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멈춘 날

강물이 멈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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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떤 비극은 너무나 평범한 날에 찾아온다.”
코비는 평소처럼 차에 26개월 쌍둥이를 태우고 도로로 나가기 위해 후진한다. 그런데 차 바퀴 아래에 무언가가 걸린다. 장작 더미에서 나무 토막이 굴러떨어진 것이려니 하고, 한 번 더 액셀을 밟는다. 백미러로 팔을 저으며 뛰어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제야 알았다. 자신이 무엇을 밟았는지. 너무도 평범한 어느 오전이었다.
과실치사, 자신의 아이를 죽였다는 낙인. 교도소에 수감된 코비에게 남은 것은 죄책감과 자기혐오뿐이다. 매일 밤 어둠 속에서 그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사라지는 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이다.’ 그는 아내와 엄마에게 마지막 쪽지를 쓰고 조용히 생을 마감할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강물 소리가 들려온다. 조경 작업 중 충동적으로 근무지를 이탈해 강으로 달려간 코비는, 콘크리트 속에 갇혀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감각을 되찾는다. 물보라가 얼굴을 적시고, 햇빛이 수면 위에서 반짝이고, 강물이 우레처럼 울린다. 강이 속삭이는 것 같다. “이곳에 오면 때를 씻어 줄게요.” 그는 물속에서 돌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 다짐한다. 언젠가는 이곳을 지나쳐 가겠다고.
여섯 편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 월리 램은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의 가장 고통스럽고도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인간이 다시 살아갈 수 있는가? 죄책감과 수치심의 무게 아래에서도 구원은 가능한가?
세상은 개인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 그 잔인한 진리 앞에서 코비에게 남은 선택은 단 하나뿐이다. 그럼에도 살아내는 것.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독자는 비로소 깨닫는다. 강물은 끊임없이 흘러가면서도, 언제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저자

월리램

WallyLamb
여섯편의《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소설을발표한작가다.『그녀는무너져버렸다』,『이것만큼은분명해』,『내가널거기로데려가줄게』,『우리는물이다』,『원하고바라고』,『내가처음믿었던시간』이그것이다.또한코네티컷주의여성교도소인요크교정기관에서20년동안자원봉사로글쓰기워크숍을진행해왔다.수강생들의에세이를엮은『도저히말을하지않을수없었어』와『난날아갈거야』를편집하기도했다.현재아내크리스틴과함께코네티컷과뉴욕을오가며살고있다.

목차

1부상상할수없는일
2부하루가지나고또하루가지나고또하루가지나고
3부단순한돌
4부나비소년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USA투데이》베스트셀러
★★★미국아마존2025올해의책
★★★오프라윈프리북클럽선정도서
★★★누적판매40만부돌파

“기대는하지마라.그러나희망을가져라”
아무것도보장되지않는심연에서도,인간은빛으로나아갈수있는가

월리램은소설에서죄책감을합리화하거나회피하지않는다.독자를코비의가장어두운밤으로데려가묻는다.이사람에게도살아갈자격이있는가?저자가내놓는답은값싼위로가아니다.코비의구원은기적처럼찾아오지않는다.오히려교도소라는공간은그를더깊은어둠으로밀어넣는다.잔혹행위를목격하고,부당한표적이되고,출소를눈앞에두고다시무너지는과정은처절하고도사실적이다.
그러나어둠속에서도예상치못한순간들이찾아온다.위쪽침상에서내려와어깨를감싸쥐는동료의손,도서관사서의흔들리지않는신뢰,담장너머로들려오는강물소리.우리는흔히결과가보장된‘기대’에매달리다어긋난현실앞에무너지곤하지만,이소설은아무것도약속되지않은심연속에서도스스로를빛쪽으로돌려세우는‘희망’의숭고함을보여준다.
“기대는요구에가까워.기대가어긋나면나가떨어질수도있으니조심해야해.하지만희망은기도같은거야.희망을포기하면사람이삐뚤어져.그러니희망은살려둬야해.”동료수감자가코비에게건네는이말은독자들에게도고스란히전해진다.
강물은흘러가는것들을기억하되,붙잡지않는다.죄책감도,슬픔도,그리고어제의자신도.월리램이그려낸이세계는슬프고도아름답다.가장무거운죄를진사람도빛을선택할수있다는것,그선택이혼자가아닌타인과의연결에서비롯된다는것.이소설은그성찰의기록이다.

“이카루스가추락해도,삶은계속된다”
부서진영혼은무심한세상에서어떻게자신만의구원을그려내는가

브뤼헐의그림「이카루스의추락이있는풍경」에서정작주인공인이카루스는잘보이지않는다.밀랍날개가녹아바다로추락하는신화적비극이일어나는순간에도,어부는낚시를하고,농부는쟁기질을멈추지않고,거대한배는묵묵히제갈길을간다.코비의비극이정확히그랬다.이웃과짧은인사를나누던평범한아침,그는자신의아들을잃었다.그리고세상은아무일도없었다는듯계속흘러갔다.
한때상업미술가였던코비는교도소도서관벽화작업을맡게된다.직장을잃고,술과약에의존하고,결국아들을잃은자리에서그는다시붓을든다.브뤼헐의그림에서영감을받아그린벽화에는강이흐르고,사람들이각자의삶을살아간다.그리고벽화오른쪽끝,쉽게발견하지못하는자리에작은초록색번데기가하나있다.그안에아이가있고,그곳에서나비들이날아오른다.잃어버린아들니코다.
벽화는코비의공개적인회개이자사죄이며,니코에게바치는헌사다.동시에코비자신을위한것이기도하다.그림속코비는강저편절벽위에서있다.마침내자유의몸이된모습으로.코비는말이아닌그림을통해상실후에도삶은계속되어야한다는것을증명해냈다.물감을두껍게덧칠한자리에박힌붓털하나처럼,그가남긴구원의증거는아주작고조용하게벽화속에남아있다.
이메시지가실제삶에서건져올린것처럼느껴지는이유는,월리램이실제로20년간여성교도소에서글쓰기워크숍을이끌어온작가이기때문이다.억눌린자들의목소리,어두운자리에서피어오르는연대의감각,부서진사람도품어낼수있는이야기의힘.그것이이소설안에있다.

“우리는모두각자의상실을안고흐른다”
아무도구해주지않는세계에서스스로를구해내는이야기

월리램은이소설에서용서를서두르지않는다.구원은손쉽게허락되지않는다.한걸음나아갔다싶으면무너지고,겨우일어섰다싶은순간또다시예상치못한곳에서벽이나타난다.소설은그모든과정을정직하게따라간다.
그리고마지막에이르러독자는충격적인결말을마주하게된다.코비가지키려했던비밀과그가감내해야했던고통의전말이드러나는순간,소설은전혀다른질문을던지기시작한다.살아남은자들은어떻게앞으로나아가야하는가.이소설의울림이코비한사람의이야기를넘어서는것은바로이지점에서다.
아내에밀리가강을찾는장면에서독자들은비로소깨닫는다.강물은코비만을기다린것이아니었다.그것은살아남아상실을견뎌야하는모든이를위해흐르고있었다.에밀리가건네는용서의고백도코비만을위한것이아니다.지난3년간스스로를수치심의감옥에가두었던자신을향한해방의선언이기도하다.
상실의끝에서마주하는이이야기는,지금이순간에도각자의강가에서서성이는우리모두를향한시리고도따뜻한위로다.