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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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은 철학과 인문학의 시각을 빌려 세계문학의 고전을 읽는다. 저마다의 읽기가 수없이 많은 갈래를 만들고, 거기서 수없이 많은 세계가 생길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세계가 단지 밈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은 단지 하나의 문일 뿐이다. 독자는, 도슨트가 내미는 손을 잡으면 된다.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열 번째 권으로 출간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도슨트 서영채는 우리가 알고 있던 이 작품을 매우 낯설게 만든다. 성장과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로 읽혀 온 『데미안』이 그의 해설을 통과하며 균열의 서사로 읽힌다. 하나의 온전한 자아라는 것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아니면 애초에 만들어진 신화에 불과한가. 참호 속에서 건져 올린 카인의 표지는 『데미안』의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남독일뷔르템베르크의작은도시칼프에서태어났다.개신교선교사인아버지와신학자가문출신의어머니사이에서자라며어린시절부터종교적전통의영향을받았다.소년시절스위스바젤에서도성장했으며,열네살무렵신학교육을받았으나이내자신이문학을향한길을걸어야함을깨닫고신학교를중퇴했다.그무렵겪은극심한방황과절망은한때정신병원입원과신경쇠약치료로이어졌고,이후여러직업을전전하며글쓰기에몰두했다.
1899년시집과산문집을잇달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1904년『페터카멘친트』를통해문단에서주목을받은후『수레바퀴아래서』,『크눌프』,『청춘은아름다워』등청년기와성장의내면을섬세하게그린소설들로작가적입지를넓혀갔다.제1차세계대전시기에는전쟁의비인간성을성찰하며반전적글들을발표했는데,이로인해당시독일내에서비판과오해를동시에받았다.전쟁이끝난뒤1919년발표한『데미안』은‘에밀싱클레어’라는필명으로출간되어젊은세대의공감과문학적찬사를받았고,이후『싯다르타』,『황야의이리』,『나르치스와골드문트』,『유리알유희』등에서개인의정체성,영적탐색,자기실현의문제를일관되게탐구했다.
한편나치즘이대두한1930년대후반에는작품활동과출판이사실상제약을받았으나,전후인1946년에『유리알유희』로노벨문학상을수상하며문학적성취를국제적으로인정받았다.이후에도다양한문학상과상훈을받으며20세기문학사에서독보적인위치를견고히했다.1962년스위스몬타뇰라에서생을마쳤다.

목차

〈데미안〉

제1장두세계ㆍ13
제2장카인ㆍ43
제3장십자가에매달린강도ㆍ73
제4장베아트리체ㆍ103
제5장새는몸부림치며알을깨고나온다ㆍ137
제6장야곱의씨름ㆍ165
제7장에바부인ㆍ201
제8장종말의시작ㆍ239

〈도슨트서영채와함께읽는『데미안』〉
참호전의사상,반-성장의윤리ㆍ7

1.탁월한성장소설,『데미안』ㆍ7
2.성장과반-성장ㆍ8
3.성장의첫단계로서의분리ㆍ13
4.데미안,데몬,다이몬ㆍ20
5.세개의그림,아브락사스ㆍ28
6.참호전의사상1:하이데거,헤세,루카치ㆍ35
7.참호전의사상2:전혜린,김윤식,『데미안』ㆍ45
8.절대적자아주의,반-성장의죽음충동ㆍ56

출판사 서평

하나의자아는존재할수있는가
참호속에서건져올린카인의표지


“새로운세계를향해단숨에도약하는새는
오로지환각속에만존재할뿐이다.”
-도슨트서영채의해설중에서


문학+철학으로이루는,나의삶과세계경험의확장!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10:헤르만헤세,『데미안』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열번째권은헤르만헤세의『데미안』이다.그런데흔히기대하는것처럼『데미안』은과연성장소설일까?이작품은성숙과완성을향해나아가는이야기라기보다,하나의자아가스스로를이해하지못하는순간,그균열속에서흔들리는존재의불안과분열을집요하게추적한텍스트에가깝다.도슨트서영채는『데미안』을‘성장의이야기’가아니라,근대적자아가더이상통일된형태로유지될수없음을드러내는문제적텍스트로재독해한다.문학텍스트를시대의균열속에서읽어내는이러한접근은,『데미안』을자기계발적성장담으로소비해온기존의독법을재고하게만든다.

