탈당하는백성들의참상을고발한다산의대표적사회시들을수록했다.
4장‘하늘끝에홀로앉아’-유배지의풍광과풍속,일상과감정들을읊은시들을수록했다.
5장‘달빛이내마음을비추네’-감성적이고함축적인단편의서정시들을수록했다.
6장‘아내와아이들을그리며’-아내와아이들에대한사랑과그리움이드러난시들을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