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헤비

$20.00
Description
누가 이 남자의 무게를 잴 수 있는가?
미국 사회를 뒤흔든 가장 정직하고 본질적인 질문

“나는 거짓말을 쓰고 싶었습니다.”

개인의 서사를 사회 비평의 정점으로 끌어올린 기념비적 회고록
한 개인의 몸에 새겨진 상처로 미국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 기념비적 회고록, 키에스 레이먼의 『헤비』가 마침내 국내에 출간된다. 이 책은 억압받는 몸과 지워지지 않는 기억, 위태로운 사랑에 대한 정직하고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출간 즉시 영미 문학계를 뒤흔들며, 저자를 현대 미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화제작이다.
키에스 레이먼은 현대 미국 흑인 문학을 대표하는 에세이스트이자 소설가로, 자전적 경험과 사회적 맥락을 교차시키며 인종, 계급, 정체성의 문제를 탐구해왔다. 첫 소설 『기나긴 분열』에서는 흑인 청소년의 언어와 기억을 다뤘고, 에세이집 『미국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는 방법』에서는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비평과 엮어낸 바 있다. 『헤비』는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고백과 수치를 숨김없이 드러낸 작품으로, 진실을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제목 ‘헤비(Heavy)’는 단순한 신체적 무게를 넘어, 한 개인이 평생 짊어져야 했던 역사와 비밀, 그리고 상처의 은유적 무게를 담고 있다.
『헤비』의 중심에는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학대했던 어머니와의 모순적 관계가 있다. 레이먼은 그 관계 속에서 사랑과 폭력이 공존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그 상처가 몸과 삶에 새겨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의 체중 변화는 흑인 남성으로서의 사회적 억압과 가족사의 무게와 연결되며, 독자들은 개인의 상처가 사회 문제와 이어지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이 책은 2018년 출간과 동시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미국도서관협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인 앤드루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또한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선’과 ‘지난 50년간 최고의 회고록 50선’에 이름을 올리고, 커커스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언론과 평단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책을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책”이라 극찬하며,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될 작품의 탄생을 알렸다. 저자 키에스 레이먼은 2022년 특출난 독창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수여한다는 ‘천재들의 상(Genius Grant)’이라는 별명을 가진 맥아더 팰로십을 수상했다.
저자

키에스레이먼

저자:키에스레이먼KieseLaymon
1974년미국미시시피주잭슨에서태어났다.남부출신흑인작가로,미국사회의위기와차별,학대가남긴고통과불안을개인적경험과치열한지성의언어로기록해왔다.장편소설『기나긴분열』과에세이『헤비』『미국에서자신그리고다른사람들을서서히죽이는방법』등을출간했으며,특히『헤비』로미국문학계의주목을받았다.2020~2021년하버드대학교래드클리프펠로십을받았으며,미시시피대문예창작과교수를거쳐현재텍사스라이스대학교영문학교수로재직중이다.

역자:장주연
서강대학교에서국문학과미국문화를공부하고,미시시피대학교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트리니티대학교영문과교수로재직하며흑인문학을강의하는한편,수감자를대상으로한문학수업도이어가고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있었던일

1부어린남자
훈련
아무것도없는
젖은
그자리에있기

2부흑인의풍요로움
빈약한
축약형
헐크


3부집에서만들어진것
판타스틱
재앙
이미


4부중독된미국인들
채소
공포
안전벨트
약속들

휘어진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오마이갓.『헤비』는놀랍다.심오하다.
강렬하다.겹겹이다.와,그냥와.”_록산게이(『헝거』저자)

★〈뉴욕타임스〉선정‘21세기최고의책100’
★카네기논픽션메달·LA타임즈이셔우드자서전산문상
★반스앤노블디스커버상·오디블올해의오디오북상

산문에숨을불어넣는힙합의리듬과플로우
언어를뒤흔들며존재를다시세우는격렬한서사

“당신에게이글을쓰고싶지않았습니다.나는거짓말을쓰고싶었습니다.”_19쪽

키에스레이먼의문체는미국남부흑인공동체의구술전통에뿌리를두고,랩의플로우처럼음악적리듬을타는것이특징이다.거칠고감각적인묘사와날카로운사유가교차하며,문장은마치비트위에서전개되는가사처럼긴장과완급을조율한다.그는어머니를향한2인칭시점(‘당신’)을통해이언어적리듬에격렬한정서적파동을더하며,고백과대결,사랑의감정을겹겹이울려퍼지게만든다.
예컨대그는어머니가글을가르쳐주던다정한순간을회상하다가도,곧바로“당신은왜그렇게나를때렸느냐”고묻는다.애정과폭력이교차하는이직접적화법은평생외면해온진실과정면으로마주하려는저자의결연한의지를드러내며,독자를모자관계의팽팽한감정선한가운데로끌어들인다.이처럼자기삶의진실을드러내는동시에흑인공동체의경험을환기하는글쓰기는,지극히개인적이면서도사회적인목소리를내는힙합의작법과닮아있다.
이러한문학적태도의뿌리에는역설적으로어머니가생존기술로가르친‘고쳐쓰기(revision)’가자리한다.완벽한문장만이편견가득한세상에서흑인소년이가질수있는유일한갑옷이라믿었던어머니는,붉은펜으로아들의글을가차없이수정하며완벽을강요했다.그러나아들에게‘고쳐쓰기’는단순한작문기술을넘어,자신의삶과관계의역사를다시써내려가는행위가된다.그는어머니가물려준그날카로운도구로,오히려가장숨기고싶었던진실을파헤친다.유년시절의성적학대,어머니의도박문제라는가족의비밀,인종차별의압박감,그리고몸의물리적무게까지-그는모든‘헤비’한진실들을‘고쳐쓰기’라는행위를통해해부하고재구성한다.
그러니까『헤비』는어머니의가르침을가장충실히따르면서도동시에근본적으로배반함으로써완수되는,한인간의위대한문학적투쟁기다.그의글쓰기는고백과폭로의형식을취하지만,그궁극적인목적은상처로부서진자신을언어로재조립하는자기구원에있다.이치열한자기탐색의끝에서저자는마침내그누구도아닌자기자신의목소리로,자신의삶을온전히써내려가는데성공한다.

