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세계가 온다 : 미국 패권 이후, 세계질서 대격변의 장면들

다극세계가 온다 : 미국 패권 이후, 세계질서 대격변의 장면들

$21.00
저자

페페에스코바

저자:페페에스코바(PepeEscobar)
브라질출신저널리스트,지정학분석가.스스로를다극세계의시민으로규정한다.‘죽어가는신문산업의해외통신원’으로경력을시작해유럽,할리우드,아시아를거치며견문을넓혔다.라틴아메리카,유럽,아시아의정체성을함께품고문명적관점에서세계정세의한복판을치열하게탐구하고있다.분쟁지역전선취재도마다하지않고유라시아와전세계곳곳을누비며가장최근의다극세계역사를추적하고글을쓰고방송을한다.특히브릭스,상하이협력기구,유라시아경제연합등의다자기구에대한그의능숙하고전문적인취재는세계의주목을받고있다.그는때때로이러한기구들의컨퍼런스에직접토론및연설패널로출연하면서다극화진영이그에게갖는신뢰감을입증하고있다.
홍콩의『아시아타임스』,베이루트의『더크레이들』,모스크바의『스푸트니크인터내셔널』과『전략문화재단』,테헤란의『프레스TV』등에연재칼럼을쓰며이글들은글로벌사우스및미국,유럽의매체에서여러언어로다시번역되어소개되고있다.그의작업물은텔레그램(@rocknrollgeopolitics)과X(@RealPepeEscobar)에서도확인할수있다.『글로벌라이스탄』(2007),『혼돈의제국』(2014),『분노의20년대』(2021)등7권의책을썼다.『다극세계가온다』는페페에스코바의최신작으로,한국어판으로소개되는그의첫번째책이다.

역자:유강은
국제문제전문번역가.더나은세계를만들기위해피와땀과눈물을쏟는사람들의이야기에관심이많다.옮긴책으로『TheLEFT』,『노동계급세계사』,『우리시대의병적징후들』,『불안한승리』,『21세기를살아가는반자본주의자를위한안내서』,『E.H.카러시아혁명』,『핀란드역으로』,『미국민중사』등이있다.『미국의반지성주의』로제58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수상했다.

목차

추천사
서문
약어및주요용어해설

I.3차세계대전과반전통상의지정학

1.카불에서벌어진정말이상한일
2.노르트스트림2의퇴장과시베리아의힘2의입장
3.새로운공산당선언:반전통상,전쟁이아니라무역을!
4.세르게이글라지예프와의대화:탈달러시대의새로운세계화폐·금융시스템
5.상트페테르부르크,새로운경제전쟁을대비하다
6.발흐에서콘야까지:루미가남긴영적지정학의발자취를따라가다
7.3차세계대전으로몽유병자처럼걸어들어가는“파편화된세계”
8.달러패권을우회하기위한글로벌사우스의경주

II.달러패권과팍스아메리카나이후

9.새로운국제화폐열차에탑승하라:‘이동하는다극세계’를타고나눈대화
10.시진핑과푸틴,팍스아메리카나철거에나서다
11.‘세상’의종말을기다리며
12.다극세계의수도:모스크바다이어리
13.일대일로열차가샹그릴라로향한다
14.푸틴그리고‘체스판’에서정말로중요한것

III.거대한체스판이뒤집힌다

15.미국,브릭스플러스와의하이브리드전면전쟁을준비하다
16.미래는대유라시아에서등장한다
17.시칠리아산꼭대기에서새로운야만인들을지켜보며
18.21세기의결정적인전쟁은‘중국과의전쟁’이아니다
19.시리아:약탈과부활의이야기
20.러시아,아프리카,중국,조선:체스판을가로지르는결정적인움직임들

IV.다극세계vs미제국

21.부하라에서브릭스까지:광기의어둠속에서빛을찾는여정
22.중앙아시아:새로운그레이트게임의주전장
23.나토스탄의로봇대다극세계의천마
24.다극세계의색조를결정하는러시아의극동
25.혼돈의경제회랑전쟁:인도-중동-유럽회랑그리고잔게주르회랑
26.일대일로와브릭스의로드맵을그리는전략적동반자들
27.네가지언어로작성된퇴거통지서:팔레스타인과서구의‘가치’
28.중국과러시아는순항하고있다
종결:전쟁속의삶,돈바스의길위에서

