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서유구 (이명훈 장편소설 | 반양장)

소설 서유구 (이명훈 장편소설 | 반양장)

$18.00
Description
“꽃을 기르는 것은 허(虛)를 기르는 것이다.”

몰락한 가문의 실학자 서유구,
흔들리는 조선을 바라보며 삶의 백과전서를 쓰다
2000년 〈현대시〉 시 부문으로 등단하고 2003년 장편소설 『꼭두의 사랑』으로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명훈의 신작 장편소설 『소설 서유구』가 교유서가에서 출간된다. 이 소설은 농업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연구자 ‘규철’이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개혁가였던 서유구의 삶을 탐구하는 이야기다. 현재의 한국과 과거의 조선이 교차하는 이야기 속에서 규철은 오늘날 왜곡되고 소외되는 농업과 생태의 문제를 발견하고 뜻밖의 질문들과 마주한다.

붕괴로 치닫는 조선 후기에 그 자신 역시 몰락으로 치닫는 삶을 견디면서 서유구는 일상의 모든 것을 중시하고 주체와 대상과의 관계 역시 새롭게 모색했다. 그러한 유기적 관계성은 아프게 흘러가는 현대 문명의 뇌관마저 짚을뿐더러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창의적 파괴력의 씨앗까지 지닌다고 나는 보았다. _「작가의 말」에서

서유구는 가문이 몰락할지라도 부패한 권력과 맞섰고 혼돈의 시대에서도 끝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 그는 가족과 함께 지방으로 내려가 새로운 삶을 모색하며 연구에 몰두했다. 만인소 사건, 홍경래의 난, 신유박해 등의 정치적 혼란과 좌절을 겪으며 농업, 상공업, 민생의 혁신을 고민했다. 그 치열한 사유는 조선 최대의 실용 백과사전 『임원경제지』로 남았다. 『임원경제지』는 농업, 상업, 생활 전반을 다룬 방대한 기록이다. 나무와 작물 재배법을 정리한 「만학지」, 조선 팔도의 시장과 유통망을 다룬 「예규지」, 식문화와 조리법을 집대성한 「정조지」 등 열여섯 지(志)로 구성돼 있다. 이 소설은 서유구의 기록이 시대의 모순을 어떻게 드러내고 변화의 가능성을 품었는지 탐구한다. 농업 개혁, 상업 구조, 생산과 노동 방식 등 그의 연구는 학문적 탐구를 넘어 실질적인 개혁을 고민했다. 주인공 규철이 그의 삶을 거울삼아 현재를 바라보는 방식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저자

이명훈

1961년청주출생.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졸업.2000년〈현대시〉시부문으로등단했다.2003년장편소설『꼭두의사랑』으로〈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수상했다.저서로장편소설『Q』,단편집『수평선여기있어요』,산문집『수저를떨어뜨려봐』등이있다.

목차

1.망해촌
2.손을떼고싶습니다
3.금수저의탑
4.키위
5.회심
6.서형수의유배
7.쇠스랑자루의질감
8.어설픈농부
9.이상한사람이야
10.돌쇠와함께
11.오회연교
12.소름
13.땜장이를뒤따르며
14.잔혹한지혜
15.겨울에서봄
16.다시모인식구
17.이중혁명
18.둔전
19.김기백회장
20.토갱지병
21.추자도
22.일상
23.전립투
24.솥과도마
25.우리조선은바늘하나만들지못한단다
26.허를기르는것이다
27.김달순옥사
28.우보
29.창자를끊어내는아픔들속에서
30.가지않은길,가지못한길
31.이운(怡雲)
32.욕망은더큰욕망으로
33.노비의거문고소리를들으며
34.안과밖
35.내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무너진조선,흩어진가족,부서진꿈
오래된역사에서탄생하는오늘의초상

이소설은조선후기지식인의삶을복원하며역사가오늘날에어떤실천적역할을제시할수있는지탐구한다.『임원경제지』가집필된시대적배경과서유구가처했던정치적환경이소설에서현재의맥락으로재해석된다.‘김달순옥사사건’을조사하던규철은서유구의기록을접한다.서유구는사대부중심의관료체제에서농업과상업개혁을고민했다.그는기근과토지운영방식등의문제를연구하며현실적대안을모색했다.출판사사장의요청으로연구를이어가던규철은서유구가고민했던문제가오늘날의농업및환경위기와맞닿는다는점을발견한다.기후변화,농업정책의구조적문제,생태계파괴는서유구가다뤘던식량부족,토지운영방식의모순,농산물의생산과유통문제와긴밀히연결된다.서유구는직접땅을일구며농사를실험하고새로운농업방식을고민했다.규철은과거의기록이단순한지식을넘어현실을바꾸려는실천적도구였다는점을깨닫는다.기록의의미와지식의실천적가치를되짚으며조선후기개혁가의사유에서오늘날에도중요한통찰을찾아낸다.그렇게서유구의사상은규철을통해다시읽히는것이다.

“인생을송두리째허비했다고말하는사람”,
오염속에서창조를모색하다

서유구는자신의삶을다섯단계로구분하고이를모두‘비(費)’,즉허비된시간이라칭했다.태어나관직에오르기까지,관직에서시골로낙향하기까지,망해촌에서자급자족하며연구에몰두한시절,다시관직으로복귀한시기,그리고마지막으로세상을떠날때까지그모든삶의국면을그는‘소비된시간’으로규정했다​.이소설에서도비(費)는중요한단어다.규철은서유구가왜자신의삶을허비된것이라보았는지고민한다.서유구가목격한조선의몰락과현대문명의붕괴가서로겹치는순간규철은기록과실천의의미를새롭게깨닫는다.과거의비(費)가낭비가아니라필연적인소멸과창조의과정이었음을인식한것이다​.
「작가의말」에서작가는이시대를관통하는키워드로‘오염’을꼽았다.정치적·환경적·사회적오염이만연한시대를살아가던중우연히서유구를알게되었다.그의삶을작품화하는데칠년이걸렸다.서유구라는인물을다루면서도단순한역사적복원이아닌서유구의고민과사유를현재의맥락에서다시읽는데집중했다.작가는서유구가조선후기에직면했던문제들과현대사회의구조적문제들이유사하다는점을그려내며기록이어떻게시간을넘어오늘날에도의미를지닐수있는지묻고자했다.서유구의백과사전을현대적시선으로재조명한이소설에서역사와창조의의미가반추되기를바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