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인간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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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은 철학과 인문학의 시각을 빌려 세계문학의 고전을 읽었다. 하여 저마다의 읽기가 수없이 많은 갈래를 만들고, 거기서 수없이 많은 세계가 생길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세계가 단지 밈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이 손 내민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단지 하나의 문일 뿐이다. 그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줄 도슨트가 내미는 손을 독자는 이제 잡으면 된다.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여덟 번째 권으로 출간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에서 도슨트 서영채는 모든 사람이 예외없이 한 번은 감당해야 할 생존의 실패를 이야기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삶과 문학은 그 자체가 실패의 기록, 즉 능력주의의 신 앞에서 멋지게 나가떨어진 이야기라는 것이다. 실패를 향한 노력, 실패를 향한 능력주의의 결과물인 다자이 오사무의 역설적인 글 속에서 우리가 똑바로 보아야 할 것은, 그가 죽음 충동을 뚫고서 기록해 낸 ‘있는 그대로의 인간과 인간 삶의 맨살’이다.
저자

다자이오사무

지은이다자이오사무(太宰治)
본명은쓰시마슈지(津島修治).1909년일본아오모리현쓰가루굴지의대지주집안에서십일남매중열째로태어난다.아버지는귀족원의원이었고,몸이약한어머니대신숙모나유모나보모의손에자란다.자신의집안이고리대금업으로대지주의반열에오른신흥부호라는사실에평생부끄러움을느낀다.도쿄제국대학불어불문학과에입학한후한때좌익운동에가담하기도했으나중퇴한다.
1930년처음만난술집여성과가마쿠라바다에서음독자살을꾀하는데,여자는죽고자신만살아나자살방조죄로체포되었으나기소유예로풀려난다.1935년가마쿠라산중에서세번째자살을시도하지만미수에그치고파비날중독에빠진다.그해단편「역행」(逆行)이아쿠타가와상후보에올랐으나차석에그친다.이듬해주위사람들이마약치료라는명목으로정신병원에강제로입원시켜큰충격을받는다.이때의체험이『인간실격』의집필동기가된다.그사이동거하고있던예기출신하쓰요가외도를하여크게절망한다.하쓰요와함께동반자살을꾀하나다시미수에그친다.
1936년첫창작집『만년』(晩年)을출판한다.1939년스승이부세마스지(井伏鱒二)의주선으로교사이시하라미치코(石原美知子)와결혼하여정신적평온을얻고「후지산백경」(富嶽百景)등수많은가작을발표한다.『사양』(斜陽)등으로정신적공황상태에빠진일본의젊은이들에게열렬한지지를받으며유행작가가된다.
1948년『인간실격』을남기고연인야마자키도미에와함께다마강수로에투신하여서른아홉살의나이로세상을떠난다.

목차

프롤로그9
첫번째수기13
두번째수기29
세번째수기76
에필로그138

도슨트서영채와함께읽는『인간실격』
죽음충동을뚫고기록해낸인간삶의맨살7

1.쓰가루출신다자이•7
2.다자이오사무라는이름•12
3.다섯번의시도,네번의실패•15
4.죽음과문학사이•23
5.오바요조의수기•30
6.오바요조의탄생•36
7.어릿광대의망가지는삶•40
8.부끄러움의의미•45

출판사 서평

실패의영역에서조차거듭실패했던작가다자이오사무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이었던그의삶,그리고소설

문학과철학의만남으로나의삶과세계를확장하는법,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8:다자이오사무,『인간실격』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여덟번째권은다자이오사무의『인간실격』이다.유복한집안에서태어나부족함없는환경에서성장하여명문대학에진학한것에자부심을느끼며보다높은지위나더많은만족을위해살아가야할주인공이왜인지여러모로변변치못한삶의길을걸으며고통받다가끈질긴시도끝에마침내스스로의삶을포기하는이야기.이것이『인간실격』의줄거리다.그런데왜인지사람들은이‘실패’의이야기에오랜세월깊은관심을두었고이소설은고전의반열에올랐다.도슨트서영채는그이유를모든사람이예외없이한번은감당해야할‘생존의실패’에주목하여풀어나간다.『인간실격』은능력주의의신앞에서멋지게나가떨어진한인물의투쟁기,즉실패를향한노력이자실패를향한능력주의의결과물이라는것이다.


인공지능시대에도모든질문은
결국‘나의삶’으로수렴된다

문학은우리가살지않은삶을경험하게하고,만나지못한인물을만나게하며,겪지못한일을체험하게한다.문학을통해우리는작가와나만의새로운세계를만들어낸다.이세계가없으면우리의삶은온갖정보와소음속에서더욱왜소해질것이다.문학의세계가만드는,현실과개인의삶사이의이완충지대는반복되는일상에묻혀사는우리가미처보지못했던틈을보여준다.그러나문학만의특별한상징과비유는독자들을종종난관에빠뜨린다.그리하여작품을표면적으로만이해하거나읽기를아예포기하게만들기도한다.〈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은철학과인문학자의시각을빌려세계문학의고전을읽는다.이를통해저마다의읽기가수없이많은갈래를만들고,거기서수없이많은세계가생겨난다.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의해설은문학에딸린부록이아니다.그자체로한권의책과맞먹는가치를담고있다.이는문학작품을어떻게읽을까고민하는독자들과자신만의독특한사유를개척하려는독자들에게중요한길라잡이가될것이다.이시리즈의특징은해설이시작되는뒤표지를앞표지처럼구성하여해설을첫페이지처럼읽도록한것인데,문학과맞물려읽는철학혹은사유의긴밀함을표현한것이다.