한국의독자들에게:‘혼돈의제국’의허장성세길들이기
타임라인:다극화신세계질서의부상
신조어목록
인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다극세계는트럼프2.0에놀라지않았다

2025년세계정세의한복판에는미국트럼프정부가벌인‘관세세계대전’이있었다.동맹국들은대부분고개를숙였지만,적지않은나라들이순응하지는않으며다양한방식으로대응했고,특히중국,인도,브라질등이른바‘다극세계’의선도국들은강경하게맞대응했다.특히나중국은11월미중정상회담을통해미국의조치를대부분무효화하는‘사실상의1승’을거두며,새삼‘세상’이변하고있다는것을보여줬다.

미국의‘일극패권’이해체된세상을최근일반적으로‘다극세계’라고부르고있다.브릭스등의기구로대표되며‘글로벌사우스’로도불리는세계여러나라,여러세력이그구성원이다.미국,집단서방,미국의동맹국들,각국가의친미엘리트등으로표상되는10억인구와대립하는,70억인구의‘글로벌다수’로표현하기도한다.이들에게사실미국은‘언제나미국’이었다.동맹국들에게는그의미가사뭇달랐을지몰라도,오바마,바이든의‘친나토’든,트럼프의‘미국우선주의’든다극세계입장에서미국은언제나지배하고군림하는경쟁적이고적대적인나라다.그래서지난21세기20여년내내다극세계는“NOKINGS”를외쳐왔다.그러니트럼프2.0에놀랄것은없었다.더중요한사실은,그리고금융위기,군사적실패,쌓이는재정적자,생산능력상실,총기및마약,양극화등의사회혼란으로대표되는미국의쇠퇴와대비하여10여년간빠른속도로착실하게모든분야에서다극세계가스스로의힘을키워왔다는점이다.급기야2023년에는브릭스5개국이미국주도G7을경제적으로추월(PPP기준)하고,2025년에는그격차가더욱증대되기에이르렀다.

이책은다극세계진영의대표적지정학분석가,브라질출신의저널리스트페페에스코바가2021~2024년에쓴글들을선별하여정리한것이다.그는이책에서다극세계의전진을이른바‘내재적관점’,다극화진영스스로가주장하는관점과논리를바탕으로살피고있다.2025년에가시화되었지만,사실다극세계의폭발적전진은이미2020년대전반부터준비되고있었다는것이다.그래서미국패권이후를‘준비한시기’가곧‘세계질서대격변의장면들’이다.미국과집단서방의눈으로관찰하는것이아니라,다극세계스스로의관점에입각하여그들의행동전략과목표,실제현실을있는그대로살펴볼필요성이증대되는지금시기한국에적절하게소개되었다.

다시쓰는“거대한체스판”,
신세계질서의태동을생생하게기록하다

페페는이책을부시-오바마-트럼프-바이든을아우르는미국의21세기국책,‘테러와의전쟁’이끝내실패로끝난아프가니스탄이야기로시작하여,미국-나토-우크라이나가러시아에게군사적으로패배하고있는돈바스지역의전선방문취재기로마무리한다(한국어판에는트럼프2.0과세계정세를평가하는2025년글추가포함).사실상미국이촉발한2개전쟁의양상이지금까지의“규칙기반세계질서”의종말,바꾸어말하면다극세계의실질적우위를입증하는대표적인사례이기때문이다(14쪽).파슈툰족과노보로시야가보여주듯,이제는글로벌다수가“거대한체스판”을다시두기시작했다.미국이2차대전이후압도적인군사력,경제력으로“거대한체스판”을마음대로주무르며세계를호령하던시기는이제끝났다는것이다.저자는다양한주제,소재,현장방문을통해일극패권과의치열한경쟁속다극세계의여러모습을촘촘히기록하고분석하였다.그중에서도특히그가주목한네가지주제는다음과같다.