인공지능시대에도
모든질문은결국‘나의삶’으로수렴된다

문학은우리가살지않은삶을경험케하고,만나지못한인물을만나게하며,겪지못한일을체험케한다.문학이라는세계가없으면우리의삶은온갖정보와소음속에서더욱왜소해질것이다.문학의세계는,현실과개인의삶사이의완충지대가될뿐아니라반복되는일상에묻혀사는우리가미처보지못했던틈을보여준다.그러나문학만의특별한상징과비유는독자들을종종난관에빠뜨린다.그리하여작품은표면적으로만이해되거나읽기가애초에포기되기도한다.이에〈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이기획되었다.철학과인문학자의시각을빌려세계문학의고전을읽는다면,그리하여저마다의읽기가수없이많은갈래를만든다면,거기서수없이많은세계가생겨날것일터이므로.

종종해설은문학에딸린부록으로취급되지만〈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의해설은다르다.그자체로한권의책과같은가치가있다.문학고전을처음읽는독자들,자신만의사유를개척하려는독자들을위한중요한길잡이이기때문이다.그래서뒤표지를앞표지처럼구성하여해설을첫페이지처럼읽게했다.문학과맞물린사유의긴밀함을표현한것이다.

“새는몸부림치며알을깨고나온다”
탄생인가,파괴인가

『데미안』은두개의세계로시작한다.질서와도덕,사랑과규범이지배하는밝은세계와,욕망과유혹,혼돈과공포의기운이뒤엉킨어두운세계.싱클레어는이두세계사이에서끊임없이흔들리며,어느한쪽에도완전히속할수없는존재로남는다.이소설의긴장은바로이경계에서발생한다.하나의세계에머무르려할수록다른세계는더강하게침투하고,자아는점점더자신을설명할수없는상태로밀려난다.

이때두세계는단순히대비되는것이아니라,한인간의내부에서서로를잠식하며충돌한다.서영채는이지점을‘참호전의사상’이라는관점에서읽어내며,『데미안』을내면의전장이자사유의충돌이벌어지는장으로재배치한다.자아는더이상하나의중심으로통합되지않으며,오히려균열과긴장속에서만유지된다.그렇다면우리는묻게된다.하나의온전한자아라는것은과연존재할수있는가,아니면애초에만들어진신화에불과한것인가.

참호전의진흙과절대적고독,
『데미안』을읽는새로운가능성

『데미안』은과연성장소설일까요.한개인이성숙을거쳐세계로나아가는이야기가성장소설이라면,왜이소설의끝에서우리를기다리는것은화해나통합이아니라참호전의진흙과절대적고독일까요.이역설적서사가남기는균열이야말로,『데미안』이세대를넘어읽혀온이유일지도모릅니다.(해설6쪽)

서영채의해설은『데미안』을특정한의미로환원하지않는다.하이데거와루카치등20세기사상과의연관속에서작품을재배치하며,그것이단순한문학텍스트가아닌시대의사유와긴밀히얽힌하나의‘지적사건’임을드러낸다.전쟁이후인간과세계를이해하는방식이근본적으로흔들린자리에서,『데미안』은더이상성장이나완성의서사로읽힐수없다.그것은서로다른사유들이충돌하며생성된,불안정한사유의형식으로남는다.

이러한사유의지형은한국문학장안에서도나타났다.전혜린에게『데미안』은초탈을향한강한의지를촉발하는텍스트였고,김윤식에게는시대와사상속에서재해석되어야할문학적사건이었다.이대비는『데미안』자체의의미만이아니라,우리가문학을읽어온방식의차이를돌아보게한다.도슨트서영채가참호속에서건져올린카인의표지는우리가알고있던『데미안』을그와는전혀다른작품으로읽을수있는새로운가능성을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