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 (반양장)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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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외된 공간에서 빛을 발한 공공성과 책에 대한 헌신,
‘공공의 책’을 둘러싼 권력 구조 속에서 지켜낸 ‘최후의 진지’
중국의 한 대학에서 문학과 미학을 가르치는 교수 양쑤추가 1년간의 임시 공무원 재임 기간 동안 도서관을 건립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는 출간 즉시 중국 내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다수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아이치이 오리지널 드라마 〈결전! 도서관의 여름과 가을〉(가제) 제작이 결정되었다.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던 저자는 어느 날 지방 행정기관 임시직에 자원하여 파견나간 부서에서 도서관 설립을 맡게 된다. 제대로 된 부서도, 예산도, 인력도 없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도서관이 없는 중심지’라는 부조리한 현실과 마주하는 데서 출발한다. 책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누구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책장이 이 지역 사람들의 삶에 닿을 수 있을까.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는 ‘공공의 책’을 둘러싼 권력 구조와 ‘공공도서 선정인’의 실천이 교차하는 뜨거운 기록이다. 한 권의 책도, 한 칸의 서가도 허투루 채울 수 없던 시간들 속에서 저자는 “도서 목록은 도서관의 영혼”이라 말하며, 부조리 속에서도 ‘최후의 진지’를 지켜낸다. 소외된 공간에서 빛을 발한 공공성과 책에 대한 헌신이, 오늘 우리가 왜 여전히 도서관을 필요로 하는지를 묻고 또 답한다.

대화를 나누다가 베이린구에 지금까지 도서관이 하나도 없었음을 알았다. 몇 번이나 물어본 뒤에야 그게 사실임을 확인했다. 도서관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다른 게 잔뜩 있다는 사실과 무척 대조적이었다. 베이린구는 시안시의 중심 지역이고, 시안은 13개 왕조의 도읍이었던 유서 깊은 도시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따로 있었다. 닝 관장이 가져온 계획서에 따르면 장차 내가 맡게 될 이 ‘시안시 베이린구 도서관 건설 프로젝트’는 도서관을 지하에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42쪽)
저자

양쑤추

저자:양쑤추
쑤저우대학蘇州大學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워싱턴대학교방문학자로연구한바있다.공공독서홍보자로서변방에서여러차례문학독서를위한공익강좌를개최했다.2020~2021년정부의임시직으로근무하며시안시베이린구도서관건설을주도하면서이책을쓰게되었다.CCTV〈뉴스위크〉에서‘공공도서선정인’이라는칭호를받았다.현재부교수로재직중이다.

역자:홍상훈
서울대학교학부및동대학원중어중문학과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인제대학교리버럴아츠칼리지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는『하늘을나는수레』『전통시기중국의서사론』『한시읽기의즐거움』『중국고전문학사강해』『한시속의술,술속의한시』가있고,번역서로는『중국소설비평사략』『서유기』(공역)『두보율시杜律分韻』(공역)『시귀의노래:완역이하李賀시집』『별과우주의문화사』『유림외사』(공역)『양주화방록揚州畵舫錄』(공역)『홍루몽』『봉신연의』『왕희지평전』『증오의시대』『생존의시대』『영애승람瀛涯勝覽역주』『삼보태감서양기』『시간의압력』『상나라정벌?商』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프롤로그
난위안먼〔南院門〕에첫발을디디다
두사람의도서관
회의
오늘글감을하나건졌다
비판의연속
좁쌀죽은약한불로끓이고
‘14차체전’과딱들어맞아요!
개인영웅주의
진실한의견
왜도서관이필요한가?
그는홀로바닷물에들어가려했다
‘정답자’여,함께시를읽자
비첩도외부에대출해주는가?
‘미녀의미용실’과‘잠은심심해’
무협소설쓰는아기아빠
지방속에서근육찾기
이그림에는사랑이없다
서재에서당신은혼자가아니다
작은저울추
뛰는놈위에나는놈
파초에듣는빗방울
눈내리는밤중의호랑이
나뭇가지를읽는여인
가지에석류가주렁주렁
최후의진지
가문비나무처럼생장하다
에필로그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도서관을지킨다는건,
단지책을지키는일이아니다.
사람을,세상을,자유를지키는일이다.

“책을사랑하는사람앞에고난이닥쳤을때,
그‘최후의진지’를지켜낸것은독서를향한신념을지켜낸것과같다”
_다오펑도서상‘선정평’

책을고르는것은세상을고르는일이다
쇼핑몰의허름한지하공간에도서관을만들라고?!

한명의문학교수가임시직공무원이되어
‘무에서유’를창조한지역도서관건립분투기!

“도서관의영혼은도서목록이니,요긴한곳에돈을써야합니다.
몸뚱이와영혼사이에서우리는영혼을선택했습니다.”

한권의책이중국전역에던진질문:
“당신은어떤책과함께살아가고있습니까?”

