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밤

지나가는 밤

$14.00
Description
애정과 미움을, 분노와 슬픔을
구분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부서진 세상을 끌어안고 사는
상처받은 이들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
“절벽 같던 내 마음속에도 동굴이 생겨났다. …… 동굴 안에는 불가사리가 있다.
빛이 나지는 않지만 어쨌든 별처럼 생긴 것이 내 안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그 사랑의 발명을 목격하고자 하는 자는 이 책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긴 두 팔로 서로를 끌어안는 방법을. _백은선(시인)

“살아남은 자의 자기성찰이자
자신과 가족의 삶에 대한 진지한 탐구”

2008년 제3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민경 작가가 『나는 할머니와 산다』 『십자매 기르기』에 이어 세번째 장편소설 『지나가는 밤』을 출간했다. 전작들에 이어 이번 소설에서도 이야기는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봉인해두었던 상처로 얼룩진 유년 시절의 기억을 반추하며 주인공인 ‘나’를 비롯한 가족의 삶을 이해하며 행복의 가능성을 그려낸다.
그런 면에서 『지나가는 밤』은 용서할 수 없지만 이해하게 된 아버지에 대한 애도와 애정 결핍과 상처로 점철된 화자인 ‘나’의 유년 시절에 대한 애도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치유의 서사이기도 하다. 부지불식간에 습격해오는 상처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결과적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불완전하지만 용서에 이르게 하는, 관계 회복 불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의 관점을 제시한다. 조형래 교수의 말처럼 “상처받은 개인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재구성해나가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기억과 서사를 통한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품인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ㆍ2024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 소설
저자

최민경

전북정읍에서태어나지금은파주에살고있다.파주는겨울이몹시추운도시라서가끔내가태어난곳의푸근한기온이그리울때가있다.지금이순간내곁에있는사람들에게조금만더다정한사람이되고싶다고생각한다.

목차

지나가는밤

해설:기억과외상의불수의성_조형래(동국대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교수,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다지난일이야”
“세월은흐르고모든것은변한다고”

모든것은집안불화의원인이었던아버지의죽음에서비롯되었다.트라우마와도같은과거나의유년시절상처의기억이습격해오는것은.
아버지는평생화만내고살았다.폭력까지휘두르는아버지와엄마의좋지못한관계는고스란히집안분위기에영향을미쳤다.부부싸움을하고난날에는뛰쳐나간엄마가영원히돌아오지않을까밤새마음을졸이며기다렸고엄마의심기를건드리지않기위해무던히애를썼다.엄마나가족의관심이필요했지만당시내가기댈수있는것은텅비어있는듯한엄마의빈껍데기뿐이었다.
그렇다면왜『지나가는밤』은결코떠올리고싶지않은상처뿐인유년시절의기억을닥치는대로받아들여단편적인이야기를이어붙여야한다고말하는것일까.조형래교수가“현재의사건이과거의기억을불러일으키고,그기억은다시현재를새롭게이해하게만드는순환적구조를형성한다.즉애써도망치려했던유년시절의고통스러운기억이현재의자신을이해하는단서”가되기때문이라고한바와같이내인생에서지울수없는아버지와엄마,가족에대해다시생각하면서“상처는완전히치유되지않을수있고,관계는여전히불완전할수있지만,그것을이야기로만들고나누는과정에서”“불완전하지만작은화해의가능성을발견할수있”음을보여주는것이다.

“‘나’에게아버지의죽음을계기로한가족의회복은부지불식간에스스로를‘습격’한이와같은기억에의해서다.불가사리를건네는장면은단절된관계속에서도간헐적으로부상하는애정의순간들을보여준다.이는마치어둠속에서불현듯번쩍이는빛과도같다.그러나이러한순간들은지속되지않으며,오히려그순간성으로인해더욱강렬한인상을남긴다.그리고지금여기에예기치않은방식으로회귀한다.”_「해설」에서

“세월은흐르고모든것은변”하는것처럼남아있는자들의상처받은과거는“다지난일”이게되는것이다.

치유를위한애도
지복의순간

“어떤사람은사랑을받아본적이없기에스스로사랑을발명해내기도한다.”

아버지가아프다는소식을접했을때도,돌아가셨다는이야기를들었을때도무덤덤했던나는평생울고싶어했던사실을깨달은순간유년시절을향한애도의눈물을하염없이흘렸다.아마도그애도는상처치유를위한감정의종착점이었으리라.그리고그것은어쩌면또다른출발점이었는지도모른다.시간이흐른뒤무어라명명할수없는,“한번도가져본적없고제대로알지못했기에너무나도그리운그것을”느끼며완전히이해할수는없지만공감하게된다.
그바탕에는상처로점철되어있었다고여긴유년시절에대한기억에서불쑥불쑥밀려드는애정어린예외적순간이있다.어린이날영화를보여주거나해변에서주운불가사리를건네주거나아픈딸을위해짜장면을시켜주었을때등이다.이러한애정의순간은사랑을발명하는순간으로포착될가능성을보여준다.

“아버지는내손바닥에불가사리를올려놓았다.……그순간절벽같던내마음속에도동굴이생겨났다.암석처럼단단한마음속어딘가가약해지면서서서히구멍이뚫린것이었다.동굴안에는불가사리가있다.빛이나지는않지만어쨌든별처럼생긴것이내안깊숙한곳에숨겨져있다.”_157쪽

작가가이야기하는기억,서사를통한상처치유는또다른가능성을제시한다.다만“자신의한계내에서,가능한만큼의이해와용서를시도할수있을뿐이다.”이는작가가그리는행복의순간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