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새로운 조건들 (역사에서의 반복과 차이)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 (역사에서의 반복과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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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반복되는 시대의 기시감, 개발독재의 유령, 파시즘적 정동이 되살아나는 지금, 우리는 진보의 길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철학자 이정우는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에서 이러한 역사적 퇴행을 단순한 후퇴가 아닌 ‘반복’의 문제로 사유하며, 반복 속에서도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 내는 주체적 실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시간의 종합’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중심으로, 과거가 어떻게 되풀이되는가를 넘어 그 되풀이 속에서 진보가 어떻게 생성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반복과 차이, 사건과 기억, 주체화의 문제를 통해 진보를 다시 사유하려는 이 책은, 진보가 자동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힌다.

진보의 조건을 모색하는 것은 새로운 윤리적·존재론적 관점을 요청한다. 저자는 ‘되기’라는 생성의 개념을 통해 여성-되기, 노동자-되기, 소수자-되기 같은 운동이 어떻게 진보의 동력이 될 수 있는가를 짚는다. 이는 주어진 동일성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새롭게 구성하려는 실천이다. 책 후반부에서는 들뢰즈의 ‘다양체’ 개념을 바탕으로, 진보를 하나의 이념이나 통일된 계급의 이름이 아닌 이질적인 흐름들이 접속하면서 형성되는 생성의 장으로 재정의한다. 철학과 현실, 존재론과 정치학을 횡단하며 진보의 의미를 근본에서부터 다시 묻는 저자의 시도는 오늘의 반복을 감지하고 새로운 배치를 기획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사유의 발판을 제공한다.
저자

이정우

소운(逍雲)이정우(李正雨)는1959년충청북도영동에서태어났고서울에서자랐다.서울대학교에서공학과미학그리고철학을공부했으며,아리스토텔레스연구로석사학위를,푸코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5~1998년서강대학교철학과교수,2000~2007년철학아카데미원장,2009~2011년어시스트윤리경영연구소소장,2012~2025년경희사이버대학교교수를역임했으며,현재는소운서원(2008~)에서후학양성과집필에전념하고있다.
소운의사유는‘전통,근대,탈근대’를화두로한보편적인철학사의서술,‘시간,사건,생명’을중심으로하는사건의철학,그리고‘진보의새로운조건들’을탐색하는실천철학의세갈래로진행되어왔다.철학사적저작으로는『세계철학사1:지중해세계의철학』(길,2011),『세계철학사2:아시아세계의철학』(길,2018),『세계철학사3:근대성의카르토그라피』(길,2021),『세계철학사4:탈근대사유의지평들』(길,2024)등이있으며,존재론적저작으로는『사건의철학』(그린비,2011),『접힘과펼쳐짐』(그린비,2012),『파라-독사의사유』(그린비,2021)등이,실천철학적저작으로는『전통,근대,탈근대』(그린비,2011),『무위인-되기』(그린비,2023)등이있다.현재는철학대계4권인『형이상학논구』와에크리3권인『운명의에티카』를집필하고있다.소운서원의홈페이지및유튜브채널은‘소운서원’으로검색가능하다.

목차

머리말5

1부진보의새로운조건들9
1장역사에있어서의진보11
2장관리사회75
3장실재의귀환107
4장진리의장소147

2부타자–되기의에티카191
1장배치-사건의구조와생성193
2장기호체제들과탈주선235
3장타자-되기의에티카287

보론:다양체란무엇인가327

참고문헌389
인물색인393
개념색인395

출판사 서평

진보는자동적으로주어지지않는다
되기와배치의관점에서다시쓰는진보의조건들


반복은과거의되풀이가아니다
차이와더불어반복되는역사속에서진보의길을묻다

『진보의새로운조건들』은철학자이정우가2008년이후되살아난시대의기시감과퇴행의정동앞에서던진근본적질문에서출발한다.민주화이후당연한듯여겨졌던진보의궤적은어느순간부터개발독재의유령과파시즘의시뮬라크르로대체되었고,우리는다시금익숙한장면들을목격하게되었다.저자는이를단순한후퇴가아닌‘반복’의문제로사유하며,마르크스적사유를들뢰즈적철학으로확장해‘차이를동반한반복’이라는존재론위에서진보의가능성을되짚는다.진보는직선적인시간위에서자동적으로보장되는것이아니라반복의장속에서도래하는차이의방향성안에서만출현할수있다.

이책의1부는이러한진보의존재론적토대를사유하기위한서론이자중심축으로,‘시간의종합’이라는개념을핵심고리로제시한다.시간은그저흐르는것이아니라반복되는사건들을주체가어떻게종합하고계열화하느냐에따라전혀다른구조를이룬다.진보또한과거를동일하게되풀이하는것이아니라새로운주체화의가능성과함께구성되는생성의흐름이다.이책은반복과차이,사건과주체,그리고기억의정치학을통해진보를이념이아니라구조이자실천으로다시사유한다.진보는여전히가능하지만,그것은오직반복을감지하고다르게배치할수있는주체들속에서만가능하다.

되기없이는진보도없다
되기의윤리와사건의배치가만들어내는실재의귀환

책의2부「타자-되기의에티카」에서이정우는‘되기’(becoming)라는개념을통해진보의존재론을구성한다.여성-되기,노동자-되기,소수자-되기.이것은정체성의정치가아니라동일성의체계를탈주하는생성의운동이다.소수자란태생적조건이아니라자신을생성의흐름안에내던지는주체다.진보는이되기의윤리와사건들의계열화를통해서만도래할수있다.되기는실재의귀환과밀접하게연결된다.

실재는언제나기존의의미배치를뚫고귀환하며,그것을감지하고계열화하는자리에새로운주체가형성된다.이책은진보를이데올로기의반대편에서귀환하는실재의‘진리-사건’으로정의하며,기존의재생산구조를전복하는윤리적-정치적실천으로서되기의중요성을강조한다.주체는다수자의구조안에서태어나는것이아니라타자-되기를통해스스로를재형성하는존재다.진보란바로이되기의반복,생성의반복속에서만가능하다.

진보의존재론을다시쓰다
다양체의철학,그리고사유의마지막전환

책의마지막보론「다양체란무엇인가」는『진보의새로운조건들』에존재론적깊이를더하는장이다.저자는들뢰즈철학의정수인‘다양체’(multiplicité)개념을중심으로,진보를다시존재론의차원에서사유한다.다양체는단순한복수성이아니라내재적인차이들과흐름들이이질적인구성속에서하나의장을형성하는존재론적구조다.이책은베르그송,리만,들뢰즈,그리고바디우를경유하면서다양체개념의물리적·수학적·철학적의미를정리하고,그것이되기,사건,배치의개념과어떻게접속되는지를보여준다.

독자는이를통해진보는단일한이념이나계급적통일성이아니라서로다른흐름들이상호접속하면서구성하는다양체적장이라는사실을알게된다.그안에서되기와차이,반복과배치는서로얽혀생성의지도를이룬다.진보는하나가아닌여럿의정치,동일성이아닌차이의윤리,정태성이아닌생성의존재론위에서만성립한다.철학자이정우의『진보의새로운조건들』은이러한다양체의철학을통해진보를단지회복하거나계승해야할과거의이념이아니라지금-여기에서새롭게구성되어야할과제로다시사유하게만든다.반복과차이,되기와배치의역동속에서진보는여전히가능하며,바로그가능성의조건들이우리앞에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