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이 눈뜰 때 (장정일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 (장정일 소설집)

$17.26
Description
위반과 전복의 서사로 사회에 격렬한 문학 논쟁을 일으켰던 문제적 작가 장정일의 초기작!
질서도 진리도 없는 가짜 낙원의 실체와
정의도 진실도 없는 허위의 세계를 거침없이 폭로하는
열정과 패기의 산문정신을 만나다
신세대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절, 장정일은 1990년대 신세대 문학의 기수로 부상하며 평단과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시집 『햄버거에 관한 명상』으로 최연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같은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희곡 「실내극」이 당선되었다. 2021년 KBS는 이 책의 표제작인 중편 「아담이 눈뜰 때」를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이 소설집은 장정일의 문학적 면모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세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소설가 장정일의 첫 창작집 표제작이 된 중편 「아담이 눈뜰 때」와 그의 첫 소설인 단편 「펠리컨」, 신춘문예 당선작이었던 희곡이 소설로 개작돼 장르적 경계를 무너트린 실험적 작품 〈실내극〉이 세 개의 이야기 중 첫 챕터로 등장하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긴 여행」이 수록되었다.
“장정일은 경계를 위반하고 질서를 전복하려는 충동을 아낌없이 드러낸 작가였다.” 문학평론가 한영인의 말처럼 그는 거침없는 서사적 모험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문제적 작가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기존 세계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문법을 시도하고자 했던 젊은 현실적 이상주의자 장정일의 열정과 패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또한 무책임과 방종이 얽힌 가짜 낙원의 실체와 그 허위성을 폭로하며, ‘진실 없는 세계’에 대한 냉소를 주저하지 않는 도발적인 산문가로서의 작가 장정일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장정일

1962년경북달성출생
1988년《세계의문학》봄호에단편「펠리컨」을발표하며
소설을쓰기시작했다.장편소설『너에게나를보낸다』,『보트하우스』등이있다.

목차

아담이눈뜰때──7


펠리컨──161


아버지를찾아가는긴여행──191

해설──270

출판사 서평

●열아홉살소년‘아담’의꿈

“내나이열아홉살,그때내가가장가지고싶었던것은타자기와뭉크화집과카세트라디오에연결하여레코드를들을수있게하는턴테이블이었다.단지,그것들만이열아홉살때내가이세상으로부터얻고자원하는,전부의것이었다.”

「아담이눈뜰때」의첫문장이다.아담은글쓰기의표상인타자기와‘사춘기’라는그림이수록된뭉크화집,실컷음악을들을수있는턴테이블을갖길원한다.이소설은아담이그것을어떻게소유하게되는지또그것이자신에게어떤의미가되었는지에대한과정이담긴이야기다.
미성년인아담은자기의“수험번호가합격자명단에끼이지않은것을”확인한순간“세상과나는소원해져버렸다.”고말한다.대입실패로패배감을느낀아담은정치적격변기에모리배들에의해정의와진실이뒤집히는것을목격하고세계에대한근본적불신에휩싸인다.미성숙한아담이자신의욕망을찾아방황하며만난사람들은그에게더욱큰상처와충격을안긴다.개인의주체성을억압하고목표를향해돌진하는것만이전부였던가속의세계에서아담은마침내자신만의정신적깨달음에도달한다.

●부조리한세상에감금되다

장정일의첫소설「펠리컨」은환상소설이면서동시에풍자소설이고기가막힌패러디소설로도읽힌다.대기업에다니는‘촉망받는엘리트’사원이집마당에들어온병든펠리컨을걷어차쫓아냈다는이유로사형선고를받고교도소에갇혀있다.어느날그는국가기관요원들에의해체포돼펠리컨을감금학대했다는죄목으로추궁당한다.반박할수없는주인공의억울한하소연과울분에찬목소리,그리고반성과참회에이르는독백을가만가만듣다보면어느새주체를잃어버린자아를마주하게될것이다.

●도무지이해할수없는존재들의카니발

「아버지를찾아가는긴여행」에는세편의짧은이야기가수록돼있다.희곡으로먼저발표된작품을소설로옮긴〈실내극〉은출소해서집으로돌아온아들과그아들에게다시도둑질을종용하는어머니가등장한다.〈어머니〉에서는20년동안수감중인‘큰주먹’과그로부터육체적폭력을당하는‘흰얼굴’이주인공이다.이들은상상속에서모자관계를형성하고기묘한사랑을시작한다.〈긴여행〉에서는기차에무임승차한M과W의이야기가전개된다.신화와현실이뒤섞이다가결국원점으로돌아오는결말이독특하다.그러나「아버지를찾아가는긴여행」에서‘아버지’의실체는끝내등장하지않는다.

▷해설-한영인(문학평론가)

문학의성자,장정일은전설이다

장정일은시인이다.1984년「강정간다」를발표하며활동을시작한그는1987년『햄버거에관한명상』으로최연소‘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다.장정일은희곡작가이다.‘김수영문학상’을수상한그해,그는동아일보신춘문예희곡부문에「실내극」을투고해당선되었다.당시신춘문예당선소감의마지막문장은지금까지전설처럼내려온다.장정일은이렇게썼다.“정진하라.聖「카프카」,聖「베케트」,聖「장정일」.위대한문학의삼위일체를위하여!”장정일은소설가이다.1988년발표한「펠리컨」을시작으로『너에게나를보낸다』(1992),『너희가재즈를믿느냐』(1994)등의인기작을발표하며평단과대중의주목을동시에받았다.2021년KBS는이책의표제작중편「아담이눈뜰때」를〈우리시대의소설〉50편중하나로선정하였다.장정일은서평가이다.1994년첫선을보인『장정일의독서일기』는이후10권가까이이어지며대한민국독서인의필수교양서로자리잡았다.“聖「장정일」”의영광은오늘날서평의왕국에서가장찬란하게빛나는듯보인다.한국문학사에서두번없을천재장정일의학력은그러나중졸에불과하며십대시절폭력사건에휘말려소년원신세를진적도있다.장정일의글은자주논란에휩싸인다.소설가로이름을날리던1996년에는음란물제작혐의로구치소에수감되었다.장정일에게문학은관념의성채이자무기이며그관념은현실의물리적인제도와정상성의습속을강력하게타격한다….(중략)….
장정일은경계를위반하고질서를전복하려는충동을아낌없이드러낸작가였다.한때사람들을열광하게했던위반과전복은그러나이제는식상한문화적기호가되었다.그다지불온하지않은위반과위험하지않은전복이문화상품의탈을쓰고경쟁적으로유통된탓이다.우리는산산이깨어질각오를하고거대한세계에부딪히기보다그세계의문법과논리를착실하게학습하고그학습으로부터얻어낸세계의맹점과빈틈에서치부의기회를노리는모습에더욱익숙하다.하지만그현실이만들어내는허무와공허,부대낌과고통은동전의뒷면처럼우리곁에음지식물처럼자라고있다.그허무와공허,부대낌과고통을승화시킬언어와행동,관념과사유,관계와실천이나날이빈곤해지고있는세계에서장정일이보여준서사적모험은단지지나간과거를추억하는데머물지않고현실의억압과폭력에새롭게맞설수있는무기가되어준다.그것이문학의성자,장정일의글이오늘날에도갖는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