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의 여인 - Endless 6

삿포로의 여인 - Endles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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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스키의 역사와 함께 펼쳐지는 운명적인 사랑.
눈부신 설원 위에서 사랑의 이름을 부르다.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요.” 이 외침과 함께 떠오르는 서로 다른 장르의 두 작품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설원을 배경으로 영화 《러브레터》와 바로 한국의 강원도 대관령을 배경으로 한 눈꽃 같은 소설, 바로 이순원의 《삿포로의 여인》이다.
소설 〈은비령〉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이순원이 쓴 이 장편소설은 삿포로에서 태어나 대관령에 와서 살았던 백인혼혈 여성 시라키 레이와 대관령에 살다가 엄마인 시라키 레이가 사는 삿포로로 떠난 연희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이순원은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의 겨울눈 같은 사랑과 봄눈 같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하며 “겨울눈은 무거워 운명적이고 봄눈은 미처 눈을 돌릴 사이 없이 녹아버려 안타깝다.”고 말한다.
눈의 고장인 삿포로와 대관령은 또한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스키’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이 소설에서는 시라키 레이의 남편이자 연희의 아버지였던 스키 선수 유강표의 발자취와 함께 한국 스키의 역사가 소개된다. 1960년~1970년, 열악했던 한국 스키선수들의 경기 환경과 스키장의 시설 현황부터, 1970년 이후 신문 기사 자료로 엿보는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가 처음 만난 곳이기도 한) 삿포로 프레올림픽의 장면들, 한국 선수의 첫 경기였던 노르딕 30km에 관한 내용도 홍미롭다.
nt color=violet>☞황순원작가상과 동리문학상 수상작!

저자

이순원

저자:이순원
강원도강릉에서태어나자랐다.1985년《강원일보》신춘문예에〈소〉,1988년《문학사상》신인상에〈낮달〉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풍부한서정과인간내면세계의아름다움,따뜻한삶에대한그리움을담은깊이있는작품들로폭넓은독자층에서사랑을받고있다.
동인문학상,현대문학상,한무숙문학상,이효석문학상,남촌문학상,허균문학작가상등을수상했고《삿포로의여인》으로동리문학상과황순원작가상을수상했다.펴낸책으로는소설집《그여름의꽃게》《얼굴》《말을찾아서》《그가걸음을멈추었을때》《첫눈》《은비령》등이있고,장편소설로《압구정동엔비상구가없다》《수색,그물빛무늬》《아들과함께걷는길》《19세》《나무》《박제사의사랑》《나는사임당이다》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

일본여자시라키레이의딸
제가시라키레이의아들입니다
순정한시간
그아이연희
비운의국가대표선수
오수도리산장의남자
주호와연희의<마음산책>
연어와마가목
그해크리스마스선물
유강표와시라키레이의화려한연애시절
주호가몰랐던연희
낯선곳에서도우리를견디게하는것들
그리고우리를슬프게하는것들

출판사 서평

은빛설원처럼눈부시고,눈보라처럼격렬한,
그리고폭설처럼비극적이었던
한스키선수의인생과사랑

일간지경제부기자인박주호에게한고등학교체육교사로부터연락이온다.그는잊을수없는기억속의한소녀,유연희의오빠였다.
그로부터주호는비운의국가대표선수였던유강표와일본여자시라키레이의이야기,그리고불타버린오수도리산장의이야기를전해듣는다.유강표는1971년삿포로프레올림픽의크로스컨트리에출전했던스키선수였다.이무렵한국스키는어재식과고태복이지배하고있었는데,처음그들과함께활강스키를하던유강표는실력에밀려장거리노르딕으로종목을바꾼다.대관령오수도리산장주인의도움으로삿포로프레올림픽에참가하게된유강표는거기서백인혼혈인일본여자시라키레이를만난다.그리고두사람은일본어에유창한오수도리산장주인의도움으로편지를주고받다가사랑의결실을맺는다.하지만고태복,어재식만큼주목받지못했던유강표는예전동료들이스키계에서코치로감독으로또는스키장리조트회사간부로승승장구하는것을보며열등감과패배감에사로잡혀괴로워한다.연희가초등학교에입학하던해,연희엄마시라키레이는남편의폭력적성향을견디지못하고일본으로떠났다.유강표는폐인처럼살다가스스로목숨을끊어버린다.
유명한에게전해들은연희부모의이야기는설원처럼아름답고,눈보라처럼격렬하며한편,폭설처럼비극적이었다.하지만주호가기억하는그들의딸,연희의모습은달랐다.

눈꽃처럼피어난첫사랑,인생의가장아름다운날들

주호는중학교시절,처음연희를보았다.버스정류소에서술을마시고사람들에게행패를부리던과거의스키선수유강표와그를바라보며서있던모녀.미묘하게이국적인분위기를풍기던일본여자시라키레이와그녀의딸,연희였다.그리고주호가제대한후대관령횡계에있는친척집에서머무르면서아르바이트로구판장일을돕던때,연희는근처‘미라노패션’이라는양장점에서옷수선일을하고있었다.고등학교에진학하지못한연희가일을마친후조용히책과워크맨으로일본어공부를하고있을때,구판장의주호도실내등을켜놓고혼자공부를하곤했다.학비를마련하기위해대관령에머물렀던2년의세월동안주호는그곳에서길아저씨와미옥이,용래등과함께추억을쌓아간다.무엇보다비슷한처지의연희를동생처럼아꼈던주호는,연희와함께길아저씨의연어낚시에동행하기도한다.연희는엄마가사는일본으로떠나기전마지막으로주호에게편지를건넨다.
20년이지난후,연희오빠인유명한의도움으로다시편지를주고받게된두사람은뒤늦게그때의눈꽃같은감정이사랑이었음을깨닫는다.그리고그때의시간이인생의가장아름다운나날이었음을.

작가는어느가을,방문한삿포로에서도로가로에심어진마가목을보고이소설을구상했다고한다.대관령의깊은산속에서나볼수있는붉은열매의마가목이놀랍게도삿포로의도로가로수로자생하고있었다.대관령에서자란아이가나중에이곳에와살아도이나무때문에외롭지않겠구나,하는생각을했다고한다.연희가주호에게알려준일본노래‘나나카마도(마가목)’의노랫말이여운처럼오래도록가슴에남는다.

하얗게얼어붙은아침언덕에서새빨간보석을찾아냈어요.
서리가내린마가목열매를입김을불어녹여주었지요.
손바닥위의빨간열매를멍하니바라보는동안당신이떠올랐어요.

이렇게나차가운계절에도당신은여행을하고있는건가요?
당신이여행을떠난것은아직눈이남아있을때였어요.
그로부터몇번의계절이지나고제키도커졌어요.
천천히천천히자라나는마가목은생명의나무

이나무가좀더자라서새하얀꽃을피울때쯤
한번더당신을만날수있을까요?

“그때로부터많은시간이흘러갔지만,그시간또한맑게흘러
다시서로이름을부르게된다면이번엔자신이먼저그시절연희처럼
그곳이삿포로든어디든찾아가겠다고말할생각이었다.
그러니내가가는길네가좀시간을내어달라고……”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