2024출간즉시,중국현지반응
★〈CCTV독서〉추천‘올해의좋은책’선정
★더우반올해의도서TOP1&올해의중국문학(비소설부문)TOP1
★제25회선전시독서의달‘올해의10대도서’,올해의책대상&심사위원상
★〈신주간〉다오펑도서상‘올해의도서’
★〈중화독서보〉올해의10대도서
★〈작가문선〉비소설부문10대도서
★〈출판인〉선정‘출판계오마주:올해의도서관관련도서’
★소후문화‘올해의10대도서’
★즈후전자책올해의도서
★QQ리딩올해의책(출판도서부문)
★아이치이드라마〈결전!도서관의여름과가을〉(가제)제작결정!

도서관이없는도심의허름한지하공간에서,
진짜필요한책을고르고사람을모으기까지의기록

대학교수인저자양쑤추는,박사학위자를대상으로정부기관임시직을선발하는공고를보고,캠퍼스를벗어나공무원사회에몸소들어가볼결심을한다.‘강의외에캠퍼스밖에나가서이사회를위해무언가를할수있을까?공무원사회에대해아는거라고는소설이나TV드라마를보고상상한게다인데,실제각급정부기관은어떻게운영될까?지방행정기관은어떤식으로시민들과교류하지’(22쪽)라는생각에서출발한1년간의임시공무원생활은저자의상상과는크게달랐다.‘문화관광체육국’이라는부서의명칭에서,비교적고상하고학자분위기를풍기는업무를상상했지만,관할구역안의박물관은한번도관람해보지못한채,박물관화장실의청결도와소화기비치유무를점검해야했으며,휴일에불쑥호출당해쥐박멸활동에참여하는등의업무가펼쳐졌다.
그런가운데,예상하지도못했던‘도서관건립’임무가내려오고,책을사랑하는저자는이를‘천재일우의기회’로여기며헌신적으로도서관을짓고온마음을다해선정한도서들로책장을채운다.“인생에서이런기회는다시없을것이다.도서관의벽돌한장과기와하나,책한권을차곡차곡쌓았던것은임시직생활이준선물이었다.”(442쪽)하지만도서관건립은꿈처럼아름다운과정은아니었다.역사유적이잔뜩잠들어있는시안시에서는“토목건설에서조금만방심해도역사유적을발굴”(41쪽)해공사가중단되기일쑤이고,시안시베이린구도서관은바로이러한상황에맞닥뜨려,쇼핑몰지하에과도기적도서관을지어야하는상황이었다.저자는아무도주목하지않던공간에‘작지만제대로된도서관’을만들기위해수많은난관에부딪힌다.책을사는일조차,‘누가책을팔고누가책을고르느냐’는눈에보이지않는권력싸움으로번진다.저자가도서목록을지키기위해분투하는그과정은,책을사랑하는이들의가슴에적지않은울림을줄것이다.“책을사랑하는사람앞에고난이닥쳤을때,그‘최후의진지’를지켜낸것은독서를향한신념을지켜낸것과같다.”(다오펑도서상‘선정평’)

이튿날입찰회사에서전화가왔는데,브로커가물러나서더이상우리일에관여하지않는다고했다.내도서목록은성공적으로지켜졌고,3일째되는날에정식으로입찰이시작되었다.
꿈속에서내창밖에나무한그루가자라기시작했는데,꽃봉오리가버섯처럼축축한나무껍질을뚫고빽빽하게나와서덩실덩실춤추며공중에서흔들리는모습을자세히살펴보았다.분홍색구름하나가떠있었다.꿈에서깨자등뼈가한치씩풀어지며발효하는것같았다.길게숨을내쉬고들이마시자,공기가뼈의틈에서흘렀다.(440)

공공도서관의설계에서서가의구성,
선정도서하나하나에얽힌고민과에피소드까지

이책은도서관이라는공공공간을하나의‘철학’으로다시묻는기록이자,책을선별하고,서가를구성하고,이용자를상상하는과정을통해드러나는공공성·지성·연대의의미를깊이있게다룬다.공공도서관의설계에서서가의구성,선정도서하나하나에얽힌고민과에피소드까지,읽는이의마음을은근히달구는책이야기이자,우리가‘왜도서관을포기해서는안되는지’를조용히증언하는책이다.저자가애정과사명감을가지고서가한칸한칸에채워넣은도서들이어떻게선정되었는지를따라읽다보면,독자들도한권한권장바구니를채우고있는자신을발견할지도모른다.“이책에서거론한작가들과도서들은우리나라에서도적어도고등학교와학부생수준의독자들에게까지필독서로권하고싶을정도로훌륭하고,대부분우리나라에도번역서가나와있다.”(‘역자후기’)
책을고르는일은결국사람을고르는일이다.누군가의삶에들어설한권을고민하고,제한된예산안에서진짜필요한책을가려내고,아무도눈여겨보지않았던지역의독서수요를분석하는일.『세상에왜도서관이필요한가』는책장이아니라‘사람의마음’을쌓는일이도서관의시작이라는것을알려주는감동적인기록이다.

랑시에르는이렇게말했다.
“누군가의가르침을받는사람은,반쪽짜리인간에불과하다.”

그는개인이낯선분야에서스스로학습할수있도록이끌었고,자기가‘읽을수없는’책을읽을수있고,‘쓸수없는’것을쓸수있다고굳게믿으라고했다.책을덮고나자,나도앞으로나아가고싶어졌다.새해에는‘만들수없는’도서목록을스스로만들고,‘할수없는’일을해낼수있기를바랐다.(106-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