①BRICS+,SCO,유라시아경제연합,일대일로의‘따로또같이’
브릭스플러스(BRICS+),상하이협력기구(SCO),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일대일로(一?一路,BRI)는현재세계질서의변화를이끄는여러세력이‘따로또같이’집결한공간이다.이들의연대,교차,협력은점점더큰힘을발휘하고있다.이들의포괄하는범위는정치,경제,군사,문화등사회모든영역으로확대되고있으며,점차‘통합’적으로‘집결’하고있다.BRICS+와SCO가가까운시일내에더욱가깝게접근할것이예상되며(219쪽),최종적으로는공정하고합리적인‘새로운유엔’으로까지이어질수있을것이다.이책에서저자는특유의전문성을발휘하여여러다자기구회의및행사에대한생생한현장취재를바탕으로다극세계의결집양상과구체적인현실을다뤘다.

저자가특히주목하는것은중국과러시아의포괄적전략적동반자관계의확립이다.저자는2023년3월모스크바에서진행된시진핑-푸틴정상회담을“팍스아메리카나의잔존물”을철거하기로확약한“다극세계를향한새시대의얄타회담”이라고규정한다(118쪽).중국의‘중국몽’과러시아의‘유라시아구상’은다극세계구축,즉세계질서의민주화와주권중심의국제관계구축이라는점에서커다란접점을지니고,이를바탕으로이들은“흔들림없이”“100년동안볼수없었던중대한변화”를“하나로뭉쳐”추동해나가겠다고다짐했으며,실제로그렇게나아가고있다는것이다.저자는‘글로벌사우스’가이들의기본구상을“동반자”로서분명히지지하고함께만들어나가고있으며,특히아프리카의광범위한지지와참여가이루어지고있음에주목한다.이로써미국과서방중심의식민주의적?인종주의적팍스아메리카나질서와의질적차이가발생한다는것이다.

이른바비서구권,개발도상국,‘제3세계’를지칭하는말로쓰여온‘글로벌사우스’는사실상다극세계의구성원그자체를의미한다.거대한아시아(동,서,중앙아시아를모두포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나라들이현재글로벌사우스의중심이다.글로벌사우스가점점성장하고,아시아가유럽까지연결되며‘유라시아’로확대되고,집단서방속에서도다극세계질서에동조하는이들이늘어나면서이제는“글로벌글로브”라는용어까지쓰이기시작했다.‘글로벌다수’가곧글로벌사우스이자글로벌글로브인시대가왔다.

현재20개국까지확대된브릭스플러스(회원국10,파트너국10)는가장큰범위에서세계를아우르는정치,경제,문화동반자거버넌스로작동하고있다.유라시아를중심으로중국이주도하는상하이협력기구는정치,군사,경제적측면에서급속히강화되고있고,러시아가주도하는유라시아경제연합은특히중앙아시아와극동을연결하는광범위한경제,정치회랑으로작동하고있다.이모든것이어우러져연결되는접점인플랫폼이자인프라로나아가는것이지금의일대일로,이른바‘신실크로드’라고볼수있다(단순히중국의투자사업으로만봐서는안된다).저자는그들의목표를“전쟁이아니라무역”(NoWarMakeTrade,反戰通商)이라고말한다(144쪽).다극세계의지향은‘발전,평화,주권,협력,실천’이라는말이다.(물론패권국의엘리트들은이를“지정학적·지경학적최대위협”으로해석한다.)

②탈달러거버넌스구축의경로
2차대전종전이후80년동안지속된달러패권의위기에대한심각한논의들이제출되는요즘이다.세부적으로중요한정보들이많이보도되고있지만,그조차도‘달러의근원지’인미국의학자,금융관계자들에게의존하는경향이많다.그러한정보들은월가또는자본주의금융에대해서는상세할지몰라도,근본적으로그러한상황을야기하는‘달러없는세계경제’를추진하는주체들의전략과논리에대해서는근본적인맹점이있다.이책에서저자는서방중심의‘달러이후의질서’논의를뛰어넘는새로운관점과정보로탈달러거버넌스구축의경로를예상한다.

특히저자는유라시아경제연합의현통합거시경제장관세르게이글라지예프와의상세한교류를통해이른바R5(런민비-인민폐,루블,루피,헤알-레알,랜드.브릭스국가들의통화가영문명으로모두R로시작하여붙은별칭)를사용하는브릭스국가들의‘새로운결제수단’(향후준비통화로발전할것인지에대해서는지켜보아야함)에관한구상및진행상황을다루고있다.

