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광선 (강석희 장편소설)

녹색 광선 (강석희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더 많고 더 큰 사랑을.“

누군가를 돌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에 희망을 비추는 이야기
『내일의 피크닉』 『꼬리와 파도』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 작가 강석희 신작 장편소설

현직 국어 교사이자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 작가인 강석희의 신작 장편소설 『녹색 광선』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다양한 돌봄의 형태를 담은 앤솔러지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강석희 외 6인)에 수록된 단편 「녹색 광선」의 등장인물들을 데려와 숨겨진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전작 『꼬리와 파도』에서는 학교 내에서 벌어진 폭력의 여러 양상을 섬세하게 다루며 세대를 건넌 단단한 연대를, 『내일의 피크닉』에서 자립 준비 청년이자 특성화고 학생이 기업 현장 실습에서 겪는 사회의 폭력성을 수면 위로 드러내었다. 이번 신작에서는 사회 문제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이어 가면서 사회 시스템의 결여로 장애와 돌봄 노동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장애’와 ‘돌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문학적 서정성을 잘 담아낸 서사로 완성했다.
저자

강석희

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쓴책으로소설집『우리는우리의최선을』,『내마음들키지않게』,장편소설『꼬리와파도』,『내일의피크닉』등이있다.

목차

1부트래핑의필요/2부숲속의빛/3부이모와보내는계절/4부돌과춤

작가의말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강석희의시선은그늘진자리를향한다.
이작품의미덕은아픔을드러내고보듬는손길의섬세함에있다.
우리의상처가낫지않을지라도누군가녹색광선같은빛을선사한다면
우리는더이상아프지않을것이다.”

◇오세란(문학평론가)추천◇

“1인분의식사를소화하는삶에도착하면나는달라져있을까?
그렇게한다음에야나는1인분의인간이되는걸까?”

소설『녹색광선』은섭식장애를앓는주인공‘연주’와지체장애를가진이모‘윤재’의사연이교차하며전개된다.연주는특목고입시에실패한후입학한일반고에서도내신을망치고,헤어진남자친구가퍼뜨린소문에시달리며학교에서모두와거리를두며생활한다.어느새벽먹을수있는것들을쓸어담듯이삼키고나면,어린시절원인불명의고열에시달리던어느날눈앞에놓인뿌연고깃국국물과외할아버지가키우던토끼‘솜이’의앞니가겹쳐지며연주는음식을모조리게워낸다.
연주는한때가까웠으나지금은멀어져버린이모에게몇년만에연락한다.재회한두사람은어떠한계기로한집에서두계절을보내면서가깝지도,멀지도않은거리를유지한채서로의곁에머문다.장애를가진둘째딸을낳으며하고싶었던일을그만둬야했던할머니.딸이섭식장애환자라는걸알게된엄마와가족에게조차온전히이해받을수없는외로운삶을지나온이모.음식에대한충동을조절할수없는연주.『녹색광선』은장애가할머니-엄마/이모-연주로이어지는여성삼대의삶을어떻게관통했는지섬세하게드러낸다.

세상의모든비참이내게쏟아지는것만같았다.나를즐겁게하던것은금세나를괴롭혔다.나를괴롭게만드는것은나를쉽사리중독시켰다.나는내게자주실망했다.사실은매일.아니,매순간…….그리고남은것은,씹뱉과먹토.자주생각한다.어디서부터잘못된걸까?(24면)


외롭고상처받은이들에게따스한온기를전하는소설

『녹색광선』의주인공연주는자신을오해하고상처주는말을일삼는아이들을겪으며타인을믿지못하게되고,학교에서고요하게지낸다.그런연주에게생활트래핑멤버들이다가온다.발등으로여러물건을받아서사뿐히내려놓는연습을거듭하여“뚝떨어지는기분과한없이가라앉는마음까지받아내”는것을목표로모인혜영,다해,정연은소문으로사람을판단해버리는아이들과는달리,다정하면서도명랑하게연주의마음을두드린다.한편연주는산책길에우연히만난길고양이‘밤이’를돌보기위해건강해지기로마음먹지만,회복은있으나완치는없는병으로자퇴한다.학교밖청소년이된연주의곁에는이모와연주의반려돌을번갈아돌보는세아이가있다.
평생이모의휠체어를밀던외할머니의반대에도결국독립을이룬이모는작은공간에서사랑하는사람과시간을보내고,일하며더나은세상을만들기위해투쟁하며살아간다.윤재이모의집에서머문지한달이지난어느날,연주는일주일에두번이었던이모의정기적인외출이장애인이동권투쟁이었다는사실을알게된다.어떤고통은경험해야이해할수있기에,연주는이모대신서있던투쟁의자리에서비로소이모가어떤세상을살아온것인지깨닫는다.해가뜨거나질때운이좋아야수평선너머로볼수있는‘녹색광선’처럼연주와이모윤재,그리고이책을읽는독자들이마주할미래에도각자의녹색광선이기다리고있기를응원하게된다.

이지러진얼굴.욕을하는입.조롱가득한웃음.사진을찍는손.차가운렌즈.그보다더싸늘한눈빛.경멸의미간.(…)내가이모의친구들과온기를나누는동안우리는무인도처럼그곳에있었다.그건틀림없는사실.나는이모가일주일에두번,어쩌면매일,아니평생을어떤외로움속에보냈는지조금이나마체감했다.(15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