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

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

$13.00
Description
“방은 하나의 밤입니까?”

시적 우주에서 끝없이 헤매는 언어,
그렇게 생겨난 무수한 문 앞에서 명멸하는 첫 문장들
소후에 첫 시집 출간!
일상에 신선한 감각을!
교유서가, ‘새로움’에 ‘시’를 더하다!
소후에, 원성은 시인의 시집으로 '시의 새로운 문법'을 제시하다
소후에 『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 원성은 『비극의 재료』 동시 출간

그동안 인문학, 교양 분야의 깊이 있는 양서를 꾸준히 출간하며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교유서가가 마침내 ‘교유서가 시집’ 시리즈를 론칭하며 시(詩)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다. 기존 출판 영역을 확장하고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사유와 감각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그 첫 시작으로 신진 시인 소후에의 첫 시집 『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를 출간했다.
신인 작가상 수상 당시 “자기 시의 세계에서 자족적인 질서와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언어의 리듬까지 살려내는 품에서 내공이 느껴”진다는 심사평(김병호·이병일)을 받은 시인은 언어의 숲속에서 벼려낸 마흔다섯 편의 시를 ‘문’을 중심으로 네 개의 부로 엮었다. ‘문 NO.365’에서 ‘문 NO.∞’로 이어지는 이 시집의 여정은 일상과 내면의 경계를 드나드는 시적 실험이자 끝나지 않은 탐문의 기록이다.

“저 너머의 자유를 희구하면서도 문 앞에서 서성이거나 방을 세우면서도 그것이 곧 무너질 것이라고 예감하는 듯하다. 동시에 바로 그 주저함이 ‘첫 문장’에 대한 진실한 열망, 시적 자유를 향한 시인의 진정성을 확신하게끔 한다.” _「해설」
저자

소후에

저자:소후에
2024년반연간〈문학수첩〉신인작가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인의말

모든길몽과악몽이멈춘

어딘가에있을내가
숨겨둔세계들이

다쏟아내고갤것처럼

목차

시인의말

문NO.365|우주가창을열면눈이시릴지도모른다

구름모자
불투명한안부
여분의귀
타원의밤
비도덕적거울

신의서정
드라이브
기억
단발적방과밤
반복적으로관측되는이성

문NO.12|슬픔은우리를건너간걸까

마르지않은그림
세개의보름달빵
산문운문이상한문
도래할메뉴
모형의시간

나로말할것같은사과
최선의we
모든밖에는비가
눈물이불타는상
방문

문NO.24|아무에게도말하지않았는데

토스터
아무에게도말하지않았다
침뱉기
어쩌다
나의기분은입술과친밀합니다
자신이들어온다
장면과이야기
일용할혼자
당신이작동하지않는기본과제
가능나라
밤의세수

문NO.∞|희고빛나는것은전부문같아

다만비약한타자들
슈붕
스웨터
똑바로
가능섬
한뼘의우주
무표정의가능
취사
한모금의문
비행No.위치
아무_도없는숲속에서
희고말랑한문

해설|닫힌문의시학|박동억(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일상에서무한으로,
닫힌'문'앞의시학

이시집에서‘문’은단순한공간적경계가아니다.시인은문앞에서머뭇거리는존재들을반복적으로불러내며,그주저함의순간속에서언어가피어나는자리를찾아간다.그러고는명확한결론이나완결된자아에도달하기보다주저하고맴도는상태자체를하나의미학으로끌어올린다.「드라이브」의화자는‘너’를보내고오는길에“이대로집으로돌아가면/밤마다공고히악몽을지을게분명하다”며“액셀페달을힘껏밟”아“우리가다시마주앉”음으로써불안을밀어내고자한다.그러면서도“하지만나는한알의용기가있던가”라며머뭇거린다.

너는시큰둥한얼굴로앉아있다
머리위로쿵,새알같은것이떨어졌다

이리저리굴려도깨지지않았다
죽어가는나무들사이로내달리는너

절벽앞에다다르자
그것을힘껏차올렸다

나는네귀에대고속삭였다
우주는푸른사과처럼무사해
_「한뼘의우주」

『우주는푸른사과처럼무사해』는닫힌세계안에서도무언가자라나는풍경을그린다.웃자라는감정,웃자라는언어,웃자라는상처들이시의행간에서끊임없이들썩인다.그것은‘우주’라는거대한은유와닮아있다.끝을알수없으나,그안에서모든것이조금씩변화하고순환한다.시인은“죽어가는나무들사이로내달리는너”를바라보며,그것이절망이아니라‘푸른사과처럼무사한’세계의또다른형태임을믿는다.

한번도방을가져본적없는,밤마다무엇을잃어버리는꿈을꾸는,한사람이다리위에서서허공에노크를하고있다.방은하나의밤입니까?날선목소리가깊은밤도심속을헤집었다.아직어떤아침도오지않았으므로,너는가던길을멈추고뒤돌아봤다.
_「단발적방과밤」

“방은하나의밤입니까?”라는물음은자아와세계의관계를묻는동시에시의존재이유를되묻는다.그물음앞에서시인은서성인다.그러나그서성임은멈춤이아니라다음문장을향한준비다.“첫문장을쓰기시작했다”(「자신이들어온다」)는고백은곧시인이스스로에게,그리고세계에건네는다짐처럼읽힌다.『우주는푸른사과처럼무사해』에서시인은완벽한이해나도달대신,끝없이쓰고부딪히며‘닫힌문’에귀를대어듣는다.그래서소후에의시는불안정하면서도단단하다.푸른사과처럼단단하고,무사한세계의중심에서,자신만의리듬으로자라고있다.

시인의말

모든길몽과악몽이멈춘

어딘가에있을내가
숨겨둔세계들이

다쏟아내고갤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