탈달러거버넌스의출발점은달러를무기화하고그속에서타국가의외환을제재의형태로강탈해온미국의정책이다.최근많이회자되는트리핀딜레마,미란보고서전략은사실상기축통화로서의달러의한계를누설한것이다.달러로인한피해를벗어나자신들의경제현실에부합하는자주적인경제체계로서의거버넌스를구축하는것이새로운화폐의지향이며,동시에이는미국중심의비효율적금융경제체제보다우월한“중앙집권적전략계획과시장경제의이점,화폐와물리적인프라의국가통제와기업가정신의이점을결합”한다극세계권의새로운실물중심경제체제에어울리는체계다.

탈달러세계경제거버넌스는먼저상호경제교류과정을자신들의통화로진행하는단계(달러사용을급격히줄인다)를착실히거친후,2단계에서달러를참조하지않는새로운가격형성체계(결제수단)를고안하고,3단계에서투명성·공정성·선의·효율원칙의준비통화창설을실행하는방향으로나아갈계획이다(52~55쪽).매단계를관통하는4대핵심사안은금및핵심자원,실제생산능력에기반한GDP,디지털결합(스테이블코인등),주권에기반을둔상호신뢰와호혜성이다.현재브릭스국가들을시작으로자신들의교역을자기화폐기반으로진행하는일은이미꽤궤도에올라서고있으며,이에대해미국은“공황”에가까운반응을보이고있다(306쪽).그것만으로도달러의기축통화지위에는이상이생길수밖에없고,이는곧천문학적재정적자에시달리는미국의경제붕괴로이어질수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과연‘달러이후의거버넌스’수립은가능할까?저자는시행착오는많겠지만,미래는밝다고전망한다.다극세계권국가들의국민경제가실질적으로성장하고있으며,무엇보다도상호신뢰와연결을통한확장이점점강력해지고있기때문이다.이모든상황은“인간적교류에바탕을둔”“주요생산자들의압도적동맹”이라는맥락을바탕으로진행된다(237쪽).

③중앙아시아,서아시아그리고국제경제회랑‘경쟁’
저자는중앙아시아에도크게주목하고있다.땅또는나라를뜻하는‘-스탄(stan)’이라는이름으로친숙한중앙아시아는‘실크로드’의핵심으로고대문명의형성과발전에크게기여했고,서방중심의지정학적구도에서도이른바‘심장지대(heartland)’의핵심을구성했다.500여년서방해양세력중심의시기상대적으로발전이지체되며고난을겪었지만,역사적전환이이야기되는현시기다시중요한지역으로주목받기시작하고있다.광대한영토속수많은핵심자원들을보유한중앙아시아가세계와연결되면서다시부흥을꿈꾸는것이다.중앙아시아를핵심으로수에즈운하를우회하여러시아와인도까지7200킬로미터를연결하는국제남북운송회랑(INSTC)은그대표적인예이다(13쪽).

이는저자가“파이프라이니스탄”이라고명명한국제경제회랑연결을둘러싼각종각축전과함께한다.우리에게익숙지않지만,점점더국제뉴스의중심을차지할이야기중하나다.다극세계와미국,집단서방이치열하게충돌하고,중앙아시아각국이특유의“다면적외교”로대응하는각종회랑들에얽힌이야기들을저자는독창적인취재와분석으로정리했다.결국이지역을통과하지않으면유라시아와아프리카,유럽의연결은불가능하다.새로운지정학·지경학의성패가결정될중요한지역이아닐수없다.

중국과러시아,다극세계의기본전략이‘연결’이라면,미국과집단서방의기본전략은‘분할’이다.다극세계가지역의통치주권을최대한인정하는방향에서접근하는반면,미국은친서방‘색깔혁명’및반정부‘극단주의테러리스트’를다각적으로지원한다.엎치락뒤치락치열한경쟁이계속되고있지만,결국최종적인방향성은다극세계일수밖에없다고,저자는단언한다.결국“중앙아시아인들에게집단서방은세계관에있어서외계인이며,중앙아시아는경제번영과자유민주주의를결코연결하지않을것”(232쪽)이기때문이다.일대일로의시작이카자흐스탄아스타나였다는사실역시놓쳐서는안된다.

현재최고의산유지대이자이스라엘과아랍의대립이심각한서아시아역시빼놓을수없다.핵심은미국,이스라엘과대립하는“저항의축”이다(그중이란은‘국제경제회랑’측면에서도아주중요한국가다).팔레스타인전쟁에서서방식‘인권’의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