읽기,다시읽기,쓰기,고쳐쓰기.이네가지를당신이내게선물했기때문에,나는이책을30년전,할머니의현관(porch)에서쓰기시작했습니다.그런데그선물들덕분에,혹은바로그선물들때문에,나는인정해야했습니다.다른모든미국아이들처럼,나도당신에게잔혹하리만큼솔직하지못했다는걸.그리고다른모든미국부모들처럼,당신도나에게그랬다는걸._32쪽

개인적고백으로그려낸시대의상처,
가족·정체성·인종을넘나들다

『헤비』의힘은개인의이야기를시대의이야기로확장하는치밀한서사구조에있다.가족,몸,사회등여러겹의주제는서로가원인이자결과가되며얽히고설킨유기적관계를형성한다.그결과,미시서사와거시서사가한개인의삶속에서교차하는순간이드러난다.이때몸은고통을담는그릇이자,사회적억압이각인되는살아있는기록물이된다.

이책의감정적핵심이자기본서사는어머니와의관계다.저자는사랑과폭력으로점철된그관계를일방적으로비난하거나자기연민으로만풀어내지않는다.대신쌍방의상처를드러내고마주함으로써,관계의진실을더깊고복합적으로이해하려는처절한시도를보여준다.그가『헤비』를통해어머니에게보내는이길고고통스러운편지는,왜곡된관계를회복하려는절박한몸짓이며,그러면서도끝끝내이해를포기하지않으려는사랑의행위에다름아니다.

나는침대끝에,당신은책상에앉았습니다.우리는몇분동안말없이서로를바라봤습니다.당신은내가당신을탓하고있다고생각하는것같았는데,나는아니었습니다.당신을탓하려면내가얼마나슬펐는지,얼마나많이실패했는지를먼저인정해야할것같았습니다._355쪽

『헤비』의모든주제는저자의‘몸’을통해구체화되고증언된다.그의몸,특히평생에걸쳐변화해온‘무게’는이책의가장핵심적인상징이다.여기서몸은육체이상의,개인사와사회사가교차하는텍스트로기능한다.그의몸무게는어머니의사랑을갈망하며음식을탐하는행위,자기혐오로스스로를굶기는처절한투쟁,그리고흑인남성의신체를위협적으로바라보는사회적시선에대한방어기제가뒤엉켜만들어낸결과물이다.
이러한서술은몸에새겨진폭력과공포,생존의흔적을고백한록산게이의『헝거』와도강하게공명한다.두작가는고백이라는방식으로억압된몸과기억을되살리며,침묵대신얻어낸자신만의언어로공동체의윤리와기억을복원해간다.

내몸은알고있었습니다.내몸무게,그정확한숫자가오래전부터내게감정적,심리적,영적인목적지가되어버렸다는것을.(…)체중계의그숫자를통제하는일은,소설이나에세이를쓰거나,사랑을느끼거나,돈을벌거나,섹스를하는일보다도내몸을덜역겹게느껴지게했고,내안을가장풍요롭게채워주었습니다._331쪽

그리하여『헤비』는개인의고백을넘어,미국이라는국가가한인간의삶을얼마나무겁게짓누르는지를고발하는거대한증언으로확장된다.미시시피에뿌리내린인종차별,백인경찰의폭력으로부터아들을지키려했던어머니의비뚤어진훈육,가난과인종적시선이만들어낸비만.『헤비』는인종,계급,젠더의문제가교차하며한인간의삶을형성하는과정을적나라하게드러낸다.이는가장사적인고백이어떻게가장강력한정치적증언이될수있는지를증명한다.나아가한개인의트라우마를직시하는일이결국사회전체의치유와긴밀히연결되어있음을성찰하게한다.

삶을바꾸고싶다면,무거워져야한다
인종과국경을뛰어넘는위대한공감의힘

누구나마음속에삼켜버린말들이있다.괜찮지않아도괜찮은척웃고,아픈기억은없는일처럼외면하며살아간다.하지만외면했던감정은사라지지않는다.그것은몸어딘가에차곡차곡쌓여이유모를불안이되고,관계를망치는그림자가되어,어느새삶전체를짓누르는보이지않는무게가된다.
키에스레이먼의『헤비』는바로그무게의실체를향해,한인간이벌거벗은정직함으로써내려간지독하고도용기있는투쟁의기록이다.이책은‘강한남자’가되기를강요하는세상의신화에균열을낸다.저자는성공과강인함대신,자신의가장깊은연약함과실패를언어의제단위에올려놓는다.인종차별의상처,어머니의사랑과폭력,음식중독과싸워온망가진몸의기억까지.그는가면을벗어던진목소리로,강하지않아도괜찮다고,오히려그연약함을인정하는순간비로소온전한자신과마주할수있다고말한다.이는현대사회가강요하는남성성에대한가장근원적인질문이자,솔직한자기탐색이어디까지가닿을수있는지를보여주는문학적증명이다.
『헤비』의진정한‘무게’는가장개인적인고백이국경과문화를넘어‘나의이야기’가될수있다는위대한공감의힘에있다.자신의가장어두운부분을정직하게이야기할때,우리는더이상혼자가아님을깨닫는다.그리고그무게를딛고일어서는순간,비로소진짜나의삶이시작된다는묵직한희망을이책은우리에게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