부끄러움많은삶앞에서
죽음을한낱지갑속지폐처럼여긴다자이오사무

“저에게는서로속이면서도맑고밝고명랑하게살고있거나살아갈자신을갖고있는듯한인간이난해할뿐입니다.인간은끝내저에게그비결을가르쳐주지않았습니다.그것만알았다면저는이렇게인간을두려워하거나필사적인서비스같은걸하지않아도되었겠지요.인간의생활과대립하며밤마다이런지옥의고통을맛보지않아도되었겠지요.”(본문27쪽)

엄청난부잣집의막내도련님으로태어나물질적부족함없이성장하여도쿄제국대학에진학한다자이오사무.세속적시각에서는부러움의대상일수있는그는정작평생자신을부끄러워하며스스로를조롱하다가죽음을마치지갑속에든지폐인양,툭하면자살을시도했다.그리고마침내그시도를성공(?)시켰다.다자이는살아가는내내자신을부끄러워했다.충동적이고자기를통제하지못해쩔쩔매는자신을무감하게바라보는『인간실격』의주인공오바요조는거의작가다자이오사무라할수있다.
그러나『인간실격』은여타의수기형식의자전적소설과는다르다.다자이는자신의감추어진내면을드러내는방식을싫어했다.그래서고백처럼보이는가짜고백,즉비-고백이라는독특한글쓰기방식을택했다.“부끄러움많은인생을살아왔습니다”라는고백으로시작하는수기속오바오죠,그러니까다자이오사무에게글쓰기,즉문학은목숨과동일한가치를지닌것이었다.그를죽음에이르게한것은죄의식이나통렬한회한이아니라‘부끄러움’이었다.해야할일을제대로해내지못한사람,자기의부족한능력을스스로한심해하는사람의마음이곧부끄러움이었다.


능력주의세계속에서고통받는실패자들이여
여기더크게실패한자의이야기가있다!

다자이오사무의대표작이자그가세상에남긴마지막작품『인간실격』.다자이의소설은대체로자전적인요소가많지만『인간실격』은더더욱그렇다.세편의수기와그수기들을둘러싼액자로구성되어있는이소설은한소설가가술집주인에게세편의수기와사진세장을전해받아독자들에게공개하는형식으로,변주가있기는하지만세편의수기전체의시간구성과단락의세목이작가다자이의삶의궤적과대체로일치한다.
다자이의부끄러움은모종의윤리적부채감으로,예민한감수성과지나치게강한자의식을가진그는자신의노력으로얻지않은,태어나보니주어져있는자신의환경이그다지자랑스럽지않았다.불법이나탈법,비인간적인면모등이여기저기배어있는집안의엄청난부는윤리적으로예민한눈을가진다자이에게떳떳하게내세울만한것이못되었다.하지만그런한편그는그돈으로무절제한생활을했다.소설을쓰기위해.소설을쓰느라학업도뒷전이었고,그러느라취직도할수없었다.그의삶은역설의연속이었다고할수있다.

“…다자이는왜자살시도에서네번이나실패한것일까.아쿠타가와는단한번의시도로성공했는데.다자이가아쿠타가와와구분되는것은바로그런점일것입니다.다자이의문학적개성이지니는고유성또한바로그런점에서드러난다고해야할거예요.아쿠타가와의죽음은전형적인우울증환자의경우에해당하지만,다자이의마지막을결정한것은우울증이아니라치명적인수준이된폐결핵이라고해야할거예요.어쨌거나자살이생존실패의표현이라면,다자이는그실패의영역에서조차거듭실패한경우에해당해요.이중의실패인것이죠.실패가나약함이나무능력으로인한것이라면,두곱의나약함,두곱의무능력인셈이에요.영웅이아니라인간에훨씬가까운것이죠.네번의자살실패란그러니까‘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것이라고나해야할까.”(도슨트서영채와함께읽는『인간실격』,해설22쪽)

모든유기체는무기물에서와서무기물로돌아간다.사람의경우도그렇다.모든삶은아직실현되지않은죽음이다.생존의실패는모두가예외없이한번은경험해야하는운명이다.그런데다자이는비난받을일을자처하며실패한삶을향해나아갔고,그것을동력삼아글을써나갔다.세속적성공과는정반대에있는커다란실패를향해작은실패를거듭하고그실패를차근차근기록한다자이오사무.그실패의기록들은어쩌면능력주의세계에서고통받고있는실패자들을오래도록위로해주고있는게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